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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올리는 첫 포스트.
짜잔. 선정 도서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입니다.
태어나서 나름대로 책은 많이 읽었다고 자부한다. 한, 800권 정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은 80권도 안 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지인에고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은 8권도 채 되지 않을 듯. 이 자리에서 밝히자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쇼펜하워의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세계',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백승욱의 '자본주의 역사 강의', 이진경의 '모더니티의 지층들', 에드워즈 콘즈의 '한글세대를 위한 불교', 이 정도. 그리고 또 한 권 생겼다.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소로우는 흔히 미국 아나키스트의 선조로 불린다. 그의 반체제적 성향과 자유를 향한 갈망은 아나키즘의 정신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월든'은 소로우의 생각을 포근한 자연의 테두리 안에서 전개한 책이다. 읽으면 굉장히 편해지는 책이다. 책을 통해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불쾌해 했던 사회과학 책과 인문학 책들과는 대조적으로 '월든'은 불쾌한 현실을 따뜻한 말로 치유한다. '월든'은 근대 문명의 전반적인 성과에 대해 회의한다. 다시 생각해보자고. 과연 자본주의, 산업화, 제국주의는 문명의 진보일까.
'월든'은 호수 이름이다. 소로우가 2년2개월을 호수 주변에서 집 짓고 농사 지으며 낚시 한 얘기다. 특히 1부 '숲속 생활의 경제학'과 5부 '고독'을 추천한다. 나머지는 자연에 묻혀 사는 삶의 안빈낙도를 묘사해서 도시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고유명사도 많고.
쓸데없는 말은 이쯤에서 줄이고 본문의 몇 구절을 그대로 옮기겠다.
여기에 내가 아직 손을 댄 적이 없는 인생이라는 실험이 있다. 이전에 누가 이 실험에 손을 댔다고 해서, 그 경험이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23쪽)
극히 무기력하고 병적인 사회에서 생활 필수품으로 간주되고 있는 물건이 다른 사회에서는 그저 사치품에 지나지 않고, 나아가 또 다른 사회에서는 그 존재조차 알려져 있지 않을 수도 있다.(23쪽)
이웃들이 대부분 선이라 부르는 것을 나는 남몰래 악이라고 믿으며, 내가 무언가를 후회한다면 그것은 나 자신의 선행에 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토록 멋지게 행동하다니, 어떤 악마가 나에게 깃든 것일까.(25쪽)
시대의 진보도 인간 생활의 근본 법칙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리라.(26쪽)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인기 있는 인생이란 수많은 인생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왜 다른 삶의 방식을 의행하면서 하나의 삶만을 과대평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35쪽)
문명이 인간의 생존 상태를 본격적으로 개선했다고 단언하려면 값을 올리지 않고도 더 좋은 주택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49쪽)
도망치고 싶은 보기 싫은 이웃이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비천한 자아이다.(53쪽)
한 계층의 사치는 다른 한 계층의 빈곤에 의해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54쪽)
요즘 세상에서 주요한 것은 빠른 말투로 지껄이는 것이지 사려깊게 얘기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75쪽)
여러분에게 이것만큼은 말해두고 싶다. 가능한 오래 자유롭게, 속박되지 않고 살도록 노력하라고. 농장이든 형무소든 묶여 있는 것이 큰 차이가 없다.(116쪽)
내가 숲으로 간 이유는 사려 깊은 삶을 살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만 직면하고,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과연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죽을 때가 되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통곡하는 꼴이 되고 싶지 않았고, 인생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인생은 살고 싶지 않았다.(125쪽)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도, 사람과 교제하다보면 금방 따분해지고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고독만큼 사귀기 쉬운 친구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을 때보다 밖에서 사람들과 섞여 있을 때 대부분 훨씬 고독하다. 무엇을 생각하거나 일을 할 때, 사람은 어디에 있든 항상 혼자인 것이다. 고독은 한 인간과 또 한 인간이 떨어진 거리로 축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189쪽)
사람은 자기 자신을 경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은가를 발견하기 위해 일부러 역사를 공부할 필요는 없다.(387쪽)
우리의 일생은 놀라우리만큼 도덕적이다. 선과 악의 사이에는 순간의 휴전도 없다.(305-306쪽)
저녁노을은 부자의 저택 뿐만 아니라 양로원의 유리창도 붉게 물들인다.(45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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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소로라는 작가의 어떤 특정한 멘트에 매료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