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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할 마음이 필요한가요? [아주 사적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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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랑이 뭔가 싶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해지는게 사랑인걸까? 어렸을땐 그냥 그 사람의 맘을 얻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사랑 뒤에 많은 것들이 따라붙는다. 사랑이 연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결혼이라는 생활과 맞닿으면서부터 그런것같다. 그래서 가끔, 드라마 속 주인공을 꿈꿔보기도 한다. 드라마에는 우연으로 엮어진 어마어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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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랑이 뭔가 싶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해지는게 사랑인걸까? 어렸을땐 그냥 그 사람의 맘을 얻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사랑 뒤에 많은 것들이 따라붙는다. 사랑이 연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결혼이라는 생활과 맞닿으면서부터 그런것같다. 그래서 가끔, 드라마 속 주인공을 꿈꿔보기도 한다. 드라마에는 우연으로 엮어진 어마어마한 연인이 있고, 눈부신 삶이 있고, 꿈같은 로맨스가 있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끊임없이 흘끔거리며 산다고 했으니 드라마는 쉼 없이 만들어지고 여자들은 소설과 드라마 속을 끊임없이 헤엄치고 있는것일테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책이 있다. 이 책은 로맨스소설이지만 그 끝에 짠한 깨달음을 던진다.

 

고급맨션, 향기로운 비누, 좋은 옷, 비싼 가방, 반짝이는 보석들....이것이 일상인 여자가 있다. 바로 노리코다. 재벌집 아들인 고와 결혼해 그녀는 그야말로 화려한 삶을 누리고 있다. 전에 하던 일은 놓은 지 오래고 그녀가 하는 거라곤 파티에 참석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향 좋은 비누로 목욕하는 일이다. 하지만 얼마안가 노리코는 삶에 공허함을 느낀다. 그녀의 남편 고는 그녀의 관심사나 예술적 취향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사랑 나누기와 장난치기에 급급할 뿐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고에게 순종한다.

그녀도 그런 삶이 딱히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우연히 나카스기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그 끝은 이별. 하지만 이별은 짠하고 아쉽다기보다 당차고 후련한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로라가 떠올랐다. 로라가 남 부러울것 없는 가정을 박차고 나가는 장면과 노리코가 고를 떠나는 장면은 하나로 포개어진다. 로라는 자신이 인형에 불과했다고 했고, 노리코는 결혼생활이 연극과 같았다고 토로했다. 물론, 그녀들의 속내를 모르는 이들이라면 제 발로 복을 찬다며 한소리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들은 결혼이라는 삶, 돈이라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가져다 주지 못하는 무언가를 되찾고자 했다. 이들을 보면서 사랑이란 그리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이다’ 사랑 뒤에 많은 것들이 꼬리를 무는 나이라지만 진정한 로맨스는 둘이 만나 하나가 아닌, 홀로 선 둘이 만났을 때 지속될 수 있음을 또 한번 깨닫는다.

YES마니아 : 로얄 d***s 2014.08.03. 신고 공감 6 댓글 35
리뷰 총점 종이책
연극이란 걸 몰랐던 사람이 더 아프지 않을까?
"연극이란 걸 몰랐던 사람이 더 아프지 않을까?" 내용보기
남자와 여자 사이란 순간순간 변하는 것이다. 순간순간을 연결해야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다.       -p.157     남녀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한다. 연애시절 불타던 감정들은 영원할 수 있을까? 서로에게 반했던 좋았던 점들이 반대로 커다란 단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가장 실망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닌 아주 사소한 것들이라고 했다. 어떤 교수님이 그런 말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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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사이란 순간순간 변하는 것이다.

순간순간을 연결해야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다.       -p.157

 

 

남녀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한다. 연애시절 불타던 감정들은 영원할 수 있을까? 서로에게 반했던 좋았던 점들이 반대로 커다란 단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가장 실망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닌 아주 사소한 것들이라고 했다. 어떤 교수님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예를 들어 남자가 소변을 볼 때, 변기 뚜껑을 올리고 사용한 후 내려놓지 않는 것, 양말을 벗을 때 바로 벗어 놓지 않고 뒤집어 벗거나 돌돌 말아 벗는 그런 사소한 행동에서 화가 나고 실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큰 잘못과 문제가 아니라.

 

연애소설의 여왕으로 불린다는 다나베 세이코의 <아주 사적인 시간>애서는 이런 남녀의 심리적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다. 주인공인 노리코는 고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 부잣집 아들의 고를 경멸하기도 했었던 노리코는 자신을 좋아하는 고의 마음을 안 순간부터 고를 업신여기거나 무시하기도 했었다. 어떠한 관계에서든지,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두 사람 사이에서 감정의 약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더 좋아하는 쪽이 약자. 고의 질투로 바람 같은 건 엄두도 못 내고 자유로움도 없이 자신의 사적인 시간을 같지 못하고, 노리코에 대한 마음으로 화를 견디지 못해 가끔 폭력을 사용한 고가 겉으로는 둘 사이를 이끌어가는 강자인듯하지만, 사실 이 둘 사이에서의 강자는 노리코가 아닌가 생각된다. 시작부터 더 사랑하는 쪽은 고였으니.

