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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분이라는 게 언제든 뜯었다 붙일 수 있는 싸구려 벽지처럼 마음을 먹는다고 쉽게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평소에 하지 않던 싱거운 농담 몇 마디를 던지고 나면 그럭저럭 나아질 때가 있습니다. 되지도 않는 농담 몇 마디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고 조금 가벼워진다고나 할까, 아무튼 우울하거나 심각했던 일들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버거워만 보이던 세상 일들이 '까짓것' 하면서 한껏 허세를 부리게도 되죠.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발표된 오늘, 기분도 꿀꿀해서 괜한 농담을 몇 마디 던졌더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무슨 좋은 일 있느냐'며 되묻더군요. 평소 위트와 농담에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란 걸 잘 아는지라 '더 이상의 썰렁개그는 참아주세요' 하는 의사표시였는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읽다 보면 작가의 모국인 헝가리도 '지랄 같은 역사를 가진 나라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클라우스가 헝가리의 역사가 부끄러워 국경을 넘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상) - 비밀 노트>의 마지막 부분에서 쌍둥이 중 한 명인 클라우스는 국경을 넘어 떠나고 다른 한 명의 쌍둥이인 루카스는 할머니 집에 홀로 남게 됩니다. 소설의 구성을 복잡하게 하기 위해서는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중) - 타인의 증거>에서 클라우스와 루카스의 삶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것도 그럴 듯해 보입니다만, 작가는 전적으로 할머니 집에 남은 루카스를 위주로 소설을 전개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클라우스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클라우스는 떠났고 루카스는 남았습니다. 혼자가 된 루카스는 자신의 삶을 추스르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합니다. 가축을 돌보고, 농사일을 하며, 늙어 거동조차 어려운 신부님의 끼니를 챙기고 소일거리 삼아 같이 체스를 두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근친으로 기형아를 낳은 야스민을 만나게 됩니다. 루카스보다 두 살 위인 야스민은 자신의 아이 마티아스를 버릴 생각이었죠. 루카스는 자신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살게 됩니다. 루카스는 신체적으로는 불구이지만 똑똑하고 총명한 마티아스를 유난히 예뻐합니다. 혁명의 여파로 웬만한 책은 모두 사라지게 되자 루카스는 도서관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클라라를 만납니다. 루카스는 엄마뻘인 클라라에게 마음을 두게 되고, 매일 밤 마을의 끝에 있는 그녀의 집을 찾아갑니다.
클라라의 남편 토마스는 혁명의 와중에 누명을 쓰고 처형되었습니다. 클라라는 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관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지요. 온통 클라라에게 마음을 뺏긴 루카스를 뒤로 하고 야스민은 도시로 떠납니다. 그녀의 아이인 마티아스는 루카스의 책임으로 남겨집니다. 루카스는 마을의 외곽에 있던 할머니의 집을 처분하여 빅토르 씨의 서점을 인수합니다. 마티아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어떻게든 아이들과 어울려보려 했지만 극심한 따돌림과 폭력으로 결국 학교를 포기하게 됩니다. 루카스는 홀로 남겨진 마티아스를 위해 또래의 아이들에게 서점을 개방합니다. 책일 읽고 그림도 그릴 수 잇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지요. 그곳에 아그네스와 사무엘이 방문합니다. 아그네스의 남동생인 사무엘은 마티아스와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자신의 남편을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클라라마저 떠나고 아그네스에게 관심이 있었던 루카스는 그녀와 사무엘을 집으로 초청합니다. 온통 사무엘에게 관심을 두는 듯한 루카스의 태도에 마티아스는 질투를 느끼고 끝내 자살합니다. 어쩌면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였을지도 모를 마티아스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자 루카스는 실의에 빠져 지냅니다. 할머니의 묘 근처에 마티아스를 묻고 매일 그곳을 찾던 루카스는 결국 그것도 귀찮아 마티아스의 유골을 캐내어 집으로 가져옵니다. 그의 집에는 루카스의 엄마와 이복 동생, 마티아스의 유골이 걸리게 되었고, 루카스는 페테르 씨에게 서점과 자신이 쓴 비밀 노트를 맡깁니다.
