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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냔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그냔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내용보기
이 책에 쏟아지는 찬사는 가히 눈부실 정도다. 전 세계의 유명 언론이 이 제3제국 작가에게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우리나라의 인터넷 서점과 언론에서도 문화적 수준이 높은 소설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그 문학적 수준이 상당히 낮은 편으로 보인다. - 사실 그렇기도 하지만 - 두 권으로 된 책을 읽으면서 내내 지루하다는 생각과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그냔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내용보기
<내 이름은="" 빨강=""> 이 책에 쏟아지는 찬사는 가히 눈부실 정도다. 전 세계의 유명 언론이 이 제3제국 작가에게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우리나라의 인터넷 서점과 언론에서도 문화적 수준이 높은 소설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그 문학적 수준이 상당히 낮은 편으로 보인다. - 사실 그렇기도 하지만 - 두 권으로 된 책을 읽으면서 내내 지루하다는 생각과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게 지금의 결론이다. 세 명의 세밀화가중의 한 명이 서양화의 원근법 기법이 세밀화의 전통에 위배되고 또한 이교도의 기법이 세밀화에 물드는것을 막기 위해 금박 세공사와 서양화와 세밀화를 결합하여 새로운 작품을 시도하려는 에니시테를 살해한다. 술탄은 자신이 지시한 그림이니 만큼 살인자를 잡아들이라 명한다. 또한 4년째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여인 세큐레는 시동생 하산과 첫사랑 카라의 구애사이에서 갈등하게 되고 그 와중에 아버지 에니시테가 살해당하게 된 것이다. 소설의 전개형식은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심지어는 색깔, 죽음, 악마, 시체까지도 자신의 입장에서 지금의 상황과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 나가는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다. 한 사람에서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여러사람에게서의 입장을 설명해 나가고 있지만 읽어보기엔 똑같은 심리적 묘사가 아닌가 한다. 온통 우울하고 무거운 갈등뿐이다. 신선한 변화를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못했다. 주위의 환경이나 시간의 진행묘사등은 대단히 세밀히 묘사되어 있다. 역자가 번역을 하고 사흘 밤낮을 꼼짝 못했다고 하는데 그럴만하다고 여겨진다. 모든 언론은 이런 세밀한 묘사에 찬사를 보냈는데 내 생각에는 이런 세밀한 묘사가 호히려 전체적인 흐름에 방해가 되는 부분도 없잖아 있어 보인다. 에니시테의 죽음을 알리는 카라가 술탄의 궁전을 향해가는 묘사는 술탄의 궁전묘사에만 치우쳐 장작 죽음을 알리고 술탄의 지시를 받는 부분은 미비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런 세밀한 주위 묘사가 심리묘사와도 어울러 문학적 수준을 높이는 기술인가 생각도 해보지만 속물인 나에게는 지루함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결론적으로 세명의 세밀화가의 심리묘사와 세명이 들려주는 설화 그리고 화원장 오스만이 들려주는 세명의 특징으로 인한 세명의 캐릭터를 내 스스로 확연히 잡아내지 못해 그 중의 한 명이 살인자라 할지라도 전혀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아 나의 문학적 수준의 엉성함만을 확인하는 꼴이되고 말았다. 동양과 서양의 한 경계에 있던 이슬람의 제국 오스만투르크의 터키! 그리고 그들의 문학은 아직까지 나에게는 무리로 보인다.
s******7 2005.02.18. 신고 공감 3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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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복원한 경이로운 작가 파묵.
"과거를 복원한 경이로운 작가 파묵. " 내용보기
마피아게임(이야기) 고등학교 때 본 의 감동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조금 장황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제야 소설을 막 보기 시작한 나로서는 파묵의 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지금 그 작품을 되새겨보면 하얀 공백이 더 많이 느껴지지만, 배경과 기법 그리고 형식 등에서 맛본 즐거움은 뚜렷하게 남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 역시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다. 16세기 오
"과거를 복원한 경이로운 작가 파묵. " 내용보기
마피아게임(이야기) 고등학교 때 본 <하얀성>의 감동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조금 장황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제야 소설을 막 보기 시작한 나로서는 파묵의 <하얀성>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지금 그 작품을 되새겨보면 하얀 공백이 더 많이 느껴지지만, 배경과 기법 그리고 형식 등에서 맛본 즐거움은 뚜렷하게 남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 역시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다. 16세기 오스만제국의 풍경을 문자로 완벽하게 복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 특이한 형식을 가지고 신비롭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제목을 마피아게임이라고 단 까닭은 책을 잠시 뒤적거리면 알 수 있겠지만 매 장마다 다른 화자가 반복하면서 독자에게 말을 걸 듯이 서술하고 있는 형식 때문이다. 