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은 <초록꼬리>이지만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은 아마도 대부분 <가면>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것 같다. 평화롭게 살던 들쥐들의 삶의 터전에 어느날 방문하게 된 서울쥐. 서울쥐로부터 신나는 도시이야기를 듣고 흠뻑 빠지는 들쥐들은 특히 <마디그라>라는 축제에 매료되고 저들도 함께 그 마디그라를 해보기로 결의한다. 거리에는 음악소리 요란하고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춤을 추고 행진과 나팔소리 울려퍼지고 하늘 가득 뿌려지는 색종이 조각과 리본들...그리고 가면놀이. 그 모든것의 따라하기는 즐거웠으나 문제가 생겼다. 가면을 쓴 들쥐들이 자기 본래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뒤집어 쓴 가면의 모습대로 행동하게 된 것이다. 들쥐들이 만들어 쓴 가면이 왜 하나같이 무시무시하고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가면들이었을까? 나는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들쥐들은 무서운 가면을 쓰고 서로를 두려워하며 살게 되었다. 더이상 처음의 평화롭던 터전이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디그라의 가면놀이에 참가하지 않았던 쥐를 보게 되는데 그 쥐를 코끼리만큼 커다란 쥐로 본다. 왜 그랬을까? 그 쥐는 그저 평범한 보통 쥐에 불가한데 왜 가면 쓴 들쥐들의 눈에는 그렇게 엄청나게 커다랗고 두려운 존재로 보였을까? 결국 그들은 가면을 쓰지 않은 쥐에 의해 자신들이 썼던 가면을 벗게 되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좋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가면을 불태우며 거짓된 자기를 태워버리는 들쥐들은 마디그라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며 다시 평화로워진다. 꼬리를 초록색으로 칠했던 쥐만이 아무리 해도 꼬리의 색깔을 지울수가 없어 그 갈망했던 축제와 가면으로 인해 두려웠던 시간의 흔적처럼 계속 초록꼬리로 남게 된다. 완전히 다 잊혀지지 않도록 남아진 초록꼬리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 걸까? 레오리오니의 그림책들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을 할때가 많다. 우리가 살면서 쓰게 되는 가면들은 도대체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을까? 그 모양이 너무나 가지각색으로 다양하게 바뀌어가며 쓰기에 이제 무엇이 본래 내 모습인지조차 헷갈려지게 만드는 그 가면이란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가면의 한 모습모습조차 나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걸까? 단지 가면을 썼다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가면을 썼느냐가 문제인건 아닌지...그런 생각을 하는 나이기에 들쥐들이 만든 가면이 모두 악하고 두려운 존재의 모습이었다는것이 좀 아쉬웠다. 교훈을 주려는 의도였을지 모르나 글쎄....내 본래의 성품이 나쁘다 할지라도 나의 선하고자 하는 의지로 선한 가면을 쓰고 노력하는건 어떨까? 그도 가면쓴 것이기 때문에 나쁘다 지탄받을 일일까? 가면이라는 것에 대해 그 의미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럴 의도였을까? 책 구성이 좀 별나다. 처음 두장을 제외하고는 글이 있는 장면과 글 없이 그림만으로 된 장면들이 반복되어 있고 글이 없는 장면에 대한 설명도 앞장의 그림있는곳에서 함께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그림과 글씨가 있는 페이지에 있는 글이 그 페이지의 그림만을 설명하는것이 아니고 그 다음페이지에 나올 그림만으로 된 페이지까지 설명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한 구성과 그림의 전체적인 색조와 분위기도 '가면'이라는 주제와 매우 잘 어울린다. 그러나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그림책을 보는 어른인 나와 우리 아이의 시각은 다를때가 참 많다. 이 책을 보고 난 후에 쓴 독서록에 아이가 쓴 내용을 보니 " 어떤 쥐는 꼬리까지 색칠했다. 물감으로 색칠하면 지워지는데 페인트로 색칠해서 안지워졌다.그게 재미있었다." 라고 적힌부분이 있었다. 심오한 생각을 하던 나는 이내 웃음을 터트릴수밖에 없었다. 그게 재미있었냐 물어보니 그렇단다. "이 세상에 꼬리가 초록색인 쥐가 있어요? 그러니까 웃기잖아요."한다. 제목에 너무도 충실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 나는 그 초록꼬리로 별 생각을 다하는데 아이는 단순하게 즐긴다. ^^ 지금은 그렇듯 꼬리가 아무리 해도 지워지지 않고 초록으로 남은 사실을 재미있어 하는데 좀 더 자라면 어떤 사실이 마음에 와 닿을까 궁금해 지기도 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를 다 카바하는 레오리오니. 그의 손주사랑과 살아온 연륜이 그림책 속에 녹아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마디그라>가면>초록꼬리> |
|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철학적인 그림책 작가, 레오 리오니가 '프레드릭'이나 '세앙쥐와 태엽쥐'로 익숙해진 그만의 '쥐'들을 이끌고 다시 찾아 왔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한 서울쥐가 들쥐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숲을 지나가다가 도시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들쥐들의 부탁을 듣고 '마디 그라'라는 프랑스 거리 축제에 대해 들려줍니다. 서울쥐의 이야기를 들은 들쥐들도 상상만으로 그칠 수 없었던지 자신들도 '마디 그라'를 해보자며 축제 준비를 합니다. 들쥐 한마리는 꼬리를 초록색으로 칠하는 것으로 자신을 단장하지요. 이녀석이 바로 '초록 꼬리'입니다. 아마 책을 보는 내내 아이들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림에서 들쥐들 중에서 어느 녀석이 꼬리가 초록색인가 하고 찾아보느라 바쁠 겁니다. 아직 가면을 쓰지 않고 색색의 리본이 날리고 동글동글한 색지들이 뿌리는 장면이 가장 즐거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면을 쓴 들쥐들이 처음에는 재미로 서로에게 으르렁거렸지만 점차 본연이 모습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가면-사납고 무서운 동물-을 모습을 자신의 실체라고 믿게 되면서부터 서로가 서로에게 두려움과 미움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이제 들쥐 마을에 들쥐는 없고, 사자, 코끼리, 늑대, 멧대지, 새가 되어버린 동물들만이 존재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자기모습 그대로인-가면을 쓰지 않은- 쥐가 찾아들자 "코끼리만큼 큰 생쥐"의 등장했다고 난리가 나죠. 비교대상이 된 그 '코끼리'라는 것이 실제 코끼리가 아니라 단지 코끼리 가면을 생쥐일뿐임을 그들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이 책은 '가면'이라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두려움에 찬 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자신들의 참모습을 찾게 된 들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들쥐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쓴 '가면'은 본연의 모습을 가리고 잊어버리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가면을 통해 세상을 보다 보니 가까이 지내던 동무들도 무서운 동물로 보일 뿐이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 들쥐라는 것도 잊어 버리게 되죠.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 자신의 본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철학적인 내용의 그림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