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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이 된 이후엔 새로 무궁화반을 맡게 되신 여선생님 때문에 계속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선생님도 조금씩 변하시려고 하는 것은 같은데 워낙 오랫동안 몸에 박힌 언어 습관(큰 소리로 말하기)나 행동 혹은 선생으로서의 자존심이나 권위 때문에 힘든 일들이 많이 생겨요. 더군다나 선생님은 나이가 많으시기 때문에 좀 보수적이시라 히카루가 한 행동들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시기보다는 자기 잣대로 평가하려고만 하십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히카루가 곧 2차 성징이 일어날 것 같아요. 육체는 건강하니깐요. 물론 이건 아주 당연한 일이고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히카루가 가끔 자기 성기를 만지거나 주물럭거리는 행동을 선생님은 아주 질색하세요. 자기 몸을 만지는 것 자체가 죄나 잘못은 아니잖아요. 다만 자폐아들은 타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타인 앞에서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뿐인데… 엄마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교류 학급이 된 5학년 3반엔 보육원 시설부터 친구였던 아이들이 많이 있어서 히카루에게는 천만 다행입니다. 더군다나 어려서부터 히카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던 모에의 존재는 히카루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아주 고맙고 든든할 수밖에 없어요. 전에 계시던 아오키 선생님이 남기고 가신 사랑,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니또 친구며 가재 연구소,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이 변함없이 히카루를 키워주고 있는 거죠. 그러고 보면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산다는 건 비슷한 것 같아요.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면서 같이 사는 것이 ‘삶’이라는 걸 생각하면 말이죠. 히카루는 우리에게 인생의 그런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줍니다. 아마 이 만화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라면 그런 점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 권의 첫 화인 13화엔 엄마의 이런 독백이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누구나 자기에 관한 일밖에 모르니 다른 사람의 사정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