또한 맨 처음 화자로 등장한 엘레강스를 죽은 사람을 찾는다는 점에서 추리소설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작가는 교묘하게 각 인물의 특징을 나열하고 복선을 복잡하게 늘어놓으면서 범인에 대한 추측을 독자에게서 이끌어내고, 소설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킨다. 이 책을 잡고 있는 내내 나는 의식적으로 범인이 누군지 문장 사이를 넘나들면서 탐색하는 재미를 맛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득 마피아게임이 생각났다. 놀라운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화자로 등장을 하는데도 그 캐릭터의 시선이 개별성을 확실하게 띠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걸친 시간적 간격을 잘 짚어내면서 소설적 구성으로 이끌어내는 자연스러움도 낯선 형식에 대해 안락함이 있는 독서를 해주게 했다. 불행한 사랑 앞서 추리소설이라고 했지만 셰큐레가 겪는 사랑 이야기 역시 이야기의 중심부에서 빠질 수 없는 내용이다. 4년 동안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셰큐레와 그녀를 12년 전부터 사랑한 카라. 그리고 남편의 동생인 하산과 딸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에니시테. 마지막으로 살인자까지 셰큐레는 이스탄불 최고의 미녀답게 많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낭만적 사랑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셰큐레는 끊임없이 불안함과 두려움 속에서 세월을 보낸다. 결국 마지막에 이루어진 사랑도 그녀의 회고적 시선 속에서는 일말의 행복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삶을 지루해하는 것 같았고, 의무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여되어 있는 삶이라기 보다 막혀있는 삶이라고 표현하는 게 옮음직 하다. 소설에서 소개되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은 분명 아름답고 전설로 남을만한, 사람들이 동경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물들의 삶에서는 현실을 뚜렷이 반영한다. 남편의 부재를 충족하지만 막혀있는 현실. 마치 예술이 점차 쇠퇴해버린 것처럼, 삶 속에서 열정과 사랑을 상실 당한, 시간이 할퀸 상처라고 생각이 든다. 커다란 테두리에서는 알 수 없는 부재를… 작은 테두리 안에서는 개선되지 않는 현실과 시간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셰큐레의 삶은 불행한 사랑이다. 그것은 소설의 중간에 나온 이 말로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환상을 꿈꾸지 않으면 시간은 결코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술 이것은 세밀화가들의 이야기이다. 처음에 나오는 엘레강스는 금박을 입히는 장인이고, 카라와 에니시테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이 세밀화가라는 직업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 두 권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에서 작가는 세밀화가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적는다. 그 이야기는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하나의 알레고리로 작용하고(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친절하지만) 또한 소설이 그리고 있는 16세기 오스만 역시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세밀화가들을 통해 소설이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화두는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이다. 전자가 오스만의 전통이라면 새로운 것은 유럽의 화풍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서 대립되는 대표적인 두 인물이 나타나는데 오스만 화원장과 에니시테다. 오스만 화원장이 전통적인 것을 추구했다면 에니시테는 그와 반대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쉽게 말해서 유럽의 원근법, 즉 사람이 보는 대로 그리는 것과 오스만의 화풍인 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대립한다. 여기서는 비단 세밀화가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하지만 이곳에서 다뤄지고 있는 이야기들은 예술 전반에 폭넓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숱하게 논쟁을 겪은 많은 문예사조만 바라봐도 어느 정도 관련성을 찾아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소설의 곳곳에서 '예술'이라는 화두는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이것은 작가가 예술에 관한 진지한 탐구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많은 이야기들이 인물을 구성하고, 소설의 시간을 따라가고, 나중에 범인을 잡는데 있어 인과적 관게를 맺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이렇듯 작가는 사랑, 예술, 추리들을 적절하게 혼합하여 하나의 구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환상 환상이라고 소제목을 붙였지만 그 단어가 마음에 들어서 붙인 것에 불과하다. 이 소설은 언급한대로 여러 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그 가운데는 사람이 아닌 화자도 있다. 예를 들면 개, 악마, 빨강 등이 그렇다. 이것의 형식은 마치 우리 나라의 가전체와 비슷하다. 술, 돈 등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이와 같이 이 소설에서는 상당히 실험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마치며 이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자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커다란 알맹이를 빠뜨린 듯한 기분도 들었다. 