 

결혼을 할 생각이 없던 노리코가 멋진 펜션을 보고 결혼을 했다. 부잣집 아들에 복잡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는 고, 그럭저럭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노리코는 고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처음에 이야기했던 그 사소한 단점들이 크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힘있게 양치질을 하거나 물을 사방으로 튕겨가며 세수를 하는 그런 사소한 것들. 그리고 고의 질투로 인해 옛날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외출도 하지 못하는 노리코는 자신이 하고 있는 부자놀이 때문에 내 안에서 뭔가 죽어버리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자신과 고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반해 결혼 한 펜션. 부자놀이, 왕후 귀족놀이는 기껏해야 1년이면 족했다. 고의 언행 하나하나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에게 예전에 사랑했던 남자들이 있다. 지금은 친구의 남편이 된 고로, 고를 두고 바람을 폈던 중년의 남자 미즈노, 그리고 지금 고와 자신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노리코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중년의 남성 나카스기 씨. 고와의 관계가 흔들린다고 생각할수록, 고와 자신이 너무 다르다고, 자신을 간섭하고 감시하는 듯한 사랑을 보이는 고에게 화가 날수록,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중년의 남성 나카스기 씨에게 흔들리고 마음을 뺏기고 먼저 다가가려 한다. 그리고 둘 사이이에 크지는 않지만 작은 비밀을 갖게 된다. 노리코는 나카스기 씨 옆에 있으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충족되는 느낌을 받는다.

 

나카스기 씨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말했다.

"비밀을 갖는 건 어른의 자격이죠."

 

그것도 좋았다.

하지만 나카스기 씨 옆에 있어서 좋은 기분이 드는 건,

고로 때의 감기와도, 고 때의 감기와도 다른 것이다.

뭐랄까, 회복기라고나 할까, 그런 색다른 느낌이다    -p.101

 

점점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고를 친절하게 달래 왔다고 생각한다. 고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숨기고 고를 대해왔다고 여기는 것이다. 고는 그런 걸 모르고 서로의 궁합이 잘 맞다고 생각해왔다. 노리코는 고와 나카스기 씨를 계속 비교한다. 그리고 고의 집착, 질투로 인한 한 행동으로 노리코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고에 대한 감정이 변해갈수록, 나카스기 씨에 대한 감정은 커진다.

 

"연극할 마음이 필요한가요, 연애하는 데?"

"필요하죠!"

"부부 사이에도?"

"사람에 따라서는 필요할 겁니다. 연극으로 서로에게 맞춰 줄 필요도 있겠죠."

"아아~."                      -p.258

 

아주 짧은 순간에 갑자기 변해버리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깨지기 쉬움과 두려움.

3년 만에 진심이 드러나고 말았다.           -p.260

 

노리코는 자신의 사적인 시간은 모두 고에게 흡수되고, 나 자신의 존재조차 없어지고, 고의 사적인 생활의 일부분으로 겨우 살아남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고와의 관계에서 잘하고 있지만 옛날과 다른 감정을 느낀다. 자신이 고에게 맞춰가며 연극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노리코는 생각한다. 그리고 선택한다.

 

"연극할 마음도 사라졌고 우정도 사라져버렸으면, 이제 어떻게 하면 좋지요?"   -p.309

 

연애소설의 여왕이라는 다나베 세이코의 책을 읽고 나니 달콤한 연애가 아닌 씁쓸하기만 하다. 노리코는 생각한다. 자신과 고는 다르다. 자신은 고를 위해 연극을 했다. 달래주기 위해, 맞춰주기 위해 연극을 한 것이다. 고를 만나면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연극을 한 쪽이 마음이 아플까? 나는 글의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계속 생각했다. 연극을 한 사람이 더 아프고 힘들까? 그 연극을 사랑이라 믿고 있었던, 연극이란걸 몰랐던 사람이 더 아프고 힘들까? 함께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것이 연극이었단다. 물론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맞춰가려고 한 것이지만. 그리고 나카스기 씨와 함께 있고 싶다 느끼는 노리코의 마음도 이해할 수 없다.

 

사랑? 영원할 수 있을까? 고를 떠나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카스기 씨와 함께 한다면 아주 짧은 순간에 갑자기 변해버리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깨지기 쉬움과 두려움이 없을 수 있을까? 단지 그것이 고였기 때문에 깨져버린 것일까? 남자와 여자의 사이는 순간순간 변한다고 했다. 아주 짧은 시간 만난 나카스기 씨에 대한 감정이 또 변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노리코가 포기했다고 했던 부분들, 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둘 사이의 이야기가 있으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분명 고도 포기하고 맞추려 했던 부분들이 있을 텐데. 고와 함께 하며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감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많은. 물음표 가득한 다나베 세이코의 연애소설이다.

 

 

 

 

s****g 2014.08.05.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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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도 사적인 시간이 때때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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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숨길 수 없는 선천적인 콤플렉스가 바로 신데렐라 콤플렉스, 우리식으로 말하면 '콩쥐 콤플렉스'다. 자신의 심신을 고달프게 만드는 지인이나 직장동료 그리고 애정전선의 막강한 경쟁자들은 모두 팥쥐로 취급된다. 일반 시트콤이든 로맨틱 코미디든, 여주인공의 주변에는 언제나 백마 탄 왕자님과 더불어 팥쥐들이 항상 대기중이다. 결혼 전, 여자는 누구나 자신이 신데렐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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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숨길 수 없는 선천적인 콤플렉스가 바로 신데렐라 콤플렉스, 우리식으로 말하면 '콩쥐 콤플렉스'다. 자신의 심신을 고달프게 만드는 지인이나 직장동료 그리고 애정전선의 막강한 경쟁자들은 모두 팥쥐로 취급된다. 일반 시트콤이든 로맨틱 코미디든, 여주인공의 주변에는 언제나 백마 탄 왕자님과 더불어 팥쥐들이 항상 대기중이다. 결혼 전, 여자는 누구나 자신이 신데렐라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신데렐라가 왕자에게 선발되는 과정도 지난하겠지만, 더 큰 문제는 왕비가 된 신데렐라가 과연 행복한 결혼생활을 얼마나 누렸는지에 대해선 동화책이 그 결말을 결코 보여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찬란한 여자의 일생을 꿈꾸는 젊은 처자들에게 사랑과 결혼은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 동경을 자아낸다. 하지만 결혼은 무척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일상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사랑, 결혼이 낭만적인 색채가 팔할이라면, 임신과 출산은 현실적인 색채가 십할이라고. 평범한 결혼생활이 "하루하루 즐거운 만담 콤비의 생기 있는 생활"이 되면 당연 좋겠지만, 이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이루어낸 피나는 결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부생활의 기쁨이 어느 한쪽의 인내와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요즘 달콤샵싸름한 로코 드라마가 대세인데, 로코가 잊은 것이 바로 이런 인내와 희생이 수반되는 연기다.

