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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순간, 감정, 경험을 맛으로 표현한다면 어떨까. 단박에 사랑은 초콜릿과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달콤하고 쌉싸래한, 한 가지 맛이 아닌 다양한 맛의 혼합. 뭐든 배우면 느는 줄 알았다. 하지만 경험해봤어도 늘지 않고 매번 다른 감정의 깊이를 선사하는 게 있었다. 바로 사랑이다. 알다가도 모를 게 인생이고 사람 마음이듯이 사랑 역시 그렇다. 왕도도 없고 결코 손안에 잡을 수도 없다. 사랑 앞에서 자만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일 때는 참으로 달콤한 게 사랑인데 시간이 흐르고 이해의 틈이 생기면 다툼이 잦아지고 달콤할 때보다 씁쓸한 여운을 남길 때가 많다. 그렇게 이별을 하고 난 뒤, 그와 함께했던 순간들의 환영에서 꽤 오랫동안 헤어 나오기 힘들 때도 있었다. 일상 속에 사람이 스며든다는 건 그런 것 같다. 초콜릿을 혀에 놓아두고 천천히 맛을 음미하다 보면 단맛에서 쓴맛으로 바뀌는 순간과 여러모로 닮아있다.
자신의 모든 용기를 다해서 누군가를 믿어보는 것, 어쩌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일이기도 했다. - 144쪽<블루문>
사랑, 연애, 꽤 해봤다. 그런데 여전히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것, 연애라는 것,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 방법 따위 있을 리가 없다는 걸. 한번 실패하면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다짐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연애를 통해 알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그렇게 어렵다. 그렇게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 사이이고 누군가를 믿는 일인 것 같다. 심지어 사랑이라는 온갖 감정의 총합체가 끼어드는 관계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인간관계 아닌가 싶다. 무조건 잘하자는 마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 사람의 감정이란 시간이 아니라 초 단위로 미세한 영향을 받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돌아보건대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건 참 행복한 일임은 분명하다. 사랑 소설을 읽는 일도 비슷하다. 그들의 사랑을 통해 대리만족하기도 하고 겪었던 감정을 복기하기도 하며 다짐 같은 것들도 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에쿠니 가오리 외에는 대부분 생소한 작가들이었다. 초콜릿을 소재로 완성해가는 6인 여성 작가의 이야기는 때로는 달콤했고 때로는 쓰디썼으며 종래에는 쌉싸래한 여운을 남겼다.
『기억 깨물기』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랑이 시작될 때, 불타오를 때, 끝나버렸을 때, 다시 돌아볼 때, 즉 사람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화학작용의 시작부터 매 순간을 잘 드러내 주는 단편집이다. 대부분 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그 안에는 자기 삶을 완성해가는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 책은 유년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내 주변을 스쳐 가는 다양한 만남을 그리고 있다. 돌아보면 삶에 사람이 없었던 시간은 없었다. 언제 어느 때고 주변에는 많든 적든 사람이 있었고 그들과 부대끼며 살아왔다. 개중에는 피곤하고 스트레스만 쌓여서 잘 끝났다 싶은 속 시원한 만남도 있었고 아쉽게 인연이 끝나버린 만남도 있었다. 기억은 망각과 오류투성이라서 지나고 나면 그 차이를 뚜렷이 분별할 수 없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어느 하나 허투루 지나칠 만남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크고 작게 내 인생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테다. 물론 나쁜 영향, 기억으로 남아있는 만남도 분명 있겠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는 걸 보면, 아주 나빴던 건 아니지 않았겠나, 싶은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도 가져보게 된다.
