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처음 이 책을 잡기 직전까지 내용이 매우 드라이~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같은 트릭이 무궁무진하게 사용되는 추리소설들 속에서 이야기를 얼마나 재미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웬걸? 맨 뒤의 책 설명과 공감을 하게 되다니.... '범죄와 추리를 분리서술한....색다른 추리소설 맛을 발견할 수 있다' 책 중간쯤 읽다보니 셜록 홈즈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손다이크 박사는 현미경 등만을 제외하고서는 사후 그리섬의 현신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p.119."..주변의 생명없는 것들 하나하나가 저마다 스스로의 노래를 부를 것이란 말이지?" '노래하는 백골' 중에서 뽑은 이 글귀는 "죽은 자는 말한다"랑 비슷하지 않은가?) 특히 '어느 퇴락한 노신사의 로맨스'에서 섬유 증거를 얻는 거나 '계획된 살인사건' 에서 냄새로 증거를 얻는 것을 보면 영락없이 CSI의 한 에피소드 아닌가. 게다가 마치 다음에서 셜록 홈즈가 토로하는 주장을 그대로 실천한 것 같이도 보인다. "문장 하나하나에 개성과 생명력을 부여하느라 추론의 충실한 기록에 매달리지 않았다네. 인과를 설명하는 추론과정만이 유일하게 기록할 가치가 있는 건데.... 범죄는 흔하고 논리는 드물기 때문이라네. 자네가 강조해야 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 논리일세. 강의록이 되어야 할 글을 이야기거리로 전락시켰어. (셜록홈즈의 '너도밤나무 사건' 중에서) 그래서인가 같이 일하는 저비스 박사의 역할은 단순한 보조자와 사건 서술 외에 왓슨박사와 같은 매력이나 존재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CSI란 드라마를 보면서 감탄을 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은 최신 기계나 증거채취 능력과 함께 하나 하나의 증거를 어떻게 구성해 범인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느냐에도 있다고 본다 (여기서 잠깐, 손다이크 박사는 증거들을 맹목적으로 믿을 것이 않을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쯤되면 감탄사가 나오지않을 수 없다. "그 시대에!!!"). 사건이 일어난 뒤가 아니라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whodunit이 아니라 howdunit이란 새로운 추리소설 분야를 개척한 것 외에 어떤 재미가 있을 것이나 하는 나의 우려는, 작가의 꼼꼼하면서 논리적인 기술과 ("난 한번 보고서 몇층에서 떨어졌는지 알아맞추는 점장이 여인이 아니라네") 그 안에 담겨진 재미있는 fact들을 읽으면서 감탄하는 재미에 사라져 갔다. 뭐, 큰 기대를 안한 것도 작용하긴 하지만, 재밌는 걸 어떡하나. 장편 소설 (시리즈를 기획했다면 대체로 작가는 미리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보고 주변 인물들까지 설정해 놓는다. 그래서인지 시리즈 소설 첫작품은 인물의 소개로 인해 다소 지루해지기도 한다)과 달리 여러 편의 단편을 통해서 입체적이면서도 일관된 인물을 그려나가기는 그보다는 비교적 어렵다고 생각된다 (물론, 주인공 인물에 대해서는 3D로 작가의 머리 속에 그려지겠지만). 그래서 가끔은 인물의 현재 모델이 누군인지 찾는 재미도 있는데, 아무래도 완벽한 손다이크 박사의 모델은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의사에 장교에, 목공예, 수공예,측량, 박물학 등 너무 완벽해서 정나미가 떨어질 수도 있으나, 그의 인물로서의 매력보다는 어떻게 사건을 해결했는지 그의 능력을 더 보고 싶다. |
| 독일 동화를 제목으로 따온 이 작품은 최초의 도서 추리 단편집이다. 리차드 오스틴 프리먼이 창조한 탐정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하는 단편들은 기발하게도 과학이 수사에 이바지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요즘 출판되고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는 과학수사대 CSI의 원조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리차드 오스틴 프리먼은 실제의 범죄 수사에 도움이 되는 추리소설을 쓴 의사 출신의 작가다. 그가 창조한 존 손다이크 박사는 법의학의 전문가인 의사이며 동시에 법에 대해서도 잘 아는 변호사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건장하고 활동적인 체질에 근엄하고 고전적인 인상. 예리한 시각과 청각을 가지고 있고 홈즈 버금가는 예민한 추리력을 자랑한다. 그에게는 또한 왓슨같은 저비스 의사가 있다. 단점이라면 홈즈와 마찬가지로 속전속결이라 사실적이지 않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손다이크 박사가 처음 등장한 붉은 엄지손가락의 지문이 출판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지만 이 책으로 만족하기로 하겠다. CSI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할 만한 작품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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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미스테리 팬이라면 손다이크 박사 이야기를 들어본 이들이 있을 것. 나도 예전에 들어보았었지만 아직 그가 등장하는 책을 읽어보지 못하다 이번에야 프리먼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00년전에 쓰여진 이 고전 미스테리의 의의는 두 가지 정도가 있겠는데, 하나는 범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도서 미스테리라는 점, 하나는 과학적 수사와 법의학의 도입이다.
범인을 밝히기 위한 탐정의 추리를 쫓아가는 일반적 플롯을 도치시켜 범인을 도입에 밝히고 그것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이는 도서 미스테리의 등장은 미스테리 도서사에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하고 안락의자 형 탐정이 아니라 현미경과 핀셋을 가지고 사건 현장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물적 증거를 수집하는 탐정의 모습은 100년이 지난 지금, 인기 드라마 CSI 와 너무나도 흡사하여 책을 읽다가 깜짝 놀라며 웃었다.
지금 본다면 수사 기법 등에서 너무나 일반적인 것들이 많아 조금 유치하게 보이는 면도 있겠지만 100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걸 감안하고 본다면 손다이크 박사의 추리력을 충분히 즐기며 읽을 수 있을, 고전 추리 소설의 또 하나의 명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