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에 하얀 얼굴의 여자 아이가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풀숲에 납작 꼬꾸라져 맨발을 쳐들고 있다. 마치 야구 베이스에 슬라이딩하는 선수처럼... 아이 위로 벌과 나비, 딱정벌레, 두더지 등 친구들이 몰려와 있고, 오른쪽 중간에 '스위스 아름다운 어린이책 선정도서'라고 쓰여 있다. 이 책에는 13편의 짧은 이야기가 쓰여져 있는데 모두 이렇게 시작한다. '집에서 굴러 나온 공이 언덕 아래로 데굴데굴 공이 언덕을 굴러갔어요. 공은 점점 더 빠르게 굴러갔어요. 작은 소녀는 공을 뒤쫓아 갔어요. 그러나 작은 소녀는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공만큼 빨리 달릴 수가 없었어요. 작은 소녀는 그만 넘어지고 말았고, 다시 몸을 일으켜 보니 이제 어디로 갔는지 공은 보이지 않았어요.' 요정이 작은 소녀에게 준 공을 찾아 넓은 세상으로 모험을 떠날 때마다 우리도 함께 모험을 하게 된다. 몸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고, 땅 속에 들어가기도 한다. 공주나 마법사, 할아버지, 할머니, 어부 아저씨, 농부를 만나기도 하고, 딱정벌레, 새, 물고기, 개구리, 생쥐, 곰, 별 같은 친구들을 만나 도움도 받는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특별한 교훈이 들어있다기 보다는 소녀의 감정과 생각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공을 열심히 찾으려던 작은 소녀는 나중에 그 공은 누가 가져도 좋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공 자체가 아니라 공을 찾는 모험의 과정이고, 순간 순간의 만남과 우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나 카타리나 울리히'는 이 책에 대해 "어린이의 발달 과정을 잘 묘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옮긴이의 말에는 '날마다 느끼는 기쁨과 슬픔, 걱정거리와 꿈 같은 감정이 실려 있다'고 쓰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