만일 아직도 그 사람이 마음속에 있다면 그 마음을 억지로 닫아걸거나 잘라내려고 하지 않았으면 해. 왜냐하면 사람과 사람은 결혼이니 이혼이니 하는 제도로 그리 쉽게 맺어지거나 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사람의 인연이란 어떤 형태나 제약에 끼워 맞춰지는 것도 아니고 속박당하는 것도 아닌, 바람 같고 물 같고 빛 같은 감정이자 마음이고,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야. 아마도 그런 것이 사랑이 아닐까. - 110~111쪽<호수의 성인>
다양한 만남과 이별, 사랑 이야기가 있기에 그 안에는 불륜, 집착 등으로 관계를 어그러뜨리는 편하지 않은 단편도 있었다. 반면 요즈음 소설 같지 않은 순수하고 서정적인 단편도 꽤 있다. 여러 단편 중에 유독 <호수의 성인>이 눈에 들어왔다. 각자 한 번의 실패를 겪고 먼 길을 돌아 만나게 되는 두 남녀의 진정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을 보면 정말 사랑에는 ‘용기’와 ‘타이밍’, ‘배려’ 등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이 깨지고 새로운 사랑을 하기까지 참 조심스럽다. 그런 조심스러운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진 <블루문> 역시 괜찮았던 작품이다. 비단 사랑뿐 아니라 자매간의 이해를 다룬 <기생하는 여동생>도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준다. 누구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가족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마찰이 있을 기회와 화해할 기회도 많은 사람들. 하지만 쉽사리 마음을 열기 어려운 이들 또한 가족 아닌가 싶다. 그들 각자가 선택한 초콜릿은 때로는 사랑의 매개로 때로는 이해와 회상의 매개로 또 때로는 배려의 아이콘으로 빛을 발한다. 왠지 누군가를 만날 때는 은박지로 포장된 초콜릿 하나를 건네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진하지도 옅지도 않게 작품 곳곳에 스며있었다.
철없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언제까지나 어린(순수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 비록 몸은 늙더라도 말이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는 모르겠다. 초콜릿이 가진 양가적인 맛처럼 시시각각 다르게 다가올 날들일 테다. 초콜릿을 입안에 넣고 아작 하고 깨물어버리면 금세 녹아서 마지막에는 옅은 카카오 향만 감도는 것처럼 기억도 그런 것 같다. 애틋했던 기억도, 아팠던 기억도 점점 초콜릿이 입안에 남기는 마지막 여운처럼 옅어지는 걸 보면 말이다. 가끔 꺼내어 볼 기억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다. 상실하지 않는 한 완전히 잊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나빴던 기억도 좋았던 기억도 종래에는 모두 한결같이 잔잔한 기억으로 떠올려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지 않을까. 훌쩍 자라버린 내가 유년 시절을 애잔하게 바라볼 때처럼, 사랑의 기억, 삶의 매 순간들, 단편적이지만 조각조각이 모여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듯, 기억은 삶을 지탱하고 나아가게 하는 동력 같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늘도 아작, 하고 내 삶의 조각 하나를 깨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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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명의 작가가 쓴 글을 한꺼번에 만나는 기분은 참 설렌다. 그런데 읽다보니 공통적인 것들이 발견되면 더 기분이 묘해진다. 이번 작품에선 아주 달콤한 것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물론 이야기가 모두 달콤하진 않지만... 여섯명의 중견 작가들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는 작가님은 한분 밖에 없어서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만나게 되어 굉장히 설레었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이야 뭐 워낙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분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없고 다른 분들의 작품들도 좋았다. 이번 작품 속 주인공들도 성장을 해가고 있다. 다만 조금 다른 형태의 성장기다. 어린 시절이나 학창시절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성장해 가는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젊은이를 만나면서도 자신의 원래의 인연이 자신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 것에 슬픔을 느끼는 그녀... 그게 또 슬펐다. 너무나도... 어느 순간이 되면 나의 과거가 생각난다. 필름을 재생하 듯 팍 하고 순간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녀는 소녀를 보고 자신의 어릴적을 떠올린다.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나이차 많이 나는 친척을 통해 순간들이 가진 힘을 느끼는 그녀다. 그리고 그녀도 그와 함께 자라난다. 또 다른 모습으로... 여행을 떠난 누군가의 이야기들이 때론 여기 남은 누군가에겐 또 다른 희망이 되고 이야기가 되곤 한다. 그래서 나도 떠나보고 싶다. 사랑일까? 어쩌면 아닐지도... 그게 맞는걸까? 고민하고 있는 무언가 때문에 또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가끔은 가족이 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때론 가족만큼 힘이 되는 존재가 없다. 그래서 가족이 있어 좋은거겠지... 그녀들처럼... 나도 가족들이 너무 좋다. 사랑이라는 것에 아파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되길 바라는게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경구가 있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사랑이 아니라면 또 다른 것에서 우린 분명 치유될 무언갈 찾을 수 있으니까... 