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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매니아를 예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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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의 '바나나가 뭐예유?'후유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다.이 아이들은 내가('나'는 글쓰기 독서 그룹지도를 한다) 내놓은 바나나 간식을 들고 '선생님, 이 바나나 가마솥에 넣고 쩟슈?'하고 뭍는다. '아녀 짚에다 늫구 띄운겨'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우린 웃는다. 독특한 소재와 문체와 풍자가 녹아든, '바나가가 뭐예유'의 '문학적 유머'가 아이들 일상에 녹아든 것이다.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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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의 '바나나가 뭐예유?'후유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다.이 아이들은 내가('나'는 글쓰기 독서 그룹지도를 한다) 내놓은 바나나 간식을 들고 '선생님, 이 바나나 가마솥에 넣고 쩟슈?'하고 뭍는다. '아녀 짚에다 늫구 띄운겨'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우린 웃는다. 독특한 소재와 문체와 풍자가 녹아든, '바나가가 뭐예유'의 '문학적 유머'가 아이들 일상에 녹아든 것이다. 김기정의 신작 '네버랜드 미아'역시 독특한 소재와 문체와 풍자가 녹아들어있다. 독특하고 재미있고 슬프다. 네버랜드 미아는 '정답도 없고 끝도 없는, 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우리의 현실임을 고발한다. '놀이를 빼앗기고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기성세대의 코앞에 들이민다. 내 안의 '기성세대'는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불편하다. 김기정의 환타지 '네버랜드 미아'는 홍상수의 리얼리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불편하다. (물론 나는 불편해지기 위해 책을 읽는다.재미있으려고 책을 읽는다. 이 책은 이 두 가지를 흡족하게 만족시킨다.) 작가의 말대로 '꼬박 일 년 동안' 작가를 괴롭힌 원고답게, 작품 수면에 가라앉은, 빙산을 버티고 있는 보이지 않는 90%를 느낄 수 있었다. 공들인 묘사와 군더더기 없는 서술, 작가의 응축된 고민과 만나는 기쁨이 있는 책이다. 한 아이가 한 작가와 만나서 그의 책을 찾아 모조리 읽어댈 때, 세상을 보는 눈과 서술력과 독서 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놀라운 순간이 된다. 머지 않아 김기정 매니아 군이 생길 거라는 예견을 한다. 기쁜 일이다.

[인상깊은구절]
옛날도, 지금도, 앞으로도 하늘은 파랗다 그래도 그 하늘은 같은 하늘이 아니야.
g******i 2004.04.0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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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선한 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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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책이긴 했지만, 참 쉽게 읽히고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그림이 그려지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네버랜드가 어떻게 생겼을지, 깜빡두더지가 어떻게 생겼을지, 붉은 수염의 수염 색깔이 얼마나 붉을지 머릿속에 그냥 떠올랐다.   환상적이면서도 슬픈 이야기, 아마도 슬픔 속에서 기쁨을, 기쁨 속에서 슬픔을 함께 노래한 우리네 모습이 담뿍 담겨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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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책이긴 했지만, 참 쉽게 읽히고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그림이 그려지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네버랜드가 어떻게 생겼을지, 깜빡두더지가 어떻게 생겼을지,

붉은 수염의 수염 색깔이 얼마나 붉을지

머릿속에 그냥 떠올랐다.

 

환상적이면서도 슬픈 이야기,

아마도 슬픔 속에서 기쁨을, 기쁨 속에서 슬픔을 함께 노래한

우리네 모습이 담뿍 담겨 있기 때문인 거 같다.

 

조카에게 읽어 줘야지. 함께 이야기해 봐야지.

l********0 2007.10.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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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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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한 어여쁜 아이가 사라졌습니다. 아니, 이 어여쁜 아이를 아는 사람들이 어여쁜 아이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이 옳겠군요. 어여쁜 아이가 죽어서 땅속에 묻힌 게 아니니까요. 그저 사라졌을 뿐이니까요.(6쪽)   어여쁜 한 아이가 사라졌다. 중학교 선생님인 엄마는 그 아이가 사라진 그 날 밤늦게까지 손가락이 아프도록 피아노를 쳤다. 합창대회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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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한 어여쁜 아이가 사라졌습니다. 아니, 이 어여쁜 아이를 아는 사람들이 어여쁜 아이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이 옳겠군요. 어여쁜 아이가 죽어서 땅속에 묻힌 게 아니니까요. 그저 사라졌을 뿐이니까요.(6쪽)

 

어여쁜 한 아이가 사라졌다. 중학교 선생님인 엄마는 그 아이가 사라진 그 날 밤늦게까지 손가락이 아프도록 피아노를 쳤다. 합창대회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날 따라 왠지 불안 불안한 엄마는 집에 종종 걸음으로 돌아와서 딸아이를 불렀다.

