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옥스퍼드에서 분자생물학과 신학으로 동시에 박사학위를 받은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이다. 종교개혁신학을 연구하면서 루터 신학과 칼빈 신학에 대한 책을 쓰면서 역사신학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나님의 의』(Iustitia Dei: A History of the Christian DOctrine of Justification)와 『이신칭의』(Justification Faith) 등을 통해 조직신학자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게다가 그는 분자생물학의 경력을 신학에 접목시켜 『과학신학 서론』(The Science of God: An Introduction to Scientific Theology)이라는 책을 통해 과학과 신학의 화해와 상호기여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신학자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내 평생에 가는 길』(The Journey), 『예수님을 경험하는 영성훈련』(Knowing Christ) 등과 같은 신앙생활과 영성훈련에 관한 책을 쓰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신앙의 깊이와 신학적 전문성을 두루 갖춘 탁월한 저술가인 것이다.
『내가 정말 몰랐던 예수 십자가』는 고난주간을 지내면서 십자가의 의미를 깊이 깨닫기 위해서 선택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책은 십자가가 현대인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미지’들을 사용해서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맥그래스는 십자가에 대한 고전적인 신학용어를 앞에 내세우기 보다는 다섯 가지의 ‘이미지’를 통해서 십자가에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그 다섯 가지 이미지와 그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전쟁터 이미지
1.1. 승리
1.2. 자유
2. 법정 이미지
2.1. 대표성 -> 참여 -> 대속
2.2. 칭의
2.3. 양자 삼음
3. 관계 이미지
3.1. 화해
3.2. 용서
3.3. 소중히 여김
4. 감옥 이미지
4.1. 해방 from 속박
4.2. 해방 from 죄
4.3. 속전(대속물)
4.4. 구속
4.5. 감옥문 파괴
5. 병원 이미지
5.1. 치유 -> 완쾌
맥그래스는 감옥, 법정, 관계, 감옥, 병원이라는 다섯 가지의 그림 언어(이미지)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이룬 일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 다섯 가지 의미를 모두 수용할 때 십자가의 의미가 풍성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도 십자가의 의미를 완전하게 설명했다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 십자가의 의미는 더욱 풍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특별히 복음전도를 할 때 이 다섯 가지 이미지 가운데 피전도자에게 가장 적합한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매우 실제적인 근거에 기초한 신학적 주장이다. 한편으로 이 주장은 전통적으로 십자가에 대해서 ‘법정 이미지’에 의해서만 고정적으로 이해했던 전통적인 교리에 대해서 도전하는 듯이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스타프 아울렌(Gustave Aulen)의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에 의해 ‘전쟁터 이미지’도 폭넓게 수용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맥그래스의 생각이 그리 문제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성경이 주요한 이미지로 설명하고 있는 중심적인 개념과 부차적인 개념을 구분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십자가 안에서 우리의 진정한 죄와, 그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정한 용서를 발견한다.” (87) “믿음은 그리스도의 의(義)가 흘러들어와 우리의 의가 되고, 그래서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의로울 수 있게 해주는 통로와 같다. 믿음은 손과 같아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죄 용서와 기쁨, 희망과 같은 보물들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믿음은 벌린 입과 같아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자유와 구원, 영생과 같은 자양분들을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157) “그리스도는 은총과 생명과 구원으로 충만하다. 인간의 영혼은 죄와 죽음과 파멸로 가득하다. 이제 그 둘 사이에 믿음이 자리하게 되면, 죄와 죽음, 파멸은 그리스도의 것이 되고, 은총과 생명, 구원은 신자의 것이 될 것이다.” (루터, 1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