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과학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은 생명과학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 생물혁명을 가능하게 한 과학적 발견들이 연일 보도되고 그에 다른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활발히 토론한다. 생명과학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많은 현대인이 그에 관한 지식을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생명과학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적 지식의 고도의 전문화로 인해 일반인은 과학적 지식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과학적 지식을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만 할 필수적인 지식이라기보다는 그저 과학자에게나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모든 알아야할 책임을 과학자에게 전가한다. 결국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과학적 지식은 교양의 범주에 포함되지 못한다. 그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착각이다. 단지 DNA의 염기서열을 완전하게 해석하였을 뿐인데 그것을 모든 생명현상의 비밀을 풀어낸 것으로 여긴다든지 생명과학의 완성으로 보는 등 지나친 해석을 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인간 게놈 해독은 굉장히 매력적인 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은 DNA에 담긴 정보의 위치를 알아내고 그 정보들을 단순히 ‘읽어내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간의 게놈을 완벽하게 해독해낸다 해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 정도이지 생명 교향곡의 악보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듯이 DNA 염기서열의 분석은 피아니스트가 위대한 작품을 연주하기 위해 이제 겨우 건반을 익힌 것 정도이다. 무지로 인해 발생되는 착각을 지양하기 위해 일반인들은 과학적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과학적 지식을 혼자 이해하기엔 그 내용이 너무 어렵다. 그럴 경우 이러한 책이 적합하다고 본다. 과학을 전공하려는 내가 읽기에는 전혀 부담이 없는 수준이고 어느 정도의 과학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인문/사회학도도 어려움을 느끼며 읽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문제는 생물학의 경시이다. 생물학의 경시는 비단 일반인들 -비과학도-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최근의 과학도 역시 생물학보다는 생명공학 쪽을 많이 선호한다. 생물학을 하루 종일 달팽이의 이빨이나 세고 있는 지루하고 별로 쓸모없는 학문 정도로나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생물학은 현재 생명과학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 분자생물학, 생명공학을 능가하는 학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제까지 생명공학의 기반을 닦아준 생물학은 그만큼 중요한 학문도 없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학문이다. 현대 생명과학에 있어서 생물학이라는 기반이 탄탄해야 생명공학은 계속 발전을 해나갈 수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생물학이란 어마어마한 학문이구나!'란 생각이 들어버린다. 단지 새로운 종이 '발견'-개량이나 발명이 아닌-했을 뿐인데 몇십 억에 해당하는 돈이 절약된다든지 하는 일이 생겨버리고, 오직 사회적 관습의 산물이라고만 생각해왔던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의 공식도 명쾌하게 생물학적으로 설명된다. 생물학은 그저 달팽이의 이빨수 만이 아니라 인간생활 전반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굉장히 과학적이면서도 사회적인 매력적인 학문인 것이다. 앞으로 계속 과학을 연구할 과학도든 과학에 대해 문외한인 비과학도든 모두들 에세이 형식으로 된 이 짤막한 글을 가볍게 하나씩 읽어내려 가다보면 생물학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