처음 접하는 작가의 소설이다.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본 적이 있다. 무척 감동적인 명작이었다. 영화가 아주 맘에 들면 난 따로 원작을 찾아 읽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은 '노리코 연작 소설'의 두 번째 작품인데 여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선의 처리가 섬세해서 맘에 들었다.

 

다나베 세이코의 『아주 사적인 시간』(북스토리, 2014)은 줄거리만 본다면 재벌집 사모님이 된 여주인공이 자신의 결혼생활을 이야기하는, 매우 뻔한 내용의 소재다. 화려하지만 허무하고 격식이나 틀에 갖힌 가면 생활에 지쳐버린 여주인공 노리코는 결국 남편과의 이별을 결심한다. 노리코는 신데렐라를 꿈꾸진 않았지만 신데렐라가 되어버린 그런 여성이다. 시쳇말로 청담동 재벌집 사모님이 된 것이다. 노리코는 자신을 '추억수집가'로 부르지만, 남들의 눈에는 인형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다. 노리코는 남편과 시댁의 기준에 걸맞는 틀에 점점 우울증을 앓게 되고 남편을 기쁘게 하기 위한 계속된 연기에 지치게 된다. "부자 놀이, 왕후 귀족 놀이는 기껏해야 1년이면 족하다."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연기하는 데 지친 노리코는 무대에서 내려와 분장을 지우고 자신만의 사적인 시간을 누리려고 한다. 이런 결기어린 행동이 이야기의 끝이다. 집 나온 노리코의 삶은 후속작 『딸기를 으깨며』로 이어진다.

인간관계의 달인은 타고난 배우인 경우가 십중팔구다. 연애와 결혼에 연극적 요소는 소금처럼 필수불가결하다. 유부남이나 유부녀가 과연 제멋대로 남 눈치 안보면서 맘껏 살 수 있을까? 결국 언제 어디서나 다소의 연기가 필요한 생활이 부부생활이고 결혼생활이다. 특히 시월드나 처월드에서 발군의 연기력이 요구된다. 연기력이 좋을 수록 진정성이 넘칠 수록 결혼생활은 깨가 쏟아지는 행복에 비명을 질러 댄다. 그런데 만약 연극할 마음이 사라졌다면, 부부간의 사랑이 아니라 우정마저 사라져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하나다.


​이번엔 백마 탄 왕자님에 대해서 잠깐 말해볼까. 왕자님은 언제나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같은 고귀한 신분의 여성이나, 아니면 바비 인형과도 같은 늘씬한 미녀들을 꿈꾸기 마련이다. 소설에는 주인공이 사랑한 세 명의 남성이 등장한다. 친구 미미에게 빼앗긴 옛날의 짝사랑 고로, 철부지 어린 남편 고, 그리고 매력적인 중년남 나카스기 씨다. 세 사람 가운데 노리코가 유독 질투를 느끼지 못하는 대상이 연하의 남편인 점이 특이하다. 남편 고짱은 철부지 도련님 근성을 가진 오사카 재벌남이다. 짝사랑하던 상대가 절친의 남편이 되었을 때, 그리고 호감이 가는 중년남 나카스기 씨의 아내가 무척 미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노리코는 질투에 휩싸였다. 하지만 남편 고짱이 바람을 피웠다는 정보를 받고서도 노리코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애정관계에 도통한 사람처럼 관조하는 태도를 보인다. 고는 결혼하고서도 바람둥이 근성을 못 버렸지만, 노리코는 예술의 길을 버리면서까지 가정에 충실한 아내가 되고자 했다. 비록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엔 간혹 바람을 피우곤 했지만 말이다. 노리코의 문제는 연하남에다 재벌인 고짱이 아내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이 매우 강하다는 데 있다. 간혹 철부지 모습을 넘어서 울컥하는 기질에 육체적인 폭력을 휘두를 때가 있다. 특히 고는 노리코가 옛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역자에게 한마디 하자면, 굳이 고짱의 오사카 방언을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z***a 2014.08.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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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아주 사적인 시간-다나베세이코
"[서평]아주 사적인 시간-다나베세이코" 내용보기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다른 한 권의 책을 찾았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었던 책, 나중에 다시 보려고 잘 꽂아 두었던 책, 한번인가 두번인가 꺼내어 대충 후루룩 넘겨 보고 다시 꽂아둔 책. 그 책을 다시 꺼내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같은 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다른 한권의 책. '딸기를 으깨며' 그때 당시에 느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책을 다시 읽었다. 왜 그때 당시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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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다른 한 권의 책을 찾았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었던 책, 나중에 다시 보려고 잘 꽂아 두었던 책, 한번인가 두번인가 꺼내어 대충 후루룩 넘겨 보고 다시 꽂아둔 책. 그 책을 다시 꺼내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같은 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다른 한권의 책. '딸기를 으깨며' 그때 당시에 느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책을 다시 읽었다. 왜 그때 당시에 '고'라는 사람이 등장을 했는지 그리고 죽었던 친구와 주인공인 노리코와는 어떤 관계였는지 그녀가 왜 그런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같은 '형무소'동기로써 나는 당시에 그녀만의 시점에서 보았고 단지 조그마한 영역에서 그녀를 보았다면 그 전작인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보이는 그녀는 훨씬 더 달라보였다.