좋은 책을 읽었을 때는 이처럼 무언가 쓰기가 힘들어진다. 마르케스 <백년동안의 고독="">, 밀란 쿤데라 <정체성>과 작품들과 같은 기분이랄까. 더군다나 이 소설을 즐겁게 읽으려면 이야기를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 소설만큼은 스토리를 누구에게 듣는다는 것은 극약이 될 것이다. 오히려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감상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덮고 나자, 나는 색들의 향연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다. 내가 본 것은 무미건조한 텍스트인데 현실감각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이 책은 입체적이고 폭넓은 시선을 가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세부적인 것들이 한 중심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소설은 그 세계의 바다에 깊이 잠겼다가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16세기 이스탄불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소설의 생생함을 실감하고 있다. 어떤 찬사를 해도 아깝지 않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감상을 적는 내 손이 무색할 정도로.
g****3 2004.08.04. 신고 공감 2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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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매력과 낯설음의 아쉬움 사이에서....
"이국적인 매력과 낯설음의 아쉬움 사이에서...." 내용보기
예비군을 또 다녀왔다. 예비군을 받아본 사람을 알겠지만 정말 훈련은 정말 지겹다. 지겨움이 고문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을 보낼 무언가가 필요했다. 핸드폰 게임으로 그 긴 시간을 보내는건 아까웠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을 찾았다. 그 때 성석제씨가 여름 휴가를 이 책과 함께 보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캉스 하기에 딱 좋은 책이란 의미였다
"이국적인 매력과 낯설음의 아쉬움 사이에서...." 내용보기
예비군을 또 다녀왔다. 예비군을 받아본 사람을 알겠지만 정말 훈련은 정말 지겹다. 지겨움이 고문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을 보낼 무언가가 필요했다. 핸드폰 게임으로 그 긴 시간을 보내는건 아까웠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을 찾았다. 그 때 성석제씨가 여름 휴가를 이 책과 함께 보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캉스 하기에 딱 좋은 책이란 의미였다. 좋아. 예비군 훈련 때 읽으려면 일단 중간중간에 잠깐 씩 읽어야 했고 내용이 단순해야 했다. 또 흡입력이 뛰어나야 했다. 성석제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책이 딱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어들었다. 터키의 최고 작가 오르한 파묵의 <내이름은 빨강="">을. 책 이야기 하기 전에 잡소리 하나 하자. 소설의 매력 중 하나가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면 르네상스 시대 영국의 삶을 살 수 있으며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 재즈시대의 미국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필립 K 딕의 소설을 읽으면 미래로 시간여행도 가능했다. 그런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독자들은 흥미로움을 느끼며 소설에 빠져든다. 이런 점이 바로 외국 소설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 강점은 동시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히피 시대를 온 몸으로 겪은 사람이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는다면 그 감동이 자신의 경험과 어우러지면서 극대화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68혁명이 뭔지, 히피 문화가 뭐지 모르는 사람에게 이 소설은 그저 그런 소설과 다를 바 없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프랑스 영화를 보며 잘 웃지 못 하는 것도 이런 이국적인 문화의 차이에서 온다. 이처럼 외국 소설에 나타나는 이국적인 측면은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게 바로 외국 소설의 딜레마다. 오르한 파묵의 소설은 이러한 딜레마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작품이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일단 책 표지에도 나타나있듯 이 작품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연상시킨다. 궁정화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도 비슷하고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예술에 관한 깊은 대화도 그렇다. 다시 말해 흥미로운 사건을 포장지로 사용하여 자칫 쉽게 딱딱해질 수 있는 속 내용(메시지)의 부담을 던다. 게다가 형식도 특이하다. 멀티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나 할까.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각 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길 한다. 예를 들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내이름은 빨강 식으로 각색한다면 1장은 옥희가 이야기하고 2장은 엄마의 심리가 드러나고 3장에선 사랑방 손님의 목소리가 드러나고, 뭐 이런식이다. 그러니 각 인물들간의 미묘한 심리가 긴장을 일으킨다. 독자는 스스로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건의 퍼즐을 맞추어야 한다. 