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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플란의 <승자학>이 철학자들에게서 엿보는 마키아벨리즘의 종합 선물세트이고 그 적용영역이 국제정치라면, 이 책, <...야쿠자 협상술>은 야쿠자식 마키아벨리즘을 비즈니스에 적용한 것이다.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강한 상대를 제어하고, 라이벌을 제압하고, 부하직원을 다루고, 상사에게 잘 보이고, 클라이언트를 잘 어르고, 상황을 이기게끔 조작하는 기술로 크게 분류하고, 각 항목의 내용은 "어떻게 하라"식으로 나열해 놓았다.
읽기도 편하다. 야쿠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한다. 만약 당신이 비즈니스를 할 때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야쿠자를 본받아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거의 모든 페이지를 채웠다.
재미도 있다. 일단 야쿠자 얘기가 많이 나오니,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가끔씩 감동도 있다. 사람들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방식이 통쾌하다. 비열한 것을 애써 포장하지 않고, 원래 그런 거야...라고 주장하며 비열한 행동을 적극 권장하고, 오히려 자신이 비열하지 않은 사람인양 행동하는 사람을 위선자나 무능력자라고 무시한다.
예를 들어, 이 책에는 라이벌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라이벌은 없는 게 낫다. 만약 라이벌이 있다면, 밟아 버려야 한다. 단, 노골적으로 밟으면 평판이 나빠지니까, 교묘히 밟아 버려야 한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좋은 라이벌을 가져라'라는 식의 소위 말해 '착한' 내용은 헛소리라고 무시한다. 이 책에서는 왠지 피비린내가 느껴진다. 그래서 좋다. 다른 건 몰라도 정직하니까.
하지만, 이 책을 실용서로 써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야쿠자처럼 비열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의 비열한 야쿠자는 성공하고 인정받는 야쿠자들이다. 야쿠자중에는 영원한 조무래기 야쿠자들도 있다. 그 사람들은 비열하기만 할 뿐이지, 성공하지도 못하고 인정받지도 못한다. '다시말해, 비열해지면 성공한다.' 이런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성공을 보장하는 비열함. 이런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이 책대로 비열해지려고 노력하면, 그냥 비열하기만 할 뿐인 조무래기 야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을 실용서로 쓰기 위해서는, 좀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우선 성공하고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 상태에서 남에게 책임도 떠 넘길 수 있고, 남을 밟아 버릴 수도 있다. 섣불리 남을 밟으려다, 되레 그 사람이 나를 밟으려 하면, 나는 속절없이 밟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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