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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고 있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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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젊었다. 나보다도 어렸다. 자식의 나은 미래를 위해 보냈다는 말로 설명이야 할 수 있겠지만 핑크빛 미래를 그리기에 부족함이 없던 시절에 입양이라니, 낯설었다. 어느 정도 경제가 도약한 시대였기에 입양은 드문 이야기가 아닐까 내 멋대로 짐작을 해오던 터였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장했다. 그의 이름은 파트릭 종대 룬드베리. 전형적인 스웨덴인의 이름에 어색하게도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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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젊었다. 나보다도 어렸다. 자식의 나은 미래를 위해 보냈다는 말로 설명이야 할 수 있겠지만 핑크빛 미래를 그리기에 부족함이 없던 시절에 입양이라니, 낯설었다. 어느 정도 경제가 도약한 시대였기에 입양은 드문 이야기가 아닐까 내 멋대로 짐작을 해오던 터였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장했다. 그의 이름은 파트릭 종대 룬드베리. 전형적인 스웨덴인의 이름에 어색하게도 ‘종대’라는 한글이 끼어들어 그의 정체성을 짐작케 했다. 그를 입양한 스웨덴인 부모는 아이가 없었다. 가정 내에서는 충분한 사랑을 받았을 수도 있겠지만 집 밖으로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스웨덴인으로 성장했을지라도 그의 외모는 그가 평범한 스웨덴인이 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중국인이 아니냐는 놀림이 이어졌다. 인종 차별은 엄연히 금지된 행위였지만 유럽 곳곳에선 경기침체를 이유로 인종주의적인 목소리가 거세진 지 오래다. 한창 예민했을 사춘기 시절을 보내면서도 그의 생명을 가능케 한 한국에 대한 그리움은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인생은 스웨덴에 도착하는 순간 리셋(reset)이 된 터였다.

한국 방문에 대해 처음부터 의욕적이었던 건 아니다.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오히려 “왜?”라는 의문을 제기하던 그였다. 계속되는 의문에 마침내 호기심이 생겼던 것일까.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는 그의 모습은 조금은 뜬금이 없게 느껴졌다. 자신과 유사한 생김새를 한 사람들이 가득한 땅. 하지만 그는 친근감보다 오히려 낯섦을 느꼈던 것 같다. 다가가고 싶었을지라도 말이 통하지 않으므로 그는 이방인이었다. 지금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한국에 머무는 내내 그에게 한국어는 질곡(!)이었다. 한국 대학의 수준이 별로였고, 단순 암기에 지나지 않아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높은 학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런 그에게도 한국말은 끝끝내 정복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였다. 알지 못하는 것은 더 있었다. 생모를 만나겠다는 결심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그의 스웨덴인 어머니에게 한숨과 눈물을 선사한 이유기도 하다. 안 된다며 결사반대를 표명하진 않았으나 자신이 시작된 지점을 향해 떠나는 자녀를 바라보는 그녀의 심경은 복잡했을 것이다. 기른 정이 낳은 정보다 앞설지라도 생모는 그녀에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존재였다.

모든 과정은 담담했다. 오히려 그는 가족과의 만남보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므로 한국인보다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입양인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 언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무슨 이유에선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입양인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보였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운 현실이었다.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겪었을 아픔에 공감하기보다는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앞선 국가 국적을 지녔으며 외국인을 잘 하는 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랄까. 자신을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선이 한국인이면서 스웨덴인인 그에게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실제로 그는 가족을 만났음에도 한국에 좀 더 머물겠다거나 아예 뿌리를 내리겠다기보다는 오히려 다시는 한국을 찾지 않겠다는 식의 날카로움을 내면에 품는다. 입양은 인신매매와도 같다는 그의 말이 순간 떠올랐다. 행복했을지라도 어떤 의미에서 시작부터 그의 인생은 망가진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그의 심장 한가운데 자리잡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미에서 그의 한국 방문은 해피엔딩으로 나아간 듯했다. 모두가 쉬쉬하던 생모의 생존 소식에 그는 심장이 마구 뛰다 못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소주를 다 마셔도 그런 효과는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생모를 만났고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지만, 그 순간은 곧 용서였다. 자신을 버린 이에 대한 용서 그리고 25년의 시간 동안 자신을 짓눌렀던 끔찍한 운명에 대한 용서. 남아 있는 미래는 없다 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나날은 분명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

여전히 한국에는 입양 기관들이 존재하며, 국내입양은 물론 해외입양도 여전히 그들의 업무 중 하나다. 사회는 여자 혹은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들을 향해 불편한 시선을 던진다. 경제 여건이 허락하면 조금 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이를 키우고픈 마음과는 별개로 현실에 비틀거리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다며 아이와의 연을 끊는다. 비극은 이 순간에도 계속 되고 있다.

 

 

이달의 사락 q*****2 2014.11.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