머리가 빨리 돌아가야 한다. 가끔은 개가 화자가 되기도 하고 죽음과 시체가 화자가 되기도 한다. 흥미롭다. 살인 사건도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중간 중간에 살인자가 등장한다. 파묵은 살인자의 정체는 보여주지 않은 채 살인자를 화자로 하는 몇몇 장을 만들어 놓는다. 살인자는 대놓고 묻는다. "여러분은 내가 아직도 누군지 모르겠지?" 참으로 뻔뻔하다. 어쨌든 흥미로운 사건이 흥미로운 형식을 만나면서 소설의 흥미로움은 배가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흥미로운 소설에 빠지지 않는 사랑이야기가 살인사건과 함께 나란히 진행된다. 그래서일까. 난 1권을 예비군 훈련 2일차에 완독했다. 게다가 중간 중간에 나오는 미술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야기의 질을 한 층 높인다. 개와 나무 그리고 악마, 화폐 등이 화자로 등장 하는 장에서 작가는 다양한 메시지를 숨겨 놓았다. 예술의 의미, 그리고 형식과 내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물들의 논쟁은 인문서적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심도깊다. 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통해 중세 교회와 이성의 충돌을 이야기했듯, 파묵은 소설을 통해 미술 형식의 중요성과 미술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예술지상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훈련 내내 읽으며 생각했다.''음.. 이 소설은 예술작품이야. 예술의 아우라가 느껴져.'' 2권을 다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어떤 장은 읽다가 넘겨버렸다. 아니 그렇게 흥미롭던 책이 왜 그렇게 됐을까? 일단 위에서 언급했던 소설의 이국적인 측면이다. 일단 터기 문화는 내게 너무나 이국적이었다. 소설의 주요소재인 세밀화가와 금박 작가를 난 모른다. 중세 술탄이 지배하던 터기의 도시들을 머릿속에 그릴 수 없었다. 또한 그들이 소개하는 그림을 전혀 떠올릴 수 없었다. 자연히 그림 이야기가 늘어갈수록 지루함은 커졌다. 범인을 잡기 위해 주인공 카라와 화원장 오스만이 술탄의 보물창고에 들어가는 장면은 지루함의 극치였다. 3장 가까이 할애되는 이 장은 오스만이 술탄의 창고에서 그림을 보고 예찬하는 장면이 주가 된다. 그림 소개도 처음엔 흥미로웠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간 후 1시간 이상 지나면 모든 미술작품이 시시해 보이듯, 1쪽 이상을 할애하며 소개하는 그림들은 전혀 흥미롭지 않았다. 물론 파묵의 소설을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할애된 그림 이야기, 예술에 대한 논의 등은 이 소설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난 예비군 훈련에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그러면서도 약간의 생각할거리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을 찾았었다. 이 책은 그런 내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고차원''적인 소설이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읽는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접햇다면 더 큰 감동과 재미을 맛봤겠지만, 난 박민규의 소설을 읽는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임했다. 이런 상황에서 살인자의 정체가 너무 늦게 드러난다. 중간중간에 제시되는 힌트는 미술의 문외한인 내겐 너무 어려웠다. 여기저기 쪼개진 화자의 이야기를 맞추는 일도 피곤했으며 여러 화자의 이야기가 나오다보니 스토리 전개도 조금 더디단 느낌을 받았다. 결국 파묵의 소설은 내게 외국 소설이 갖고 있는 강점과 한계를 그래도 드러낸 작품이었다. 게다가 내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인해 이 소설은 내게 어떠한 사고와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현재 쓰고 있는 내용도 형식적 측면의 이야기가 전부 아닌가. 책의 속성과 내 자세의 문제로 인해, 파묵의 작품은 내 기억 속에 요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골드 h*****0 2006.07.22. 신고 공감 1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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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독자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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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말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 비잔틴 미술에서 건축과 더불어 당시 미술의 양대 핵심을 이루었던 세밀화가들의 질투와 음모, 배신과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동양과 서양의 교착지점에 있는 터키는 정체성의 혼란 혹은 양자를 융합한 독특한 문화를 발전 시켜 온 비잔틴 문화의 발상지이다. '스타일은 곧 불완전이다'라는 대명제 속에서 각각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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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말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 비잔틴 미술에서 건축과 더불어 당시 미술의 양대 핵심을 이루었던 세밀화가들의 질투와 음모, 배신과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동양과 서양의 교착지점에 있는 터키는 정체성의 혼란 혹은 양자를 융합한 독특한 문화를 발전 시켜 온 비잔틴 문화의 발상지이다. '스타일은 곧 불완전이다'라는 대명제 속에서 각각의 인간이 보는 시각 대신 '신의 관점'을 고집했던 세밀화가들은 원근법과 사실주의를 악마의 사주로 간주, 오로지 기억에 의존한 그림을 인쇄처럼 그려냈다. 우리에겐 생소한 세밀화가들의 삶과 예술활동의 전모를 밝혀주는 오르한 파묵의 이 책은 몇가지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롭다. 