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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치열한 기록, 역사는 이렇게 기록해야 류주현의 <조선 총독부>는 역사소설이다. 그런 역사소설을 분류해보자면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두고, 등장하는 인물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가공의 인물인 경우가 있다. 그런 소설에서는 실존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나, 줄거리를 끌고 가는 것은 가공의 인물이다. 예컨대 조정래의 <아리랑>, <태백산맥>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리고 또 하나, 가공의 인물은 양념에 불과하고 실존인물들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경우이다. 여기에 바로 류주현의 <조선총독부>가 해당한다. <아리랑>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는 실존 인물도 있고 가공의 인물도 있다. 그러나 그 인물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기록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 읽으면서 우리는 그 시대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아리랑>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백성들이 살아가며 부딪히는 현실의 모습을 알 수 있겠는데, 그렇게 만들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조성하고 있는 저 위층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밖에 없어 아쉬웠었다. 그런 아쉬움을 이번 <조선 총독부>를 읽으면서 풀 수 있어 속이 후련했다. 물론 그런 역사적 사실은 다른 책에 기록된 역사의 서술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그런 사실만 기록한 역사서에서는 그 사건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이 어떤 생각들을 하면서 그런 일을 저지르는가(?)를 알 수 없었다. 그들의 마음 속을 들어가 보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서의 역사적 사실만 알게 될 뿐이다. 그런데 이 책 <조선 총독부>에서는 ‘아, 그렇게 나라를 빼앗겼구나’, ‘아, 그렇게 일이 진행이 되었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책을 읽을 때는 미진하게 뱉어져 나오던 탄식을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서 제대로 할 수 있어, 역사의 기록에서 미진한 부분을 제대로 메울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 것은 순전히 작가 류주현의 소설가다운 – 아니 소설가를 넘어선 역사가로서의- 철저한 치밀함 때문이다. 그래서 평자인 소설가 고승철은 <조선총독부>를 평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 근현대사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1권, 8쪽) 나는 그 말이 사실이라고 본다. 왜냐면 소설의 부분 부분에서 류주현은 대화를 통하여 그 인물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몇가지만 들어본다. 3권 101쪽, 김구가 이봉창을 평하는 대목이다. “나는 사람을 잘 못 보진 않았소. 큰 일을 위해 목숨을 던질 사람과 새가 나뭇가지를 옮겨 앉듯 지조 없이 배신할 놈은 관상부터가 다르오.” 여기 김구의 발언 중 “지조 없이 배신할 놈은 관상부터가 다르오”라는 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말일까? 그저 류주현의 창작일까? 아무런 근거도 없이 김구를 관상을 보아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류주현이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처리하면서 ‘관상’이란 말을 언급한 것은 김구가 유일하다. 왜일까? ‘백범일지’를 읽어보면, 백범이 관상에 마음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백범은 유년기에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준비에 몰두한다. 그러나 구한말의 과거 시험은 온갖 부정과 비리가 횡행하는 적폐의 온상이었다. 일반인이 실력만으로 등과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런 현실을 뒤늦게 알게 된 백범은 감연히 과거를 단념한다. 그리고 눈길을 돌린 것이 관상과 풍수였다. 그는 <마의상서(麻衣相書)>를 얻어 독학에 들어간다. 석 달 동안 열심히 자신의 얼굴과 씨름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참담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자기 얼굴에 부귀의 상은 찾아볼 수 없고, 온통 흉하고 천한 모습만 비쳤다. 그러다가 우연히 눈에 확 띄는 대목이 있었다. "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이었다. 얼굴보다는 몸이, 몸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호상인(好相人)이 되기보다 호심인(好心人)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백범은 책을 덮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이때 그의 나이 17세였다. 그런 기록에 근거하여 류주현은 김구의 대사에 ‘관상’이라는 말을 집어 넣게 된 것이다. 그러니 그가 창작한 김구의 발언은 가공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한 때는 지사로서 백성들의 추앙을 받다가 중도에 변절하여 일제에 협력한 사람들이 속 마음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이광수의 경우를 살펴보자. 3권 240쪽, 이광수의 발언이다. “ ….그들이 어느 특정인을 이용하려고 눈독 들이면 그 특정인은 희생되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 지식층이 협력을 거부한 탓으로 많은 젊은이가 필요없는 피를 흘릴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몇몇 사람이 협력하는 체하고 시일을 끌면서 저들의 과격한 수단이나 심술의 방향을 다소라도 돌려놓을 수 있다면 한두 사람쯤 변절자의 낙인이 찍히더라도 많은 사람을 위해서 희생되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 대한 저항이 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건 분명히 궤변이라는 오해를 받기 쉬운 논리입니다만.” 그런 논리를 편 끝에 결국 이광수는 변절하고 만다. 이광수의 속 마음을 마치 그의 속을 들어가 본 것처럼 그려내고 있지 않는가? 변절한 이광수와 고하 송진우의 조우는 그 결과를 소설적으로, 사실보다 더 극적인 모습으로 드러내고 있다 (3권, 433쪽 이하) 또 다른 점은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굳건한 역사의식이다. 그래서 단군조선에 관한 기록은 요즈음 고조선의 위치를 두고 학자들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류주현의 선각자적 면모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3권 133쪽에서 그는 왜곡되기 시작한 조선역사를 언급하면서, 그 뒤 172쪽 이하에서는 ‘조선사 편수회’라는 별도의 장에서 그것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삼국유사를 발간하면서 단군고기에 기록된 ‘석유환국’이라는 글자를 ‘석유환인’으로 바꿔치기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지금도 이것을 둘러싸고 주류학자들이 일본의 견해를 따라가고 있는 현실을 볼 때에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류주현 선생의 따끔한 음성을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 몇 가지. ‘국방색’이란 색깔 이름의 유래를 아시는가? 군인들이 입는 군복빛깔, 그 색을 뭐라 부를까? 3권, 204쪽을 참고하시라. 철로선 이름을 짓는데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경부선, 서울에서 원산으로 가는 철로는 경원선. 이런 식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왜 유독 서울에서 목포로 가는 철로는 호남선이라 했을까, 그 이름은 이렇게 지어졌다. 1권 268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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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가 아닌 역사소설이 가지는 내러티브. 드라마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거의 '시대'와 '인물'을 두고 드라마를 만든다면. 이 시대야 말로 가장 드라마틱한 시대를 읽는 가장 넓은 범위로 읽혀지는 대하소설이 아닌가.
