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에 적힌 문구 한 줄 보고 반해서 구매한 책입니다. 띠지를 보면 "기억한다는 건 함께한다는 거고, 존재한다는 건 기억된다는 거래."라고 쓰여있네요. 요즘에 기억이나 시간의 흐름, 존재와 같은 주제의 책에 눈길이 가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 좋은 책이 많아요.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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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너머버베나 #단요 #위즈덤하우스 #위픽 #단편소설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소년과 소녀가 상실을 받아들이는 법 사람은 스스로를 지키고자 망각한다. 슬퍼하지 않기 위해 죽은 사람을 잊어버리거나 슬퍼하기 위해 기억하는 이들로 나뉜 세계. 열다섯 소년 ‘소목’은 폐가에서 난생처음 죽음을 목격하고 어떤 기억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는 것을 예감한다. 한참을 달린 소목이 이른 곳은 폐가와는 달리 생명력으로 가득한 또 다른 2층 주택. 소목이 유일하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나울’이 살고 있다. 4년 전 공원에 불현듯 나타난 소녀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은 뒤 사라졌고, 소목이 나울의 흔적을 쫓다 포기할 무렵 소목을 제외한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 채 소목과 마주친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잊을 수 없었던 소년과 죽음을 잊어버린 소녀.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두 사람은 상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자 다시 한번 담장 위로 올라선다. 🏷️ "이건 내 생각인데, 모두에게 잊히는 건 나쁜 일이지만 알려지는 것도 꼭 좋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뭘 기억한다거나 안다거나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그게 다 한 덩어리 같아요. 어떤 기억은 완전히 잊는 편이 낫지만 자기가 잊어버린 걸 알아내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고, 또, 뭔가를 안다는 게 지어낸 이야기와 확실히 구분되는 것 같지도 않아요. (이하 생략)." p.136 ~p.137 🏷️ 애당초 이야기와 앎과 기억을 명백히 구분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착시 같은 거야. 죽은 사람이 잊힌다는 사실 하나에 집착하느라 우리가 항상 무언가를 잊고 다시 만듦으로써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거야. 너나 나 각각이 아니라 우리 전체가. 그러니까 잊히지도 만들어지지도 않는 불변의 무언가를 믿고 쫓아가기란 매 순간 출렁이는 바다로부터 수면을 교묘하게 벗겨내서 그 아래의 물을, 껍데기가 사라졌고 움직임도 없는 물을 얻어내려는 시도나 마찬가지야. 아무짝에도 쓸데없고 가능하지조차 않은 거야. p.141 ~p.1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