"젊은 날에 신을 섬기도록 해라, 불행한 날이 닥치기 전에, 그리고 네 입에서 '나는 살고 싶지 않다'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p.97)
루카스가 사라진 마을에 국경을 넘었던 클라우스가 나타납니다. 소설은 이제 결말을 향해 치닫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는 것이지요. 페테르 씨는 클라우스에게 루카스가 쓴 비밀 노트 다섯 권과 서점을 넘깁니다. 그러나 그 나라의 호적에 등재되지 않았던 클라우스는 세 번에 걸쳐 체류 연장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본국 송환을 요청받습니다. 소설은 'D대사관에 보내기 위해 K시 당국이 작성한 조서'를 끝에 배치함으로써 의미심장한 결말을 예고합니다. 과연 루카스는 실제로 살았던 인물인지, 클라우스는 정말 쌍둥이였는지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잊어버리게. 인생은 그런 거야. 모든 게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게 마련이지. 기억도 흐릿해지고, 고통은 줄어들고. 나는 사람들이 어떤 새나 꽃을 기억하듯이 내 아내를 기억하고 있지. 그녀는 인생의 기적이었어. 그녀가 사는 세상은 모든 게 가볍고, 쉽고, 아름다웠지." (p.149)
한 개인에게 지난 일이란 거짓말처럼 아득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억이나 기억도 확실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한 나라의 역사를 두고 누구는 왜곡되었다, 그렇지 않다 말하는 것도 어찌 보면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자신의 짧은 인생도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어찌 다 기록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제 자신의 존재마저 의심받게 되는 것이지요. 단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은 어떻게든 밀어부칠 수 있겠지만 그 비난의 말은 누가 들을지...
"우리는 누구나 자기 인생에서 그런 큰 실수를 할 수 있어. 우리가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생긴 뒤지." (p.214)
추세에 역행하여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대한민국의 국정화 놀음은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만 국론 분열과 반쪽짜리 대한민국은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존재는 몇 가지 거짓말로 구성되었던 것인지 후세의 역사는 낱낱이 밝혀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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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2편의 제목은 <타인의 증거>다. 세 편의 소설은 따로 발표 되었고 이 세 개를 합쳐서 한권으로 국내에서 출판되었지만 내용은 연결된다. 연작소설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을텐데 각기 별개의 소설로 읽어도 충분히 각자의 완결성이 주어진다. 1편 비밀노트(노트북:원제)에서는 쌍둥이 소년의 시점에서 우리라는 1인칭 복수 시점으로 글이 쓰여졌는데 마지막에 둘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분리되며 끝난다. 할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나타나자 소년은 아버지가 국경을 넘는 것을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 이 기회를 틈타, 소년들 중 하나가 아버지의 죽음을 밟고 국경을 넘는다. 이 어마어마한 반전은 소년들이 국경지대에 지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면 자신들이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 희생양으로 친부가 선택된다. 지뢰가 있는 곳을 피하면서 국경을 넘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것. 먼저 간 사람이 운이 나쁘면 죽고 뒤따르는 사람은 그 죽음을 밟고 지나갈 수 있다는 것까지 아이들은 계산해두었던 것이다. 자신을 씻긴 하녀를 비롯해 살아남기 위해 악과 선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인을 연습해온 아이들에게 어쩌면 아버지의 죽음을 그런 식으로 이용하는게 새삼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헤어짐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우리라는 철벽같은 하나의 시선, 하나의 시점, 하나의 공유된 감정과 행동이 자의로 인해 분리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의 계획대로 아버지는 지뢰를 밟았고 그들 중 하나가 그 시체를 밟고 국경을 넘고 1편이 끝나고 2편은 남아있는 한명 루카스의 시점 위주로 3인칭으로 전개된다. 2편에서는 형제가 떠난 후 혼자 남겨진 루카스가 국경 마을에서 몇명의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간다. 