| 이 음반은 핸델의 실내악 전집으로, 총 6CD인데도 가격은 3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대목에서 음반구매를 많이 해본 사람들은 슬슬 이 음반의 정체가 의심스러워질 겁니다. "이거 혹시 오래된 음원을 Box로 만든 거 아닐까" 혹은 "연주가 별로인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런 의심은 사실과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Box 뒷면에도 써 있는 것과 같이, 이 음반들은 모두 DDD로 1991년도에 녹음된 음원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음반들의 연주인 면면을 보십시오: John Holloway, Stephen Preston, John Toll 등, 고음악계에서 한가닥하는 인물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 "와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걸까요? 그것은 음반업계의 불황 속에 Brilliant의 놀라운 전략적 접근 방식 덕분입니다. Brilliant는 망하거나 돈이 없는 군소 레코딩 회사들의 음원을 사서, 주로 전집으로 만들어 싸게 팔아 이윤을 남기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음반 역시 영국의 CRD로부터 라이센스받아서 만든 것이지요. 덕분에, 저같은 소비자들도 즐겁게 된 셈입니다. 이 음반들의 연주는 90년대 초반의 영국풍 고음악 연주라고 보면 적확합니다. 요즘 많이 유행하는 비온디 일당 등의 화려한 연주나 멋진 장식음의 창의성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핸델의 깔끔한 실내악 음악들을 부담감없이 즐겁게 들을 정도로 연주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같은 경우는 이 음반들을 일할 때 자주 틀어놓습니다. 적당히 흥취가 나면서도 일에 방해받지 않습니다. 이 음원들 중에서 제가 특히 좋아하는 음반들은 Trio Sonata를 연주한 CD3, 4, 5입니다. 그러나, 이에 비해, Recorder Sonata(CD6)에는 손이 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Recorder로 연주한 곡을 60분 넘게 듣는 게 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음반의 단점은 음반 트랙이 악장 별로 구분된 것이 아니라 곡 별로 구분이 되어 있어서, 가령 어느 Sonata의 2악장을 듣고 싶은 경우에 이를 정확히 찝어내서 들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외에는 단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음반 디자인도 Brilliant의 악명높은 초기 발매작들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편이고, 인쇄 품질 역시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고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보는 즉시 잡아야 하는 아이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