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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물음표로 즐비하여 참신한 창작의 해탈...
"환상의 물음표로 즐비하여 참신한 창작의 해탈..." 내용보기
일상 속에도 환상은 가능할까? 아니 지금의 일상이 곧바로 환상인 것은 아닐까? 혹시 나는 그저 실재하지 않는 환상 속의 무엇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환상 속의 나, 내 속의 환상은 어쩌면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방공호인 것은 아닐까? 해소되지 않는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해 드리워지는 삶의 어두운 한 켠을 버텨내는 것은 일종의 해탈로 작용하는 이러한 환상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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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도 환상은 가능할까? 아니 지금의 일상이 곧바로 환상인 것은 아닐까? 혹시 나는 그저 실재하지 않는 환상 속의 무엇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환상 속의 나, 내 속의 환상은 어쩌면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방공호인 것은 아닐까? 해소되지 않는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해 드리워지는 삶의 어두운 한 켠을 버텨내는 것은 일종의 해탈로 작용하는 이러한 환상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환상을 극한으로 밀어부쳤던 작가를 꼽으라면 주저함 없이 보르헤스를(마침 어제 8월 24일은 그가 태어난 날이었다)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짧은 단편 속에서 경구를 뽐내던 보르헤스와 가장 닮은 우리네 작가로 원재길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허약한 창조로 간혹 표절의 의혹 가지게 되지만 원재길의 작품은 여하튼 환상적인 물음표가 즐비하므로 참신하다. 「한잠순 여사 약전」. 한평생 잠을 달고 살아 한유순이라는 이름 대신 한잠순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여자. 잠이 많아짐과 동시에 입을 닫아버린 그녀에게 숨겨진 사연은 무엇일까...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여는 순간, 그러니까 어미를 잃고 말을 잃고 대신 잠을 얻었던 그녀가 이제 손자 손녀를 바라보던 정원에서 얻은 평화는 어떤 것일까... 킬킬거리는 와중에 다가서는 뭉퉁한 아픔과 가없는 평화의 잠결같은 이야기... 「방충망」. 방충망에 붙은 쓰름매미 한 마리. 나약하게 태어나, 한번도 힘 있는 것의 대열에 서보지 못했던, TV 속 동물의 왕국 사자에게 쫓기는 사슴처럼, 허약했던 한 사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나약한 것의 세상살이는 결국 방충망 매미에게로 자신을 이입하는 지경에 이른다. 원재길 버전 변신의 서두... 「달밤에 몰래 만나다」. 앉은뱅이 부부와 난장이 딸... 어린 시절 주인공이 난장이에게 부렸던 연약한 횡포... 그리고 이제 성장한 그가 살고 있는 뒷산의 상처 입은 짐승들의 범상치 않은 출현... 달밤에 몰래 만났던 그것들은 괴물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준 우리들 과거의 어떤 환생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우리는 원치 않는 순간 급작스레 우리의 연약하고 용서받아야 할 과거를 달밤에 몰래 만나는 것은 아닐까... 「꽃바람」. 맑고 아름다운 오월, 봉창읍 기차역에 쓰러져 있던 여인... 봉창 의원에서 일을 도우며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여인... 봄, 꽃바람처럼 마을에 스며들었다가 홀연히 사라져야 했던 여인... ‘모든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진 여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누구에게도 나눠줄 수 없는 슬픔을 지닌 여자’의 이야기... 「나무와 벽돌」. 집으로 가는 길을 잃은 사내. 어떤 이유로든 집을 나섰다가 그날 안으로 집에 돌아오지 못하면 귀가를 포기해 버리는 사오마 족, ‘나는 집을 잃었다’라는 표현대신 ‘집이 나를 잃었다’라고 말하는 올산데 족... 몸과 마음을 의탁하는 곳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영혼의 터전으로서의 집을 말하는 것일까... 「모래의 집」. 동해 바닷가, 개들만이 알아차릴 수 있었던 바다의 어떤 징조, 그리고 그날 저녁 있었던 모래바람의 습격... 텅빈 바닷가에 쳐진 텐트(그리고 그 속의 남녀), 텐트를 바라보고 있는 이층 목조가옥(그리고 부부)... 모래바람에 묻혀버린 텐트와 모래바람으로 무너져 내리는 집... 남녀관계의 어떤 비유? 혹은 모래바람 속에 스러진 듯한 작금의 남녀 관계... 「프라이팬」. 저수지 낚시터를 관리하는 사내... 외로움을 못이겨 키우게 된 개와 사내 사이의 주객전도... 그리고 낚시터 커피 심부름을 하는 다방 처자의 관계... 도통 무슨 의미인지... 험상궂은 도사견(하지만 묶여 있는)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어리둥절함으로 가득한 소설... 「선인장」. 윌슨씨 병에 걸린 아내... 온 몸이 마비되어가는 아내... 그런 아내를 돌보는 남편.. 그리고 제 스스로 사다 놓은 커다란 화분으로 자리를 옮겨 화석같은 선인장이 되어버린 아내의 이야기... “... 선인장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날아왔다. 사막 저 건너편 다른 세상에서 날아오는 것처럼 아득하면서, 바람에 부서져 곧 흩어질 듯이 가늘고 메마른 목소리였다.” 「시계추」. ‘단양시 초평면 서기 김찬욱’이 도토리를 줍다 뱀에 물린 이후 갖게 된 초능력...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게 된 그는 이제 초평면의 모든 범죄를 소탕하는 영웅이(물론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지만) 되지만 홀연히 귀향한 간호 조무사 안형숙의 등장과 함께 그 이미지는 사라진다. 여자의 마음 앞에서 그의 초능력은 무능력할 따름이다. 안형숙의 마음 속에는 어김없이 두 갈래의 생각이 등장하고, 그 두 갈래의 생각을 우왕좌왕한다.(여자의 마음은 갈대 같다고 했던가) “내 잘난 능력으로는 도무지 읽어낼 재간이 없구나.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이여.” 「비오리」. 낚시를 하고 있는 오십대의 남자... 극장에서 일을 하며 ‘누가 고향을 물으면 알래스카 반도 아래 코디맥 섬이라고 대답’하는 남자 제임스강의 이야기.... 딸과 아들을 차례로 잃은 후에도 지금 낚시를 하고 있는 이곳에서 사고를 겪고 평생을 반려하는 아내와 함께여서 그는 행복해 보인다... 다행으로 해피엔딩... 「복숭아 과수원」. “그러나 한 가지를 모르는 남자. 자신이 너무나도 완벽하다는 사실이 가장 치명적인 결점이 될 수도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남자. 이 남자 앞에서 여자는 늘 숨이 막혔고, 한없이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그런 남자 때문에(혹은 그와 상관없이) 일주일에 한번 복숭아 과수원 창고에서 과일가게 남자와 불륜의 섹스를 나눴던 여염집 여자... 도화살이라고 했던가, 지천으로 복숭아 굴러다니는 풍년 속에서 그녀의 불륜의 결말은 치명적인 것처럼 보인다... 「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머니를 잃고 아비마저 떠난 이후 이모의 구박 속에서 자라 이제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용사 정화... 하지만 어느날 마술사가 나타나 그에게 하루 몇 시간 동안을 자신에게 팔라고 요구한다. 그의 요구에 응한 그녀는 그 시간만큼은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그리고 밝혀지는 마술사의 정체... “바다사자도 새끼를 버리지 않는다. 반드시 너를다시 데리러 올 터이니 이모 말씀 잘 듣고 씩씩하게 지내고 있거라.” 부녀지간 마술 같은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6.01.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