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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이 작품의 전편에 대한 리뷰를 썼는데 그 후에 이 속편 감상문을 따로 썼는지 어땠는지가 기억이 분명하지 않아 방금 전에 확인해 봤다. 사실 이뿐이 아니라 그끄제 리뷰를 쓴 <부머랭> 역시 꼭 한 달 전쯤에 리뷰를 쓴 것만 같아서 역시 확인을 거치고 썼더랬다. 에디 머피라는 배우가 미국 연예계 주류에 발을 내디디고 개인적으로도 큰 수입을 올리면서 당당히 문화 아이콘 중 하나로 인정 받은 건 분명 대중문화사에 주요 사건으로 자리매김될 자격이 충분하다.
이후 덴젤 워싱턴을 예로 들자면(지금 이 작품과는 무관하나 흑인 예능인의 계보를 되돌아보는 데 이 사람 얘기가 빠지면 안 됨) 본인 스스로가 '검은 로미오' 강박에 너무 오래 갇혀 있다가 최근에서야 '망가지기' 시작했으므로, 사실 본인의 포텐셜이 충분히 개화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경우다. 물론 그로서는 '에디 머피처럼 성공하기'는 싫었겠고 (몇 달 전 어느 예능 프로에서 모 아나운서가 선배 전현무 앞에서 '저는 가는 길이 다른 것 같습니다'라고 한 것과 비슷) 정공법으로 갖가지 편견을 돌파하고 싶었겠으나, 편견을 극복하는 것과 자신의 참된 가능성, 매력을 '증명'하는 건 또 별개 문제다.
이 사람이 그렇다는 건 아니나, 사람이 아주 꼴통 같은 협소한 관점 한 구석자락을 어설프게 주워 들어(이데올로기라는 걸 제대로 공부나 하고 저러면 그나마 내가 말을 안 하는데), 그걸 제 개인의 인생 한풀이에 결부시키고 들면 이건 뭐 빠져나올 출구가 없는, 말 그대로 노답 꼴통으로 추락하기 마련이다. 기본 소양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뭘 씹고 저주하며 뭘 빨아야하는지 대상을 정반대로 착각해서, 제깐에는 원작을 찬양한다는 게 마치 작가의 얼굴에 된똥 가래침이나 뿜어대는 듯 저런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 지 피 속에 흐르는 범죄자의 DNA가 덜 무색하게, 감옥에나 가서 썩은 눈깔을 부여잡고 책이나 좀 들여다 볼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감옥에서 그렇게 공부가 잘 된다고 하니. 미친 발악을 떨어대고 기존 질서를 뒤집어 엎는 시늉을 하는 데서 본능적 쾌감을 느끼는 밑바닥들은, 결코 가면을 오래 쓰지 못한다.
에디 머피 개인이 그런 생을 살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이 작품의 전편은 그나마 코미디를 통해 인종 장벽을 희화화하려는 힘겨운 시도를, 액션 장르 본연 사명을 잊지 않는 선에서 어쨌든 하기는 했다고 봐야 정당한 평가이겠다. 흑과 백 듀오를 소재로 다룬 건 물론, 물론,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니고 말 그대로 <흑과 백>이란 제목을 단(원제는 'The Defiant Ones'), 토니 커티스와 시드니 포에티에 주연의 탈주극이 이때로부터 근 삼십 년 전에 개봉되었었다. 대체로 백인 중상류층은 흑인에 대해 필요이상의 경원, 멸시적 태도를 갖지 않고, 하류층이나 필사적인 제스처로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게 보통(이 점에서 저 졸혼 괴물이 작품 본지에서 크게 이탈하여 가상의 적에 대해 미친 착각을 기반으로 발작적 G랄을 떨어대는 것도 앞뒤가 척척 맞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 작품에서 백인 주인공을 저런 신분으로 세팅한 건 꽤 의미심장했다. (요즘은 문화 투쟁 와중에 사정이 조금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으나 기본 프레임은 저때나 지금이나 별로 바뀌지 않음)
1편 리뷰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안 했나?ㅋ), 프로타고니스트 잭 케이츠 형사(닉 놀티 扮)는 범죄자 검거 소탕이라는 흠 없는 명분을 떠안고 있으면서도 결코 관객들이 동일시를 이룰 수 없는, 너무나도 책 잡힐 구석이 많은 주인공이다. 성격 급하고, 폭력적이고, 과연 바른 목표와 이상을 가슴 속에 간직하기나 했는지도 의심이 될 만큼, 그의 언행은 그가 잡으러 다니는 범죄자들의 그것과 개성이 크게 다르지도 않다. 다만 우리가 1편에서도 확인했듯, 재물욕이 아예 없지는 않되 (인간의 통성인) 탐욕 때문에 인간관계의 기본을 파괴할 만큼 무리수를 범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실체가 모호하긴 하나 (그 폭력적인 성품만큼)선명한 자제 도덕률을 유지하긴 한다는 걸 우리는 알 수 있다. 원칙이 아주 느슨한 뒷선에서 잡혀서 그렇지, 그걸 칼 같이 지키기는 한다는 뜻이다. 깐깐하게 준칙을 세워놓고는 그걸 지키지도 않는 사람보다야 훨씬 믿음이 간다는 뜻도 된다.
1편에서 에디 머피(레지 해먼드 역)가 '48시간 동안' 그토록 뛰어다니며 애를 썼건만 그 보람도 없이 감옥에서 형기를 에누리 없이 고스란히 마치고 풀려 나오기 직전, 형사 잭은 달갑지 않은 얼굴을 들이밀며 다시 한 번 도와 줄 것을 청한다. 이제 이 48시간은 (1편에서처럼)직무를 충실히(?) 이룰 수 있는 잉여 시간이 아니라, 잭 자신의 '모가지'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눈꼽만한 여유로 주어졌다. 잭은 현재 마약상에게 수배금이 걸려 온갖 악당들이('캅 킬러'로 찍힐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목숨을 노리는 신세이며, 그 전에 과잉방위 혐의로 자신이 해직은 물론 유죄판결까지 받고 감옥에 갈 판이며, 만약 갔다 하면 살벌한 죄수들의 합법적인 헌팅 시도로부터 살아남을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는 판이다. 허나 나름 원한이 쌓인 뺀질이 레지가 이런 부탁을 냉큼 들어줄 리가 없는데, 물론 잭에게도 아직 남은 카드가 있긴 하다.
이 2편에서는 잭을 못잡아 먹어 사사건건 따라다니며 시비를 걸고 못살게 구는, 잭이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을 내사과 소속 경찰이 하나 더 나오는데 블레이크 윌슨 캐릭터이다. 이 배역이나 배우나 1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으며, 촉 좋고 영리한 레지는 극 후반부에서 '왜 이렇게 당신의 동선은 매번 놈들에게 추적당하죠? 같은 경찰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꿸 수 있을까요?'라고 예리한 한 마디를 던진다. 순간 '그래, 내부에 배신자가 있었어!'를 외치는 닉 놀테(잭 역)나 보는 우리들이나 머리끝이 쭈뼛 서는 전율을 느끼는데.... 어떨까? 당신과 저들의 직감은 과연 맞았다는 게 판명 될까? 이 각본은 전편 리뷰에서도 얘기했지만, <007 네버다이>를 연출한 로저 스포티스우드가 담당했다. 이 사람이 각본을 쓰면 이렇게 쓰는 사람이었구나 싶게, 냉소적 유머와 살벌한 세상사의 단면을 잘 포착한 재치 있는 라인들이 난무한다. 닉 놀테의 액션이 많이 둔해져 민망하다는 말은 이미 1편 리뷰에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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