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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만나면 행복하고, 다 읽고 나면 뿌듯해진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나름대로의 유구한 진화의 과정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끼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찬 책을 읽으면 더더욱 그렇다.
생명의 다양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여기서 느끼고 배우고 확인하는 것은 그저 그렇다고 인식하는 관념적인 다양성이 아니다. 실제로 느끼고 인식하는 생명 발달의 다양성이다. 한 가지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한 가지 과정으로만 말할 수 없는,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형태와 과정을 통해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경이롭고, 어쩌면 찬란하다. 어떤 경우에는 감동스럽고, 어떤 경우에는 감탄스럽다. 그리고 때론 안타깝다.
해양생물을 통해 발달을 연구해온 저자가 ‘어린 것들’, 즉 ‘새끼’를 통해 그런 지구상 생명의 다양성과 신비를 보여주고자 한 것은 정말 신의 한수처럼 여겨진다. 우리는 흔히 다 자란 성체의 모습과 생리적 현상을 통해 그 생물을 이해하곤 하지만, 실제로 지구상에 대부분의 동물은 새끼들이다. 그 새끼들이 살아남아야 성체가 되고, 다음 세대의 새끼를 낳고, 끝없는 생명의 고리, 진화의 흐름을 이어갈 수가 있다. 새끼들이 어떻게 나오고, 그것들이 어떤 적응을 통해 살아남아 성체에 이르는지에 대한 탐구는 그야말로 생명을 이해하는 데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 중에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새끼가 성체에 이르는 과정도 간단하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학에서의 연구도 쉽지 않다. 과학자들은 그런 발생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별 짓을 다한다), 겨우겨우 한 가지 한 가지씩 이해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그 과정과 지금까지의 결과가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지게 된 경이로움과 배움은 갈피갈피마다 그어진 밑줄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한 것이고, 또한 의미심장한 것이라 부지런히 볼펜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다 기억할 수 없는 것에 내 능력을 탓하기도 하면서 정말 최소한으로 밑줄을 그었지만, 한 페이지에도 몇 군데씩 자국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아무데나 펴서 몇 가지만 인용해보면 이런 것들이다.
“과학자들은 난자 안으로 다수의 정자를 허용하는 두 가지 예외 동물 그룹을 발견했다. 빗해파리류와 화살벌레 등 모악동물이다.” (50쪽)
“악어는 껍데기를 깨고 나올 때 어미가 관여하며 도와주거나 아예 이빨로 뜯기도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69쪽)
“2014년에 과학자들은 사상 최초로 세포기관을 인도하는 박테리아가 없으면 초기 세포 분할을 일관되게 완료할 수 없는 동물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회충이고, 그 박테리아는 월바키아속에 해당한다. 만약 월바키아에 감염된 그 알을 항생제로 치료한다면 그중 약 절반이 죽어버린다.” (87쪽)
“젖은 동물 세계 전반에 다 펴져 있다. 비둘기, 펭귄, 플라밍고는 새끼에게 먹일 소낭유를 만들고, 깡충거미는 복부에서 나오는 젖을 분비하며, 바퀴벌레는 새끼들에게 고단백 젖을 먹인다.” (126쪽)
“원래 제왕나비는 포식자에게 맛이 없기로 악명 높은 곤충이다. 애벌레 시절에 독성이 있는 박주가리를 먹으면서 독성을 몸속에 쌓기 때문에 성충을 잡아먹으면 몹시 역겨운 맛이 나기 때문이다.” (201쪽)
현대의 생물학은 상당 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 수준에서 생명 현상을 탐구한다. 그래서 생물학이 ‘생물’을 연구한다기보다는 생물의 ‘분자’를 연구하고, 연구자는 평생 생명체를 직접 다루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간혹 과연 그게 생물학이 맞나 싶을 때도 있다. 생물학을 전공으로 삼고자 마음 먹었을 때는 생물에 대한 친근함, 혹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일 텐데, 이 책은 바로 그런 본래의 생물학의 감성을 되살려준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생물학을 하는 이들이 있음에 안도하게도 된다. 아직도 세상에는 알아야할 게 많다는 것도, 그것을 탐구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인지도 깨닫는다. 다시 생물학의 문 앞에 선 느낌이다. |