조선총독부를 둘러싼 이야기를 중심으로. 인물들은 바뀌어가면서 그들이 가진 인간 심리묘사와 역사적 배경의 접목. 역사서에서는 읽을 수 없는 ..흐름속의 과정을 담아냈다.
조선총독부 1권 - 대한제국의 바람과 구름
1909년 11월-1919년 2월 8일/도교유학생 600여 명 2.8 독립선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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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
우선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정말이지 무척이나 기쁘다. 우리나라를 빼앗긴 시점부터 광복까지, 일제시대의 이야기를 사실을 중심으로 소설화 하였다.
그러기에 그냥 기록으로만 읽는 것보다는 내게 전해져 오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감동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때로는 울분이 치밀어 오르기도 하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훌륭한 책이다. 이렇게 훌륭한 책에 대한 서평을 쓴다는 것이 왠지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조선총독부>는 3권으로 이루어졌다. 소설화 하였다고는 하지만 온전히 다 소설은 아니다. 저자의 '자서'를 통해 보면 이 책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수용하였으며, 인물개체보다는 그 집단과 행적에다 앵글을 잡고 실존 인물들을 그대로 등장시켰다. 또한 역사적인 사실들도 그대로 나온다.
1900년 부터 1945년 까지의 기록이며 역사적인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고, 따로 주인공이 없기에 줄거리는 생략한다.
1- 일본놈의. 2- 이토가, 3- 삼천리금수강산을, 4- 사방으로 돌아보고, 5- 오적을 매수하여 대한을 먹으니, 6- 육혈포로, 7- 7발을 쏘아, 8- 팔도강산을 다시 찾으니, 9- 구사일생 남은 왜놈, 10- 십만 리 밖으로 달아나더라. p 125(1권)
안중근의 거사를 마친후에 유언과 함께 구전되던 민요라고 한다. 읽으면 읽을 수록 마음이 시원해지면서도 울컥해진다.
3월 1일 부터 6월까지 실제의 희생자수는 사망자 - 7,509명, 부상자 - 15,961명, 구금자 - 46,948명. 만세 시위운동 집회 횟수는 1천 542회, 시위에 참가한 사람은 202만 3천 89명이다. 남녀노소를 통틀어 본 인구 2천만의 10분의 1인 2백만 이상이 이번 독립시위에 나섰던 것이다. p127 (2권)
3.1 운동때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독립하기까지 그야말로 많은 사상자와 부상자들이 있었으리라. 이미 그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시금 이렇게 책으로 접하니 마음 한켠이 무거워진다. 당파싸움을 좋아하는 민족이라며 우습게 보고 지배하려고 했던 일본. 그러나 어떻게든 독립을 하려고 목숨까지 내놓았던 많은 애국지사들.. 나는 지나간 역사의 뒷모습으로만 여기고 있었던건 아닌지...부끄러워진다.
이제 곧 광복절이다. 이 즈음에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더없이 기쁘기만 하다. 50년의 우리의 뼈아픈 역사를 3권으로 모두 그려낼 수는 없었겠지만, 우리나라를 빼았겼다는 부끄러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기 위해 노력했던 많은 노력들, 그리고 일본의 인간같지 않은 폭도적인 만행을 알기에는 충분했다고 본다.
세월은 흘러간다. 인간들이 무슨 짓을 하든, 지구 위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세월은 아랑곳없이 흐른다. 세월은 인간에게 기억을 심어 놓으면서 간다. 아프고 쓰라린 기억, 즐겁고 통쾌한 기억,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기억하고 싶은 기억, 세월은 인간이 임의로 기억할 수 없도록 기억의 습성만을 심어 놓고 흐른다. p367 (3권)
광복절이 다가오는 시기에, 그 아픈 시절을 겪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광복절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한번 새기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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