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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이치코 팬들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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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과 '문조 님과 나', 그리고 여러 야오이 계 작품들을 통해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작가, 이마 이치코 씨. 이번에 나온 '이마 이치코 걸작 단편집'은 그녀의 상업지 데뷔 이전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약 십수년에 걸쳐 작업한 여러 단편들을 수록한 모음집입니다. 국내에서는 대원 CI를 통해 전 4권으로 출간되었다가, 최근에 박스 합본으로 재발매되었요.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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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과 '문조 님과 나', 그리고 여러 야오이 계 작품들을 통해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작가, 이마 이치코 씨. 이번에 나온 '이마 이치코 걸작 단편집'은 그녀의 상업지 데뷔 이전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약 십수년에 걸쳐 작업한 여러 단편들을 수록한 모음집입니다. 국내에서는 대원 CI를 통해 전 4권으로 출간되었다가, 최근에 박스 합본으로 재발매되었요. 먼저 구성을 살펴보면... '그리운 꽃의 추억', '모래 위의 낙원', '외딴 섬의 아가씨', '해변의 노래', 이렇게 네 권이 한 세트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 함께 소개된 것과 달리 실은 동일 시리즈가 아니고 발행 순서는 물론 출판사마저 다른 별개의 작품들이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모래 위의 낙원(2)이 97년, 그리운 꽃의 추억(1)이 98년에 출간되었으며, 최근작인 해변의 노래(4)는 2002년, 그것도 엉뚱하게(?) 다른 책들과 달리 아사히 소노라마가 아닌 슈에이샤에서 나왔다지요. 하지만 애초에 통일성이 적은 단편집 형식이라 이렇게 엮어도 꽤 그럴싸한 게 사실, 일단은 출간되었다는 것 자체가 팬으로서 기쁜 일입니다. 대체 어떤 물건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그리운 꽃의 추억 이 쪽은 말 그대로 초기 작품집으로, 상업지 데뷔 이전 동인지 개재작부터 시작해 갖가지 초창기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개별 분량은 가장 짧은 대신 수록 홧수는 가장 많아서, 환상, 기담, 개그, 야오이 등 이마 이치코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핵심 요소들이 총망라 되어있지요. 그 초기 형태가 어떠했는지,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라고 한들, 실은 현재와 그렇게 큰 차이도 없습니다만. 작화야 이미 완성에 가까운 상태였으며, 작가 특유의 (익숙해지기 전에는) 다소 난해해 보이는 전개/표현 방식 또한 예나 지금이나 거의 마찬가지니까요. 단지 이야기 전반에 걸쳐 흐르는 감정의 조절이랄까, 그러한 감성적이고 미묘한 부분의 제어에 있어서는 이후 오랫동안 연륜이 쌓인, 근래 작품들이 확실히 뛰어나다는 느낌. 결국 이 '그리운 꽃의 추억'은 대체적으로 흠 잡을 데 없이 무난하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종종 드러나는 감정의 과잉 혹은 호소력 부족 등 몇 가지 면에서 조금씩 덜 다듬어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나름대로 괜찮은 부분도 분명 있지만, 열성 팬이라면 몰라도 일반 독자 대상으로 다소 모자랄 듯, 결국 이 책이 지닌 의의는 '초기작으로서의 가치' 에 있다고 보는 것이 좋겠지요. 모래 위의 낙원 아사히 소노라마의 격월간지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통칭 '네무키'에 개재되었던 단편 네 가지가 수록된 책. 여러 가지로 앞 권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동시에 저와 마찬가지로 백귀야행을 통해 이마 이치코 월드에 입문한 독자에게는 아마 가장 반갑고 흥미로운 한 권일 듯. 