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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페이지밖에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보는 내내 감탄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매료시키는 것인지 쉽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노란 색상이 주로 등장하는 보나르의 그림들은 형태가 모호하고 특히 사람얼굴은 대체적으로 더 흐릿하고 불분명했다. 그것이 오히려 상상력을 증폭시켜서 보는 이의 감정까지도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그림들은 정적이고 온화하고 고요한데도 색채는 단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않고 끊임없이 흐르고 움직이는 것 같았고 그때문에 내 감정도 함께 너울거리며 하나가 되어가는 듯한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은 32페이지에 실린 [곡마단 말]이었다. 길죽한 말의 얼굴과 커다랗고 깊은 울림을 주는 눈망울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이 느낌이 무엇인지 나도 보나르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떠올려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