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둘러싼, 대개는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의 세계 속으로 츠바이크는 사설탐정보다도 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로 독자를 유혹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면서, 왜 내가 거기에 있는 건지, 그 일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츠바이크는 이것을 문맹 상태라고 본다.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였지만, 그 대륙은 오늘날 콜럼버스가 아니라 아메리카라고 불리우고 있다. 왜일까? 그것은 그 대륙이 신대륙임을 처음으로 인식한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업적 탓이다.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갔던 곳을 인도의 일부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는 자신이 발견한 곳이 설사 오스트레일리아라고 해도 그것을 인도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의 눈을 가리고 있던 것은 하느님이 이 세상을 처음 만든 이후로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맹목적인 믿음이었다. 그런 이데올로기의 콩깍지가 낀 그가 새로운 대륙의 존재를 믿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그러한 맹신적 믿음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이 신대륙임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물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아이러니컬한 사건들이 개입되었지만, 어쨌든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신대륙에 붙는 데에는 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나머지 궁금한 부분은 이 책을 읽을 분들의 재미를 위해 생략하겠다... 새로운 세상에 눈 뜨는 법을 가르쳐주는 좋은 책이다 |
|
아메리카(America) 대륙은 왜 ‘아메리카’라 불리게 되었는가? 여전히 편파적인 작명법이겠지만,
유럽의 대항해 시대에 마구 작명해가던 버릇대로라면 그 대륙의 이름은 ‘콜롬비아(Columbia)’로 붙여졌어야 옳다. 이에 대한 사정은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충 이런 것이었다. 콜럼버스가 대륙을 발견했지만 그는 그 대륙이 새로운 대륙이라는 것을 죽을 때까지 몰랐고, 실제로 대륙에 상륙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카리브해에 있는 섬에 상륙했던 것뿐이다. 그러나 또 다른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제대로 된 대륙에 상륙해서 그 대륙을 상당히 자세히 조사했고, 그 대륙이 새로운 대륙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서 후에 사람들은 이 대륙의 이름을 아메리카라 부르게 되었다.
이 기억은 아마도 어렸을 적 읽었던(혹은 들었던) 것과 후에 알게 된 것이 마구 뒤엉켜 있는 것일 게다(기억이란 그런 것이니까). 이 기억에서 옳은 것도 있고, 완전히 잘못된 것도 있다는 것은 애당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완전히 잘못된 것이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그렇다면 옳은 것은 무엇인지는 그리 선명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이 붙은 것은 콜럼버스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것이었겠지만, 그의 이름을 그 대륙에 가져다 붙이는 것은 더 많은 이들에게 부당한 것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아메리고 베스푸치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그런데... 정말 왜 그 대륙은 아메리카가 되었을까?
슈테판 츠바이크가 경쾌한 필체로 밝힌 그 사정은 무척 흥미롭다. 몇 가지의 오해와 오류가 겹쳐지면서 그 대륙의 이름이 울림이 좋은 낱말, 아메리카가 되었다는 것인데, 그 몇 가지 오해와 오류에 대해 역사적이면서 인식론적으로 다루고 있다. 여기서 몇 가지 오해와 오류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베스푸치는 중년이 넘어서야 배를 탄 장사꾼이었다는 점. 선단은 물론 한 배의 책임자도 아니었지만, 그의 여행에 대한 충실하고도 재미있는 보고서(편지)가 출판되면서 오해와 오류가 시작되었다. 그 보고서가 출판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가 실제로 하지도 않은 여행이 추가된 얇은 책자가 발간되고(그가 썼다고 알려졌었으나 결국엔 그가 직접 쓰지도 않은 책자였다), 또 그것을 바탕으로 발트제뮐러라는 지도 제작자는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그 대륙을 발견했으므로 그 땅을 아메리카라 불러야 한다고 했고, 지도에다 그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아이러니한 것은 그 후에 발트제뮐러는,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자신의 제안 이후에 많은 지도책에 쓰이기 시작한 후에 그 새로운 이름을 쓰길 거부한, 거의 유일한 지리학자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베스푸치의 편지에 그 땅이 신세계(문두스 노부스, Mundus Novus)라는 제목이 달렸다는 점이다. 그 제목 역시 베스푸치 자신이 단 것은 아니지만, 내용에 그러한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츠바이크는 행동은 콜럼버스가 했지만, 그 행동을 해석한 것은 베스푸치였다고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도 베스푸치도 그 대륙의 이름이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는 것은 모르고 죽었다. 더욱 희한한 것은 그 둘이(적어도 콜럼버스는) 매우 신뢰하는 관계였다는 점이다(이후에 학자들 사이에 대륙의 이름에 대한 논쟁으로 불구대천의 원수쯤으로 여겨지게 되었다는 것을 보면 역시 아이러니다). 또한 콜럼버스의 아들도 그 대륙의 이름이 부당하게도 아메리카라 불리게 되었다는 점을 알면서도 베스푸치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게 베스푸치의 의도도 아니었으며, 그의 잘못도 아니란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츠바이크의 해석이다.
