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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가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들을 죽이고 다닌다...는 설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줄거리를 전혀 알지 못했던 채로 책을 읽어나가다 아연했다.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설정만 생각해보면 핍진성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 일인지도 그렇고, 정리해고의 책임을 엉뚱한 데로 돌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당위의 문제 또한 걸린다. 작가는 놀랍게도 그런 의문이 무색하게 한다. 작가는 꽤나 긴 부분을 할애하여 주인공인 버크의 행동들이 '어쩔 수가 없음'을 독자들에게 설득한다. '어쩔 수가 없다'는 말은 힘의 논리를 그 속에 담고 있다. 불가항력.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밀려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회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를 할 수 밖에 없다.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 건전 재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회 안전망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 '어쩔 수가 없다'는 말 뒤에는 항상 '무엇을 위해 어쩔 수가 없는가?'라는 질문이 숨어있다. 꽤나 오랜 시간, 그 왕좌는 이윤이 차지하고 있다. 고매하신 이윤을 위해서는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에게는 자기희생이 요구된다. 노동자들은 서로서로 경쟁할 것을 강요당한다. 공동체의식과 계급의식은 사라지고 각자도생의 정글이 들어섰다. 남들보다 더 나은 스펙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야만 한다. 버크는 사회가 자신에게 밀어붙인 이 역할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괴물이자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