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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직접 유럽 여행을 실행하는 이는 드물다. 기자 출신의 여행전문가 저자는 평범한 유럽 여행이 아닌 오토캠핑을 택하여 42일 동안 유럽 10개국의 25개 캠핑장 여행을 마쳤다.
이 책에 대한 인터넷 서평 첫 문장이다. 신문잡지나 인터넷매체에 서평쓰는 사람 중에 몇명이나 책을 진짜 읽고 쓰겠는가마는, 인터파크회사 서평쓰는 사람 참 센스없다. 직접 유럽 여행을 실행하는 이는 드물다...라니. 유럽가면 널린 게 한국아해들인디 말이다. 아무려나 이렇게 센스없는 사람이니, 이 책 저자에 대해 저렇게 썼을 것이다; 기자 출신의 여행전문가 저자!
기자 출신인 것은 사실이겠으나, 여행전문가 저자라는 말은 넌센스다. 실상은 '노플랜사차원유럽여행'의 저자만큼이나 요절복통 무계획 여행족이시다. 오히려 '노플랜유럽여행'이 과연 무엇인지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부인과 친구 내외 등 모두 6명을 이끌고 벌인 돈키호테식 유럽여행의 단면 몇 구절을 소개하는 것으로서 그 증명을 대신한다. ^^;
프랑스(메독)에 와인여행하겠답시며 들어갔다가 얼어죽을 뻔한 일
모두들 밤새 추위에 너무 떨었던지 이 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며 나의 제안에 찬성해 주었다. 우리는 날이 새기도 전에 짐을 챙겨 싣고 포도밭으로 뒤덮인 메독 지방을 벗어났다.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조용하고 아늑한 해변가의 이 캠프장에서 특산품인 다양한 포도주를 섭렵하겠다는 계획은 비와 추위로 허무하게 무산됐다.
스페인(세비야)에서 엄첨 후진 캠핑장 얻어 실망한 일
이 곳에서 이틀밤을 보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선다. 세비야 주변에는 모두 5개의 캠핑장이 있었으나 이 캠핑장은 시내에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인기가 높다. 거리를 달리면서 환상에 빠졌던 세비야의 인상은 캠핑장에 들어온 후 산산이 깨지고 있었다.
프랑스(니스)에서 캠핑하다 또 얼어죽을 뻔한 일
이 곳은 해변에서 겨우 1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깊은 산중도 아닌데 해변과 기온차가 이렇게 심하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유럽 각국의 날씨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이 캠핑 준비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를 이 날 경험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등등, 여행가적 면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요절복통 실수담만 있다면 좋으련만, 저자는 막연한 짐작과 잘못된 정보를 은근하게 꽤나 여러 군데 늘어놓고도 있다. 심지어 '노플랜...'의 저자만도 못한 수준이다. 그동안 리뷰를 쓴 나머지 세 개의 여행기와 상충되는 사항 몇 개를 끄적이자면;
파리 지하철의 기습적인 표검사에 대하여 (1) 정숙영(노플랜.. 저자) : 표를 사놓고도 운없이 검침원한테 걸려서 벌금을 물었음.(O - 사실에 입각) (2) 김성기(이 책 저자) : "불란서인은 수준이 높아서 따로 검침원이 없다. 선진국은 역시 다르다." (X - 완전 자뻑)
스페인의 플라멩고 공연에 대하여 (1) 다치바나 다나카(사색기행 저자) : 어리숙한 단체여행객들은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인 10시쯤에 자리를 뜨면서 '지루하다'고 하소연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쪽을 아는 사람이라면 자정을 넘겨 무희와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는 본격적인 공연을 새벽 세 시까지 즐기게 되는 것이다. (O - 수박 겉핥기식의 일본 단체관광객들에 대한 냉소) (2) 김성기 :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한두 시간 만에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X - 이걸 갖고 한국과 일본 저널리스트 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우습지만, 참 안타깝다 -.-)
스위스 고속도로에 하루라도 들어가려면 한달치 통행권을 강제로 구입해야한 것에 대하여 (1) 이화득(유럽의 비경 저자) : 스위스 입국할 땐 (고속도로 말고) 국도를 이용한다. (O - 간단명료하고 실용적인 정보제공) (2) 김성기 : "만약 이 통행권을 부착하지 않고 다니다가 적발되면 많은 벌금을 물어야한다. 40스위스프랑을 주고 도로 통행권을 구입했다" (X - 모험정신 제로)
등등.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방법으로 유럽을 여행했던 <유럽의 비경> 저자 내외가 숙소로 저가의 B&B와 캠핑장을 섞어서 사용한 것과 달리 김성기 씨 일행은 (예산 때문에) 캠핑장만 고집하다가 몇 차례나 얼어 죽을 뻔해놓고는 한다는 소리가 - "유럽에는 B&B 체인이 많은데, 싸구려라 불편하기 짝이 없다"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실 이 책을 마지막장까지 신나게 읽을 수 있었다. 위에서 씹어댄 몇 가지 사례만 봐도 김성기 씨는 구제불능 고집불통 돈키호테가 아닌가 말이다. 오토캠핑에 여행에 지친 자기 일행을 보고 한국에서 온 아줌마 여행자들이 냉소하자 그는 속으로 "너희가 진정한 여행의 맛을 아느냐!"고 외쳤다고 하니, 그는 자아도취면에서도 돈키호테 자격이 충분해보인다. 요즘처럼 사는 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대에 이토록 부주의하고 뻔뻔스러운 인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주 재밌는 일이다.
진심으로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