루카스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하나 하나가 그대로 개별적인 소설의 소재가 되기에도 충분한 거대한 사연들이 녹아 있다. 전쟁이 끝나고 해방군이 점령한 땅은 불안과 우울의 그림자가 도시 전체를 오싹하게 드리우고 있다. 야스민은 아들 마티아스와 함께 루카스의 집에서 동거한다. 그녀는 친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데리고 쫓겨난 후 거처할 곳이 없어 배회하다가 루카스의 눈에 띄어 루카스의 집에 신세를 진다. 혁명세력에게 남편이 죽임을 당한 클라라는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역시 루카스의 눈에 띄어 연인이 되는데, 35세로 루카스와는 엄마 될 나이이다. 어릴 때부터 학용품을 사 가던 서점 주인 빅토르는 애틋하게 지내던 누이가 방문 후 서점 문을 닫고 자신이 사는 곳으로 가서 책을 쓸 것을 권하자 그렇게 하기로 결심하고 중독이었던 술을 끊고 루카스에게 서점을 팔고 고향 누이의 집으로 돌아가나 책도 쓰지 못하고 술도 끊지 못한 채 누이를 속이다가 결국 누이를 살해한다. 앞집 사는 불면증 노인은 죽은 부인이 공장을 소유한 외국인의 딸이었는데, 죽은 부인은 공산화 후에도 공장을 지키기 위해 외국인 신분을 계속 유지하다가 암살을 당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노인은 아무 권리도 없이 자신이 살던 집에서 내쫓기고 방황하다 겨우 당서기 페트로의 도움으로 거리의 청소부 자리를 구해 구걸하지 않고 살아가게 되었다. 이 많은 사람들의 사연은 조금씩 루카스와 알게 되면사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전개되지만 야스민과 클라라는 그 이후 루카스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을 제공하는 주요 인물들이다. 야스민은 엄마가 죽은 후 이모와 결혼한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장애아를 낳았다. 그 일은 아버지의 일방적 폭력이 아닌 두 사람이 오랫동안 갈구해온 서로를 향한 육체적 욕망이 한계를 만나 어쩌지 못하고 필연적으로 선을 넘은 것이다. 아버지와 딸의 정사 행위는 야스민의 입을 통해 그대로 루가스에게 전달된다. 후에 루카스는 어머니와 같은 나이의 클라라를 사랑하게 되는데, 야스민의 근친상간적인 욕망에 끌리어, 아버지의 역할을 그대로 모방하지만, 만족하지는 못하고(아마도 그런 행위에서는 역겨움을 느낀듯) 대신 클라라의 모성애에 대한 욕망을 실현함으로서 재현하는 듯하다.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야스민은 그 일로 아버지가 감옥에 갇히자 추운 겨울 집(이모이자 양모)에서 쫓겨나고, 작은 도시에서는 그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얼어붙은 강가에서 아이를 죽이기로 결심하지만 실행하지 못한 채 있다가 루카스의 눈에 띄게 되어 루카스가 할머니 방을 내어주고, 아이를 양육하기 시작한다. 루카스의 진짜 비극은 이 마티아스라는 장애아이에 대한 애착과 집착에서 시작된다. 아이는 곱추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장애아인데 루카스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고양이와 강아지를 선물하는등의 애착 관계를 만들어간다. 아이에게 그렇게 헌신적인 것과는 반대로 처음에 한두번의 관계 이후 야스민과는 상호간의 선을 분명히 했지만 나중에 엄마벌의 클라라를 사랑하게 된 이후 야스민에게 더욱 냉담하게 굴고 아이도 이를 눈치채어 루카스를 경계한다. 야스민은 아마도 루카스를 사랑한 듯하다. 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떠날 계획을 세웠었는데, 어느날 아이만 남겨두고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루카스가 아이에게 알리고, 루카스는 혼자 아이를 맡아 기른다. 할머니가 남겨준 집과 금부치들로 빅토르의 서점을 인수한 루카스는 아이를 데리고 도시로 이사를 오고 아이는 학교에 가지만 학교에서 매일 괴롭힘을 당한다. 보다 못한 선생은 루카스를 찾아와 아이를 퇴학시킬 것을 권하지만 아이는 그것을 원치 않는다. 루카스가 생각해낸 것은 서점을 아이들의 독서실처럼 꾸며서 자연스럽게 루카스와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루카스의 도서관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들락거린다. 그러던 중 그 어린이들 틈에 있는 금발의 아름다운 아이 한명에게 루카스의 시선이 꽂힌 것을 발견한 마티아스가 루카스의 손등을 송곳으로 꽂아 상처를 입힌다. 정상이고 아름다운 아이를 쳐다보지 말라는 경고다. 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루카스가 책을 보며 한 장도 넘기지 못한 것도 마티아스는 놓치지 않는다. 그 예쁜 아이에 대한 질투는 극도의 절망을 부른다. 