이해의 폭은 넓어지는 반면 진실은 점점 숨는다는 매력이 있는 주인공이 바뀌는 1인칭시점, 딱히 아름다운 미사여구나 복잡한 수식어를 쓰지 않았음에도 화려하고도 장엄한 문체 그리고 원근법, 스타일, 이교도의 유입 등에 관한 세밀화가들의 고통스런 고백을 통해 일찌기 미켈란젤로나 보티첼리 등에 제한되었던 고대미술사의 한계를 넓혀준 독특한 소재가 그것이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 열린 월드컵 때문에 더욱 형제애가 돈독해진 터키, 날이 갈수록 이 책이 쏟아지는 찬사와 상에 번역자도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나보다. 마지막 탈고를 끝내고 사흘 밤낮을 꼼짝도 않고 누워있었다는 고백에 파묵의 많은 부분을 놓친게 아닌가하는 안타까움부터 먼저 들었다. 모국어가 아니기에 버려지는 의미들이 얼마나 많을까...이 갈증이야말로 터키에서 태어나야 해결 될 터이기에 아쉽기 끝이 없다. 그러나 또 한 명의 걸출한 작가와의 교감은 그 자체로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o******0 2004.06.02. 신고 공감 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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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의 화폭 위로 비치는 예고된 죽음의 그림자,,,,,
"색색의 화폭 위로 비치는 예고된 죽음의 그림자,,,,," 내용보기
16세기의 이스탄불과 베네치아, 이 스토리 안에서 각각 동방과 서방을 대표하는 서로 판이한 세계관을 가진 예술의 도시.... 그림을 통해 절대자에 대한 외경을 구현하고자 하는 이슬람 세계의 세밀화가들과 군주들에게 있어서 "보이는 대로 사실적으로 그리는" 베네치아풍 화법과의 접목은 이슬람 세계의 가치관, 나아가서는 존재론 자체까지 뒤흔드는 격렬한 반응을 부르고 그 뒤를 잇
"색색의 화폭 위로 비치는 예고된 죽음의 그림자,,,,," 내용보기
16세기의 이스탄불과 베네치아, 이 스토리 안에서 각각 동방과 서방을 대표하는 서로 판이한 세계관을 가진 예술의 도시.... 그림을 통해 절대자에 대한 외경을 구현하고자 하는 이슬람 세계의 세밀화가들과 군주들에게 있어서 "보이는 대로 사실적으로 그리는" 베네치아풍 화법과의 접목은 이슬람 세계의 가치관, 나아가서는 존재론 자체까지 뒤흔드는 격렬한 반응을 부르고 그 뒤를 잇는 살인 사건들...... 무의미한 쟝르 구분을 해본다면 인문학적 교양으로 덧발린 추리소설쯤이라고 해두자. 단 한번도 본적 없는 이슬람 회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눈 앞에서 선명하고도 요염하게 형형색색 펼쳐지는 환각을 경험했다. 공들인 표지 장정 역시 아름답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각 장에서 쏟아내는 나레이션으로 구성된 이 소설의 화자들은 비단 인간만이 아니다. 그림 속의 나무, 개, 금화, (색채로서의)빨강, 심지어 죽음이라는 추상적 관념까지 동원하는 작가의 기발함은 눈부시다. 에코의 "장미의 이름"보다 더 훌륭했다는 개인적인 소감을 감히 붙이고 싶다
l*****1 2004.05.31.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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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진흙 길에 떨어진 보석 같은 소설
"<내 이름은 빨강>, 진흙 길에 떨어진 보석 같은 소설" 내용보기
2005년 7월 예스 모임 때, "차분한 분위기로 좌중을 압도한" 꼬맹이 공주가 한 명 있었더란다. 그 이름하여 예스 블로거 중에서도 유명한 poison님이라 하던가... (전생에 내가 향단이었던지, 모시고 갔더랬다! ^^) 그때 제일 좋아하는 책, 한권을 고르라 하니, 나처럼 단연 를 꼽더이다. 그리고 추천해준 책, 바로 이 책, 이었다. 그때부터 계속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던
"<내 이름은 빨강>, 진흙 길에 떨어진 보석 같은 소설" 내용보기
2005년 7월 예스 모임 때, "차분한 분위기로 좌중을 압도한" 꼬맹이 공주가 한 명 있었더란다. 그 이름하여 예스 블로거 중에서도 유명한 poison님이라 하던가... (전생에 내가 향단이었던지, 모시고 갔더랬다! ^^) 그때 제일 좋아하는 책, 한권을 고르라 하니, 나처럼 단연 <토지>를 꼽더이다. 그리고 추천해준 책, 바로 이 책, <내 이름은="" 빨강="">이었다. 그때부터 계속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던 것이 이제야 읽게 되었다. 한 마디로 무지 잼있었다. 2권짜리 분량도 꽤 되었지만, 단번에 다 읽었다. 처음 접하는 터키 작가의 작품이었건만, 번역이 좋은지 술술 읽혔다. 스타일로 보자면 <장미의 이름="">과 <환상의 책=""> 비슷했다. <장미의 이름="">이 떠오른 이유는, 중세의 음침하면서도 열정적인 분위기, 사랑과 욕정, 자신의 예술에 대한 고집, 독자로 하여금 추리를 하게 하는 스토리 전개,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등이 닮았다. <환상의 책="">이 떠오른 이유는, 우리 독자는 한번도 보지 못한 영화를 이야기로 풀어내듯이, 이 작품은 우리는 보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할 세밀화를 이야기로 섬세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살인을 당한 자가 얘기를 시작하는 것도 무척 독특했고, 개나 말 등의 그림을 이용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도 여느 책과는 달랐고, 각자의 주인공들의 입장에서 따로 따로 이야기를 연결시켜 나가는 것도 무척 마음에 드는 소설 기법이었다. 예술이라는 것이, 자기의 화풍만을 고집해야 하는지, 남의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것은 예술을 하는 이들이 선택을 해야할 몫이 아니겠는가. 중세의 진흙으로 뒤덮인 골목길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다.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g******i 2006.02.13.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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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설을 그리고, 나는 세밀화를 읽는다
"그는 소설을 그리고, 나는 세밀화를 읽는다" 내용보기
