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아가 된 모를르방 세남매와 후견인 바르텔레미가 함께 엮어가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도망치고, 어머니는 세제를 마시고 자살하는 통에 고아가된 모를르방 남매, 하지만 그들은 사회복지사와 판사의 노력으로 이복 형제를 만나 가족을 이룬다. 그러나 이복 형제 바르텔레미는 동성애자다. 고아, 동성애자...소외당하는 사람들끼리 이런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또 더 큰 불행을 겪는데, 모를르방 남매 중 시메몽이 백혈병에 걸린다는 거다. 우리나라같으면 백혈병 환자 하면 부유한 사람 아닌 이상 가세가 기운다고 하는데, 더군다나 고아랑 별다른 수입없이 사는 동성애자가 무슨 수로 이런 고난을 이겨낸단 말인가? 하지만 그들은 그런 힘든 상황을 사회 시스템의 도움으로 극복하고, 처음에 떠맡게 된 이복 동생들 때문에 당황스러워서 내뱉었던 '오, 보이!'가 기쁘고 즐거움을 나타내는 '오, 보이!'가 된다. 우리나라가 상당히 부러워할 제도다.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있는 프랑스니까 그런 얘기지만, 아직 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같다. 그런 제도 얘기가 아니더라도, 독특한 인물들이 엮어가는 얘기가 사과처럼 아삭아삭하다. 모를르방 남매 중 장남인 시메옹은 14살에 대입시험을 준비하는 천재고, 모르간은 안경쟁이에 귀가 크며, 그 중 브니즈는 페리윙클 색 눈을 가진, 너무 귀여워서 탈(얘 땜에 바르의 누나가 이 애를 데리고 있겠다고 막 으름장을 놓는다)인 애다. 바르는 그 중 '오, 보이!'를 감탄사로 내뱉는 동성애자고, 바르의 친구 질투쟁이 레오도 한 몫한다. 정말이지 보면볼수록 새록새록 떠오르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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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이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더욱이 미성년자로서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사회와 제도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21세기의 한국 사회에서는 대체로 그러한 상태에 놓인 아이들은 고아원이나 사회복지 시설에 맡겨질 것으로 짐작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부모가 떠나고 남겨진 세 아이가 그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14살의 남자아이와 여덟 살과 다섯 살의 자매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아버지는 일찍이 가족들을 떠났고 엄마는 불과 얼마 전에 자살을 하여 세상을 떠난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모를르랑 가족은 이 년 전부터 파리의 메르퀘르가 12번지에 살고 있었다. 첫해에는 세 아이와 어른 둘이, 두 번째 해에는 세 아이와 어른 하나가, 그리고 그 날 아침에는 세 아이 –열네살인 시메옹, 여덟 살인 모르간, 다섯 살인 브니즈-뿐이었다.”
소설은 이러한 상황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들 남매는 서로 헤어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사회복지사가 가져올 ‘최종적인 해결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남매들은 모두 고아원에 맡겨지지만, 열네 살에 이미 고등학교 졸업반인 '천재적인' 소년 시메옹은 오랜 생각 끝에 아버지의 또 다른 자식들 곧 이복의 형제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와 후견 담당 판사에게 남매의 의견을 전하고, 판사는 같은 성을 가진 두 명의 이복 형제들을 찾아낸다. 한때 아버지에게 입양되었던 안과 의사 로랑스라는 여성과 동성애자이자 근근이 살아가는 아버지의 친 자식인 바르텔레미라는 남성이 그들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관계가 좋지 않아 서먹서먹한 사이로 그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두 사람 모두 후견인이 되는 것을 꺼려하지만, 차츰 세 남매와 만나면서 나중에는 서로 후견인이 되겠다고 경쟁하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천재적인 소년 시메옹이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들과 주변인들이 등장하여 감동적인 결말을 이끌어내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역자 후기’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이 소설은 가정 해체가 일어나는 즉시 작동되는 사회 안전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느닷없이 닥치는 불행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불행에 빠진 사람을 구제해야 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몫이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신자본주의의 이념이 득세하고 있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상황을 떠올려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