엎친데 덮친 건 그 아름다운 소년이 마티아스와 유대를 가지게 되어 집으로 초대한 누나벌 소녀의 동생이었던 것이다. 루카스와 남매가 마티아스가 먼저 들어가 있던 문을 열고 들어온 후 마티아스는 그 절망의 절정에 다다른다. 마치 가족과도 같이 자연스러운 셋은 마티아스에게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인 자신의 모습과 대조되고, 그들 사이의 갭을 절대로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루카스가 나간 사이에 마티아스는 사이에 목을 매어 자살한다. 그동안 공산주의와 소련군의 억압에 항거하는 민주화 세력이 힘을 얻게 되는 상황에서 당서기관 페트로는 외국인의 보호를 받다가 실패로 되돌아간 민주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시 살아 나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만 클라라의 행방은 모른채 시간이 흘렀고.. 아이를 잃은 루카스는 묘지에서 아이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절망하고 시간은 흘러 흘러 수십년을 건너뛴다. 여기서 루카스는 두 가지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한다. 하나는 아이에 대한 애정이다. 3편을 보면 루카스가 어릴 때 총상 때문에 불구가 되어 재할 치료를 받느라 부모왜 분리되는데 아마도 그 아이에게 자신이 투영된 것이리라는 추측이다. 아이는 또한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글을 깨치는 것 그리고 원차 않는 사람의 자식인 것 등등이 3편에서 묘사되는 1편과는 완전히 다른 자신의 어린시절과 흡사하게 닮았다. 두번째는 클라라에 대한 집착인데 처음에 클라라를 쫓아다닐때 클라라는 어린 소년이 나이많은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화도 내고 쫓아버리고 귀찮아 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굴하지 않고 그녀의 정부를 뒤쫓아 폭행하고 도시에서 쫓아내고 그녀를 치성으로 돌본다. 어릴 때부터 언청이에게 먹을 것을 갖다주고 또 이번 편에서도 야스민과 마티아스 신부를 비롯하여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한하게 베푸는 루카스이면서 동시에 차가운 얼굴로 자신의 가치와 계획에 장애가 되는 사람은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번 편의 가장 반전은 루카스가 야스민을 죽인 것이 드러나는 대화 장면에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서방과 동방 국가간의 왕래가 자유로와졌을 때 클라우스가 도시에 모습을 나타내는데 알고 보니 클라우스가 클라우스가 아니라 루카스였다. 야스민의 시체가 할머니의 집 뜰에서 발견되자 부리나케 국경을 넘은 루카스가 클라우스라는 자신의 형제 이름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루카스는 서점을 대신 맡아보며 살아가고 있는 페테르를 찾아가지만 끝까지 루카스가 아님을 주장한다. 페테르는 루카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살아돌아온 클라라를 돌보며 루카스가 살던 집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둘의 대화에서 루카스는 야스민을 죽인 건 자신의 마티아스에 대한 욕심이었고, 마티아스의 비극에 대한 책임은 바로 그가 마티아스의 엄마를 죽인 데서 시작되었을 암시한다. 2편의 내용중 자신이 클라우스라고 하며 루카스가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는 1편에서 한몸처럼 살던 클라우스가 전혀 모습은 커녕 그 흔적도 드러내지 않는다. 페테르와 몇몇 사람들에게 클아우스의 존재에 대해 말하지만 그곳에서 오래동안 그를 알던 사람들까지 클라우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리고 1편 끝날 때 그렇게나 궁금했던 이유 두 사람이 헤어져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들은 혼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다는 것이다. 아 이 얼마나 슬픈 이별인가. 그런데 1편의 내용을 보면 그들 둘이 늘 함께 다녔고 서점 주인도 아이들을 기억해야 할텐데 아무도 그를 쌍둥이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음을 주지해야 한다. 1편의 모든 내용은 외롭게 살아온 루카스가 자신의 분신으로서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3편에 가면 더욱더 아리송한 관계들이 얽혀 새로운 형상을 만둘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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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 중 하나(클라우스)가 아버지의 시체를 딛고 자유를 찾아 국경을 넘어가고 할머니 집에 혼자 남게 된 나머지 형제(루카스)의 이야기다.