이 책에서 츠바이크는 아메리고 베스푸치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았다. 츠바이크에 따르면, “베스푸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었을 뿐이다. 그는 아메리카의 발견자도 아니었고 세계의 영역을 확장한 자도 아니었으며, 또한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이 비난하였듯이 거짓말쟁이도 사기꾼도 아니었다. 위대한 저술가도 아니었으며, 그러한 인물로 인정받고 싶어한 사람도 아니었다. 위대한 학자도 아니었으며, 심오한 철학자도 아니었고, 천문학자도 아니었고, 코페르니쿠스도 아니었으며 그리고 티고 데 브라헤 같은 사람도 아니었다.” (175~176쪽)
어떤 의도가 있었든지 베스푸치의 의도는 아니었던 오류와 오해에 따라 우리로 봐서 태평양 건너에 있는 대륙은 여전히 아메리카라 불린다. 세상에 던져진 이름이 힘을 얻고, 사람들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생명을 얻는 것처럼. 그 말을 뱉은 사람은 취소하려 했으나 이미 생명을 얻은 말은 이미 세상에 퍼져 있었고, 어찌할 수가 없었다. |
|
느닷없이 역사책이 읽고 싶어서 고르게 된 책. 미국대륙 발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 콜롬비아가 발견한 대륙이 그의 이름을 따지 않고 베스쿠치의 이름을 따게 된 문제를 제기하면서 책은 시작된다. 결론은 콜롬비아가 자신이 발견한 대륙을 아시아로 착각하였고 베스쿠치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아시아가 아니고 신대륙임을 주장하면서 그 대륙에 그의 이름을 따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콜롬비아의 지대한 공헌을 뺏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알게된 신대륙이 그렇게 큰 대륙인지 알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배웠던 먼지난 지식을 꺼내볼 수 있게 한 책. |
|
마케팅 이론 중에 그런 게 있다. 보통 마케팅을 전투에 비유하는데, 그럼 전쟁터가 어디냐는 것이다. 바로 사람들의 머리 속이란다. 실제 마켓이 아니란 말인데, 다시 말하면 마케터는 사람들의 '인식'을 점령해야 물건이든 서비스든 경쟁자보다 많이 팔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언젠가는 좋은 상품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인식이 좋은 상품(사실)보다 우위에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사실'과 '인식'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어 준다. 콜럼부스가 먼저 발견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신대륙임을 아메리고가 먼저 '인식'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마젤란"(이렇게 훌륭한 책이 왜 절판돼 있는지 모르겠다!)에서 보여 주었던 실력 그대로, 슈테판 츠바이크는 풍부한 고증과 긴장감 넘치는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양도 그렇지만, 시원시원한(?) 행간 역시 빨리 읽을 수 있게 돼 있다. 그렇지만, 장담하건데, 책을 덮고 나면 긴 여운과 새삼 세상과 화해하고 싶어지는 마음까지 생기는 강력한 임팩트가 있을 것이다.
* 한 마디 더. 마케팅에서의 사실과 인식은 화해하지 않는다. 인식을 점령하기 위한 부단한 전투가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역사는 사실과 오류, 그리고 인식이 화해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반역이든 혁명이든, 보수든 진보든 맘 내키로 해도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
지난번 스테판 츠바이크의 연민을 보고 그의 책을 몇 권 주문했다.
우선 에피타이저로 가볍게 ..
자! 콜롬버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인도를 찾아..고고씽... 그가 신대륙을 발견했는데 왜... 아메리카 대륙이 콜롬버스대륙이 아니고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라고 명명되었는가 하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츠바이크는 독특한 추리기법을 이용해 그것에 대한 의문점을 나열한다.
에피티아저 치고는 가볍지 않은 상당히 자극적인 음식이였다. 그리고 츠바이크의 메인음식들도 기대가 된다..
츠바이크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대부분 정의가 승리하지만 역사는 오류와 우연에 의해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화할 때도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