지난 권의 '신들의 꽃'을 리메이크 한 판타지, '모래 위의 낙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이야기는 모두 백귀야행 독자에게 매우 친숙할 괴담/기담으로, 하나 하나가 상당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 경로로 발표되었던 다양한 장르의 초기작 모음으로서 수록작마다 따로 놀고 설익은 느낌이 강했던 앞 권과 달리, 이번에는 동일한 작품 환경에 따른 통일성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집필 시점에서 이미 완숙의 경지에 다다른 필력 덕분에 절묘한 깊이가 더해져 '특정 작가의 (초기) 단편집' 이라는 간판을 떼더라도 충분히 먹혀들 만한 흡입력과 완성도를 뽐내고 있지요. 네 권 중에서도 작가 특유의 감성과 매력이 가장 진하게 배어있어,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외딴 섬의 아가씨 지난 권에 이어 이번에도 아사히 소노라마 계열. 하지만 분위기 면에서 대체로 진지하고 몽환적인 색채를 띄었던 모래 위의 낙원과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보다 유쾌하고 담백한 맛을 띄고 있으며, 작품 선정 기준 또한 일관성보다 다양성에 조금 더 중점을 둔 듯, 다시 한 번 갖가지 다채로운 스타일의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그리운 꽃의 추억과 흡사하다 할 수 있겠지만, 형태는 비슷할지언정 품질은 비할 바가 아니라, 오히려 이 쪽이 완성에 가깝다 해야 할 듯. 더불어 이번 수록작들 중 특히 눈여겨볼 만한 것은 바로 맨 뒤에 실려있는 '아름다운 생물들'. 작가 본인의 문조 사육 경험에 기반을 둔 논픽션 만화 관찰 일기로, 여타 작품들과는 또 다른 성격을 지닌 '이마 이치코 식 동물 만화'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당초에는 페이지 메우기 식으로 시작한 듯 하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아 별도 연재하게 된 것이 저 '문조 님과 나'라고 하지요. 아무튼 전체 네 권 중에서는 모래 위의 낙원과 외딴 섬의 아가씨, 이 두 권을 가장 추천하고 싶군요. 해변의 노래 형식면에서나 분위기 면에서나 네 권 중 가장 이질적인 책. 묘하게도 표지 재질마저 다릅니다. 다른 세 권과 달리 아사히 소노라마가 아닌 슈에이샤 계열지인 코믹 아이즈 개재작으로, 단편으로 시작했다가 어찌어찌 연재가 결정되었건만 잡지 휴간으로 인해 단 권으로 중단된 케이스. 거기다 실은 단행본화 할 분량마저 모자라 70페이지 정도 새로 그려 추가했다는 사연도 얽혀 있다지요. 최근 슈에이샤에서 아이즈 코믹 브랜드로 출판된 판타지 시리즈 - 몽환야화, 환영야화, 성궁야화 라는 연작 만화 시리즈에 권당 한 화씩 실려있는 이마 이치코 씨의 작품이 이 해변의 노래와 등장인물 및 세계관을 공유하는 걸로 보였습니다만... 저도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해 아직 정확한 연결고리는 모르겠군요. 국내에는 해적판으로 들어와 있는데, 기회가 닿으면 한번 확인해 봐야 할 듯. 어쨌든 앞의 세 권과는 달리 (중단되었을지언정) 연재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각 화간 일관성 및 일관성은 가장 높은 작품으로서, 인간과 귀신이 공존하는 중국풍 세계관의 옴니버스 오리엔탈 판타지입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메말라 가는 대지를 무대로 하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건조한 느낌이 강한, 조금 이색적인 작품이라 아무래도 호불호가 제법 갈리겠군요. 개인적인 감상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컬렉션에서 빠졌어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듯...이랄까요. 역시 이색작입니다. 지금까지 이마 이치코 걸작 컬렉션에 대해 제 나름대로 설을 풀어봤습니다만... 솔직히 이런 부족한 문장력으로 이 작품이 지닌 매력의 1/10이라도 제대로 표현했을지 의심스러운 것 또한 사실, 그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한번 보시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꼭 한 번 감상해 보시고 이마 이치코의 매력에 빠져드실 수 있으면 좋겠군요. 모두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덧> '박스'라는 것은 아즈망가 한정판 등을 구입한 분들은 익숙하실, 매우 조잡한 그것입니다.
m*****h 2004.07.10. 신고 공감 2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