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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씨앗을 꿰메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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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알라딘의 요술램프’살살 문지르면소원하는 것이 나온다지봄 햇살이 땅 속 씨앗을살살 문지르면새순 돋고꽃 나오고나비 나오고씨앗은알라딘의요술 램프 이 시를 읽고 제일 먼저 알라딘의 램프가 떠올랐다. 문지르면 지니가 나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처럼, 씨앗도 햇빛과 물, 바람을 받으면 새순도 나비도 자란다. 나는 그 씨앗이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바빠서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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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알라딘의 요술램프’

살살 문지르면

소원하는 것이 나온다지


봄 햇살이 땅 속 씨앗을

살살 문지르면


새순 돋고

꽃 나오고

나비 나오고


씨앗은

알라딘의

요술 램프


 이 시를 읽고 제일 먼저 알라딘의 램프가 떠올랐다. 문지르면 지니가 나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처럼, 씨앗도 햇빛과 물, 바람을 받으면 새순도 나비도 자란다. 나는 그 씨앗이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바빠서 늘 일을 하셨고 나는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혼날 때마다 할머니는 "다음부터 잘하면 돼"라고 말하며 소고기를 사 주시고, 따뜻하게 감싸주셨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나서 문득 떠올랐다.


 "내가 씨앗이라면, 할머니는 햇빛이고 물이고 흙이다." 할머니는 나를 자라게 해 준 요술램프 같은 사람이다.


〈비의 손〉

두두두두 다다다다

수 백 개의 손가락을 가진 비의 손


터진 논 바닥

매마른 밭고랑 꿰미고


목마른 벼

시든 콩잎 어루만진다


애타는 할머니 마음도

젖은 손이 꿰맨다


 이 시를 읽고 비가 진짜 손처럼 느껴졌다.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릴 때, 정말 손가락들이 두두두두 다다다다 하는 것 같았는데 이 시가 그 느낌을 똑같이 말해줘서 신기했다. 비는 목마른 식물들을 어루만지고, 할머니의 걱정까지 꿰맨다고 했다. 빗방울이 마음을 꿰맨다는 표현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냥 비가 아니라, 마음을 감싸는 젖은 손처럼 느껴졌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시든 마음을 다독여주는 그런 ‘비의 손’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에는 자연이 말하는 소리가 있고, 작은 것들이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씨앗은 누군가를 키우는 사랑이었고, 비는 마음을 꿰매주는 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 시집은 마음이 조용해질 때 읽으면 내 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책 같았다.

l*********9 2026.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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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나눠주는 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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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 이재순 동시/ 최유정 그림/ 학이사어린이/ 2024 바람이 다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반팔을 하고 다닌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잔뜩 움츠려 다니게 되는데 어린아이들 노는 모습은 여름이나 겨울이 다가오는 늦가을이나 같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뿜어내고 노는 모습에만 열중하는 걸 보면 그들만의 동심이 자리 잡고 있어 저리 놀 수 있겠다 싶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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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 이재순 동시/ 최유정 그림/ 학이사어린이/ 2024

바람이 다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반팔을 하고 다닌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잔뜩 움츠려 다니게 되는데 어린아이들 노는 모습은 여름이나 겨울이 다가오는 늦가을이나 같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뿜어내고 노는 모습에만 열중하는 걸 보면 그들만의 동심이 자리 잡고 있어 저리 놀 수 있겠다 싶다. 이 동심을 어른이 된 지금에도 꾸준히 키워내는 이재순 시인이 신간 동시집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을 출간했다.

이재순 시인은 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해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 2022년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 작품상에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별이 뜨는 교실』, 『큰일 날 뻔했다』, 『집으로 가는 길』, 『나비 도서관』, 『발을 잃어버린 신』, 『마음 문 열기』, 동시조집 『귀가 밝은 지팡이』가 있다.

영남아동문학상, 김성도아동문학상, 박화목아동문학상, 김영일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과 금복문화상(문학)을 수상했다.

들 가운데/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까치발로 걷다가/ 세 잎 클로버를 밟았다// 밟힌 세 잎 클로버가/ 힘없이 꼬꾸라졌다// 네 잎 행운을 찾으려다/ 세 잎 행복을 밟았다//

- 「이래도 되나」 전문 (32쪽)

네 잎 클로버 하나 찾고 나면 왜 그리도 기분이 좋은지. 실제 행운이 오고 안 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찾았을 때의 잠시 잠깐의 행복감 때문에 열심히 찾게 되는 듯 하다. 네 잎을 찾기 위해 세 잎은 무던히도 많이 밟았던, 지난날 내 발에 밟힌 세 잎 클로버에게 미안해진다. 이래도 될까? 하고 잠시만이라도 고민했더라면 조금이라도 덜 밟았을 텐데.

뜨거울 땐/ 호~ 호~/ 식혀 주고// 엄마 입속엔/ 시원한 바람이 살아요.// 시릴 땐/ 호~ 호!/데워 주고// 엄마 입속엔/ 따스한 바람도 살아요.//

- 「엄마 입김」 전문 (43쪽)

엄마 입속엔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바람만 뿐만 아니다 넘어져 아플 때 호~ 호~ 불어주면 금세 낫는 만병통치약도 있다. 아이에게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가슴 따듯한 말도 숨어 있다. 아이들이 꼭 엄마 입에서 나오는 입김이어야만 괜찮아지는 걸 보면 엄마와 아이의 절대적인 신뢰 관계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바쁜 엄마 대신 설거지를 하였다/ 밥공기 두 개, 꼭 껴안고/ 떨어지지 않는다/ 퐁퐁을 묻혀도 안 되고/ 탁탁 쳐도 안 된다// ‘어쩌면 좋아’/ 엄마에게 물었다/ “따뜻한 물에 담가 봐”/ 그래도 꼭 껴안고 있다.// 얼마 후/ 언제 떨어졌는지도 모르게/ 쏙, 빠져나왔다/ 헤어지는 데도/ 따듯함이 필요했나 보다.//

- 「그릇끼리」 전문 (84~85쪽)

설거지하다가 가끔 그릇끼리 붙어서 안 떨어질 때가 있는데 막상 그릇을 들고 떼려고 낑낑거리다 보면 당황스럽다. 많은 독자가 경험해 본 상황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시와 하나 되어 읽을 수 있다. 뚜껑이 안 열린 때도 간혹 있는데 그럴 때도 뜨거운 물에 거꾸로 담궈 놓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그릇 외에도 따듯한 온기를 필요로 하는 데가 많구나를 실감한다.

찬바람이 불면 지니고 있던 온기도 더 빨리 날아가기에 그 온기를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이 이렇게 보충해 주고 있다.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과 함께 따스한 겨울나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티슈,_손내밀고_있는_하얀_손수건

#이재순동시집

#학이사어린이

s*****3 2024.11.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