작품들 중간중간 그들을 치유해주는 요소가 달달한 것이라 더 좋았다. 개인적으로 나도 힘들었을 무렵 이 달달한 것이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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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이들은 초콜렛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들이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생이 초콜렛만큼 달콤하기만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인생에서 달콤한 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특히나 사랑은... 사춘기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인 작은 아들. 이 녀석들이 커서 사랑을 하는 날이 분명 올 것이다. 아이들의 사랑 앞에 어쩜 나는 침묵으로 일관하겠지만.. 달콤함만으로 사랑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의 쓴 맛과 단 맛을 모두 경험해 봐야 진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테니까. 여섯 명의 일본 여 작가가 길지 않은 이야기를 썼다. 모두 초콜렛이 등장하지만 용도는 모두가 다르다. 사랑 하는 사람들에게 초콜렛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또 어떤 맛일지를 상상하는 것. 즐거운 일 아닐까 ‘전화벨이 울리면’는 대학생이 주인공이다. 대학생이자 수영강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교코라는 사람과 불륜 관계다. 사랑도 없고 뭣도 없지만 그녀가 전화를 하면 모든 일을 제처놓고 달려 나간다. 그녀가 나를 부르는 이유는 남편의 또 다른 불륜을 찾아가는 것. 교코에서 초콜렛은 어떤 의미일까? ‘늦여름 해 질 녘’은 소위 말하는 쿨한 사람이다. 하지만 어느 날 한 남자에게 무섭도록 빠르게 사랑에 빠진다. 누군가를 미친 듯이 사랑하는 것. 이건 달콤하지만 무서운 일이 아닐까? ‘금과 은’은 증조할머니 장례식에서 육촌 오빠 하루키를 만난다. 이후 간헐적으로 그의 소식을 듣게 되고 가족 행사 때 만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사라지게 되고 자신이 그를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된다. ‘호수의 성인’은 이혼한 고토코에게 편지가 날아온다. 예전에 사귀전 연인으로 사소한 문제로 다투고 헤어졌다. 그 남자는 아티틀란 호수의 성인에게 초콜렛을 바치고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에 따라 그렇게 했다고 말한다. 그 편지를 받고 고토코는 그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그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한다. ‘블루문’은 바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호감을 품은 유코의 이야기다. 호감은 가지만 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 사이 이혼한 친구가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고 고백하게 된다. 그 고백에 힘입어 유코도 그 남자를 만나러 바에 가게 되는데... ‘기생하는 여동생’은 성격이 정반대인 자매의 이야기이다. 매사 계획적이고 성실한 언니와 반대로 뭐든 즉흥적이고 멋대로인 동생. 그런 동생이 못마땅한 언니이지만 동생의 임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되는데... 나에게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차 공격 없이 무섭도록 빠져 들어가는 사랑 앞에 두렵고 겁났던 기억. 사랑에 몇 번 실패하고 나서 누군가를 다시 사랑한다는 사실이 늘 버겁게 느껴졌다. 상처 받는 것도 싫었고, 마음을 다시 추스르는 과정들이 싫었다. 안전하게 아프지 않고 상처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간관계를 만들려 했던 시절. 이젠 그런 시간들마저 추억으로 묻을 수 있지만 그때는 내 감정에 휘둘려 어쩔 줄 몰랐다. 만약 다시 그 시간이 온다면... 다시 사랑하지 않을 것처럼 사랑했을 텐데.. 뭐가 두려워 그렇게 몸을 사리고 마음을 사리며 사람을 만난 것인지... 그래서 그런지 사랑에 망설이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다. 어차피 더 나이 들고 시간 지나면 그런 사랑조차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 여류 작가라서 그런지 여자의 심리를 짧지만 잘 나타내고 있다. 다시 사랑할 때의 망설임, 무섭게 빠져드는 사랑 앞에서의 두려움,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레임까지. 사랑은 사람을 말랑말랑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가을이다. 선선한 가을이다. 많이 사랑하고 많은 달콤함을 느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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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말해주는 일본 최고의 여류 작가 여섯 명의 단편작품이 담겨진 '기억 깨물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의 글을 오래간만에 만난다는 기쁨에 즐겁게 읽은 책이다.
사랑의 모습은 다 다르다.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도 다르다. 기억 깨물기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작가의 개성이 잘 나타난 초콜릿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사랑스럽고 감정을 살짝 건드려주는 알싸한 느낌을 준다.
전화벨이 울리면... 연상의 여자의 호출에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나(대학생)... 그녀가 자신을 부르는 이유를 알고 있다.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한 남자의 행동에 여자는 흔들리는 여자를 곁에서 보는 나란 인물은 그럼에도 연상의 여자와의 불륜에 중독되어 있다. 여자가 겨우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초콜릿의 알싸하고 달콤한 맛으로 자신과 여자의 만남을 표현하고 싶지만...
