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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풍, 순수의 시대로의 회귀-이안 보스트릿지
"영국풍, 순수의 시대로의 회귀-이안 보스트릿지" 내용보기
테너 이안 보스트릿지의 음성이 가장 거대하게 느껴진 곡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시(詩)에 프란츠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가곡 <Erlkoenig / 마왕>이었다.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음성으로 유명한 곡이지만 테너가 부르는 고요하고 애처로운 아이의 목소리와 간악함과 극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마왕의 이중적인 목소리 연출을 해내는 보스트릿지 음색은 지치도록 들어도
"영국풍, 순수의 시대로의 회귀-이안 보스트릿지" 내용보기

테너 이안 보스트릿지의 음성이 가장 거대하게 느껴진 곡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시(詩)에 프란츠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가곡 <Erlkoenig / 마왕>이었다.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음성으로 유명한 곡이지만 테너가 부르는 고요하고 애처로운 아이의 목소리와 간악함과 극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마왕의 이중적인 목소리 연출을 해내는 보스트릿지 음색은 지치도록 들어도 빠져나오기 힘든 마력적인 에너지로 내 귀를 지배했다.

그런 그가 영국의 서정적인 전원시를, 그것도 한번도 연출되고 소개된 적 없고 진하지도 다이나믹하지도 않은 노래를 부른다. 처음 듣는 이는 무척 힘겨울 일이다.

나도 처음 들었다. 그리고 바로 지겨워졌다. 그 후 이내 그 지겨움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러면 다시 들으면 된다. 이 때 바로 오디오 전원을 꺼버리면 그 음반은 그것으로 끝장나게 된다. 가지고 있으나 듣지 않고 느끼지 못하는 음악은 진정 내가 들은 음악이 되지 못한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안 보스트릿지를 알아가는 일이기에, 무지에서 시작해서 한가지를 더 알아가는 일이기에 그만한 가치를 누리려면 댓가를 치뤄야한다.

 

앨범의 표제인 <English song>이란 무엇을 이르는 말일까?

우선 영국노래는 프란츠 슈베르트와 같은 게르만 작곡가들에 의해 그리고 프랑스풍의 소프틀리한 음조를 따라가며 쟝르로써 재창조된 노래들이다. 앨범의 노래들은 슈만과 볼프에 견줄만한 영국의 음악가 벤자민 브리튼(1913~1976)의 전성기때 작품과 1880년대 시작된 영국노래의 문예부흥시기의 결실들이다.

전원시 (Pastoral)는 20세기 초 영국음악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며 그 쟝르의 표본을 담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전원시로 소개되는 곡들은 Dante Gabriel Rosseti의 시에 Vaughan Williams이 곡을 붙인, "Silent Noon"과 William Barnes의 시 "Linden Lea"에서 Thomas Hardy의 시에 Gerald Finzi가 붙인 곡 "The Dancs continued"에 이른다. 포크뮤직에 포함된 무명시 "Bold William Taylor",는 열정적인 다양성이, W.B.Yeats의 시 "The Salley Gardens"는 Benjamin Britten의 가슴을 아리는 통증의 하모니로 다가온다. 포크 뮤직은 전원시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고 원래의 형식에 서브 쟝르격인 민속톤으로 편곡이 되었다.

그동안 산업화에 속박된 도시는 잃어버린 시골의 순박함에 매료되었고 영국음악의 첫 황금시기로 회귀하고픈 작곡가들의 열망이 깊었다.

엘리자베스 1세 시대, 제임스 1세 시대, 찰스 1세와 2세 시대의 텍스트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화향의 모든 요소를 분류하기에는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La Belle Dame sans merci"은 가시처럼 냉랭한 발라드로, "The Cloths of Heaven"는 투명하고 청초한 단순함이 넘친다. 순수한 전원의 목가성에 매료되는 이유는 부드럽고 명료한 테너의 곡해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수에게 영어의 딕션은 특별한 도전이기도 하다.

영어복모음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게 썩 괜찮은 친구가 될 수 없기에 이 앨범이 담고 있는 노래들의 훌륭한 시어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리얼 잉글리쉬의 독특한 정렬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 앨범이 처음엔 어려움이었다가 스무번 정도 듣고 나니깐 충분한 소화력을 발휘한다. 그저 듣고 또 들을 일이다. 청력을 요구하는 예술은 순간의 지나침때문에 절실하게 반복해서 듣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들다. 시각의 예술과 다름이 바로 이 때문이다.

 

 

 

 

 

 

 

 



b*******e 2011.01.09. 신고 공감 7 댓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