 

노리코 3부작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세권의 책이 있다. [노리코 연애하다]라는 책에서 시작해서 [아주 사적인 시간]을 거쳐 [딸기를 으깨며]로 끝나는 시리즈이다. 말 그대로 노리코가 연애하는 시점을 그리고 있고 그 이후 노리코가 결혼했을 때를 그려 놓은 것이 이 작,품 그리고 결혼이 깨어지고 난 이후가 딸기를 으깨며라고 볼수 있겠다. 만약 노리코 시리즈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노리코가 연애하던 시절부터 읽을 것을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나처럼 거꾸로 된 시간 순서를 밟아 읽는다면 아마도 나처럼 뒷부분의 이야기들은 또 한번씩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노리코가 연애하던 시절을 읽지 못한 나는 '노리코 연애하다'를 읽은 후 이 책을 다시 읽을 것이고 '딸기를 으깨며'를 또 다시 읽어봐야 할것이다. 그때 읽는 이 책들은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지금과 같을지 아니면 또 다른 시각으로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기까지 하다.

 

노리코가 연애한 이후의 시간들. 소위 말하는 신혼. 노리코는 과연 결혼해서 행복할까.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충분히 그렇다. 결혼이라고는 상관도 없이 살던 선머슴 같던 여자 노리코. 그런 그녀가 결혼한 것은 순전히 한 채의 맨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바다가 보이는 큰 집.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것을 선호하는 그녀답게 그 맨션을 보고서는 그냥 살아야겠다가 아닌 결혼을 생각하고 만다. 물론 잘사는 집안의 자제답게 집안의 반대가 있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결혼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집에서 살게 되어서 행복했을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그러하다. 그녀는 아침이면 밥을 해서 남편을 배웅시키곤 했었고 삐지면 애교를 떨어서 금세 화를 풀어주기도 하고 돈 걱정 안하고 물건을 사는 재미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하던 자신의 직업을 잃었고 자신의 친구들과 가족과 멀어지게 되었으며 자신이 좋아하던 그림도 볼수가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공감해주고 이야기해줄 상대마저도 없다. 단지 오직 남편뿐. 왠지 모르게 유리의 성의 갇혔던 노라가 생각났다. 작가도 그 작품의 그 주인공을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썼을까. 노리코에게는 돈이 많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모임도 힘이 들었고 그의 가족하고 만나는 것도 별로 좋지 않았다. 흔히들 결혼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한다고 한다. 물론 개인이 결혼해서 독립을 해야 그 가족이 깨어지지 않고 잘 산다라는 소리도 있다. 전혀 다른 두 집안의 결혼. 노리코는 과연 그 속에서 계속 자기만의 생활을 영위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과연 남편은 노리코에게 지금처럼 계속 전폭적인 사랑을 부어줄수 있을까. 자신의 가족과 독립된 생활. 또한 아이도 없는 그런 생활을 어느 남자가 이해해줄까. 과연 노리코가 바라는 생활은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까.

 

이미 후속작을 읽은 나로써는 노리코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 결혼이 어떻게 되어질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노리코가 얻어낸 그 자유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얻어진 것이었는지는 몰랐다. 노리코가 겪어 온 시간들을 보고 나니 그녀가 더욱 이해가 되엇다. 조금은 편하게 더 누려도 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내가 노리코였다면 그녀만큼 못했을 것 같다. 재벌집과의 결혼이 모두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그들이 이해하는 세상이 따로 있고 다른 사람들도 또한 개개인의 관심사 따로 있는 것이다. 그것을 맞춘다는 힘든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버려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나로 하여금 스릴러 장르나 추리같은 것을 읽지 말고 고상한 시나 에세이, 요리책만 읽으라고 하는 것과 같을려나. 생각을 해봐도 나에게 그런 강요는 너무 부당한 것 같다. 나는 재벌집과의 결혼을 포기하고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소설을 택했을 것같다. 아주 사적인 시간. 원제로는 사적생활이라는 네개의 한자어로 되어 있다.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사적인 생활은 필요함에 틀림없다. 그녀 혹은 그가 어떤 상황에 놓여져 있던 간에 말이다. 이제 노리코가 연애하던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야할 때인가보다.

이달의 사락 b***8 2014.07.22.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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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보다 고의 생각이 궁금하다!!
"노리코보다 고의 생각이 궁금하다!!" 내용보기
재벌가의 아들인 고가 구입한 맨션에 반해 결혼을 결심한 여자 노리코. 그렇다고 고가 싫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것은 ‘형태가 있는 어떤 것’. 돈은 다발로 줘도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형태가 있는 무엇이라면 탐내게 된다는 여자. 노리코의 일과 그녀의 친구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도 오직 ‘노리코’라는 존재에 반해 끈질기게 결혼을 졸랐던 고와
"노리코보다 고의 생각이 궁금하다!!" 내용보기