늦여름 해 질 녘은 에쿠니 가오리가 전해주는 사랑의 색깔이 잘 담겨져 있다. 사랑을 하면 행복함도 충만하지만 두려움도 생긴다. 사랑이 혹시 깨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 지난 여행에서 한 남자를 만나고 그의 냄새가 아직도 그리운 여자.. 자신의 몸이 그의 일부라고 느낄 정도로 남자에게 빠져 든 여자.. 남자를 의식하며 행동하는 여자의 마음이 알싸하다.
금과 은 은 증조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육촌인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이끌림으로 그를 바라보는 소녀.. 다시 또 한 번의 장례식에서 육촌을 다시 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남자가 자신의 곁에 없지만 여자는 남자가 돌아오면 사랑을 시작할 생각이다.
호수의 성인... 여행 친구로 만난 남녀가 항상 찰떡궁합을 자랑했지만 사소한 말 한마디가 원인이 되어 헤어진다. 헌데 그들이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에게 들은 아티틀란 호수의 성인에게 초콜릿을 바치고 소원을 빌면 두 사람은 영원히 맺어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는 장소에 남자가 있다. 그의 편지를 읽은 여자는 남자를...
블루문... 술과 초콜릿의 조합이 완벽한 바를 찾는 여자... 바에서 만난 한 남자를 떠올린다. 친구 딸을 잠시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고 현재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한다.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뜨는 날.. 두 번째 보름달이 뜨는 블루문에 그녀는 쉬는 날임에도 남자를 만날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바로 향한다.
기생하는 여동생... 남매, 자매, 형제들이 사이가 좋은 경우도 있지만 아웅다웅 자질구레한 소소한 다툼을 하며 지내는 경우도 많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갈 곳이 없어 자신을 찾아 온 동생과 살게 되었지만 서로의 생활 방식, 생각이 너무나 달라 언니는 수시로 화가 난다. 더군다나 동생은 혼자가 아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남자친구, 앞으로의 미래를 털어 놓는 동생을 보며 언니가 그 동안 가슴속에 담겨 있었던 동생의 삶에 대한 부러움을 털어 놓는다.
인생이란 게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성공하고 멋진 삶을 사는 사람도 분명 자신만의 고민이 존재할 것이다. 바른생활을 한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을 부러워하고 자유로운 사람은 안정된 사람의 삶을 부러워한다. 삶에 가진 모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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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기억 깨물기(에쿠니 가오리 외: 소담, 2014) 초콜릿처럼 감미로우면서도 쌉싸래한 맛의 여섯편의 이야기
세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여러 감정들이 있습니다. 불완전한 경험의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옅어지지만 그것은 소멸이 아닌 삶에 반영되어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요? 세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진한 감정들을 모아서 진한 초콜렛과 같이 음미하고픈 이야기로 엮은 여섯명의 여류작가들과의 만남은 달콤함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맛을 느끼는 순간과도 같았답니다. ![]()
<기억 깨물기>(소담, 2014)는 소담출판사에서 내놓은 여류작가 단편 모음집입니다. 현재 일본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편씩 엮어서 한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여섯명의 작가의 서로 다른 색깔로 인하여 다채로움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성이 있는 서로 다른 작가의 글이지만서도 책에 수록된 여섯 편의 이야기는 '초콜릿'을 통한 불완전한 삶과 기억 그리고 감정에 대한 해석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진할수록 달콤하다고는 하지만 달콤한 맛과 함께 느껴지는 맛에 대한 감정이 서로 다르듯이 작가들은 서로 자신만의 해석과 이야기로 각자의 이야기들을 펼쳐 나갑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방식과 감정에 대한 해석을 서로 달리하는 작가들이어서 그런지 각 작품마다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보여주는 차이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기성세대가 품은 어둠에 본능적으로 빨려들어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숨막히는 사랑의 열기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의 갈등을 품은 이야기, 사라지고 나서야 사라진 것에 대한 감정을 깨달은 이야기 등을 읽다보면 하나의 소재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고 전개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느낌을 간직한 채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묘한 동질감과 공감이 느껴집니다. 