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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알게된게 아마 신문서평에서였던 것 같은데.. 그런대로 호의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그저 법조인이라는 호기심가는 소재를 이용한 상업주의 출판중의 하나로만 생각되었었지요. 보나마나 적당히 치기어린 감상과 과시정도 아닐까 싶었구요.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그래도 혹시나 싶어 중간중간 펼쳐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글이 참 좋더군요. 뭐라고 할까 문장도 군더더기나 현학적 치장없이 담백하고 무엇보다도 글을 쓴 사람의 허영심없고 소박한 마음들이 느껴져 글을 읽으면서의 느낌이 편안했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주제, 소재 혹은 그 안에 담겨있는 명언이 먼저 눈에 띄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언제부턴가책을 읽을때 제가 제일 중요시하는건 글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마음결입니다. 사랑이든 분노든 작가가 자신속에서 정제하고 걸러서 내보낸것을 읽으면 감동이 오지만 걸러지지 않은 생것들은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안에서도 소화해내지 못한 생각과 감정으로 타인을 감동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요사이 여성소설가들이 쓴 글을 읽으면 정말 갑갑해질때가 많은데, 바로 이런 이유일겁니다. 한풀이하고 어설픈 명언들을 늘어놓는 글들에선 어느새 식상해져 짜증스럽구요.
장황하게 이런 말들을 늘어놓은건... 전혀 기대하지 않고 읽었던 이 책이 적어도 그런 소설들보다 훨씬 신선하고 독서가 즐거웠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섭니다. 문학적인 치밀한 구성이나 깊은 은유,사상이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 책은.. 읽고나면 어느 소탈한 친구나 선배와 술한잔하고 돌아온 듯했었다것, 그런 책조차 요사이는 정말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어느 삶에나 존재하는 애환들을 짜증스런 엄살보다 담담한 유머로 묘사해서 거부감없이 공감할 수 있었구요. 그 안에 인물들도 ..특이하고 좀 유별난 부정적 캐릭터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경멸대신 따뜻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져 오히려 인물들이 더 객관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지더군요. 옛날 만화책 읽던 시절 이후로 모처럼 책을 읽으며 몇번씩 혼자 킬킬거렸는데... 유치해서 어이없는 느낌이 아닌 어릴적친구와 실컷 웃고난 느낌처럼 개운해지네요. 너도나도 귀족인양 자기를 과장하는 허영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보신탕집 아들임을 유쾌하게 얘기하는 주인공의 진정한 자신감과 소박함.. 그런 소박한 사람들을 보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이 따뜻한 시선을 더 좋은 작품에서 만나길 기대하며... (출판사 알바도 아니면서 참 길게 장황하게도 썼군요. 그냥 간만에 싸가지 있는 글쟁이를 만나니 괜히 기분이 좋아서리..) |
| 문체가 인터넷 소설 문체라 읽기 편하고 재밌습니다. 사람의 글이라는 게 의사소통의 방법이라, 저자의 정서라든가 자세가 글을 통해서 전해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편하고 유머러스러한 게, 유쾌하고 소탈한 친구를 만나서 한바탕 신나게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반면에 사법연수생이라는 이름이 전해주는 이미지에 비한다면 지나치게 가볍고 통속적이라, 평범한 이십대 청년이 아니라 사법연수생 나름의 깊이 있는 철학이라든가 수준 있는 문체를 기대하신다면 약간 실망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많이는 기대 안 하고 맛보기라도 한번 보여주는 것을 기대했지만 그것마저도 없어서, 적잖이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책이 전반적으로 읽기 편하고 재밌어서 한가한 오후에 유쾌하게 한번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구요, 실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저자인 만큼 사법연수원에서의 생활상이나 애환도 나름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법대생이 읽으면 특히 재밌고 유익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