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피렌체의 은밀한 유혹...
"피렌체의 은밀한 유혹..." 내용보기
플라톤의 '향연'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있다. 이 책은 아가톤이란 남자가 한 연극대회에서 그의 비극으로 우승하여, 그의 친구들을 불러 축하연을 열었을 때 그곳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플라톤이 남긴 많은 책들 중에 나 같은 일반인에게도 이 책이 기억되는 이유는, 사랑에 관한 고대인들의 독특한 생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와 도시 시리즈 중에 '아주
"피렌체의 은밀한 유혹..." 내용보기
플라톤의 '향연'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있다. 이 책은 아가톤이란 남자가 한 연극대회에서 그의 비극으로 우승하여, 그의 친구들을 불러 축하연을 열었을 때 그곳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플라톤이 남긴 많은 책들 중에 나 같은 일반인에게도 이 책이 기억되는 이유는, 사랑에 관한 고대인들의 독특한 생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와 도시 시리즈 중에 '아주 미묘한 유혹'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고대 그리스인들과 플라톤의 '향연'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독특한 피렌체 인들의 삶의 방식이 그들과 닮았고, 실제 많은 19세기 피렌체인들은 자신들이 그리스 시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동성애에 관해서 그들은 그리스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향연' 속에서, 그리스인들은 이 세상에서 최고의 사랑은 '어린 소년과의 사랑'이라고 단언한다. 우리가 흔히 최고의 성인으로 기억하는 소크라테스 등도, 자연스럽게 어린 소년과의 사랑을 즐겼던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피렌체에는, 유럽의 많은 나라, 특히 영국에서 동성애 금지법으로 도망치듯 나온 망명자들이 살았고, 지금이나 과거의 어느 때나 동성애에 대해서 가장 관대한 도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이런 관대함은, 애당초 섹스에 대한 관대함에서 비롯되었고 이런 자유분방한 느낌은, 어쩌면 전 세계의 5분의 1이란 예술품이 태어나게 한 예술적 감정의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자유분방함은 함부로 지어진 듯한 피렌체의 모습과도 닿아있는 듯하다. 전혀 계획된 것이라곤 없는, 좁은 골목길에 차가 한대 지나가면 겁먹은 고양이 마냥 벽에 바짝 붙어야 하는,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그 감흥어린 미술품들의 숨바꼭질 놀이도 그렇거니와, 도심의 광장에서 시 외곽의 도시까지 충분히 걸어 나갈 수 있다는 그 당황스러움은,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혼란스러움과 번뜩이는 매력을 함께 주고 있다. 여기서 약간 나만의 느낌으로 더 들어가 본다면, 나에게 피렌체는 한국의 경주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1900년대 초 경주를 처음 본 한 일본 학자는, '경주는 어딜 가나 문화재가 널려있는 노천 박물관이라는 것에 놀랐고,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모른 채 함부로 다루고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라고 말했다. 피렌체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에서는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문화재가 도시 곳곳에 산재한 피렌체는, 하나의 노천 박물관이기도 하지만 1900년 초까지도 아무렇게나 문화재를 다루는 피렌체 시민들의 무지함에 외국학자들이 놀랐던 것이다. 다만 두 도시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일세기가 지나는 동안, 경주는 많은 문화재를 일본 등에 약탈당하고 평범한 도시가 되어 갔지만, 피렌체는 문화재를 소중히 여기고 세계 최고의 도시박물관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렌체는 바닥에 깔린 작은 돌 하나까지 예사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해서 예술가들은 피렌체에 당도해서 거대한 예술적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미술품들로 인한 중압감에 마치 예술의 전 세계를 짊어진 아틀라스처럼 끊임없이 짓눌리는 것이다. 주변이 온통 걸작품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사방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곳에서 예술가는 그 주도권을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아마 많은 예술가들은 자문 했을 것이다. '도대체 나의 작은 예술적 노력들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하지만 나는 피렌체에 가보고 싶다는 강렬함을 더욱 깊이 느끼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가이드를 따라 왔다가 떠나는 순진한 관광객들이 아닌, 골목골목 그 위대한 시간을 느끼는 진정한 피렌체인이 잠시라도 되어 보고 싶은 것이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동동 거리는 나의 발을 느꼈다. 다른 관광객들은 찾지 못한, 심지어 피렌체인들도 모르는 한 골목의 작은 예술품을 찾아 손을 얹고, 예술품과 열정적 감정이 어우러져 빚어낸 그 강렬함으로 나를 몰아넣고 싶은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이 책을 손에 잡고 있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피렌체는 명성에 비해 작고 초라한 도시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유럽 속의 피렌체가 가졌던 독특함과 예술성의 은은한 흔적으로,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아주 미묘한 유혹'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미묘함은 언젠가 당신으로 하여금 피렌체 행 비행기 표를 사게 만들지 모르겠다. 난 자신의 도시에 대해 한권 이상의 글을 쓸 수 있는 책의 저자가 부럽기만 하다. 아니 그러한 도시를 가졌다는 것에 대해 묘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그 도시가 가진 역사성,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서울이라면, 경주라면 가능할까? 아니면 내가 살고 있는 춘천은 어떨까…. 어쩌면 나는 내가 사는 도시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한 채로 사는지도 모르겠다. 10년이란 세월 속에 춘천에 있으면서도, 난 순간순간 내가 몰랐던 사실들에 걷잡을 수 없이 뛰는 가슴을 느끼곤 했다. 작가가 책속에서 많은 세월을 피렌체와 함께 했어도, 피렌체를 떠나는 전날에야 피렌체의 낯선 모습을 알게 된다고 말한 것처럼, 나는 내 도시를 알게 될 것이며 언젠가는 내 도시에 대해, 춘천에 대해 쓸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덮은 지금 나는 잠시 한림대 캠퍼스에 나갔다. 그곳엔 피렌체에 있는 다비드 상과 똑같은 복제품이 서 있다. 미켈란젤로를 기념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이 복제품은, 복제품이긴 하지만 전 세계에 몇 개밖에 없는 귀한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다비드 밑에 서서 무심히 다비드 상을 지나치는 학생들과, 다비드가 내게 주는 무한한 시간의 감각을 꽤나 오랫동안 저울질해야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주 미묘한 유혹… 그 유혹은 오랜 시간 날 지배하게 되리란 것을 난 잘 알고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당신이 피렌체에 1년 또는 5년 동안 머물렀다 하더라도, 여전히 당신이 놓쳐버린 무언가가 남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만이 알 수 있는 어느 외딴 교회 같은 것이... 이러한 것에 대해서 당신은 이 도시를 떠나기 전날 밤에야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g*********3 2004.06.18.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피렌체 유혹
"피렌체 유혹" 내용보기
이 책을 보고 피렌체에 가 보고 싶다는 마음에 앞서 포스터의 '전망 좋은 방'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구경하는 것보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어서 그랬던 것일까. 책 속 구절에서는 5년 정도 살았어도 떠날 때는 다 못 본 게 있어서 아쉬울 것이라고 했는데, 달랑 한 번, 그것도 겨우 반 나절 피렌체에 있었으면서 나는 피렌체에 대해 별로 아쉬움이 없다. 책 속에 언급
"피렌체 유혹" 내용보기

