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0.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로스트 캣] 외출냥이를 추척하는 효과적인 방법
"[로스트 캣] 외출냥이를 추척하는 효과적인 방법" 내용보기
입사한 해 처음 맞이한 겨울, 늦은 퇴근길에 반짝이는 눈 두 개를 봤었다. 새끼 삼색이 한 마리가 멀찍이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전날 밤의 녀석은 조금 가까운 자리에서 아마도 음식이었을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앉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양이 사료와 캔을 주문하고, 며칠 뒤 다시 그 삼색이를 만났다. 그간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과 친해지고 싶은
"[로스트 캣] 외출냥이를 추척하는 효과적인 방법" 내용보기

입사한 해 처음 맞이한 겨울, 늦은 퇴근길에 반짝이는 눈 두 개를 봤었다. 새끼 삼색이 한 마리가 멀찍이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전날 밤의 녀석은 조금 가까운 자리에서 아마도 음식이었을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앉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양이 사료와 캔을 주문하고, 며칠 뒤 다시 그 삼색이를 만났다. 그간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예쁘게 생긴 캔 하나를 따주었더니 도망도 안 가고 허겁지겁 먹기 바빴다. 2012년 겨울을 그렇게 살아 남았던 삼색이는 이제 세 마리의 새끼 중 살아남은 한 마리를 데리고 매일 출근중이다. 

 

 

녀석과 매일 눈인사를 하고도 워낙 경계심 강한 성격의 고양이라 한 번 만져본 적도 없고 가까이 가면 미친듯이 하악질을 당한다.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심을 먹으러 동네를 걷다가도 아는 듯 모르는 듯 한 번 쓱 올려다보곤 제 갈 길을 가는 녀석을 만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다른 집 마당에 눌러 앉아 일광욕을 하는 걸 보는 일도 숱하다. 워낙 길냥이가 많은 홍대 부근이라지만, 상황이 이쯤 되니 얘들은 사실 주인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든다. 사실은 귀여움 받는 어떤 집 애들이지만 주인 없는 낮에는 자유를 즐기는 외출냥이일 수 있겠다는 추측도 하게 되는 것.



만약 우리 회사의 삼색이 모녀가 주인이 있다면 아마 <로스트 캣> 저자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0년 넘게 키운 쌍둥이 고양이 두 마리와 애인 웬디는 캐롤린이 마음을 놓는 유일한 상대들이다. 캐롤린의 고양이는 피비와 티비인데, 소심하고 겁 많은 성격의 티비가 5주 동안 집을 나가 있다가 돌아오게 된다. 마침 심한 다리 부상으로 불편해진 몸을 끌고, 캐롤린은 웬디의 도움을 얻어가며 티비를 찾아다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티비는 태연히 집에 돌아왔고, 안도하던 캐롤린은 배신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왜 자신을 떠났는지 애인에게 따져 묻듯 티비를 추궁하고 싶어하지만, 티비는 당연히 답이 없다. 캐롤린이 궁금해진 또 한 가지는, 그래서 도대체 어디에서 무얼 하고 돌아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캐롤린의 발상은 꽤 기발하다. 티비의 몸에 GPS를 달고 추적하자는 것. 당연히 더 얼토당토 않은 시도들 끝에 도전한 일이었다. 캐롤린보다 더 기발하게도 벌써 딱 맞는 용도를 위해 개발된 고양이용 GPS가 시중에 있었고, 캐롤린은 정말 '티비 추적 작전'을 실행에 옮긴다. <로스트 캣>은 내 고양이의 사생활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에세이다. 캐롤린은 당연히 많은 교훈을 얻는다. GPS보다 더 효과적인 외출냥이 추적 방법도 알아낸다. 캐롤린의 글은 고양이처럼 통통 튀고 재빠르다. 일러스트작가이기도 한 웬디와 같이 작업한 덕에, 귀여운 그림이 더하는 생기도 상당하다. 캐롤린의 이야기는 애묘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연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캐롤린과 웬디가 고양이를 매개로 더 돈독한 관계를 다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티비를 향한 캐롤린의 마음보다도, 미처 이해하지 못하던 고양이에 대한 캐롤린의 애정을 웬디가 닮아가게 되는 부분이다. 역시 고양이는 가끔 섭섭하게 해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반려 동물이 우리 옆에 없을 때에는 어디에 가서 뭘 할까? 그리고 왜 갈까? 우리로는 부족한가? 이런 질문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본이다. 그래서 모험이 시작됐다. 반려 동물에게 인간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생각하는 그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에게는 낯설지 않을 모험. 티비가 그 다섯 주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내려는 모험. 그렇게 시작됐다. '티비 추적 작전'. (34쪽)

 

 

티비 덕분에 나는 사람들과 사귀었다. 내가 마침내 인간 이웃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티비가 몇 달 동안, 어쩌면 몇 년 동안 이 근처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GPS 지도로 증명됐지만, 티비를 보았다는 사람은 없었다. 인간은 자기 주변을 너무 많이 놓치며 사는 게 점점 확실해졌다. (140쪽)

 

 

자기 고양이를 잘 아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사실, 상대가 어느 누구라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그 상대를 잘 아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 상대를 잘 아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 해도, 사랑은 그 사실을 뛰어넘는다. (164쪽) 

l******e 2014.12.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