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2%
  • 리뷰 총점8 3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4%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8.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은 미친 짓이다
"전쟁은 미친 짓이다" 내용보기
작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3부작으로 된 이 책은 작가의 경험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1935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성장하였고, 14세 때 기숙학교에 입학하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생활했다. 1956년 헝가리 혁명의 여파를 피해 21세의 나이로 조국을 떠나 스위스에 정착한다. 역사교사인 남편과 갓난아이의 단촐한 가족 구성원이었지만 지독한
"전쟁은 미친 짓이다" 내용보기

작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3부작으로 된 이 책은 작가의 경험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1935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성장하였고, 14세 때 기숙학교에 입학하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생활했다. 1956년 헝가리 혁명의 여파를 피해 21세의 나이로 조국을 떠나 스위스에 정착한다. 역사교사인 남편과 갓난아이의 단촐한 가족 구성원이었지만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그녀는 5년 동안 시계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시계공장도 그만두고 남편과도 헤어진다. 소설을 쓰기 위해 불어를 공부했고, 시와 희곡으로 출발했던 그녀의 작가 생활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1986년 내놓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중 첫번째 작품인 <비밀노트>로 그녀는 유러피안 프라이즈 불문학 부분(the European prize for French literature)을 수상했고, 책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상) - 비밀 노트>는 작가와 그녀의 오빠를 모델로 쓴 소설이며 전쟁 상황에서의 인간성 파괴를 그리고 있다. 대도시의 전쟁을 피해 소도시에 있는 외할머니 댁으로 보내진 쌍둥이 형제를 주인공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할머니 댁에 도착한 순간부터 쌍둥이 중 한 명이 국경을 넘을 때까지 그들이 보고, 듣고, 경험했던 모든 이야기들이 일기 형식으로 기록된다. 그야말로 비밀 노트인 셈이다. 글은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듯한 삭막하고 건조한 문체로 진행된다. 우스운 얘기를 무표정한 얼굴로 말할 때 더 배꼽을 잡게 되는 것처럼 전쟁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인간성과 도덕이 상실된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이 그저 담담하게 그려진다. 순수해야 할 열 살 전후의 아이들에게 비친 생존의 현장은 참혹하다기보다 끔찍하다. 그런 현장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잔인한 모습으로 성장한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할머니의 집은 소도시의 외딴 마을에서도 5분쯤 더 걸어들어 간 곳에 있다. 그 다음에는 흙먼지만 이는 길이 이어지다가 그나마 울타리로 막혀 있다. 더 이상은 갈 수 없는 곳으로, 거기에는 군인이 보초를 서고 있다. 그는 기관총과 쌍안경을 가지고 있으며, 비가 올 때는 초소에 들어가 있다. 우리는 나무들로 가려져 있는 그 울타리 너머에, 비밀 군사기지가 있고, 그 기지 뒤에는 국경선과 다른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안다." (p.5)

 

할아버지를 여의고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는 마을에서 '마녀'로 불린다. 할아버지를 독살했다는 소문과 억척스러운 생존 본능 때문이다. 할머니는 닭과 염소 등 동물들을 돌보고 농사를 지으며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시장에 내다 팔든가 지하창고에 숨긴다. 남는 방 하나를 외국군 장교에게 세를 주었으므로 쌍둥이는 부엌에서 생활한다. 할머니 방과 장교가 머무는 방은 늘 잠겨 있다. 조금씩 적응이 된 아이들은 만능 열쇠를 만들고, 폭력에 길들여지기위해 서로에게 매질을 가하는가 하면 어떤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에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서로에게 욕을 하며, 성경을 보며 읽고 쓰는 공부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악기와 마술까지 배운다. 전쟁은 아이들로 하여금 독종을 지나 괴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할머니집 인근에는 언청이 딸과 아주머니가 산다. 토끼주둥이로 불리는 언청이 딸은 시내에서 구걸을 하거나 이따금 신부님에게 자신의 아랫도리를 보여주고 돈을 받는다. 쌍둥이는 물을 긷기 위해 샘으로 갔던 토끼주둥이를 괴롭히는 불량배들로부터 그녀를 구해주기도 하고, 신부님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기도 하고, 도둑질도 서슴지 않는다. 외국군 장교로부터 외국어를 배우기도 하고 귀머거리나 벙어리인 양 행동하기도 한다. 살기 위해 그들이 못할 짓은 아무것도 없다.

 

"전능하신 하느님, 이 아이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소서.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든지, 용서하여주십시오. 이 추악한 세상에서 길잃은 어린 양들입니다. 이 타락한 시대의 제물이 된 이 어린 것들은 스스로 저지른 짓이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사옵니다. 바라옵건대, 이 더럽혀진 어린 영혼을 구해주시고 당신의 무한한 자비와 축복 속에서 정화시켜주시옵소서. 아멘."    (p.168)

 

전쟁이 끝나고 쌍둥이의 엄마가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 갓난아이 하나를 안고 나타난다. 쌍둥이는 같이 가자는 엄마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는 사이, 날아온 폭발물에 엄마와 아기가 맞아 죽는다. 남자는 이내 떠난다. 얼마 후 종군기자로 참전했던 아버지가 쌍둥이를 찾아 온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아내가 어디 있는지 추궁한다. 죽어서 집 앞에 묻었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 결국 묻었던 자리를 파내자 뼈만 남은 엄마와 아기가 나온다. 아이들은 그 뼈를 자신의 다락방에 걸어둔다. 뇌출혈로 한번 쓰러졌던 할머니는 자신이 모은 재산을 쌍둥이에게 물려주고 죽는다. 사상범으로 의심받는 아버지는 해외도피를 결심하고 국경을 넘으려 한다.   

