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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시게 찬란한, 내 안의 블랙홀 (래플스호텔의 개정 전 이름)
나는 딱히 일본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일본 작가가 쓴 글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일본 뮤지션의 음악도 좋아하지 않고 일본의 잘생겼다는 연예인도 끌리지 않고 일본의 유명한 스포츠선수도 그냥 이름만 아는 정도
유일하게 좋아하는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 작품들과 짱구는 못말려 ㅡㅡㅋ 그 외의 애니메이션들도 전부 그저 그런..
에쿠니 가오리도 기대 이하였고 츠지 히토나리도 기대 이하였고 하루키는.. 너무 어렸을 때 읽어서 기억이 잘 안나니까 함부로 평가하진 않겠다 가네시로 가츠키의 작품들은 올해 5권정도 봤는데 그냥 독특했다. 끝.
그러다 읽게된 무라카미 류..
나는 아무런 편견없이 이 작가와 작품을 받아들이려고 애썼다.
그래 이 작가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 한 단면일 뿐인 이 작품을 보고 류에 대해서 말하는건 무리일테니까.. 그건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우선 이 작품에 대한 내 느낌은..
독특했고.. 재밌었다.
집에서 가만히 읽으면 속도 조절이 안돼서 일부러 학원 수업 쉬는시간에 5분씩 짬짬히 며칠에 걸쳐 봤는데
혼마 모에코..에 깊이 집중했다. 그녀를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니 나는 그녀가 되어있었다. 그녀의 광기, 그녀의 사랑, 그녀의 집착, 그녀의 실망을 그대로 느꼈다고나 할까.
베트남 종군사진기자로 일했던 카리야씨와 여배우 혼마 모에코, 그리고 호텔의 가이드 유이키가 같은 사건을 놓고 서로 다른 관점 에서 바라본 내면을 교차하며 털어놓는 방식인데.. 영화를 소설화해서 그런지 보다보면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
공감했던 구절 몇 개 소개하며 마무리...
p.42 이 세상에서 내가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게 있다면 오해를 사는 일이고,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들이 나를 이해해주는 것이다. (혼마 모에코)
p. 43 내겐 일탈을 꿈꿀 때마다 브레이크를 걸어 줄 그런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혼마 모에코)
p.76 "모에코, 웃어봐." 내 말 한마디에 모에코는 어떻게 저런 표정이 순식간에 나올까 신기할 정도로 매력적인 미소를 만들었다. 125분의 1초로 작동되는 셔터로는 도저히 포착이 어려울 만큼의 미묘한 미소였다. 근육이 가늘게 떨리는 새침한 표정에서부터 상대방을 빨아들이는 야릇한 미소까지, 그녀의 변신은 찰나에 이루어진다. (카리야 토시미치)
p.66 "모에코, 웃어봐." 그가 나에게 말한다. 나는 근사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주변을 에워싼 노파들이나 어부, 팬들 모두가 숨죽인 채 지켜보게 하고 겨울 바다를 압도하기에 완벽한 미소를. 이 정도야 간단하지. (혼마 모에코)
p.101 정조관념이나 모럴이란 본래 쾌락을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법칙이다. (유이키 다케오)
p.119 이곳 어딘가에 그 사람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손끝에서부터 그리움이 일어나 몸안에 담겨져있던 수분이 전부 눈으로 모여드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는 눈동자 가득 눈물이 고여도 절대 울지 않으며, 목구멍으로 신물이 넘어와도 토해내지 않을 자신이 있다. (혼마 모에코)
p.131 순간, 나는 이 가이드가 내 안의 세계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었다. (혼마 모에코)
p.153 어디에도 그녀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인간은 누군가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게 되면 처음부터 존재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녀의 경우에는 특히나 현실감이 적었으므로 은근히 걱정이 됐다. (유이키 다케오)
p.157 불안해지면 나는 불안감을 인정한 스스로를 타이른다. (혼마 모에코)
p. 163 인류의 적, 센티멘털리즘 (혼마 모에코)
ps. 래플스 호텔이란 이름으로 개정판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눈부시게 찬란한, 내 안의 블랙홀이란 구판의 제목이 훨~씬 마음에 든다.
ps 2. 나도 혼마 모에코처럼 누군가 타인이 쉽게 나를 이해한다는게 참 싫었었는데 나는 그렇게 쉽고 평범한 사람이 아니란 생각에.. 근데 너는 달라.. 내 내면 속까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 사람이라고.. 그리고 니가 내 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은 나쁘지 않아.. 혼마 모에코가 유이키 다케오에게 느낀 것처럼 나도 똑같이 느껴 니가 내 안의 세계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 아닐까라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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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찬란한 내 안의 블랙홀
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도 나왔던 소설.
류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기시감과 상처로 뒤덮인 여자가 주인공(혼마 모에코)인 이 작품은 싱가폴에 실제 있는 래플스 호텔에 혼마 모에코가 가게 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하나의 공간과 시간을 3명의 시간으로 표현한 독특한 작품.
세상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라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을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