그 느낌이 좋아 한장 한장 읽다보니 어느덧 여섯편의 이야기는 여섯명의 친구의 이야기이고 또 다른 나의 이야기였음을 문득 깨닫습니다. 삶에 있어서 언제 이런 이야기를 접해볼까 하지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이렇게 눈앞에 있으니 접하지 않을 이유 또한 찾기가 어렵네요. 진한 초콜렛이 간직한 고유한 맛을 느끼기 위한 음미의 과정을 즐기듯이 여섯편의 이야기를 음미하는 후기를 쓰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길지 않지만 입에서 사라지지 않은 여운이 남는 초콜릿과도 같은 이야기로 한여름밤을 보내는건 어떨까요? 분명 색다른 느낌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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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대로 였다면 이 책은 다음 주에 읽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이름에 이끌려 읽고 있던 책도 두고 이번 주 안으로 읽어야 하는 책도 뒤로 미룬 채 이 책을 읽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6명의 여류작가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중에 단 한 명 에쿠니 가오리 외엔 알지 못한다
그녀들의 대표작들에 대해서도 하나도 모르겠다
일본 작가들의 책은 괘 본 거 같은데 어떻게 한 명도 아는 이가 없을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초콜릿에 대한 여섯 가지 이야기라니 일단 기대가 된다
첫 작품은 왠지 영화 "도쿄타워"가 떠오른다
대학생과 유부녀의 만남~ 바람난 남편을 뒤를 밟기 위해 아무 때나 대학생을 불러내는 유부녀 교코 씨~~ 그녀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학생인 나~
남편이 마른 여자를 좋아하다며 초콜릿만 먹는 여자~
읽는 내내 묘한 분위기의 교코 씨에게 끌려다니는 주인공이 이해 가면서도 답답해 보이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 책의 여섯 이야기는 그런대로 재밌게 읽어나갔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6가지 이야기를 다 읽었는데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앞으로 가서 찾아오니 정말 의외로 가장 별로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내가 읽었던 그녀의 작품 중에 가장 별로인 것 같다
읽으면서도 그저 뭐 이런~~하는 생각으로 작품의 제목이며 작가의 이름조차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 버렷으니 말이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금과 은, 기생하는 여동생 두 작품이었다
금과 은~ 서서히 변해가는 시간에 그저 자신들을 맡긴 채 흐르는 느낌이 유유자적해서 좋았다
기생하는 여동생은 제목과는 달리 자유분방한 동생으로 인해 민폐를 당하지만 동생의 성격을 부러워하고 또 동생을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조카를 기다리는 언니의 모순된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특히 언니의 상상 중에 동생이 조카를 데리고 자신의 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오는 것을 상상하는 장면은 정말 코믹했다
말은 동생을 싫어하지만 자신의 동생을 그리고 소녀같이 철없는 엄마를 사랑하는 장녀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단편들을 열심히 읽다 보니 새벽 한 기운데 와 버렸다
다음번에 이 책에 실린 낯선, 이제는 조금은 아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이 글은 한우리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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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벨이 울리면> - 이노우에 아레노
와타루는 교코 씨와 결코 헤어질 수 없을 것이다. 우는 그녀 입에 초코렛을 까서 넣어줄 때.. 문득 그런 예감이 들었다. 어쩔 수 없는 그 무언가가 그들 사이에 생겼음이..
<늦여름 해 질 녘> - 에쿠니 가오리
그 순간을 즐기고 있는데도 그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아쉬워하는 시나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 지금 시간이 이대로, 그대로, 멈춰버렸으면.. 지금 이 순간이 추억이 되지 않게, 영원히 '지금'으로 있을 수 있게.. 그대로 멈춰져버렸으면..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란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이란 녀석은 얄짤이 없다. 그리고 그 얄짤없음이 너무너무 야속해 엉엉 울어버리고만 싶었던 적이.. 언젠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p.39 비는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이렇게 부퉁켜안고 있으면 비는 두 사람의 바깥쪽을 그냥 지나가버릴 것 같았다. 빗물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둔 큼직한 타월로 몸을 닦고 옷을 입었다. 처마 밑에서 담배를 피우는 얼굴을 본 순간, 시나는 불안했다. 이 순간이 과거가 되는 것을 미처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그걸 어떻게도 붙잡을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자신을 버려두고 휙휙 가버리는 것 같았다.