그림은 그 아름다움을 통해서 인간의 마음속에 삶의 풍요로움과 사랑, 신이 창조한 세계의 다채로움에 대한 존경심과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죠.” 고은 선생님의 수상여부를 놓고 독서광, 인터넷중독, 된장녀 할 것 없이 어줍잖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결국 오르한 파묵이 2006 노벨문학상의 주인공, 타라-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
"그는 소설을 그리고, 나는 세밀화를 읽는다" 내용보기
그림은 그 아름다움을 통해서 인간의 마음속에 삶의 풍요로움과 사랑, 신이 창조한 세계의 다채로움에 대한 존경심과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죠.” 고은 선생님의 수상여부를 놓고 독서광, 인터넷중독, 된장녀 할 것 없이 어줍잖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결국 오르한 파묵이 2006 노벨문학상의 주인공, 타라-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은 막 더워지던 어느 이른 여름날에 읽었던 ''내 이름의 빨강''때문이었다. 섬세하면서도 뜨거운 이국의 정서가 가득 벤 세밀화를 읽었던 기억. 짜릿한 구성, 섬세한 예술, 뜨거운 로맨스 등이 한 데 어우러진 ''내 이름은 빨강''은 자습서적인 프레임웍으로 보자면 시각적인 소재로 공감각적인 감동을 이끌어낸다랄까- 그의 수상을 영양가없이 축하하며 지각독후감을 써볼까, 해요. 아! 어쨌거나, 파묵씨. 노벨상 수상 감축드리나이다. 소설은 엘레강스라는 세밀화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니지, 죽임당한 세밀화가 엘레강스의 독백으로 시작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자극적이지. 과연 누가 엘레강스를 죽였는가? 그리고 그 죽음의 배경과 살인자를 찾는 과정, 한 여인을 향한 사랑을 위해 이스탄불을 떠났던, 그리고 다시 돌아온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어쩐지 클래식한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것, 어째서? 세밀화다운 복잡하고도 밀도높은 구성을 갖는 이 소설의 각 챕터는 ''나는 아무개이다''라는 제목을 갖는다. 송장이 된 엘레강스, 밝혀지지 않은 살인자, 용의자들인 나비와 황새와 올리브 등의 다양한 화자들이 같은 사건, 같은 추억, 같은 현상에 대하여 각각 독백을 하는 형식이다. 뭐야, 그 쯤은 별로 특이하지도 않다고? 아, 좀 끝까지 들어봐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르한 파묵은 상상계의 일부일 뿐인 ''빨강'' 조차, 그리고 그림 속의 개, 나무, 금화, 악마들에게까지 마이크를 쥐워줬다는 것. 정말 다들 말이 참 많다. 그렇게 할 말들이 많아서야 들어주지 않았다가는 큰 일이라도 날 뻔했지 뭐야. 우리의 그렇고 그런 삶의 시뮬라크르, 그런 소설이라면 성격이 다를 수는 있지만 분명한 갈등코드가 있게 마련이다. ''내 이름은 빨강''가매력적인 것은 갈등의 원인조차도 아우라가 넘치는 예술, 그 자체라는 것이다. 아트, 아트! 권력과 불륜, 오해와 살인, 뭐 이렇게 클래식한 것이 아니라고요. 고대의 주술적인 사회에서는 모든 그림이 평면적이며, 신이나 군주는 더 크고 화려한 색체로 그려졌다. 같은 이유로 16세기말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서 세밀화를 그리는 예술가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 이스탄불에서 예술이란 현실이라기보다는 기득권자의 관점에서 그려낸 상상계의 시뮬라크르일 뿐이다. 왕이 피사체이기 이전에 임금, 그 자체로만 허용되었던 이스탄불의 세밀화가들은 베네치아의 원근화법에서 매력과 개인적인 염원을 느끼고, 그것은 곧 왕에 대한 경외를 넘어서게 된다. 예술가로서 사회에서 요구되는 가치관과 본능적인 예술관을 어떻게 타협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인 것 같다.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의 창작욕처럼 말이지- 원한 관계나 연쇄 살인과 같은 표면적인 스토리라인 말고도 ''카라의 귀향''이라는 드라마틱한 국면의 전환과 세큐레와의 지고지순한 로맨스도 세밀화를 닮은 이 소설의 매력을 더한다. 사랑, 사랑, 사랑, 사랑이야♬ 세밀화, 멀리서 한 번, 가까이에서 한 번, 그렇게 보아도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 그들처럼 눈이 멀어버리기 전까지는. 세밀화를 닮은 이 감각적인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의 매력은 두 번, 세법 읽는 데에서 온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라는 궁금증으로 한 번, ''요 놈 봐라-''하는 고소함으로 한 번. 변명을 늘어놓는 그의 긴장되어 축축해진 궁둥이가 나쁘지 않으니까- 벽면을 가득 메운 세밀화같은 이 소설은 강박적인 구성과 압도적인 채색가 딱 세밀화답지만, 적극적인 터키인 특유의 속도감과 이국의 카리스마 덕분에 밀도높은 흡입력, 습습후후- 그는 소설을 그리고, 나는 세밀화를 읽었다.
a*******1 2006.10.15.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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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나는 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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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를 지나다 무심코 집어들만큼 눈에 띄는 표지. 첫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 구매결정을 내려버릴만큼(온라인으로 샀지만) 인상적인 책이다. 표지의 현란하고도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미루어 짐작 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오스만 제국 시대와 그 시대의 세밀화를 중심소재로 한 소설이다. 생경하고도 신선한 배경과 소재는 소설에 흥미와 상상력을 더해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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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를 지나다 무심코 집어들만큼 눈에 띄는 표지. 