재벌가의 아들인 고가 구입한 맨션에 반해 결혼을 결심한 여자 노리코. 그렇다고 고가 싫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것은 ‘형태가 있는 어떤 것’. 돈은 다발로 줘도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형태가 있는 무엇이라면 탐내게 된다는 여자. 노리코의 일과 그녀의 친구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도 오직 ‘노리코’라는 존재에 반해 끈질기게 결혼을 졸랐던 고와 함께한 지 3년이 지났고, 나름 사치하며 사는 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 결혼 전에는 그림 그리는 일을 했지만 고가 싫어했기 때문에 이제는 일도 하지 않고 예전 인맥도 거의 사라진 어느 날, 나카스기라는 남자를 알게 된다. 그 앞에서만큼은 마음을 내보이는 일이 아주 쉬웠던 노리코는, 그 동안의 자신의 삶에 어느 정도는 ‘연극’을 해왔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의 균열을 느껴가던 때. 고가 예전 자신의 일기를 훔쳐봤다는 것, 고로부터 이제 ‘사치’는 그만하고 자신의 가족에 맞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라는 말들에 금이 가 있던 마음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내가 만약 노리코의 상황이었다 해도 약간의 연극은 했을지도 모르겠다. 일에서 얻는 희열을 이제는 맛볼 수 없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도 더 이상은 만날 수 없고, 조금만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려고 하면 시작되는 남편의 의심과 한 번 화를 내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폭력에 대한 불안감, 자신이 아니라 남편의 잘못으로 시작된 싸움임에도 그를 위해 기분을 맞춰주는 생활의 반복. 그 와중에 만나게 된 나카스기는 노리코에게 굉장히 신선한 감정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점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부부’사이는 무척 복잡하다는 것을 이론으로나마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의 남편, 고의 입장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노리코는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던 전력이 있고, 그는 알 수 없는 노리코만의 공간이 있으며, 자신과 결혼했음에도 결혼 전 생활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재벌가의 아들이었으니 그녀가 쓰는 돈에 소심하게 하나하나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어쩐지 뭔가 서운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고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만큼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노리코는 물론 고를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를 경멸한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의 돈을 쓰면서도 그가 재벌이라는 것을 경멸한다. 이런 것은 고가 알 필요없어-라며 그에게 하는 말들조차도 스스로 검열한다. 심지어 그녀는 고가 사업차 떠난 여행에 자신의 형과 같이 여자를 대동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질투조차 하지 않는다. 대단한 사랑을 해서 결혼한 것도 아니고, 형태가 있는 것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나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을 결혼이다. 여전히 결혼에 대해 약간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수 없는 상대와 결혼한 것 자체가 노리코의 실수였다 생각했다. 재벌가의 아들과 결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자신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랐던 걸까. 물론 모든 것이 노리코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자신도 한 때 양다리를 걸쳤으면서도 노리코가 바람을 피웠다고 해서 폭력을 쓰고, 사업에 여자를 대동하고, 노리코의 세상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부부에게 ‘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서로의 사적인 시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둘 사이에 사랑이 성립되어야 한다. 사랑이 성립되어야 대화를 할 수 있고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고가 노리코의 세상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은 노리코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노리코가 자신을 깊이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녀 자신을 위해 떠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여자이므로. 그래서 더 자신의 세상에 그녀를 가둬두려 했고 그녀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크게 기뻐했던 것이다. 작가는 노리코의 눈을 통해 결혼한 여자의 심리를 묘사하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고의 입장이 더 이해되고 안타까웠다. 자신의 사적인 시간을 위해 떠날 결심을 하는 노리코가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인공이 좀 밉상이다.

y********j 2014.08.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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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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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 전이려나?다나베 세이코라는 작가를 알게되고 유니크한 문체에 반해 일단 사고보자 가 되어버린 맹목적 사랑아주 사적인 시간을 읽으면 어쩌면 내 나이와 내 상황에 딱 들어맞아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더랬다"비밀을 갖는 건 어른의 자격이죠""이발하고 올게"가 이별의 한마디라니?!!남자와 식욕에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사치라고 표현하지만 행복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고 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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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 전이려나?
다나베 세이코라는 작가를 알게되고 유니크한 문체에 반해 일단 사고보자 가 되어버린 맹목적 사랑

아주 사적인 시간을 읽으면 어쩌면 내 나이와 내 상황에 딱 들어맞아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더랬다

"비밀을 갖는 건 어른의 자격이죠"

"이발하고 올게"가 이별의 한마디라니?!!

남자와 식욕에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사치라고 표현하지만 행복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얼마나 머리를 탁 칠만한 문장인가?!!

오래전 읽고 선물로 줬던 이 책이 생각이나 재구매 한 것인데 어찌 이전 양장본만 못한것인지?

바뀌어버린 표지와 책사이즈에 실망해 결국 중고책으로 다시 사게 만들었던 내 인생에 손꼽을만한 책!!

마지막으로 기억하고있는 머리 탁! 한문장~

"정해진 남자가 없는 생활이란 불모지 같은거야!"

연기자의 사적인 생활로 돌아온 그녀에게 축배를~
h***7 2017.12.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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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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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넘은 나이, 아직 결혼을 안한 친구들은 말한다. 결혼이 어렵다고. 그렇게 어려운 결혼을 어떻게 다들 해내는거냐고. 그런데 어떤 여자에게 결혼이란 단순히 마음에 드는 맨션을 보고 결정지을수도 있는건가보다.  소설 속 주인공 '노리코'가 그랬다.  서른이 조금넘은 나이의 노리코는 여전히 여.자.아.이같다.  '고'와의 결혼으로 상위 1%에 들었지만, 거추장스러운 옷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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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넘은 나이,

아직 결혼을 안한 친구들은 말한다. 결혼이 어렵다고. 그렇게 어려운 결혼을 어떻게 다들 해내는거냐고.

그런데 어떤 여자에게 결혼이란 단순히 마음에 드는 맨션을 보고 결정지을수도 있는건가보다. 

소설 속 주인공 '노리코'가 그랬다. 

서른이 조금넘은 나이의 노리코는 여전히 여.자.아.이같다. 