 

"- 가세요, 아빠. 다음 번 순찰은 20분 후에 있어요.

아빠는 팔 아래 판자 두 개를 끼고 앞으로 나아가서 판자 하나를 바리케이드에 기대놓고 기어올라간다. 우리는 큰 나무 뒤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손으로 귀를 막고 입을 벌린다. 폭발음이 들린다. 우리는 미리 준비했던 다른 판자 두 개와 보석이 든 마대를 들고 철조망까지 달린다. 아빠는 두번째 철조망 직전에 쓰러져 있다. 그렇다, 국경을 넘어가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누군가를 앞서 가게 하는 것이다. 마대를 쥐고, 앞서간 발자국을 따라간 다음, 아빠의 축 늘어진 몸뚱이를 밟고, 우리 가운데 하나만 국경을 넘어갔다. 남은 하나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p.219)

 

자신의 아버지를 이용하여 쌍둥이 중 한 명이 국경을 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그들에게 죄의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군인 여러 명에게 강간을 당하고 죽은 토끼주둥이를 보았을 때도, 신부님을 돌보며 자신들의 옷을 세탁해주고 목욕도 시켜주던 여자가 죽었을 때도 쌍둥이는 그저 덤덤할 뿐이다.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한 이 소설은 전쟁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더 섬뜩하다.   

 

