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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과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그의 1926년도 작품 '꿈이야기'가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1999년도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의 원작이 되었다). 영화에서 미뤄 짐작해보듯이, 프로이트로부터 그가 평생도록 연구했던 정신분석이론을 소설로 표현했다며 '심층심리의 탐구자'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의학도였으며, 이 단편선에 수록된 이야기가 그의 경험인듯 카사노바에 버금가는 연애와 도박, 방종을 누렸으면서 평생동안 일기를 쓰며 자신의 감정을 추적해나갔던 참으로 묘한 사람이었다.
이 단편선에는 그의 10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한편, 한편 매우 인상적인지라 환상동화이기도 했고, 우화이기도 했다.
'한시간만 더' 에선 이제 죽음을 맞이한 여인앞에 죽음의 천사가 나타난다. 그녀를 3년동안 사랑했지만, 정작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다는 그녀의 연인은 천사에게 한시간만 더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전세계에 뿌려진 삶의 시간은 한정되어있으므로, 그는 이제 갖가지 고통 속에 죽음을 부르짖었던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마지막 한시간을 다른 이, 즉 그 연인에게 줄 것을 부탁해본다. 하지만... 죽음을 소망하였지만, 죽기전까지 아무리 허망되건 고통스럽건간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끝까지 살아보려는 인간들의 모습이 강렬하면서, 천사의 눈으로 시점이 이동되어 그 인간들이 매우 모순되게 보이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사랑의 묘약' 은 사랑하는 이가 읽어야할 것 같다. 자신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연인의 모든 생각과 소망, 욕망을 지배하는 인물이 되지못하는 질투의 괴로움속에 남자는 동양에서 얻은 한 약초를 다려 묘약을 만들어낸다. 일단 그가 가장 원하는 것은, 사랑하는 여인들의 속마음. 하지만, 사랑이란 감정이 온마음과 정신을 다 휩쓸지라도 기억과 추억마저 지배할 수 없음을....매우 쇼킹한 엔딩으로 보여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사랑의 감정을 끊어낼 수 없다. 그걸 지배한다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과 비극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유산상속권' 과 '죽은자는 말이 없다' 는 각각 불륜에 빠진 남자와 여자의 심층심리로 들어간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여인네의 이름이 엠마여서 그런지 자꾸만 [보바리부인]이 연상될 정도였다. 아마도 두어시간 가량의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여인네는, 욕정, 소유욕, 이기심, 불안, 두려움, 속죄의 모든 감정을 겪으며 뛰어난 인간심리전개의 표본이 된다.
'초록색 넥타이' 는 대중심리에 관한 것. 맨처음 동경했던 초록색넥타이가 어떤식으로 여우의 신포도가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물질적, 신체적인 그런 위협이 아니라 그런 감정적 잔인함이 가져오는 공포는 또다른 경험이다. 오히려 더 무서운지 모르겠다.
'어느 천재의 이야기' 는 작가의 이야기로 '초록색 넥타이'와 짝으로 묶일만했다. 단지, 당사자는 아무런 일이 없으나 주위를 둘러싼 인물들이 그를 동경, 존경의 대상에서 '거부감', '경멸'의 대상으로 바꿔감에도 자아에 빠져 주변을 감지하지 못하는 (그래서 더 강렬한 심리적 공포를 주었는지도) 이야기.
그리고, '벨다인 가의 돈 이야기' 는 작가의 인생이 들어간 이야기였다. 자신이 부자임을 알지만 그 돈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평생을 보이지않는 줄로 불행에 묶여버린 이는, '내가 만났던 한 중국인' 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룬다. 자신의 운명이 묶여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풀어낼 수 있음을, 극단적인 불행과 기적을 통해 보여준다.
'세번의 경고' 는 말그대로 '나비효과'였다.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강렬한 힘으로 보이지만, 그 또한 세번의 경고를 던져도 굴복하지 않는 인간에게 어쩔 수 없다. 인간의 의지와 운명적인 어떤 힘의 대결은 그가 살았던, 오스트리아 빈, 아니 유럽의 세기말과 새로운 세기의 도약간의 충돌과 운명을 보여주는 듯 하다.
...내가 누구인지를 인식하였던 사람은 아직 없지만 나는 수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무신론자들은 나를 운명이라 부르고 얼간이들은 우연이라 부르고 경건한 자들은 하느님이라 부른다. 그러나 스스로 현명하다고 여기는 자들에게 나는 힘이다. 모든 날의 태초에 존재하였고 영원히 모든 사건 속에 끊임없이 작용하는 힘이다....p.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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