첫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 구매결정을 내려버릴만큼(온라인으로 샀지만) 인상적인 책이다. 표지의 현란하고도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미루어 짐작 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오스만 제국 시대와 그 시대의 세밀화를 중심소재로 한 소설이다. 생경하고도 신선한 배경과 소재는 소설에 흥미와 상상력을 더해주었고, 세밀화나 오스만 제국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지만 반면 100% 이해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는 소설에 몰입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일장일단이 있었지만 책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터키 문학과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에게 큰 기대감이 생겼다는 것. 추리소설의 흐름을 따르고는 있지만 범행 방법이나 범인의 정체에 대한 긴장감은 거의 없다. 추리물의 짜릿한 즐거움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다소 맥 빠지는 결말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내 경우엔 범인 찾기 이외의 이야기에 빠져 사실 범인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도 않았다. 2권의 책은 59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장 마다 화자가 바뀌는 1인칭 시점의 서술을 따르고 있다. 음울하고 심각한 내용과 웃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 화자 전환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고, 화자의 주관과 진실성에 따라 같은 사건의 묘사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 페이지마다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 지 꼼꼼히 따져보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때문에 또 다시 읽고 추론해 보면 새로운 사실이 눈에 띈다! 소장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책 중 하나이다.
g******b 2005.03.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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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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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짜' 이야기 이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체도 자신의 억울함에 분노를 나타내고 나무도 불평을 해댄다. 사람들 또한 주위사람한테는 할 수 없는 비밀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살짝 살짝 해준다. 너무 재미있다. 그 속의 문화와 그림에 대한 심오함을 100% 다 이해 못한다 하여도 이 책은 '이야기'자체로 읽는 재미가 있다.   너무 예쁜 여자는 자신의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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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짜' 이야기 이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체도 자신의 억울함에 분노를 나타내고 나무도 불평을 해댄다. 사람들 또한 주위사람한테는 할 수 없는 비밀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살짝 살짝 해준다. 너무 재미있다. 그 속의 문화와 그림에 대한 심오함을 100% 다 이해 못한다 하여도 이 책은 '이야기'자체로 읽는 재미가 있다.   너무 예쁜 여자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속마음에도 솔직하다. 유쾌하다. 조금 멍청한 듯이 보이는 남자는 여자를 얻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쓴다. 사랑에 눈멀어 환상을 보기도 하지만 욕망을 그대로 들이대기도 한다. 이런 멍청한! 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면서도 은근히 정이 가는 인물이다.   그 외에도 항상 예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나비'라든가 '올리브' '황새'도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지키려는 자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에 괴로워하는 사람들. 이들 모두 안타깝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다!    
m****u 2005.12.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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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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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좀 타주신 작품이라서 내용을 떠나서 사보았다. 전체적인 내용은 추리소설인듯하다. 살인자를 찾아내야 하므로.. 그러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 사실 잘 들지 않는다. 생소한 땅. 생소한 문화의 1594년 이스탄불이 배경으로, 소제목들이 독특하다.   첫째장의 제목은 '나는 죽은 몸"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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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좀 타주신 작품이라서 내용을 떠나서 사보았다.