이달의 사락 s*****l 2015.10.25. 신고 공감 8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소설, 그 거대한 블랙홀
"소설, 그 거대한 블랙홀" 내용보기
이 책을 읽는 내내 난 심호흡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심장은 먹먹해지다가, 울렁거렸으며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늪과 같았다. 세 권의 책을 3일 동안 읽었음에도, 마치 2006년 나의 가을은 이 책으로 시작하여 이 책으로 끝난 것처럼 길고도 아득한 시간을 보냈다. 이 소설은 아름답지 않다. 아니 너무
"소설, 그 거대한 블랙홀" 내용보기
이 책을 읽는 내내 난 심호흡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심장은 먹먹해지다가, 울렁거렸으며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늪과 같았다. 세 권의 책을 3일 동안 읽었음에도, 마치 2006년 나의 가을은 이 책으로 시작하여 이 책으로 끝난 것처럼 길고도 아득한 시간을 보냈다. 이 소설은 아름답지 않다. 아니 너무 무겁고 어둡다. 1권에서 시작된 충격, 경악, 잔혹함은 2권과 3권에선 다른 모습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그 흡입력은 그저 블랙홀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문체는 단조롭고 건조하다. 화려한 묘사도 없고, 감정도 배제된 체 간결하게 서술된다. 감정이 배제된 것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은 1권의 <비밀 노트>인, 쌍둥이들의 커다란 노트에서 발견된다. 그들은 지극히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다. “예를 들면 ‘할머니는 마녀를 닮았다’라고 쓰면 안 된다. 그것은 ‘사람들이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라고 써야 한다. ‘이 소도시는 아름답다’라는 표현도 금지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 소도시는 우리에게는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추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1권, p 33) 전쟁으로 인해 어린 쌍둥이 형제는 외할머니 집으로 보내진다. 마녀라 불리는 할머니 밑에서 쌍둥이들은 고된 노동과 욕설과 굶주림에 허덕여야 했다. 고통과 더위와 추위 그리고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그 형제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신체 단련하기, 침묵하기, 부동자세 훈련하기, 단식 훈련 등이다. 신체를 단련하기 위해 옷을 벗고 혁대로 서로에게 매질을 가하는가 하면, 서로의 뺨을 얼얼해지도록 때리기도 한다. 사람에게 사랑 받지 못한 불구의 소녀는 개와 성교를 함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으려 하고, 아버지와 관계를 맺은 딸은 천형처럼 곱추 자식을 낳아 동네에서 쫓겨나는 등 1권에서는 근친상간이나 수간, 동성애, 살인, 변태성욕자 등 어두운 세상에서나 있음직한 자극적인 상황들이 조리되지 않은 체 날 것 그대로 난무하고 있다. 인간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죄악들이 햇빛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듯 참혹하다. 작가는 그 죄악이라는 환부를 덮거나 감싸는 것이 아니라 쿡쿡 찌르며 아프지,하며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세상은 이 어린 영혼들이 편안히, 즐겁게 살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세상은 전쟁 중이다. 3권에 걸쳐 공통된 배경이란 전쟁중이라는 사실. 전쟁은 인간의 삶을 참혹하게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전쟁의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대신에 전쟁으로 인해 인간의 영혼이 어떻게 황폐화되어 가는지를 암시하고 있다. 쌍둥이 클라우스와 루카스는 일란성 쌍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샴쌍둥이 쪽에 더 가깝다.(물론 육체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붙어 있다는 의미로) 어렸을 때부터 이들의 부모는 이들이 온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결국 1권의 말미에서 그들은 아버지를 계획적으로 살인을 하고, 아버지의 시체를 밟고 국경을 넘음으로써 드디어 ‘우리’가 아닌 개체, 즉 개개인의 삶을 산다. 2권, 3권은 끝없는 모순과 혼돈의 연속이다. 인물도, 플롯도, 스토리조차 일관성 있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오가며 진행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프랑스의 작가 프루스트나 마르그리뜨 뒤라스의 누보로망 계보를 잇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명이인처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과 진실 사이를 시소 타기 한다. 어디까지 사실이고, 거짓인지는 이 책을 다 덮고 나서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엇이 거짓이고 사실이며, 어디까지 진실인가를 논증하며 따져 보는 것은 무의미해진다. 이 소설은 그저 존재를 증명하는 소설이다. 실존철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존재란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이다.(사르트르적 실존주의에 의하면) 모든 사물은 실존에 앞서 본질이 선행되고 있지만 인간은 본질에 앞서 실존이 우선한다. 그것은 곧 인간이란, 상황이나 관계에 있어서 혹은 사유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여러 모양으로 변주되고 있음을 말한다. 어떤 틀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인간은 스스로 불확실한 존재임을 증명하고 있다. 신분 증명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표이지만 이들에겐 신분증이 없거나(1권에서) 아니면 위조된 신분증을 갖고 있다.(2권,3권) 즉, 그들은 불확실한 존재들이다. 난 이 소설을 불확실한 존재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때로는 사실보다 거짓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다. 사실은 있는 정황만을 설명하지만, 거짓은 인간의 감정, 생각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자신의 진실을 위장하기 위해 거짓의 옷을 입고 있다. 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으면 거짓의 옷만 벗기면 된다.(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것은 사실 속에서는 알 수 없는 진실이다. 읽는 내내 누가 루카스이며 누가 클라우스인지 혼란스러웠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어차피 소설이란 허구이며, 허구 속에서 진실을 추적해 가는 과정일 터이니... 언젠가 내가 존경하는 어떤 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분은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 쪽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지만 소설 읽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소설을 읽는 시간엔 차라리 낮잠 자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순간 내 얼굴은 화끈거렸고. 심한 모욕감에 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럼 그토록 위대한 수많은 소설은 무엇인가? 그 날 난, 그 분 앞에서 하지 못한 말을 원고지 분량 23장의 빽빽한 글로 이메일을 보냈다.(개인적으로 돈독한 친분관계가 있고, 또 충분히 이해할 만한 분이기 때문에^^) 좋은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난 그 말이 생각났고, 괜히 화가 났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도 또 화가 났다. 누가 뭐래도 난 죽는 날까지 이렇게 좋은 소설을 읽고 싶다.
s****o 2006.12.09. 신고 공감 8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내용보기
내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소설을 알게 된 건, 위의 표지로 [오늘]에서 출판된 <나를 반하게 하는 것은 별을 꿈꾸는 악동들의 눈빛이다>를 헌책방에서 만나면서부터이다. 1991년 12월 25일에 초판 발행된 책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이라고 하는 출판사는 이스마엘 카다레의 소설 <돌로 새긴 연대기>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알리기도 했으니,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내용보기
    내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소설을 알게 된 건, 위의 표지로 [오늘]에서 출판된 <나를 반하게 하는 것은 별을 꿈꾸는 악동들의 눈빛이다>를 헌책방에서 만나면서부터이다. 1991년 12월 25일에 초판 발행된 책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이라고 하는 출판사는 이스마엘 카다레의 소설 <돌로 새긴 연대기>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알리기도 했으니, 눈 밝은 출판사라고 할 수 있다. 뒤에 덧붙여진 옮긴이의 말에도 나와 있듯, 출판될 당시에는 이 소설이 세 편으로 이어지는 연작소설이 아니라 단 한 편의 장편소설로 알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한 편의 소설로만 알고 있었고 그렇게 읽었다. 이 소설을 접하고 처음 읽었을 때 무척이나 당혹스러웠고, 신선하고도 혐오스러운 충격을 경험했다. 나중에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이름을 통해 세 편의 소설로 구성되었다는 걸 알게 된 건 꽤나 당혹스러웠다. 뭐랄까, 첫사랑이 끔찍한 악몽으로 난도질당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내 기억에서 사라졌던, '개의 망막에 면도날이 닿기 직전의 스틸 사진'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섬뜩한 이미지처럼 이 소설은 짧은 문장을 예리하고 짧은 꼬챙이처럼 급소를 피해 독자를 마구 찔러댄다. 담담하게 현실만을 말하고 있다는 투로 또박또박 윽박지르는 작가의 문체는 메마른 사막처럼 황량하고 이 짧은 단락마다 담겨 있는 이야기의 풍경은 사막보다 더 삭막하고 괴기하고 역겹다. 문제는, 이 내용이 분명히 현실일 것이라는 혐의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 소설 안의 화자는, '우리'라는 화자를 써대고 있어서 쌍둥이 형제를 지칭하는 게 아니고 독자들을 함께 끌어들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버린다.   생존을 위해서, 살아 있을 때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넣으면서 자신들을 단련해나가는 쌍둥이들의 행동을 담담하게 읽어나가다보면 내 주변의 풍경이 너무나 무서워진다. 내가 이토록 행복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거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이 아주 빠르게 휘발될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이 소설을 통해 현실의 공포와 비극을 실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느꼈던 충격과 거의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저지 코진스키라는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기이하게도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과 거의 흡사한 영혼을 가졌구나 하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아코타 크리스토프는 1936년 헝가리에서 태어나서 1956년에 소련의 압제를 피해서 프랑스로 망명했고, 저지 코진스키는 1933년에 태어나 1957년에 미국으로 망명했다. 동유럽이라는 지리적인 환경이나 공산주의의 압제와 폭거를 피해 망명했다는 점과 거의 비슷한 연배로 전쟁과 끔찍한 참상을 어린 시절에 일상의 삶으로 경험했을 것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이 두 작가가 마치 이란성 쌍둥이처럼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소설의 주인공인 루카스와 클라우스인 것처럼!
n******s 2005.07.25.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 비밀노트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 비밀노트" 내용보기
이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될까? 지금 여기서 더 자라나기는 할까? 주인공 쌍둥이들의 영민함과 영악함에 소름이 끼칠 정도이지만 그 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뭐든지 함께 하던 이 쌍둥이들이 어째서 왜 마지막에 서로 갈 길을 달리 했는지.. 궁금은 한데 이들의 머릿속을 헤아리기에 나는 너무 아둔하다. 미처 상상조차도 할 수가 없다. 단 하나 말할 수 있는 거라면, 이 아이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 비밀노트" 내용보기

이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될까?