이 책을 보고 피렌체에 가 보고 싶다는 마음에 앞서 포스터의 '전망 좋은 방'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구경하는 것보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어서 그랬던 것일까. 책 속 구절에서는 5년 정도 살았어도 떠날 때는 다 못 본 게 있어서 아쉬울 것이라고 했는데, 달랑 한 번, 그것도 겨우 반 나절 피렌체에 있었으면서 나는 피렌체에 대해 별로 아쉬움이 없다. 책 속에 언급되어 있는 책들을 보고 싶다는 마음만 남고.

 

제대로 몰라서 그럴 것이다. 제대로 못 보았으니, 제대로 유혹받지 못하는 것이다. 소설가인 작가는 피렌체를 보여주는 것 같지도 않게 살짝살짝만 들먹인다. 그것도 관광객이라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모른 척하고, 살았어도 깊은 마음으로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피렌체의 속 깊은 이야기만 슬쩍 흘린다. 그러니 여행자로서는 얻을 게 별로 없을지도 모를 글이다.

 

작가의 눈에는 다른 작가의 삶과 궤적이 더 돋보이겠지. 피렌체에서 살았거나 피렌체를 스쳐 갔거나 피렌체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을 언급하고 있는 부분을 읽으면서, 하나의 도시가 역사를 이루기까지 작가들의 힘이 얼마나 큰 공헌을 하는지도 알았다. 도시는, 작가의 손에 의해 재탄생되는 것이라는 말, 동감한다. 우리에게는 피렌체와 같은 도시, 무엇이 있나.

 

수월하게 읽히는 글이 아니어서, 괜히 심술이 났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2.10.28.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