전체적인 내용은 추리소설인듯하다. 살인자를 찾아내야 하므로..

그러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 사실 잘 들지 않는다.

생소한 땅. 생소한 문화의 1594년 이스탄불이 배경으로, 소제목들이 독특하다.

 

첫째장의 제목은 '나는 죽은 몸"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소제목들은 "나는, 셰큐레"' "내 이름은 카라", "나는 여러분의 에니시테요", "저는 에스테르랍니다", "나를 살인자라고 부를 것이다" 등등...그 제목들에 맞춰서 그가 1인칭의 화자가 된다. 심지어는 개나 빨강이라는 색 자체가 화자 되기도 한다.

 

내용은 이슬람 세밀화의 전통이 서양 화풍으로 바뀌어 가려는 가운데서 갈등으로 인한(?) 살인이 시작이다. 이를테면 이슬람 세밀화는 신의 관점에서 인물을 그린다. 자신의 개성이 들어가서도 안되고, 옛거장들이 그려낸 그대로 그려내는게 올바른 것이다. 그러나 서양화풍은 인간의 관점에서 인물을 그린다. 초상화를 보면 실제 인간의 눈에 보이는 대로 사실적으로 그린다. 그러나 이슬람  세밀화 전통으로 보면 그건 신에 대한 모독이다.

터기의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동서양을 접하면서 필연적으로 생긴 갈등인 셈이다.

책의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술탄의 명령으로 은밀히 뛰어난 세밀화가들을 데리고 그림을 완성하려던 에니시테...그러나 그러던 중 금박 세공사가 비참하게 죽게되고, 에니시테는 전처형의 아들인 카라를 12년만에 불러들여 함께 살인자를 잡고 그림을 완성시키려하지만 에니시테 역시 살해당하고 만다.

 

독특한 서술 방식이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등장인물이 하나하나 잡혀가고 스토리가 눈에 들어오면서 그나마 재미를 찾았다.

물론, 여전히 세밀화에 대한 진지한 서술이 있을 때마다 철학책을 보는 듯한 느낌에 깜박 졸음이 올지경이지만, 그래도 괜찮다..너무 가벼운 책을 읽어 버릇해서

이책은 가볍지 않은 점은 좋다.

 

하지만 이건 추리소설이 아닌거 같다.

어느 시점에 가서 모든 용의자들이 한사람의 용의자가 진짜 살인자임을 안다.

그 범인이 말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나본데, 난 그게 먼지도 잘 모르겠고,

이런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영 찜찜하다. 익숙치 않아서 인가보다.

셜록홈즈처럼 먼가 모든 정황이나 증거들을 가지고 도출해내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

 

재미를 떠나서 이해하기 어렵고 낯선 내게는 좀 힘든 책이었다



y******o 2009.09.17.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