 

"어여쁜 아가야. 심심했니? 엄마가 늦어서 미안해. 우리 어여쁜 아가는 어디 숨었을까?"

 

하고 아이를 불렀지만 아이는 어디에도 없다. 그 엄마는 아이를 찾아 방송을 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다음날고 그 다음날고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는 밤마다 슬픔에 잠겨 노래를 부른다.

 

자장자장 어여쁜 아가야,

해님 자고 달님 웃네.

달님 달님, 시샘 마요.

우리 아가 고이 자면

달맞이도 가 줄게요.

자장자장 어여쁜 아가야.

 

하고 노래를 밤마다 노래를 부르며 어여쁜 아이를 기다린다. 사라진 아이의 이름은 미아. 이젠 엄마가 하도 찾고 다녀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대체 그 아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이들 잃어버렸던 때가 기억난다. 정말 앞이 캄캄하고 내 인생은 이렇게 종지부를 찍는구나. 살아있어서 살아있는게 아니구나. 하고 가슴아팠던 그 시간들이 생각난다. 모든 부모가 아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고 잠깐이라도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날 것이다. 그렇게 잠깐 사라지는 보통의 사라짐이 아니라 이렇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대체 미아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 다음부터 미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학교에 가던 길에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하는 미아.

"옛날에도 하늘은 파랬어. 지금처럼 말이야. 앞으로도 하늘은 파랄 거야."

라고 무심코 말하고 서 있는 미아가 있다.

그리고 미아앞에 나타난 노란 버스 한 대. 버스 문이 스르르 열리고 하늘색 모자를 푹 눌러쓴 운전사가 운전대를 잡고 앉아서 말한다.

 

"꼬마 아가씨. 이 버스는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그 말에 미아는 무심코 버스에 오른다. 그리고 버스안에는 아무도 없고 버스는 그렇게 출발한다. 잠시후 버스가 서고 또 다시 문이 열린다. 버스에는 사람이 아닌 두더지 한마리가 올라탔다. 빨간 수염의 운전수 아저씨와 누가 말싸움을 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옆으로 왠 두더지 한마리가 앉았다. 도대체 처음 보는 버스에 처음 보는 두더지의 출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미아는 두려움도 없이 그 상황에 그대로 같이 동화된다.

 

그리고 버스는 달려서 미아가 잠깐 잠이 들었던 사이 어느새 네버랜드에 도착한다. 버스 창밖에 보이는 울창한 숲과 끝업싱 이어진 자운영 꽃밭. 그곳은 시산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는 네버랜드라고 깜빡두더지가 말한다. 정말 놀이동산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놀이기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니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놀이기구가 아닌 진짜 동물들이 놀이기구보다 더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그속에서 놀이의 즐거움에 흠뻑 빠진 미아.

 

이야기가 점점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다가오는 놀라운 일들로 미아는 어쩔줄을 모른다. 처음엔 즐거웠던 그곳이 사실은 그렇게 즐겁기만 한 곳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은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헉.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싶은 일이 벌어진다. 이 책의 작가 김기정은 자신의 아이를 놀이터에서 뛰어놀게 하다가 일하러 어서 가자고 아이에게 말하면서  생각해낸 이야기라고 한다. 자신이 어린시절 엄마가  그만 놀고 들어오라는 소리가 얼마나 싫었는지를 기억하고 원없이 뛰어놀고 싶어 할 아이를 보며 한참을 고민해서 만들어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나 어른에게나 인생이라는 무게는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만이 자신의 인생의 무게를 감당해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든다. 우리 아이들도 나처럼 이렇게 무거울까? 

y****4 2011.05.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