지금 여기서 더 자라나기는 할까?

주인공 쌍둥이들의 영민함과 영악함에 소름이 끼칠 정도이지만 그 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뭐든지 함께 하던 이 쌍둥이들이 어째서 왜 마지막에 서로 갈 길을 달리 했는지.. 궁금은 한데 이들의 머릿속을 헤아리기에 나는 너무 아둔하다. 미처 상상조차도 할 수가 없다.

단 하나 말할 수 있는 거라면, 이 아이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언제고 꼭 다시 만날 거라는 거다. 이게 <비밀노트>에서 내내 내가 깨달은 내용이다.

참 난감하게도, 난 이 쌍둥이들의 이름조차 모른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그 이름조차도 모르는데 내가 무엇을 더 알 수 있겠는가..^;;;

 

p.11

우리가 온 지 엿새째 되는 날, 할머니가 집을 나설 때, 우리는 밭에 물을 주고 있었다. 우리는 할머니의 손에서 돼지먹이가 든 무거운 통을 빼앗아 들었고, 염소들을 냇가로 몰고 갔으며, 할머니가 손수레에 물건 싣는 일을 도왔다. 할머니가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장작을 패고 있었다.

식사 때 할머니가 말했다.

-이제 뭘 좀 안 모양이구나. 지붕 아래서 자고 배불리 먹으려면 그 정도 일은 해야지.

우리는 말했다.

-그게 아니에요. 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서 일하는 사람을 구경만 하는 것은 더 힘들어서 그래요. 더구나 노인을 일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말이에요.

할머니는 비웃었다.

-개자식들! 내가 불쌍하게 보인다 이 말이구나?

-아니에요, 할머니. 우리는 다만 우리 자신이 부끄러웠을 뿐이에요.

오후에 우리는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간다.

그 이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다 한다.

 

p.49

-그래, 하지만 너희도 들키면 안 돼.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알지? 너희 엄마한테도.

우리가 대답했다.

-우린 안 들킬 거예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엄마도 없는 걸요.

우리가 먹을 것과 이불을 가지고 그에게로 다시 가자, 그는 말했다.

-너희들은 정말 친절하구나.

우리는 말했다.

-우리는 친절하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다만 아저씨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들이니까 갖다주는 거죠. 그뿐이에요.

 

p.206

-너희들은 전신마비가 어떤 건지 모른다. 뭐든지 다 보이고, 들리는데 난 꼼짝도 할 수가 없는 거야. 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너희는 배은망덕한 놈들이야, 내가 헛수고를 했지.

우리가 말했다.

-그만 우세요, 할머니. 소원대로 해드리겠어요, 정말 그걸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겠어요.

 

p.219

-가세요, 아빠. 다음 번 순찰은 20분 후에 있어요.

아빠는 팔 아래 판자 두 개를 끼고 앞으로 나아가서 판자 하나를 바리케이드에 기대놓고 기어올라간다.

우리는 큰 나무 뒤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손으로 귀를 막고 입을 벌리다.

폭발음이 들린다.

우리는 미리 준비했던 다른 판자 두 개와 보석이 든 마대를 들고 철조망까지 달린다.

아빠는 두번째 철조망 직전에 쓰러져 있다.

그렇다, 국경을 넘어가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누군가를 앞서 가게 하는 것이다.

마대를 쥐고, 앞서간 발자국을 따라간 다음, 아빠의 축 늘어진 몸뚱이를 밟고, 우리 가운데 하나만 국경을 넘어갔다.

남은 하나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15.05.09. 신고 공감 3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인생의 책!!!!!!!!
"내 인생의 책!!!!!!!!" 내용보기
내 인생의 책~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다. 내 인생의 책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으로 인해 독서의 세상으로 뛰어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을 하고 취업 준비중에 독서광이던 친구의 강압에 못이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표지도 그냥 그렇고 책도 얇은데 왜 굳이 3권으로 만들었냐~ 이런식의 투정을 부리며 책을 읽기 시
"내 인생의 책!!!!!!!!" 내용보기
 
내 인생의 책~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다.
내 인생의 책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으로 인해 독서의 세상으로 뛰어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을 하고
취업 준비중에 독서광이던 친구의 강압에 못이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표지도 그냥 그렇고 책도 얇은데 왜 굳이 3권으로
만들었냐~ 이런식의 투정을 부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맙소사!!!!

 

벌레가 기어가다 경련을 일으키듯~

 

책 1권을 읽고 난 완젼

 

전기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바로 2,3권을 미친듯이 주문했었고

 

책이 내 품에 들어오기까지의 시간은 어찌나 길던지

 

내가 이렇게 열을 올리며

 

책을 주문한건 태어나서 처음이었을것이다.

 


 

 

 

 

3권을 다 읽고

 

그 기분은 이 책을 읽어 본 사람들만이 알 수있을것이다.

 

3권 제각각 읽는 독자들을 마비시켜버리는 작가의 힘!!

 

책을 읽은 후 며칠간 아니 몇주간 주인공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그 기분!!!

 

이 책의 내용은 여기서 말하고 싶지 않다!

 

그저 "이 책을 읽고 나랑 같이 말해보자"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이 보석같은 책은

 

나의 삶을 바꿔 놓았다.

 

언제 어디서든 책 한권이라도 옆에 있어야

 

맘이 편해지는 독서광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요즘은 운전도 시작해서

 

차 안 여기저기 책이 쌓여있다.