![]() 해양생물학자 대나 스타프의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는 우리가 흔히 간과했던 ‘어린 동물’에 주목합니다. 성체가 아닌 어린 개체들이 생태계의 중요한 톱니바퀴임을 강조하며, 독창적 생존 전략과 성장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어린 동물의 놀라운 생존법부터 진화가 만든 기발한 생명 설계까지, 대자연의 감동적인 비밀이 담긴 책입니다. 놀랍게도 지구상 동물의 다수는 새끼 상태라고 합니다. 성체보다 많은 새끼 동물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미성숙해 보이는 그들의 특별한 생존 능력은 무엇일까? 생태계에서 어린 동물의 역할은 성체와 어떻게 다를까?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에서는 과학적 연구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어린 동물의 세상을 재조명합니다. 미미한 시작점인 알에서부터 독립적인 성체로 성장하는 과정 속 어린 동물의 생명력을 만나보세요. ![]() 먼저 특정 종의 알이 환경 위협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탐구하며, 자연이 만들어낸 기발한 생존 메커니즘을 보여줍니다. 생명의 시작점인 알은 단순히 껍데기 안에 있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알은 가만히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수많은 위험에 대비한 진화적 보호막을 갖추고 있습니다. 청개구리 알 무리는 포식자가 접근하면 신호를 감지해 일찍 부화해 도망간다고 합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새끼들이 본능적으로 생존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겁니다. 알에서 부화한 후에도 생존은 험난합니다. 부모의 도움 없이 살아가야 하는 종과 달리, 부모의 헌신을 필요로 하는 종은 그야말로 생태계의 아름다운 협력 모델을 보여줍니다. 쇠똥구리는 새끼를 위해 영양소가 풍부한 배설물을 남깁니다. 유전적 지속성을 담보하는 부모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콘도르는 양부모 체계를 활용해 새끼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합니다. 이처럼 어린 동물의 생존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종 전체를 위한 자연의 설계입니다. 어린 동물의 외모는 성체와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올챙이는 개구리를 닮지 않았고, 애벌레는 나비를 닮지 않았습니다. 유생 단계는 생태적 적응에 최적화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여기서 발생생물학과 진화의 교차점에 대해 설명합니다. 올챙이가 물속에서 생존에 필요한 능력을 발달시키는 동안, 나비의 애벌레는 식물의 잎을 무한히 먹어 치우며 성체로의 변신을 준비합니다. 올챙이의 지느러미와 나비 애벌레의 턱은 생존 환경에 특화된 도구이며, 이 시기를 지나면서 새로운 능력을 추가로 획득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어린 동물은 환경에 맞추어 자신을 재정의하며 성장의 단계를 밟아갑니다. ![]() 한편 부모의 보호 없이 살아가는 종들, 특히 달팽이나 조개류처럼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환경과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생존하며, 종종 성체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며 진화적 압박을 이겨내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변태는 단순히 생김새의 변화가 아니라, 생명체가 완전히 새로운 생존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입니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하는 과정은 익히 알지만, 가재나 양서류의 변태는 생물학적으로 더 복잡하고 극적인 변화를 포함합니다. 이 과정은 어린 동물이 성체로 가는 여정에서 얼마나 많은 도전과 적응을 극복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를 단순히 생물학적 사건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겪는 변화와도 흥미롭게 연결됩니다. 변화는 고통스럽지만, 그 끝에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교훈처럼요. 카프카 소설의 우울함과는 달리, 동물들의 변태 과정은 기쁨과 희망의 순간입니다. 매미는 17년을 땅속에서 기다립니다. 그 기다림 끝에 이루어지는 대규모 우화는 아름다운 광경 그 이상입니다. 매미의 사례를 통해 시간과 생명 주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는 서로 맞물리며, 매미의 존재가 다른 동물에게도 중요한 자원이 됨을 보여줍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알고 싶은 자연 다큐멘터리 마니아, 어린 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되는 책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 어린 동물은 단순히 성장 단계가 아니라, 독립적인 생태계 구성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된 자연 속에서 작은 톱니바퀴 하나하나가 중요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 동물의 생존 이야기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 자연이 만든 유치원을 탐험해 보세요. 생명의 놀라운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도서협찬 #어린것들의거대한세계 #대나스타프 #위즈덤하우스 #과학도서 #어린동물 #진화 #생존전략 #인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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