'고'와의 결혼으로 상위 1%에 들었지만, 거추장스러운 옷 대신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는것을 좋아하고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 스스로 '부자놀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돈을 써도 되지만, 결혼한지 3년이 되자 이제는 그것도 지쳐가는 듯하다.

처음부터 그녀의 결혼생활은 왠지 불안해보였다.  

자신보다 어린 '고'의 나이든 모습은 어쩐지 보지 못할것같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늘 다른 남자들에게 시선을 두고있는 모습도 이 결혼은 오래가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주인공 노리코의 자유분방한 성격도 그렇고 결혼 상대저가 평범한 사람은 상상할수도 없는 부자이기 때문에 이야기에 공감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내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기에!    


평소 나는 결혼을 하게되면 그때부터는 같은 공간안에 나 혼자 생활하는것이 아니기에 내가 달라지는게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그래서 결혼을 하는 3년의 시간을 연애처럼 놀이처럼 여기는 노리코가 잘 이해되지않았다. 헌데 반대로 '노리코'가 나의 결혼생활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답답하다 생각할까. 싶다.

결혼을 하고서도 쭉 연애하는 것 처럼 살고 싶은게 과연 이상한거니. 하고말이다.


책의 중반부터 노리코는 이제 '고'와의 관계에 지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연기를 끝내고 자기가 자기 자신으로 있을수 있는 시간, 바로 '아주 사적인 시간'을 찾으려고 한다.

노리코는 단순히 그냥 변덕스러운 여자였을까?

아니다. 우리의 깊은 마음속에는 늘 노리코가 살아있다.

평범하면 화려한것을 꿈꾸고 화려함속에서는 평범함을 그리워한다.

노리코도 또 언젠가는 화려했던 연극을 그리워하는 날이 있겠지.


책이 만들어진 순서로 보자면 '노리코 연애하다'-'아주 사적인 시간' -'딸기를 으깨며'라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나는 중간부터 읽게되어서 참 애매하다. 하지만 다음은 어떤 부분을 읽어도 상관없겠지. ^^


n****o 2014.07.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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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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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자와 한여자가 사랑을 해서 영원을 기약하며 결혼이란 끈으로 묶인다. 그 사랑이 영원할거라 믿으며, 혹은 영원하기를 바라며.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렇게 그들을 편하게 놓아줄까? 처음엔 모든 걸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각자의 마음속에 성을 짓고는 그 성안에서 고집스럽게 나오려들지 않는다. 그리고는 하나씩 하나씩 내가 아닌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맞춰지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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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자와 한여자가 사랑을 해서 영원을 기약하며 결혼이란 끈으로 묶인다. 그 사랑이 영원할거라 믿으며, 혹은 영원하기를 바라며.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렇게 그들을 편하게 놓아줄까? 처음엔 모든 걸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각자의 마음속에 성을 짓고는 그 성안에서 고집스럽게 나오려들지 않는다. 그리고는 하나씩 하나씩 내가 아닌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맞춰지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토록 재잘거리던 처음의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침묵의 바위뒤로 숨게 되고. 차라리 내가 맞추지, 하는 심정으로 콩속에서 돌을 골라내는듯이 자신을 내던진다. 중요한건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내가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어느누구도 그렇게 선을 그으며 살아가라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버리고 문득 지나간 날속에 머물던 자기 자신과 마주치던 어느날, 남자도 여자도 똑같이 말을 한다. 그래, 그때는 그랬었는데.... 그리곤 그때의 시간을 찾아내 지친 마음을 부비고 싶어한다. 때로는 그것이 상대방에게 또다른 힘겨움을 전해줄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치 못한채로. 하지만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은 모습으로 되돌아오게 되고... 그 순간부터 자기 자신의 성벽이 무너져감을 느끼게 된다. 지나쳐간 시간이 과거라는 이름으로 변하여 추억이란 화려한 옷을 입고 찾아와 그 남자를, 혹은 그여자를 유혹한다. 힘겨운 싸움이 시작된다. 지친 마음으로 말한다. 이미 지나간 것일뿐인데...라고. 하지만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간거지?

 

"연극할 마음이 필요한가요. 연애하는데?"

"필요하죠!"

"부부사이에도?"
"사람에 따라서는 필요할 겁니다. 연극으로 서로에게 맞춰줄 필요도 있겠죠"

연애를 하든 사랑을 하든 연극할 마음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저 나한테로만 향하던 시선과 관심은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내가 아닌 너와 내가 되고 우리가 되고 더 나아가 가정이라는 하나의 울타리가 생긴다. 그때부터 '나'라는 의미는 사라지기 시작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집착 또한 버리게 되니 그 또한 서글프다.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인해 다툼이 시작되고 작은 다툼이 커다란 전쟁으로 번진다. 승자없는 싸움인데도 불구하고 언제나 내가 패잔병이 되고나서야 그 전쟁은 끝이 난다. '툭' 하고 던지듯이 뱉어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끝처럼 나를 후벼댄다. 싫다. 이렇게 패잔병처럼 살아가는 내가 싫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몸살을 앓는다. 앓고 난 뒤에야 나는 모든 것을 버린다. 아니 버리기로 작정을 한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나의 사적 생활은 모두 고에게 흡수되고 말았다. 나 자신의 존재조차 없어지고, 고의 사적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나는 겨우 살아 남았을 뿐이다, 라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게 더 속편하다. 그렇게 하면 내가 편하니까. 그렇게 살아주는 게 차라리 서로에게 더 좋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자꾸만 말을 잃어가고 있다. 달라진 건 없는데... 보여지는 모든 것들은 그대로인데... 뭔가 남자와 여자사이에 끼어들기 시작하고 대화를 잃어가고 있다. 한참이 지난후에야 묻게 된다. 왜 그러는거지? 도대체 내가 당신을 위해서 살아온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간거지? 당신이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다고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거지? 말해봐. 도대체 뭐가 문제야?