 

비가 오는날 차 안에서

 

즐기는 독서

 

그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g********3 2009.06.2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고통스럽고, 소름끼치는... 하지만 결코 놓을 수 없는 매력
"고통스럽고, 소름끼치는... 하지만 결코 놓을 수 없는 매력" 내용보기
난 이제 쉰살밖에 안 됐어. 내가 담배와 술을, 그래, 술과 담배를 끊는다면, 난 책 한 권쯤 쓸 수 있을 거야. 여러 권도 쓸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단 한 권이 될 거야. 난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나.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
"고통스럽고, 소름끼치는... 하지만 결코 놓을 수 없는 매력" 내용보기

난 이제 쉰살밖에 안 됐어. 내가 담배와 술을, 그래, 술과 담배를 끊는다면, 난 책 한 권쯤 쓸 수 있을 거야. 여러 권도 쓸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단 한 권이 될 거야. 난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나.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타인의 증거> 중에서)

 

  

어떤 작가가 신문 인터뷰에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 호기심에 이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책은 읽는 내내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 그 자체였고, 가장 인상 깊은 책 중의 하나로 남아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헝가리의 여성 작가로 1936년에 태어나 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1956년 소련의 압제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이 책은 국내에서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라는 제목 아래, ,,하 세 권으로 나뉘어 각각비밀노트>, <타인의 증거>, <50년간의 고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사실 저자는 2,3년에 걸쳐 각각의 책을 출간했으며 각각 다른 시점으로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쓰여졌다.

 

거창한 제목도 그렇고 3가지 부제도 혼란스러운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끼는 절망과 충격과 혐오와 고독은 한결같다. 실제 저자가 전쟁 속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참혹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 군상들을 너무나 담담하고 간결한 문체로 표현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고, 이런 메마른 문체와 괴기스러운 전개방식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과 고통은 더욱 강렬하다. 이런 면에서 다른 전쟁소설이나 성장소설과는 매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권의비밀노트 1인칭 복수인 우리가 등장한다. 루카스와 클라우스라는 이름 철자의 순서만 다른 쌍둥이 형제가 전쟁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시골 할머니의 집으로 보내진다. 참혹하고 혐오스런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을 단련시키는데 참담한 욕설과, 사랑의 감정, 혹독한 매질, 단식에 무뎌지기 위한 훈련을 하고, 살아남는데 필요한 지식을 쌓는 훈련도 한다. 살인과 강간, 동성애에도 눈하나 깜박하지 않을 만큼 모든 감정과 현실에 무뎌지며 나름의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 결국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하나는 국경을 넘으며 헤어지게 된다.

 

() <타인의 증거에는 홀로 남게 된 루카스의 청년기를 그리고 있다. 혼자가 된 루카스는 차라리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책에선 정말 클라우스라는 쌍둥이 형제가 실재했는지, 아니면 루카스의 비밀노트에만 존재하는 허구의 인물은 아닌지 독자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 <50년간의 고독에서 루카스는 결국 클라우스에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고 절대적인 고독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 바람은 클라우스의 부정으로 사라지고, 결국 죽음을 맞으며 끝이 난다.

인간의 존재는 어떤 증거나 타인의 시선으로만 그 존재를 실제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것인지 묻고 있다. 마치 자신의 존재가 상대방에게 달려있는 듯이.

 

둘 주위에 등장하는 모든 인간 군상들은 전쟁의 참혹한 피해자들이다.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한번도 아프다거나 슬프다거나, 고통스럽다고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다. 그냥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그 몸의 언어는 외로움과 고통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비밀노트는 유럽대륙, <타인의 증거는 작은 도시,<50년간의 고독은 한 가정으로 이야기의 범위가 축소되는데 이 세 권 각각의 주제가 주는 스케일은 변함이 없다.

 

전쟁을 신이 내린 최고의 재앙이라고 한다.

우리는 학창시절 내내 매년 반공의 날을 정해 그림을 그리고 작문을 하고 묵념을 했. 어린 시절 구입한 창작동화 시리즈에는 삼분의 일 이상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쩌면 이런 교육이 전쟁에 더욱 무감해지게 만든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거의 전쟁과 관련된 모든 걸 거부하며 영화도 책도, 관련된 이슈에도 무감해졌다.

 

이 책에서도 극악한 전쟁에 의해 고통받는 인간 군상들을 한없이 건조하고 냉정하게 버려두고 있다.

그런데, 그 글을 읽고 있는 우리의 고통과 공포는 극대화된다.

한편의 영화를 본듯하다.

눈앞에 그려진 이 형제의 이야기가 소름끼치게 다가오지만, 그 매력에서 좀처럼 놓여날 수가 없었다.

 

유럽의 어느 비평가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작품을 검은 다이아몬드에 비유했다고 한다.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지인들에게 쉽게 소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제껏 몰랐던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아찔함을 나누고 싶다.

 

 

이 소설에는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나는 나의 어린시절을 얘기하고 싶어서 이글을 쓰기 시작했다.K시는 물론 내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Loszeg이다.작중 인물인 루카스는 나와 닮은 점이 많다.내가 10살때 전쟁은 끝났다.나도 어려서 국경을 넘었다.루카스가 고국에 돌아온 나이가 바로 지금의 내 나이다(55세).클라우스 쪽은 어린시절을 같이 보낸 오빠이다.우리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함께였다.나는 오빠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고,나는 이 소설에서 소년으로 변신했다.이 소설에서 기술하고자 했던 것은 이별-조국과,모국어와,자신의 어린시절과의 이별-의 아픔이다.나는 가끔 헝가리에 가지만,어린시절의 낯익은 포근함을 찾아 볼 수가 없다.어린시절의 고향은 세상 어느 곳과도 없다는 느낌이 든다.

