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 책이 무용의 문외한들에게 보내는 무용에 대한 변명 이라고 했다. 오해할 수 있는 무용에 대한 고정 관념에 대해 말하고, 혹시라도 무용 공연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춤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사실 나 또한 책을 읽고 나서 매튜번의 백조의 호수를 DVD로 구입했다. ㅡ_ㅡ)
사실 무용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감 할 수 있는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동경해 마지 않는 예술의 세계와 혼합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뿐만 아니라 한 장 걸러 한 장씩 제공되는 멋진 무용가들의 모습은 거의 환상에 가깝다.
“물론 오리는 세련되게 말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부드러운 억양과 세련된 어법, 정확한 표현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고 어느덧 공감하게 된다. 그러나 곱게 포장되어 있어야 진심인 것은 아니다. 누구든 서투른 고백에서 진심을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앞뒤가 뒤죽박죽이고 표현은 투박하고 더듬기까지 해 웃음이 나올 만큼 촌스럽지만 얼마나 절실하게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지가 온 몸으로 느껴지는 것.” 본문 중.
저자는 무용을 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무대에서 내려와 이론에 관한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강하게 받은 느낌은, 아.. 이 사람이 무언가 제대로 쓰겠구나 하는 기대였으나, 중반부로 치 닫을수록 책은 그저 사람들이 모를 법 한 것들에 대한 나열 일 뿐, 전연 새로울 것이 없었다. 사실 책 처음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수립할 것만 같은 의도를 비추지 않았다면 나는 입 다물고 책만 읽었을 거다. 게다가 후반부의 유명 무용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 베껴 왔을 법한(아니라면 미안하지만) 문체를 달고 있어 심이 불만 이었다. 게다가 문제 제기를 해 놓고, 끝내 버리는 그런 책임감 없는 행동은 독자로 하여금 불만을 품게 만들 수도 있는 문제였다.
‘내 경험에 따르면 단지 무용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지적, 사회적 능력을 의심 받는 일이 있다. 가끔씩은 전공을 부정하는 방법만이 지적 능력을 의심 받지 않고 불필요한 호기심을 제거하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무용수의 지적 능력을 깔보는 역사는 뿌리 깊다. 이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의 무용수의 사회적 지위, 그리고 더 깊숙이는 무용의 사회적인 중요도와도 연관이 있다. 춤은 역사 속에서 의미 없는 장식적인 것으로 치부 되었고, 그에 종사하고 있는 무용수들 역시 지성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 들로 취급 받곤 했다. 왜일까. 춤과 춤추는 이에 대한 인식이 이토록 야박한 것은….’
87~89
역사 속에서 주도권을 단 한번도 잡지 못했던 무용의 이유가 기록 될 수 없는 성질을 띈다는 것과 신체의 표현을 폄하해던 시대적 사조 때문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 한다. 얼핏 들으면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헤겔을 싸잡아 그의 오류를 지적 하려 했던 시도는 참 무모해 보였다.
‘우선 그가 말한 “모든 자연 중에서 인간의 신체만이 이성을 지녔고 이데아를 표현할 수 있다”는 병제대로라면 인간의 신체를 매개로 한 무용이야말로 우월한 예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조각이 정신과 물질의 완벽한 융화라는 이유로 예술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 한다면, 신체와 정신이 융합될 수 있는 무용 역시 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가능성을 냉정하게 배제한 것은 심술궂어 보이기까지 한다.
101 ~ 103
지금까지 이 저자와 같이 무용을 대중에게 다가가는 시도를 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나만 모르고 넘어 갔을 수도 있겠지만은..) 사실 이 책은 작가가 말한 지필의도에는 매우 충실 하였다. 한치도 벗어남 없이 충실 했다고 하겠다.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들려 주고 싶었던 것들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처음에서 보여준 것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무용과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 수많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이루여 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도 담았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인상깊은구절] 만약 무대 위에서 실수하는 무용수를 본다면 격려의 박수를 쳐 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무용수의 엉뚱한 실수에 관객은 한 번 키득대고 말겠지만 그 무용수는 1백만 번쯤 자신의 실수를 떠올리며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165
“세계의 어떤 관객도 발레를 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예전에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미애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발레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대문에 관객들은 환상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힘에 매료된다. 이것이 발레의 힘이다” 245 마린스키 발레단의 전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말
춤은 종종 추상적이고 여렵게 느껴진다. 그것을 부정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춤에서 최악의 상황은 “어렵다”는 편견이 아니라 “그러므로 나와 관계없어”라는 외면과 무관심이다.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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