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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기획력-진경산수화의 가치, 한양의 아름다움, 역사까지 아우르다
"탁월한 기획력-진경산수화의 가치, 한양의 아름다움, 역사까지 아우르다" 내용보기
정말 잘한 일 같다. 연말에 조선의 그림을 주제로 한 책을 골라 읽고 있는데,  이맘 때면 느끼게 되는 또 한 해가 간다는 허전함을 우리 그림 보는 재미로 채울 수 있어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우리 그림들이 내 정서에 훨씬 잘 맞는 건지 정겹기도 하고,  어떤 그림인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런 의미에서 '겸재의 한양진경'에도 잔뜩 기대를 걸면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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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한 일 같다. 연말에 조선의 그림을 주제로 한 책을 골라 읽고 있는데,  이맘 때면 느끼게 되는 또 한 해가 간다는 허전함을 우리 그림 보는 재미로 채울 수 있어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우리 그림들이 내 정서에 훨씬 잘 맞는 건지 정겹기도 하고,  어떤 그림인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런 의미에서 '겸재의 한양진경'에도 잔뜩 기대를 걸면서 책을 펼쳐 들었다. 

'겸재의 한양진경'에는  한양과 한양 근교의 산수 60여 점 가까이 실려 있다. 그 그림에는 18세기 한양의 진면모가 그대로 묘사돼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인 아름다움 뿐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으로도 흥미로운 사실까지 새로이 알게되는 가외의 소득까지 생겼다.

 

'겸재의 한양진경' 첫 그림은 바로  옥인동 집을 그린 '인곡유거'가 장식하고 있다. 뒤로는 인왕산이 보이고, 집 마당의 버드나무와 오동나무가 우뚝 솟아있고, 그 사이를 덩쿨이 감기어 올라있다. 그리고 활짝 열려진 방문 안으로 정선으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있는데..

이 집은 정선이 태어난 곳이 아니고, 쉰 살 이후에 이사간 집이었다. 정선의 생가는 지금의 경복고등학교 자리인 청운동이었다. 공교롭게도 이웃해있던 집이 당시 안동 김씨 김창집 형제의 집이었는데, 이점은 정선에게는 평생 행운이었다. 정선은 어렸을 때부터 이 집을 드나들며 시와 그림에 능통했던 이들 형제에게 정통 성리학과 화리(畵理:그림의 이치)와 화법을  익혔을 뿐더러, 또 막강한 안동 김씨 가문의 후원과 지원을 받았던 것은 진경산수화를 완성하는데 큰 도움을 됐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인곡유거' 그 집과 담하고 있던 이웃은 당시 풍속화의 대가 조영석이었다고 하니..정선은 84세의 장수를 누린 것 외에도 이웃 사촌복까지도 하늘이 내려준 셈이었다.

 

'인곡유거'는 시작일 뿐, '겸재의 한양진경' 필자 최완수는 이렇게 이 책에 실려있는 저택, 정자 그림이나 산수화에 담겨있는 역사적 사실이나 사연을 일일히 다 소개하고 있다. 한번 읽어서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거기에 내가 다녔던 중학교 부근 동네, 고등학교 동네 부근인 자하문, 청운동, 옥인동 그림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더욱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거의 매일 지나치며 봤던 자하문이나 세검정에 그런 사연들이 있었다니.

그렇다고, 종로 부근의 그림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정선이 지금은 강서구, 양천구에 해당하는 양천현령으로 부임한적이 있어서, 그쪽 부근 산수화는 물론이고 압구정동, 동작동, 개화동, 남산, 송파나루 등  서울 전 지역의 산수를 그림에 담았다. 그런 걸 보면 정선은 상당히 활동적이고, 성실하고 부지런했던 화인이었던 것이 분명했다.

 

물론 지금은 그 그림 속에 있는 18세기의 아름다운 경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대신 아파트나  고층 건물, 지하철 길, 한강 다리 등이 들어서 있다. 근대화의 거센 물결 속에 개발됐는데, 필자는 18세기 한양의 산수가 얼마나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관들이 무계획적인 개발에 훼손된 것에 쓴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런 말이 충분히 나올만 했다. 그림을 보면, 지금의 서울보다 한양이던 시절이 지금보다 훨씬 곳곳에 산세나 계곡이 수려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니까. 그만큼 한양의 아름다움이 도드라져 보였다.

 

정선의 걸작으로 꼽히는 '인왕제색'은 비 온 뒤 인왕산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은 정선이 그의 막역한 지기였던 시인 이병연이 세상을 떠난 슬픔을 담아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을 그릴때 정선의 시계(視界)는 이병연의 집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 산 등성이에서 어린시절 이병연과 함께 노닐던 기억까지 화폭에 담아 그와의 추억을 그림 속에 녹여낸 것이다. 산 경치를 그리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담아 표현한 것을 보면, 눈으로 보이는 것만을 그리는 것이 그림의 전부가 아니었던 것은 18세기 옛그림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이 인왕산은 그가 어린시절부터 평생 지켜봤던 산이라, 묘사하고 담아내는데 주저함이 없었고,그렇게 진경산수화의 수작으로 또 그의 대표작 중 한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었다.

 

'겸재의 한양진경'을 한 점 한 점 감상하는 동안 18세기 한양을 여유있게 두루두루 돌아보고, 그 아름다움을 만끽한 유람객이 된 기분에 빠져들었다. 정선의 한양진경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감상하면서 그림의 아름다움, 고도 한양의 아름다움에 그림과 관련한 역사까지 모두 아우른 기획력이 마음에 들었다. 책 제목만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건데, 이 책을 고른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e****0 2011.12.19. 신고 공감 9 댓글 13
리뷰 총점 종이책
겸재가 그린 옛 서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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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의 터줏대감인 최완수 선생이 동아일보에 연재한 글을 단행본으로 엮어낸 책이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주옥같은 문화재중에서도 겸재의 컬렉션은 양과 질에서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간송미술관이 소장본과 국내의 다른 소장본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을 모아 해설한 책이다. 책의 대부분은 간송미술관 소장의 [경교명승첩]에 있는 옛 서울의 모습
"겸재가 그린 옛 서울의 모습" 내용보기

간송미술관의 터줏대감인 최완수 선생이 동아일보에 연재한 글을 단행본으로 엮어낸 책이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주옥같은 문화재중에서도 겸재의 컬렉션은 양과 질에서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간송미술관이 소장본과 국내의 다른 소장본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을 모아 해설한 책이다.

책의 대부분은 간송미술관 소장의 [경교명승첩]에 있는 옛 서울의 모습을 중심으로 엮여졌으며, 인안제색도와 같은 별도의 대작도 소개되어 있다. 겸재의 작품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 읽는다면 상당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설명의 양으로만 본다면 그림 자체의 해설보다는 주변의 해설이 더 많아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고어체의 문장이 많아 겸재의 작품에 대해 별다른 흥미가 없었던 독자라면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책에 나오는 것처럼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읽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현재와 250여년 전 서울의 모습을 찬찬히 비교해 보는 재미를 가져볼 수 있는 책이다.

m*******e 2007.12.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