(1991년 9월)---Agota Kristof

 

(2005년)

d********2 2008.06.1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ㅣ 아고타크리스토프ㅣ까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ㅣ 아고타크리스토프ㅣ까치" 내용보기
진실일지도 모르고 거짓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누군가는 그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거짓인가 진실인가의 문제가 아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내게 불친절한 책이었다. 거침없는 묘사와 주인공들을 막장으로 외롭고 처절하게 이끌어가면서 매우 담담 담백하게 글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ㅣ 아고타크리스토프ㅣ까치" 내용보기
 

진실일지도 모르고 거짓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누군가는 그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거짓인가 진실인가의 문제가 아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내게 불친절한 책이었다. 거침없는 묘사와 주인공들을 막장으로 외롭고 처절하게 이끌어가면서 매우 담담 담백하게 글을 쓰는 작가의 필력에 진저리가 쳐질 정도였다.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호흡의 구태의연한 설명들과 형용사적 묘사들을 배재한 건조하기 이를데없는 문장들로 경악스러울 정도로 엽기적인 사건들을 그려내며 동시에 그 사건들을 내려다보는 시골모습을 너무나 서정적이게 그려내는 모습이 말 그대로 경악스러웠다. 


  3권으로 이루어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1권 비밀노트, 2권 타인의 증거, 3권 50년간의 고독, 3권으로 이루어지고 우리나라에서는 3권이 동시에 묶여 출판이 되었지만 초창기에는 각권이 독립된 책으로 2-3년의 간격을 두고 출판이 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각권 상호간의 연결에 어그러지는 부분이 보이지만 3권의 충격파 때문에 처음 세권을 읽어 버렸을 때는 이 어그러짐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머리 속이 얼얼했다.    

 

 1권 비밀노트는 전쟁으로 인해 동네사람들로부터 마녀라고 불리는 할머니 집에 억지로 맡겨진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의 감정을 지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쌍둥이는 생존을 위해서는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고통을 이기기위한 훈련과 움직이지 안고 수시간을 보내는 훈련과 배고품을 이기기 위한 훈련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존재했음을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기록하기 위해 작문을 공부하고 객관적인 필체로 비밀노트에 적어나가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할머니는 마녀같다라는 표현은 틀린 것이다. 주관적인 감정 개입이므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므로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 라고 써야 하며 고통을 이기기 위해 서로의 몸을 고통을 느끼지 못할 때까지 혁대로 번갈아가며 내리치며 욕설에 적응하기 위해 서로에게 욕을 해댄다.    


 1권을 읽으며 난 작가가 전쟁을 겪으며 생존을 위한 노력으로 자신을 감정적 불구로 만들어 버렸던 건 아닐까란 의심이 들었다. 감정을 드러내지 말 것. 생존을 위해 냉정해 질 것을 강요하는 시절을 견뎌내며 전쟁이 사람들을 감정적 불구자로 만들어 버림과 감정이 절재 된 폭력의 무시무시함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글에 소름이 돋았다.


두 쌍둥이의 생존을 위해 점차 감정적 불구가 되어가는 모습은 코진스키의 ‘페인트로 얼룩진 새’를 연상시켰으며 동시에 얼마 전에 읽은 ‘책 도둑’을 떠올리게 만든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과  페인트로 얼룩진 새의 공통점은 말 그대로 끔찍하다는 것이고 거짓과 사실이 혼재한 기억의 소산물일 것이라는 것일 것이다. 게다가 코진스키의 책은 작가의 경험담을 썻다고 하나 그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었고 현재까지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코진스키는 말년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두 책은 전쟁 속에서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버둥거림을 묘사하고 생존의 문제 앞에서 인간들이 얼마나 잔인해지는지에 대해 놀랍도록 거침없이 묘사를 해댄다. 반면  ‘책도둑’은 전쟁 속에서 나누는 사람들 간의 따뜻함을 그려내고 있으며 영화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 전쟁을 지나온 사람들을 그려내는 다른 두 시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들이다.  


  비밀노트 속 쌍둥이들은 고통을 이기는 훈련을 거쳐 눈앞에서 폭탄을 맞아 그 자리에서 죽어 나자빠지는 어머니와 갓난동생의 시체를 아무런 감정 없이 구덩이에 묻는다. 그리고 후일 찾아와 구덩이를 파헤치고 오열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자 구덩이에서 두 시체의 백골을 꺼내어 부러진 곳은 철사로 연결하고 잘 말려 니스칠까지 해서 아기의 뼈는 엄마의 목에 걸어 백골을 둘만의 비밀장소인 다락방에 걸어 두고 수시로 감상한다.



 2권의 타인의 증거 편에서는 1권에서 헤어진 쌍둥이 중 이쪽에 남겨진 루카스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그리고 책장이 넘어가면 ‘클라우스는 과연 존재 했는가?’란 의문을 가지게되며, 감정적 불구자로 성인이 되어 버린 루카스가 나름의 방법으로 타인에게 따뜻함을 배풀고 따뜻함을 갈구하는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루카스의 사랑하는 이의 무덤 곁에서 가장 잠이 잘 온다는 그의 말에 외롬움이 묻어난다. 아비의 시체를 넘어 국경을 넘어가 버린 클라우스를 그리워하는 루카스의 모습과 다른 이들로부터 애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외로움이라는 병을 짊어지고 가는 루카스가 거둔 육체적 혹은 감정적 불구자들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지던 2권에서 난 루카스와 함께 외로워하고 함께 울었다. 