<금과 은> - 가와카미 히로미
좋아하니까.. 무서워진다는 말.. 그 느낌 알고 있다. 그 마음 변할까.. 사라질까.. 그 사람이 아플까.. 없어져버리면 어떻하나.. 혼자일 때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그 불안감.. 그게 지금은 갖고 싶다.
p.80 "나, 에이코를 좋아하니까, 무서워져." 잠시 뒤에 하루키 씨가 말했다. "무서워?" 나는 되물었다. "에이코가 어디론가 가버리거나 죽어버리거나 하는 게." 하루키 씨가 대답했다. 증조외할머니의 장례식 때, 그리고 섬을 떠나던 날 항구에서, 하루키 씨가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섭지 않아." 응, 하고 하루키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p.82 하루키 씨가 돌아오면 나는 본격적으로 연애를 하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 때때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전혀 현실감이 없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하루키 씨는 이따금 울기도 할까. 그런 생각도 했다. 성당 천장의 훌륭한 그림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하루키 씨를 상상해보았다. 이런 쪽이 훨씬 현실감이 있었다. 무섭다고 아주 조금 생각했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무서운 일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호수의 성인> - 고데마리 루이
어쩐지.. 영화 <김종욱 찾기>가 생각났다. 끝이 두려워, 책을 끝까지 읽지 않고, 호도과자도 마지막 하나는 먹지 않고, 시작된 사랑 앞에서 도망쳐버렸던.. '지우'가 떠올랐다. 고토코와 유키의 첫 여행지가 '인도'여서일까.. 아니면 두 사람이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헤어져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12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일까.. 괜히 두근거리고, 영화가 다시 보고싶어졌다.
p.94 "세상살이에는 인정이 필요하고 여행에는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어. 그러니까 파트너를 모집하면 돼. 면접은 내가 해줄 테니까." "정말 괜찮을까? 한 달이 넘는 일정이예요. 생판 낯선 사람과 함께 여행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내게 큰아버지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보였다. "친한 친구보다 낯선 사람이 오히려 더 좋은 법이야. 긴 여행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
<블루문> - 노나카 히라기
나는 어렸을 적, 어른이 되면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유코보다 2년이나 더 살은.. 서른네 해하고도 6개월은 더 산 어른이지만, 겉모습만 어른인 어른아이다. 내가 아이였을 적, 내가 어른이 된다면.. 서른네 살의 내가 늦은 저녁에 영화 상영 시간을 기다리며 카페에서 시간을 죽이는 일 따위를 할 거라곤 생각하지는 않았을거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훨씬 더 현실을 살고 있었으니까.. 2015년 7월, 블루문이 뜬다. 그 날엔 혼자가 아니였으면..;;;
p.125 "꽤 재미있지? 그 제과점의 파티시에가 피에르 에르메 밑에서 배운 사람이라니까 분명 솜씨가 뛰어날 거야." "와아, 가보고 싶네." "그럼 가자." 미소를 지으며 그는 말했다. 언젠가 함께, 라고. 응, 꼭. 나는 대답했다. 그게 실현될까.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약속을 해왔다. 바의 카운터에서. 기분 좋은 취기에 기대어. 이를테면, 한겨울에 뉴욕에 날아가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그 참에 스케이트도 타고 오자든가, 알래스카로 여행 가서 오로라와 고래를 구경하자든가, 런던의 벼룩시장에 가서 신기하고 값싼 골동품을 찾아내 도쿄의 열 배 가격으로 팔아먹자든가. 실현되느냐 마느냐 따위, 상관없다. 굳이 말로 할 것도 없이 아마도 그게 우리의 본심일 것이다. 설령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소망을 입 밖에 내어 약속하는 일이야 말로 소중한 것이다. 그걸로 충분히 만족스럽게 채워진다. 행복해질 수 있다.
p.144 "물론이지. 내게는 노에가 있어. 노에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이때까지의 목소리와는 크게 달랐다. 조용한 힘이 있었다. 그래, 요코, 그래서 너를 좋아하는 거야. 그때 내 마음은 따스한 것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녀를 격려해주려다가 거꾸로 큰 격려를 맏는 순간이었다. 지금 다시, 그녀는 사랑에 빠졌다. 한 번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누군가를 믿어보려 하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용기를 다해서 누군가를 믿어보는 것, 어쩌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일이기도 했다.
p.150 "보통 보름달은 한 달에 한 번뿐이지만, 이번 달에는 정말 드물게도 두 번이나 보름달이 떠요. 그 두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한답니다." "……와아." "2년 10개월 만이라는군요." 영어에는 'once in a blue moon'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바텐더는 말했다. 좀체 없는 일, 특별한 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저도 어떤 손님에게서 들은 얘기예요. 얼마 전에."
