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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더 이상 리뷰를 적을 수 없을지 모른다.
적을 게 많이 남지 않아서 그렇다. 봐 온 영화들의 목록이 유한한데, 삼개월마다 몰아치기로 소재를 소진하고 나면, 결국엔 기다리는 스터프가 없으리란 건 자명한 일. 이 dvd도 나는 뭘 이미 남겼겠거니 해서 넘기려 했는데, 의외로 unturned된 상태로 머물러 있어 반가운 마음에 얼른 적기로 했다.
이 영화는 케이블에서 이런저런 마땅치않은 시간대에 참 자주 틀어주는 타이틀이었다. 1994년작이면 안 그럴 법도 한데 그 화질은 참 좋지 않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화면을 보면 "갑자기 웬 옛날 껄 ...?" 하며 순간 당혹감이 느껴질 만큼이다. 채널을 돌리려 하다가 누구의 시선에도 유달리 강렬하게 포착될 만한, 깜짝 놀랄 젊은 미인이 등장하니, (내가 알기로 이 영화가 데뷔작이지 싶은데) 나타샤 헨스트리지가 그녀이다. 이 배우의 미모가 준 효과는 (최소한 내 경우에)매혹이라기보단 차라리 당혹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화질 상태(그게 특수효과가 아닐진대-그렇게 길고 '보편적인' 특수효과는 이론상으로건 실제로건 존재하지 않음ㅋ)로 보아 나이 장난 아니게 먹었을 이 영화에 나온 배우를, 내가 어떻게 여태 모를 수가 있었을까?" 말하자면 이런 어리둥절함.
영화는 '에일리언'을 다소나마 의식했음이 분명했다. HR 기거가 '주인공' 괴물 디자인을 맡았다는 사실 말고도, 제목을 대담하게 피정의대상이 매우 넓은 일반명사로 잡은 것을 봐도 역시 그러하며, 인지가 감당할 수 없는 괴력의 몬스터를 '비공식적 위임' 권한을 가졌을 뿐인 제한된 민간(이 키워드는 매우 중요하다. 다음에 길게 적어 볼 것임)의 크루가 맞서 처리하는 설정을 봐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제작 컨셉을 그리 잡았다는 건 그 전설적 흥행작이 가져다 줄 과실의 크기에 대해서도 얼추 비슷한 기대를 했었으리란 짐작이 가능하다.
그 결과는 일단 이 영화의 경우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남았었다. 눈에 띄는 성공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후속작에 대한 전망을 접을 정도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되면 속편을 그냥 재판매시장의 기린아로 키워 내놓아야하는 건지, 때깔을 입히고 돈도 들여 덩치를 한껏 불려 블록버스터 하나를 피워 내어도 되는 건지가 좀 모호해질 수 있다. 뭐가 되었건 이 영화는 저런 미인을 대중에 소개(present)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대한 의의가 있으며(ㅎ), 이 정도의 페이스와 셰이프를 깜짝 놀랄 범위의 노출까지 곁들여 불특정다수에 공개했다는 것 만으로도 관객에겐 큰 선물(present)이겠다.
영화에 대해서 많이 하곤 하는 일체의 토픽은 죄다 논의를 생략하고, 다만 나는 작품이 다분히 색즉시공, 제행무상, 양두구육(?), 에 또.... 하여간 어지간히 동양적인 교훈으로 가득한 일종의 우화로 해석하고 싶다. 저런 미인의 한 꺼풀 스킨 아래 함함하기 짝이 없는(헉) 본색이 숨어 있다는 것이라든가, 일찍 오면 결국 일찍 가게 마련이라는 대단히 통속적인 진리를 설파하기라도 하듯 덧없고 유한한 '미인박명'을 힘들여 가르치려 든다든가 하는 게 다 오리엔탈 요소가 아니면 무엇이랴? 기를 쓰고 이처럼 모럴을 '나무 위에서 구하려 듦'은 , 필름이 주는 강렬한 '색(色)'의 감상 후 여파를 조금이라도 중화하려는 데에 그 의도가 있음을 내 정직하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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