 

 그리고 3권에서 드디어 작가는 클라우스와 루카스를 만나게 하며 그 둘의 존재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켜 버린다. 3권에서 이미 우리는 누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도록 되어버리며 50년 간의 고독을 완성시키기 위한 충격적인 반전을 목도하게 된다.    


 각권 마다 이어지는 충격적인 반전들 때문에 한시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으며 책은 읽는 내내 충격과 눈물 그리고 안타까움과 혼란스러움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그 어느 곳에서도 그들이 존재 했다는 증거는 불완전 하다. 또한 내가 같이 울었던 이가 루카스였는지 클라우스였는지도 난 여전히 혼란스럽다. 전쟁은 이렇 듯 존해 했던 모든 것들을 모호하게 만들어 버리며 불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존재를 3가지 거짓말로 인해 모호하게 만들어야 했던 시절. 그리고 인간애를 저버리길 강요받았던 시절을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혼란스러움이라는 단어로 기억 될 듯 하다.  

YES마니아 : 로얄 g******k 2008.08.08. 신고 공감 2 댓글 13
리뷰 총점 종이책
여름에 더 강추! 신랄하고 기괴한 재미^^
"여름에 더 강추! 신랄하고 기괴한 재미^^" 내용보기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상)권을 먼저 선물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뭐지, 이건 도대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당혹감이었다. 전쟁통에 할머니댁에 맡겨진 쌍둥이. 그러나 흔한 휴먼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할머니는 쌍둥이들을 ‘개자식들’ 이라고 부르고, 쌍둥이들은 모멸과 폭력에 익숙해지기 위해 서로를 욕하고 때리며 훈련한다. 울음 참기, 굶기 훈련, 구걸
"여름에 더 강추! 신랄하고 기괴한 재미^^" 내용보기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권을 먼저 선물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뭐지, 이건 도대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당혹감이었다. 전쟁통에 할머니댁에 맡겨진 쌍둥이. 그러나 흔한 휴먼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할머니는 쌍둥이들을 개자식들 이라고 부르고, 쌍둥이들은 모멸과 폭력에 익숙해지기 위해 서로를 욕하고 때리며 훈련한다. 울음 참기, 굶기 훈련, 구걸 연습 등 쌍둥이의 행동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감정이 메마르고 배고픔도 느끼지 않게 되자 둘은 기뻐한다.

옆집 소녀 토끼 주둥이는 신부님이나 동네 남자들에게 자신의 성을 팔아서 산다. 쌍둥이는 신부에게 가서 이 사실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하며 토끼 주둥이에게 정기적으로 먹을 것과 최소한의 돈을 주면 입을 닫겠다고 한다. 쌍둥이들을 토요일마다 목욕시키며 성추행하던 성당의 젊은 여자는 쌍둥이들이 아궁이에 넣은 폭탄에 의해 희생된다.

 

 종래에는 이들이 토끼주둥이, 어머니, 아버지를 고의로 살해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토끼 주둥이의 해골은 집안에 매달린다. 너무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잔혹한 얘기였다. 왠지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걸 들키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으스스한 이야기. 그러나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문장은 매우 간결하고, 묘사에 과장이 없다. 살인 협박 성교 등이 밥 먹고 차 마시는 일처럼 태연하게 묘사된다. 이토록 지독한 블랙코메디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읽기 싫었냐고? 나는 더 읽고 싶었다. 이 지독한 얘기를 더 읽고 싶었다. 금세 이야기에 익숙해져서 가끔 큭큭대고 웃고 있었다. 권말에 가서는 아버지를 죽이고 헤어진 쌍둥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너무 궁금했다.

 

 ()()로 가면 블랙코메디적 요소는 줄어들지만 소설의 구조는 더욱 복잡해진다. 어릴 적 살던 그 마을의 존재도 불확실해지고, 쌍둥이가 과연 쌍둥이인지, 그저 한 소년이 외로움을 잊기 위해 만들어낸 형제인지 헷갈리게 된다. ()()에 등장하는 쌍둥이의 부모는 부모인지 쌍둥이의 아들인지 모르겠고, 새벽 종소리, 문구점 등 모든 게 엉켜버린다. 그래도 어두운 시골 마을과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워낙 매혹적이라 손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도 끝에 가서는 모든 게 하나로 조직되고 설명되며 끝나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읽었으나, 이 책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알려주는 듯이 갑자기 끝나버리니까.

 

