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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가 텔레비전을 보든, 신발을 신은 채 소파에 발을 올려놓든, 손가락으로 요플레를 퍼먹든 나무랄 사람도 없습니다.
조에가 고아인가? 아니다. 고아는 아니라도 혼자사는 것 같은데 엄마 아빠가 계시다. 엄마 아빠랑 멀리 떨어져 사는 것도 아니다. 그냥 엄마 아빠가 바쁜 것 뿐이다. 조에는 부모님이 없어도 불편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 조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조에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한다. 조에는 몇살일까? 10살이 넘어 보인다.
조에 집 위층에는 미주부인이 산다. 꼽추에 뒤틀어진 지팡이를 짚고 다니고 코 위에는 털이 난 무사마귀가 있다. 완벽하게 마녀다. 엄마, 아빠는 오늘도 바빠 조에 혼자서 저녁을 먹어야 한다. 초콜릿을 먹다 깜박 잠이 든 조에. 조에 꿈 속에서 미주부인은 완벽하게 못된 마녀 역할로 나온다.
미주 부인은 자기집인 줄 알고 열쇠구멍을 맞추다 조에를 놀라게 한 게 미안해서 책을 선물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 책을 읽다 잠든 조에는 또 악몽에 시달린다. 심지어 헨델과 그레텔의 마녀의 모습으로 미주부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미주부인의 열쇠를 주운 조에는 미주부인의 집에 들어가 마녀임을 확인하려고 한다. 예상과 달리 미주부인은 그저 외롭고 홀로 사는 늙은 할머니일 뿐이다. 갑작스레 미주부인이 들어오고 옷장에 숨은 조에는 또 악몽에 시달린다.
미주부인은 예상과 달리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가졌다. 조에 부모님을 마주한 미주부인. 미주부인은 조에가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부모님은 화가 난다. 누구보다 조에를 사랑하니까. 미주부인은 '사랑한다는 걸로 충분치 않다. 사랑한다고 말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주부인은 남편이 일찍 떠나 아이도 없이 홀로 살아왔는데도 조에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챈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이제는 혼자 있어도 괜찮을 거야. 오히려 엄마 아빠가 없는 걸 좋아할 수도 있지. 자유로우니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아이도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아이는 아이다. 혼자 있는 많은 시간 동안 아이는 따뜻한 상상보다 무서운 공포를 경험한다. 어느 정도 양이 충족 되어야 질로 변하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짧은 시간 충분한 사랑. 이건 어른들의 계산법이다. 아이에겐 충분한 시간과 충분한 사랑이 필요하다.
- 조에가 왜 자주 악몽을 꿀까? - 미주부인이 무섭게 생겨서 그래. - 혼자 자니까 그렇지. 난 엄마 아빠랑 같이 자고 나선 악몽을 안꿔. 저 방에서 우리 둘이 잘 때는 악몽을 자주 꿨거든.
따로 자다 아이들이 강력하게 원하여 함께 자고 있는데 이렇게 말한다. 아이가 원할 때까지, 원하는 시간만큼 아이 곁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언제까지나 부모를 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는 건 키우면서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