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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미술로 몸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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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여성주의 미술로 몸 바라보기로 설정되어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의 몸을 주체로서 인식하고 경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며 인식의 주체이자 표현 주체인 남성들에 의해 타자화되고 대상화될 뿐인데 여성주의 미술가들은 이런 여성의 몸에 대한 관점과 재현 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금기에 도전하거나 여성의 본질적 측면을 강조한다 (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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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여성주의 미술로 몸 바라보기로 설정되어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의 몸을 주체로서 인식하고 경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며 인식의 주체이자 표현 주체인 남성들에 의해 타자화되고 대상화될 뿐인데 여성주의 미술가들은 이런 여성의 몸에 대한 관점과 재현 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금기에 도전하거나 여성의 본질적 측면을 강조한다 (P. 5). 따라서 여성주의 미술을 통해 여성의 몸을 읽는 것은 여성주의 및 젠더 이론의 여러 쟁점들을 시각적으로 개관하고 논구할 수 있는 유익한 방식일 수 있다 (P. 6). 그리하여 책은 여성들이 축적해가는 여성주의 미술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여성의 몸을 해석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준다.

 

글쓴이는 한국에서 여성주의 미술 관련 책을 발견하기 어려운데다 소수의 몇몇 작품이 여성주의 미술의 정전인 양 한정적으로 통용되고 있음을 문제로 보고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여성주의 미술을 ‘다르게’, ‘거슬러’, ‘다시’ 읽고 분석하고자 한다 (P. 7).

 ‘다르게’ 읽는다는 것은 여성주의 미술을 핵심 주제 별로 접근한다는 말로서 대부분의 여성주의 미술 책들이 기술하는 방식인 작품 개괄이나 발전 단계 별 서술을 지양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주제를 설정하고 해당 주제에 적합한 미술가와 작품을 선정해서 논의하는 방식은 글쓴이의 지향점을 이해하는데 매우 적합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거슬러’ 읽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여성주의 미술 관련 논의에서 주변으로 밀려나 간과되거나 소홀히 다루어진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여 집중 분석한다는 뜻이다. 책에 등장하는 여성 미술가들의 이름은 몇몇-예, 모더존베커-을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글쓴이의 글을 통해 대한 그들의 작품은 전복적이라 할 만큼 충격적이었지만.

 ‘다시’ 읽는다는 것은 여성주의 미술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함은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의 불편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여성주의는 현재진행형이고,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여성주의 운동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래도 여성주의가 지향하는 인간 평등의 실현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P. 8)’는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런 방식이 적용된 책은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커다란 질문을 던진다. ‘그 동안 뭘 보고 있었는지 알겠어?’ 하고 말이다. 책 읽기를 통해 여성주의 미술뿐만이 아니라 행위 예술을 비롯한 현대 미술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정립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받았다. 사실 책에서 언급하는 거의 모든 부분들에서 새로움과 충격을 느꼈다. 여성 누드를 이해하는 바탕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보았던 존 버거의 시각을 넘어서는 이해가 다가왔다.

 

책에 나오는 작품들을 아무런 설명 없이 미술관 등에서 보았다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저게 도대체 뭘 하는 거야?’라는 정도의 반응을 보이며 스쳐 지났을 상황이 거의 대부분이었을 듯하다. 또는 혐오의 감정을 지닌 채 비난하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신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신체 부위나 장기, 비루하고 불완전한 체액은 온전한 신체에 대한 부정이다(P. 135) 등의 이해를 텍스트를 통하지 않고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제작비의 문제 탓인지 수록된 작품들이 모두 흑백 도판인 점은 서운하다. 흑백 도판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도 있지만 책이 설명하는 바를 도판에서 발견하기 어려운-작품의 디테일을 알아보기 힘들다는 의미- 작품들도 있다. 일부분만이라도 컬러 도판으로 수록했다면 좋았을 뻔했다. 작품의 도판 자료를 첨부하지 않고 해당 작품을 설명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 점도 불편사항 중 하나이다. 작품의 어떤 점을 얘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이런 작품들 중 구글링을 해도 확인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도판의 배열을 잘못 설명한 부분도 있고 맞춤법이 이상한 내용도 보인다. 혹시 다음 쇄를 발간하게 된다면-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고쳐서 내기를 바란다. 이런 약점들을 감안하여 편집/구성의 평점을 별 4개로 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글쓴이가 제공하는 여성주의 미술에 대한 설명이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하는 느낌이고 관련 작품들을 이전처럼 그냥 스쳐 지나가며 흘깃 보고 마는 상태로 남겨두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을 안게 된다. 한국에서 이런 수준의 책을 펴내어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내 수준이 낮기 때문인 탓이 크겠다.) 여성주의와 미술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작품이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메시지를 읽어낸다면 오히려 깊이 동감하게 될 터이다.

a******9 2018.07.01. 신고 공감 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