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명화에 눈을 빼앗겨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우리 산수화나 화조도의 매력에 한껏 취해 보시면 어떠할까 권해 보고 싶어집니다. 바로 우리 땅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 동물들의 모습을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책 자체는 그 값을 충분히 하지만 선뜻 구입하기에는 책 값이 녹녹치 않은 것이 안타깝게 여겨지는 미술관력 서적입니다. 우선 이 책 한 권을 보았다고 한국화에 대한 나의 이해가 깊어졌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수묵화를 그릴 때 이용되는 그림 기법과 명칭-'바림법', '구륵법', '몰골법', '부벽준' 등-도 알게 되었습니다. '먹'에서 나오는 한가지 색을 가지고 -글쓴이의 표현대로라면- '몇 번의 붓질'로 모습을 드러낸 새들의 모습을 보면 그 붓질의 오묘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과 먹만 사용하는 수묵화 농담(짙고 옅음)으로 표현해 내는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한가지 색으로도 다양한 것을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실린 먹에는 다섯 가지 색이 갖추어져 있다'는 옛말이 무척 인상깊게 남는군요. 이 책의 특징을 살펴 보면, 특정한 꽃이나 새가 그림의 주제로 선택되거나 부각되어 그려진 사회적인 배경이나 의미 등에 대해 설명해 주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림과 글을 통해 꽃과 새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여유를 가졌던 우리 선조들의 풍류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림에 적혀있는 싯구를 해석해 주기도 하고, 관련 시를 곁들여 그림을 감상하는 독자에게 운치를 더해 줍니다. 그 중에서 '닭이 변하여 예쁜 꽃이 되었는데... 구더기를 쪼려고 하는구나'라는 시는 닭의 벼슬과 닮은 꼴과 색을 지녀 그림 속에 같이 등장하곤 하는 '맨드라미'에 관한 유머러스한 시(이규보)인데 기억에 남네요. 목차에 나오는 '수선, 모란, 패랭이, 금낭화, 달개비, 맨드라미, 원추리, 백합, 연꽃' 이외에도 매화, 양귀비, 해당화, 옥잠화, 규화(추규) 등의 여러 꽃의 다양한 모양새를 볼 수 있답니다. 또한 시인이나 화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새들- 까치, 매, 닭, 백로, 기러기, 학 등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근대기부터 식물 중에 우리가 ''사군자-매,난,국,죽'을 높이 사는데 비해, 조선 시대 옛문인들은 연꽃이 군자로 일컷는 꽃이었다는 걸 아세요? 그림 속의, 꽃잎 끝으로 갈수록 분홍색이 점점 짙어지는 연꽃이 참 이뻐보였답니다. 책에 실린 그림을 '잘 그렸네..'.하는 식의 겉핡기식 감상만 하고 지나쳐 버리지 않도록 감상할 포인트를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그림을 설명해 주고 있어요.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그림을 들여다 보고 세세히 관찰하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이 책을 보면서 특히 '심사정'이라는 화가의 그림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더니, 결국 그의 그림에 매료되어 버렸다. 앞서 언급한 "꽃과 새"나, "괴석과 풀벌레", "연못의 원앙새", "금계와 매미"등과 같은 그림에서 그의 화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심사정의 '꽃과 새'라는 작품에서 보여지는 검은 색의 모란을 보면서 검은 먹과 붓놀림 만으로 섬세한 색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니...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그림들이 색의 농담과 색채가 살아 있었을, 그려진 당시에는 얼마나 더 멋있는 작품이었을까 상상해 보니 안타까움마저 들더군요. 세월이 흐르면서 뛰어난 화가들의 그림이 변색(흰색이 푸른 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듯..)되거나 손상된 부분이 있다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그림 정보에 실려있는, 실물이 소장된 장소들을 살펴보니 박물관들이 많던데 기회가 되면 박물관에 갔을 때 이 책에 실린 그림의 실물을 아이들과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주제별로 그림이 나뉘어져 화가의 활동시기나 연대가 궁금하였는데, 뒷부분에 연대별로 화가들의 생애를 간략히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페이지가 수록된 <찾아보기>를 참조하면 좋을 듯 합니다.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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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는 비록 도판이 작더라도 그림의 내용이 워낙 방대한 공간을 표현하므로 그림을 보다보면 내 시각과 사고력을 담당하는 뇌가 혹사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마디로 피곤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화조도는 물론 도판이 실제 크기보다는 작지만 산수화보다는 적은 양의 공간을 표현하므로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장승업과 심사정, 신사임당의 그림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장승업의 그림은 다시 보아도 정말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승업의 그림들 http://blog.naver.com/kmozzart?Redirect=Log&logNo=40103640518
심사정의 그림들 http://hanulh.egloos.com/4410121
심사정의 묵란도 : 먹으로만 표현한 꽃이 붉은 색으로 타오르는 느낌이다.
신사임당의 그림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