<기생하는 여동생> - 요시카와 도리코
나도 우리 언니와 나이 터울이 적게 나고 같은 도시에 살았다면.. 리미코처럼 무작정 가야노에게 기대어 살았을지도 모른다. 뭐.. 나이 차이가 좀 나고(11살!), 차로 빠르게 밟아도 3시간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하는 거리 상의 문제로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런 일은 없지만, 내가 힘들고 아파할 때면 울언니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집으로 내려오라며.. 언니네 2층을 온전히 내어주겠다고.. 나를 그렇게 안심시켜준다. 그 말에 나는 너무너무 안도해서 다시 살아갈 힘을 낸다. 내 등 뒤에 울언니가 울오빠들이 있다고.. 내게도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걸.. 스스로가 인지하고 안도할 때면 세상살이 어려움이 아무 것도 아니게 느껴진다. 비록 나 자신은 아무리 작고 초라할지라도..^;;
역자님의 바람과는 다르게, 나는 주인공들의 말투가 다~ 같게 느껴졌다. 다르게 읽고 싶어 오히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렇게 아둥바둥하며 읽었으나, 그리 읽히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좀 아쉬웠다. 특히, 에쿠니 가오리는 '그러니↘'하는 말투가 있는데.. 여섯 작가의 주인공들이 모두 그런 말투인 것처럼 느껴졌으니.. 좀 많이 아쉬울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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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 유명한 여류 작가 6명의 단편집이다. 주제는 초콜릿. 초콜릿으로 어떤 사랑이야기를 들려줄까. 달달한 이야기, 씁쓸한 이야기, 초콜릿을 주제로한 단편집이라 신선하고 좋았다. 초콜릿이 녹고 있는 표지도 너무 예쁘다. 작가로는 에쿠니 가오리, 이노우에 아레노, 고데마리 루이, 노나카 히라기, 가와카미 히로미, 요시카와 도리코다. 개인적으로 2분은 알지만 4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단편집을 좋아해서 이 책도 기대를 많이했다.
단편 중에 처음 나오는 전화벨이 울리면은 별로였다. 유부녀와의 학생 소년의 불륜. 바람피는 남편의 맞바람 설정인 지.. 다른 단편에 비해 내용이 짧았지만 조금 불편한 내용이었다. 다이어트 중이라던 그녀가 먹던 초콜릿, 그리고 우는 여자 입에 넣어주는 소년이 넣어주는 초콜릿. 솔직히 이 초콜릿이 어떤 의미하는 바를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저 끼워맞추기한 느낌이 들었다. 초콜릿보다는 술을 먹어야 할 분위기인데 말이다.
다른 단편인 늦여름 해질녘, 금과 은, 호수의 성인, 블루문, 기생하는 여동생은 그나마 괜찮았다. 이 단편집을 처음 받았을 때 에쿠니 가오리님의 단편을 기대를 많이했는데, 오히려 다른 단편이 더 눈에 띄었다. 그 중에 기생하는 여동생편은 유머러스해서 재미있었다. 자신과 다르게 자유분방한 여동생과의 일화가 볼만했다. 블루문도 바에서 마주친 남자와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연인도 아닌데, 여행계획을 세우기만 다음에 만날 기약을 않지만 그에 대해 점점 빠져만 가고. 초콜릿과 안주로 먹는 술. 이 초콜릿은 달콤하지만은 않고 씁쓸한 맛을 머금는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초콜릿은 저마다 맛이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을 볼때는 초콜릿을 입에 머금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입 속에 어떤 맛이 아는 지, 주인공이 느끼는 초콜릿 맛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지 않을까 싶다. 달콤하지만, 씁쓸한 초콜릿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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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롤릿의 맛을 생각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어떤 맛이 생각이 날까? 달콤한, 씁쓸함, 느끼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기분좋게 만들게 만들때도 있고, 어쩔땐 너무 달아 입안이 아리기도 하고, 너무나도 다양하고 많은 맛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억 깨물기]는 연애 그리고 사랑에 대해 초콜릿으로 표현을 하고 있으며, 초콜릿의 한가지 맛이 아닌 여려가지 맛이 나는 것을 표현하려 단편으로 여러가지의 사랑, 연애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두고 있다.