 

영원히, 대충대충, 계속 살아질까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순간도 올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나, 이제 아기 낳아야 해? 하고 묻던 노리코의 마음이 어땠을까? 노리코가 독자 여러분의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던 작가의 말이 참 쓸쓸했다. 나는 이미 노리코의 친구가 되어버렸는데... 드디어 연기자의 사적 생활로 돌아온 거네요, 하면서 노리코의 아픈 일들을 이미 알아채고 웃어주었던 나카스기씨가 노리코 옆에 계속 남아있어주면 좋겠다. 살면서 왜 좋은 일만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살면서 왜 너와 나만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살면서 서로에게 동화되어지는 여정을 왜 함께 가지 못했을까? 형식과 조건앞에서 너무나 현실적으로 숨김없는 표현을 하며 살았던 노리코. 그녀의 입에서 진심을 담은 말들이 튀어나오던 순간부터 그 아슬아슬한 연극은 막 내릴 준비를 한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로 만났던 다나베 세이코. 역시 편안하다. 나를 책속의 세상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있다. 오늘, 이런 얘기를 해도 될까요? 하고 묻는다. 아니요. 하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너무나 평범한 작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내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도 내게 머무는 동안은 아주 커다란 의미를 갖게 된다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귀에 속삭여 준다. 그래서 나는 눈물이 날뻔 했다. 작가는 말하고 있다. 나의 아픔을 돌보듯이 상대방의 아픔도 돌볼줄 알아야 한다고. 남자든 여자든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똑같다고. 앞으로의 여정은 알 수가 없다. 내가 내 자신과 어떻게 타협을 하며 살아가느냐가 문제일뿐. 텅 빈 객석을 바라보며 혼신을 다해 연극을 이끌어준 노리코의 아픔은 어디로 숨었을까? 정말 힘겹게 연극무대에서 내려온 노리코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진다. 다시 찾은 노리코의 사적인 시간을 위해 화이팅! ...

2007년에 읽고 다시 읽은 책이다. 전해져오는 느낌이 변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공감할 수 있었다는 말일터다. 책을 읽으면서 치유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에게 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 자신만의 그 무엇을 가슴에 하나쯤 품고 살 필요는 있다. 결혼은 집착이 아니다. 책임과 의무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만이 결혼이라는 성을 견고하게 만든다. /아이비생각

 

사족... 사투리로 바뀐 고의 말투는 영 껄끄럽다!

i****9 2014.07.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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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베 세이코 ::: 아주 사적인 시간
"다나베 세이코 ::: 아주 사적인 시간" 내용보기
정말 오랜만에 쓰는 서평. 한동안 한국 작가에 빠져있었는데 또 다시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괜찮은 소설을 찾았다. 늘 읽던 작가 말고, 색깔이 뚜렷한 새로운 작가를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만난 ‘다나베 세이코’는 내 기준으로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이자 색깔이 있는 작가다. 다나베 세이코와 만난 첫번째 작품인 <아주 사적인 시간>은 내가 충분히 작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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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쓰는 서평. 한동안 한국 작가에 빠져있었는데 또 다시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괜찮은 소설을 찾았다. 늘 읽던 작가 말고, 색깔이 뚜렷한 새로운 작가를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만난 ‘다나베 세이코’는 내 기준으로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이자 색깔이 있는 작가다. 다나베 세이코와 만난 첫번째 작품인 <아주 사적인 시간>은 내가 충분히 작가가 만든 세계에 빠질 수 있을 만큼 크고 매력적이였다.

 

 <아주 사적인 시간>이라는 제목처럼 이 글은 사적인 시각, 시선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참 오랜만에 접한 일인칭 시점의 소설이였다. 3인칭 혹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는 느껴진다. 주인공의 의식 흐름, 솔직함이 나를 더 소설에 매료되게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의식 흐름을 따라가는 기법, 1인칭 시점이 좋다. 

 

 결과적으로 제목 그대로 주인공의 <아주 사적인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였다. 나로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고,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의 생각(아주 특별한 한 사람의 관점일 수도, 혹은 보편적인 여자의 관점일 수도)을 훔쳐볼 수 있다는 것은 반칙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다나베 세이코가 그린 주인공은 때론 냉정한 것 같은 모습으로, 때론 회의적인 모습으로, 때론 예술가적 기질을 다분히 가지고 감성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상대 남자(결혼한 사이의 남자)에 대한 평가는 때로는 가혹하다 싶을 만큼 객관적이고, 그와 자신을 전혀 일치시키지 않는다. 일치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겹치는 것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고 대부분이 다르고, 주인공은 다른 점을 생각하고 그냥 그것을 맞춰주기만 하려고 한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의견의 충돌을 걱정하고 참고 또 참는다. 사실 참는게 다른점을 싸워서 맞추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참으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물질로 해소한다. 좋은 냄새가 나는 비누, 전망 좋은 고급 빌라, 펑펑 쓰는 돈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감정을 물질로 대체하지 못한다. 감정은 감정이고 물질은 물질이다. 물질을 감정으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좋은 물건을 사면서 기분좋아한다) 감정을 물질로 바꾸는 것(기쁨을 5만원 어치 사는 것)은 불가능 하다.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다. 감정보다는 물질에 먼저 눈을 돌렸고, 좋은 감정만 애써 겉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갈등은 숨기기 위해 참았다. 생산적인 갈등 조차도 보는 것을 피하고 눈을 돌려버렸다. 주인공은 스스로 알고 있었다. 계속해서 드는 위화감을 참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회피다.