 그래서 ()()() 모두 읽는다 해도 당신은 이게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이게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그래서 읽고 또 읽게 되고, 그때마다 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편집되기 전, 날것의 잔혹한 폭력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금지된 즐거움이지만,아름다운 복잡성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k****n 2009.07.1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내용보기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책을 읽을 때마다 난 감탄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지 또 그 상상력이란 얼마나 치를 떨게 하는지. 누군가 마르케스의 <백 년동안의 고독>이 생각난다고 하면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적은 것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백 년동안의 고독>따윈 머리가 아플 것 같아 읽을 생각도 안했으니 당연히 이 책도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자꾸만 눈에 띄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내용보기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책을 읽을 때마다 난 감탄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지 또 그 상상력이란 얼마나 치를 떨게 하는지. 누군가 마르케스의 <백 년동안의 고독>이 생각난다고 하면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적은 것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백 년동안의 고독>따윈 머리가 아플 것 같아 읽을 생각도 안했으니 당연히 이 책도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자꾸만 눈에 띄인다. 어떤 이는 읽은 뒤에 무척 우울했다하고 어떤 이는 읽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차에 거짓말같이 이 책들이(3권) 내 앞에 나타났으니 안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에 근거한 '허구'일 수 있지만 어쨌든 '소설이잖아' 할 수 있기에 읽고나서도 조금은 마음이 진정된다.   세 권으로 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한 권씩 따로 읽어도 그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어차피 세 권이 묶여서 나왔으니 가능하면 연작으로 읽어주는 것이 좋겠다. 첫 번째 이야기인 <비밀노트>는 두 아이 즉,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의 이야기다. 알파벳의 위치만 다른 똑같은 이름인 쌍둥이 두 아이는 전쟁으로 잠시 외할머니댁에 맡겨지는데 '마녀를 닮은 할머니'가 아닌 '마녀라 불리는 할머니' 밑에서 온갖 고생을 한다. 그 중 하나인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는 훈련'은 읽는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너무나 천연덕스런 그 아이들의 모습에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그 어린 것들이 정말 그랬단 말이야? 하다가 그래 소설이지 했다가 sbs의 그 기막힌 프로그램을 떠 올리며 아냐 가능해 있을 수 있는 일이야 하며 머릿속이 복잡했다. 나치와 해방군이 등장하는 현실의 상황들이 루카스와 클라우스에게 도덕성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절실히 보여주기는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그들의 폭력적이고 작은악마같은 행동들에는 이해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책을 놓지 못하고 읽었는데 내가 나머지 두 권의 책을 읽은 이유 역시 이 <비밀노트>에 있다. 그들의 끝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비밀의노트>가 나온 후 2년 뒤에야 나온 두 번째 이야기 <타인의 증거>는 둘이면서 한 몸이나 다름없는 두 아이가 자신들의 아이덴디티를 극복하고자 헤어진 후의 이야기다. 클라우스는 국경을 넘어 남의 나라로 떠나고 고향엔 루카스만 남게 된다. 첫 이야기에서 존재하지 않던 아이들의 이름이 나오고  클라우스를 떠나보낸 고통이 마음에 남아 있지만 여전히 죽은 할머니의 집에서 야채밭을 가꾸고 밤엔 카페에서 하모니카를 불면서 생활하는 루카스의 이야기다. 전쟁은 끝났지만 국경에 접해있는 루카스의 마을은 폐허나 다름없고 분위기는 무겁기 그지없다. 그 속에서 루카스는 아버지의 아이를 낳은 여자를 데려와 살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자식처럼 키운다. 또 남편의 죽음으로 방황하는 도서관 여직원 클라라에게 마음을 주고, 서점주인과 동성애자인 당 간부,그리고 불면증을 가진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타인의 증거>에선 이 모두가 주인공이다. 루카스를 중심으로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을 갖고 산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장애를 가진 마티아스가 자살하고 클라우스가 나타나면서 <타인의 증거>는 갑자기 미궁속으로 빠진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다. <50년간의 고독> 마르케스의 제목과도 닮은 이 책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클라우스가 등장한다. 그렇지만 화자는 '나'다. 루카스인지 클라우스인지 헷갈리고 어리둥절하다. 그러다 큰 제목이 생각난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말인지 중반으로 갈수록 점점 꼬이지만 그제야 우린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진실을. 두 아이의 엇갈린 운명과 루카스가 클라우스이고 클라우스가 루카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말이다. 그 진실을 드디어 알게되면서 <비밀의 노트>와 <타인의증거>가 뒤죽박죽되고 결국은 <50년간의 고독>이란 제목이 나오게 된 배경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나도 모르게 큰 한숨이 나온다. 이런 책은 처음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것도 조용히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매번 소설을 읽으면서 난 그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가 나온다. 이 책 역시 루카스와 클라우스 곁에서 그들의 엇갈린 인생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두려워했다. 하필 <비밀의 노트>를 읽고 그 무거움에 마음 졸이고 있을 때 sbs에서 하는 <야생의 아이들>이란 프로그램을 보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 아이들을 보면서 루카스와 클라우스의 마음을 이해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이 책은 올해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존재할 것이다.        
j****o 2006.12.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럴수가
"이럴수가" 내용보기
전쟁이다. 인간 관계에서, 사람 사는 도리란 게 없어졌다.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는 것이고, 부모나 가족이라는 한계선 마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천진 난만해 보이는 쌍동이 남자 아이들이 얼굴도 모르던 시골 외할머니 댁에 맡겨져서 전쟁 통 속의 전원생활을 한다,....는 건 내가 바랬던 줄거리이고, 끊임 없는 폭력과 잔인성에, 한 숨에 책을 읽는 대신 두 어 번 책을 덮고 숨
"이럴수가" 내용보기

전쟁이다. 인간 관계에서, 사람 사는 도리란 게 없어졌다.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는 것이고, 부모나 가족이라는 한계선 마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천진 난만해 보이는 쌍동이 남자 아이들이 얼굴도 모르던 시골 외할머니 댁에 맡겨져서 전쟁 통 속의 전원생활을 한다,....는 건 내가 바랬던 줄거리이고, 끊임 없는 폭력과 잔인성에, 한 숨에 책을 읽는 대신 두 어 번 책을 덮고 숨을 고를 수 밖에 없었다.

 

이 아이들 잘못일까, 아니면 그 상황이라면 그러는 게 최상의 방법일까.

눈 먹고 귀 먹는게 도망치는 유일한, 아니 죽는 것 말고 차선책이 되는 시절,

가슴도 무겁고 어깨도 무겁다. 하지만,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이야기의 힘이, 작가의 힘이라 생각된다.

 

다만, 조심해야 겠지, 삼부작에서 이제 첫 권만 읽었고

그저 감동적 이야기라고 나를 꼬셨던 친구들의 고백에 의하면

이야기는 점 점 더 독해진다니까.

y********o 2009.11.07. 신고 공감 1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