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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강남의 3일간을 다룬 TV 다큐멘터리에서
이제는 휴대폰 앱에서 손가락만 놀리면 모든 종류의 진수성찬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배달의 천국' 시대가 되었고, 갑작스럽게 찾아와 우리의 일상을 몇 년째 마비시켰던 코로나 코로나는 이 배달문화를 더욱 촉진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가 일상의 문을 닫아걸자 배달의 친국이란 멋진 신세계의 문이 열렸다. 세상에는 배달되지 않는 게 없었고 배달되지 않는 음식이 없었다. 111
집합 금지, 영업시간 제한으로 식당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은 배달 음식으로 눈길을 돌렸고, 식당 손님이 끊어져 운영난에 내 몰린 자영업자들은 배달음식을 탈출구로 생각하고 뛰어들었다. 코로나 재앙은 평등하지 않았다. 팬데믹이라는 괴물은 가장 가난한 이들부터 집어삼켰다……. 재앙의 비는 우산 없는 이들에게 더 가혹하게 퍼부어졌다. 202
하지만 배달 사업 또한 탈출구가 아닌 또 하나의 지옥행 입구였다. 만만치 않은 배달비도 부담이지만 고객의 평에 따라 주문량이 크게 영향을 받는 배달 음식 사업자들에게 리플은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행을 결정짓는 티켓이었다. 배달 장사는 진상과의 전쟁이었다. 33 도시의 밤하늘에도 별이 드문드문 박혀 있었다. 나는 요즘 별에 울고 별에 웃었다. 리뷰 게시판에 별점 1점 악플이 올라오면 매출은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장사꾼에게 매출은 죽느냐 사느냐,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 배달을 시작하고 별점 때문에 발 뻗고 잔적이 없었다. 제 기분 내키는 대로 별점 테러를 해서 매출을 떨어뜨리는 악플러는 치명적인 독사였다. 평생 음식만 만들던 내가 어쩌다 별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었는지 피식 웃음이 나왔다.133 악플이 하나 달리면 그 때부터 배달은 뚝 끊어지고 식당주들은 그 악플에 대처하기 위해 환불과 사과, 사정, 게시 정지 등 온갖 방법으로 악플에 맞서지만 악의를 가지고 근거 없는 악플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악마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급기야 가게 문을 닫거나 자살하는 식당주들이 줄을 잊고……. 어떤 이는 자신을 수렁으로 몰아넣는 프로 악플러를 응징하기에 이른다.
비록 소설이기는 하나, 허구가 아닌 팩트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 읽는 내내 더욱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 (만석 갈비는 결국 문을 닫았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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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배달업, 라이더, 배달앱, 리뷰, 악플, 악플러, 리뷰이벤트, 블랙컨슈머’ 코로나 시대에 출현하여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며 그 위세를 떨치는 단어들이다. 예전에는 중국집에서나 배달시켜 먹는 음식인 줄 알았는데 이제 어떤 종류든 손가락만 터치하면 몇 십분 후 집 현관 앞에 음식이 당도하는 세상이다. 배달업이 왕성하고 장사가 잘된다고 식당 수익이 늘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여기저기 떼고 나면 알바 월급보다 못하다고 식당사장들은 하소연한다. 거기다, 리뷰에 악플이 깔리면 얼마 못가 식당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하는 게 식당의 현실이라고 한다. 여기, 원룸에 사는 히키 코모리 남자는 공시생이라는 허울만 쓴 채 악플을 쓰는 낙으로 살고 있다. 그가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며 배달업을 하는 사장들의 적수가 된 것은 다분이 엄마의 탓이다. 그가 초등학교 4학년때 왕따를 당했을 때, 엄마는 그를 품어주지 않고 등짝만 세게 후려쳤고 그날 그의 영혼은 유리컵처럼 깨지고 만다. 엄마는 그를 식충이, 걸신들린 놈, 쓸모없는 놈, 망할 놈이라고 했고, 그는 엄마의 말대로 되기로 마음 먹는다. 그것이 벌레취급하는 엄마에 대한 완벽한 복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엄마가 매달 부쳐주는 생활비로 원룸에 은거하며 배달음식만 시켜먹는다. ‘코로나’라는 상황이 히키 코모리인 그에게 최적의 주거환경과 식생활로 이끌어주는 것은 물론 배달업을 하는 식당에 최고의 악플러로 군림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준다.
작가는 상극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위해를 가하면서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을 절묘한 장면과 박진감있는 문장으로 독자에게 보여준다. 이런 소설이 나옴으로써, 배달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과 눈물을 알게 되고 ‘리뷰’를 얼마나 신중하게 써야 하는지를 독자들은 몸서리치며 느끼게 될 것이다. 온 몸으로 전투하듯 코로나 상황을 건너 온 현재,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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