 

 주인공은 상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이 대부분을 양보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고급 빌라가 아닌 오사카에 있는 자기만의 공간에 구축했다.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그곳에 두고, 보호했다. 그리고 상대와 공유하는 공간인 고급빌라에는 껍데기만을 가져갔다. 상대가 자신만의 공간에 침범해 일기를 훔쳐보고 간섭하자 주인공은 모든 것을 없애버린다. 흔히 말하는 ‘쿨하게’ 포기해 버린다. 그리고 태연하게(혹은 태연한 척) 다시 상대에게 맞춰주려고 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껍데기가 알맹이와 잠시 떨어져 있는 것과 껍데기만 남은 것은 0과 100의 차이만큼 크다. 주인공은 껍데기만 남은 자기 자신에게 지쳐버린다. 모든것을 참는다는 것은 결국 상대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 불편한 것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참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갈등의 요소를 철저히 무관심 혹은 냉소로 일관했다. 그리고 거리두기, 냉소를 바탕으로 한 일방적 인내는 결국 주인공이 “더이상 연극할 마음이 없어졌다.”라고 말함으로 마무리된다.

 

 이해가 없는 일방적인 양보는 양보가 아니라 관계에 대한 무관심 혹은 포기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생각하는 것을 상대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고, 상대의 의견이 나와 맞지 않더라도, 때론 아프고 힘들더라도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맞추는 것이 관계에 대한 예의고 책임이다. 

 

m*******u 2014.07.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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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아주 사적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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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란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잔잔하지만 그 안에 무언가 마음을 잡아당기는 것이 있었기에 사촌언니와 함께 영화를 본 이후, 혼자서도 5~6번은 더 본듯 하다. 임팩트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나는 그 주인공들에 대해 계속 마음이 쓰였다.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지만 사람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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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란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잔잔하지만 그 안에 무언가 마음을 잡아당기는 것이 있었기에 사촌언니와 함께 영화를 본 이후, 혼자서도 5~6번은 더 본듯 하다. 임팩트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나는 그 주인공들에 대해 계속 마음이 쓰였다.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이야기는 바로 이 아주 사적인 시간의 작가인 다나베 세이코의 의해서 그려졌다는 것만으로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집어 읽기 시작했다.

이전의 이야기처럼 다른 소설에서는 마주할 수 있는 눈에 띄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일상 속 한 조각을 떼어내어 그녀만의 섬세함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줄거리는 참으로 단순하다. 노리코와 고와의 결혼 생활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3년차에 접어든 결혼에서 노리코는 자신의 삶이 이렇게 계속 지속되는 것에 대한 회한을 느끼며 홀로서기를 들어선다는 것인데 우리로 치차면 갑작스레 신분상승을 하게 된 신데렐라의 삶을 살게된 그녀가 어찌하여 다시금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노리코의 내면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방의 분위기를 말하자면, 불타버린 혼잡이라기보다는 지난 날 한때의 영광처럼 보였다.
나는 여기서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괴로워도 하고 남자를 원하기도 하고 남자를 ㅡ 그것은 언제나 미우라 고로라는 애인이었다 ㅡ목말라하기도 했다. 먹고 마시고, 고와 소파에서 자기도 했다. 그 무렵의 방은 죽지 않았었다.
내 안에서 뭔가가 죽어버렸고, 이 방도 죽었다!
부자 놀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라거나 그 무엇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던 시간의 흐름이라고 하는 것이 내게는 딱 들어맞았다. -본문

 

어느 누군가가 본다면 그녀가 복에 겨워 그녀의 모든 것들을 던져 버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구태여 이 모든 것을 던져버려야 했을까, 라면서 그녀의 삶이 때론 부럽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녀가 사랑했던 미우라 고로를 보면서 내가 이 남자를 사랑했던 걸까,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지금 그녀가 가진 것들이 버거운 것 같으면서도 또 어느 새 익숙해져 버린 자신을 보면서 이렇게 그녀가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전에는 마냥 새로웠던 것들이 어느 덧 어제와 같이 내일도 똑같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에서 그녀는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무엇가를 느꼈으리라. 그 미미한 움직임들은 결국은 그녀를 행동하게 만들었고 아마도 나였다면 나는 그녀와 같은 선택을 하지 못했을 것을 알기에 노리코의 이야기는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갈망이자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런 사치'의 즐거움은 '이것이 사치란 것이다!'라는 남자의 가르침에 의해 깨닫게 된 순간, 갑자기 색이 바래고 마는 것이었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중략)
나는 손궤에서 그것들을 꺼내왔다. 상아 조각이 새겨진 손잡이가 달린 손거울, 꽃조개 상자, 터키석이 박힌 황금 반지.
고는 그것을 집어들더니, 차가운 얼굴로 모조리 마호가니의 사이드테이블에 던져 부숴버렸다. . -본문

그녀가 인생의 정점을 찍고서 내려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 앞에 펼쳐질 반짝반짝한 나날들을 박차고 나왔으니 말이다. 아마도 그녀와 같이 자신의 삶에 권태를 느낀다고 해서 그 모든 것들을 내려 놓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녀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되어 읽어내려갔다.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니 말이다. 노리코의 삶이 하강 곡선으로 접어들게 될지 아니면 그자리에 머무르게 될지, 그도 아니면 상승 곡선에 오르게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제 그녀는 더이상 연기를 하지 않고 그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나는 그녀가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하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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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으깨며 / 다나베 세이코저

 

독서 기간 : 2014.08.05~08.06

by 아르

p********1 2014.08.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