[기억 깨물기]는 에쿠니 가오리 외 일본의 대표 여류 작가들이 쓴 여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여섯명의 작가들이 함께 해서 그런지 이 안에는 마치 한권인듯하면서도 다른 여섯가지의 색이 들어있고, 그 여섯가지의 맛은 마치 너무나도 다양한 느낌을 주고 있다. 다른듯 같은 이 책의 소재로는 초콜릿이 등장하고 있으며, 초콜릿을 표현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단순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나도 다양하고 여러가지의 맛을 표현하고 있어서 읽고 있는 나로써도, 나는 초콜릿을 어떤 맛으로 느끼고 있었을지, 그리고 나의 기억속 초콜릿은 어떤 맛일지, 살짝 꺼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냥 너무 달다, 당이 떨어지면 먹는 초콜릿으로만 생각하던 그런 사소한 초콜릿이 였는데, [기억 깨물기]를 통해 느껴지는 초콜릿은 마치 우리의 삶을 그리고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헤어질 때는 충분히 시간을 들이는 게 좋다고 다짐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야 - 기억 깨물기 p.109中
너무나 가슴을 흔드는 구절들이 많이 있었다. 어쩌면 내가 그리고 내 주변의 누군가가 겪어보고 말했을듯한 이야기들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나버린 일들에 대해 웃으면서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 일이 생각날때 마다 느껴지는 쌉쌀한 추억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콜렛은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보고 먹어보고 했을 간식거리인데 조금은 흔하다 싶은 그런 간식에 다양성을 표현하고 초콜렛이 하나의 이야기마다 등장을 해서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것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달콤함과, 씁쓸함 그리고 다시 먹고 싶은 마음과 또는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까지도, 이 한권의 책에는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읽는 동안 더 많이 즐거웠던것 같다. 어쩌면 작은 초콜릿의 이야기가, 그리고 [기억깨물기]라는 이 한권의 책이 우리의 모습을, 삶을, 사랑을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초콜릿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의 초콜릿은 어떤 사연이 있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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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초코우유, 박하사탕은 내가 좋아하는 간식이다. 이런 것들을 좋아하다보니 내 몸이 이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초콜릿을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안되는 때가 었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중, 고등학교 때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었다. 친구들도 내 생일이나 기념이에는 다른 선물이 아닌 초콜릿을 한박스씩 사주었을 정도도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콜릿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오싹하다. 교실 한쪽에서 말없는 아이가 매일 초콜릿을 먹는 모습은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나에게는 달콤한 초콜릿이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리 달콤하지 않은 모습이였을 것이다.
우리들은 초콜릿하면 달콤함을 먼저 떠올린다. 거기에 더해지는 감정은 사랑이 아닐까. 발렌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초콜릿이 날개 돋힌듯이 팔리니 말이다. 그들은 달콤한 맛을 기대하지만 가끔은 쌉사래한 맛이 더 강하게 다가올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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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다양한 맛의 초콜릿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 뿐만 아니라 일본 여류 작가들의 여섯 가지 맛의 초콜릿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콜릿' 이라는 소재로 여섯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느낌도 다르고 초콜릿의 맛도 조금씩 다른다. 우리는 주로 달콤하고 쌉사래한 맛만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지못한 맛을 만나볼수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 같은 소재로 여섯 작가의 개성을 담은 글을 만날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까한다.
전문가도 아니고 많은 작품을 읽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일본 작가들의 특유한 매력을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감추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는 우리들과 달리 과감한 면이 많다. 성에 관한 생각이나 표현들은 확실히 개방적이고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물론 그런 점들 때문에 일본소설을 조금 멀리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품속에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것 중 하나이니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약간 녹아버린 초콜릿이 손가락에 달라 붙었다. 나는 그것을 교코씨의 입술 사이에 밀어 넣었다. 한 개. 또 한개. - 본문 32쪽~33쪽
초콜릿이란 의외로 단단한 것이구나. 살짝 힘을 주어 또각 자른다. 한 조각 입에 넣으면서, 아다치 씨. 소리내어 그의 이름을 불렀다. 혀 위에서 천천히 녹인다, 나의 열로. 카카오 향기가 퍼진다, 달콤하게, 그리고 희미하게 남을 씁쓸한 맛. - 본문 147쪽
애정을 가지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의 대한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내용보다 이런 것들이 먼저 들어오면 안되지만 초콜릿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니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에쿠니 가오리는 초콜릿을 매우 좋아해서 결혼할때 남편으로부터 '다른 여자에게는 초콜릿을 선물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 작가에 대해 새로운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다.
초콜릿 같은 사랑 이야기. 초콜릿은 다양한 맛과 모습으로 다가온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으로, 입에 넣기 전에 녹아버려 손에 묻어 먹어야할까 고민하게 만들고 단맛보다는 씁쓸한 맛이 더 강할때도 있다. 같은 초콜릿이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맛을 느끼는 것이다. 어떤 맛일지 모르기에 우리는 오늘도 초콜릿의 은박지를 조심스럽게 벗겨내고 있는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