(상)권에서는 실명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데 반해 (중)권에서는 형제의 이름을 비롯하여 인물들이 이름을 얻는다. 이름을 얻는다는 것은 아이덴티티를 얻는다는 것일 텐데, 정작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가는 사회다. 1950년대 헝가리 반체제 혁명이 중심적 시대적 배경이란 걸 감안한다면 ‘존재’가 의미를 잃어간다는 것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거의 할머니 집만이 배경이던 (상)권에 비해서도 무대도 다양해진다.
사제관, 서점-문구점, 광장, 클라라의 집 등. 물론 (상)권에 모두 등장하던 곳이지만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 못하던, 할머니 집을 제외한 나머지 장소들이 루카스가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는 장소가 된다.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의 아이를 낳은 여인과 그 불구이지만 지나치게 영리한 아이, 남편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정신과 의사와 불륜) 도서관 여직원, 한 권의 책을 쓰겠다는 젊은 시절의 꿈을 좇다 결국엔 누이를 목조르게 되는 서점 주인, 언제나 루카스를 돕지만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공산당 간부, 그리고 불면증 환자. 모두 평범한 삶이 아니다. 기괴한 삶이라 해야 옳다. 그런 사람들이 루카스의 주위에 있다.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 사이에서 루카스는 철저히 외롭고, 또 외롭다.
이들의 존재와 이들과의 관계에 의해 루카스의 삶은 규정지어지고, 또 소설은 전개된다. 그런데, 마지막 장에 이르러 이 관계가 온통 의심받고 부정된다. 돈만이 가치를 지니는 사회에서 지친 클라우스가 고향을 찾아 돌아오고 나서다. 그는 사라져 버린 자신의 쌍둥이 형제 루카스의 흔적을 찾지만 결국은 찾지를 못하고, 여권 만료로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런데… K시가 작성한 클라우스에 대한 조서에 덧붙인 추신은 다분히 충격적이다.
“그 내용에 관해서 말하면, 단순한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거기에 묘사된 사건이나 등장인물들은 클라우스 T가 소위 할머니라고 부르는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호적계에 등록이 안 되어 있어 그 존재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236쪽)
과연 그들은 존재했던 것일까? 지금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클라우스 뿐이다. 그런데, 그 클라우스는 분명 클라우스일까? 인간이란 존재는 누군가가 증명해야만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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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上)편은 쌍둥이 형제가 전쟁 중에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10살짜리 형제는 본능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이 처절하고 놀랍게 표현되어 있다.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이 국경을 넘었다.
이 책(中 편)을 읽는 동안 쌍둥이 형제는 허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래는 한 명인데 형제라고 생각하는 또는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다중인격장애인 같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국경을 사이에 둔 형제는 결코 서로 찾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형제가 없음으로 해서 안정된 삶을 향유하는 듯해보이기까지 했다.
이렇듯 이 책을 읽을수록 독자는 혼란스럽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다음 편을 읽지 않으면 몸살이 나도록 만든다. 이 서평도 마지막 편을 읽어야 완성된 모습을 갖출 것 같다. 지금까지 작가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흐름을 보면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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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중-
(요즘 괜시리 바쁜탓에 리뷰가 밀렸어.. 밀림 어때??? 하지만 혼자
찜찜하다는거~~)
이미 <상>에 길들여져 있어서 더이상의 충격은 없을 듯 했다!
나같은 사람을 비웃는듯 <상>은 귀여운 정도였다.
<중>에선 갑자기 실명들이 마구 등장한다. 쌍둥이들 이름까지..
(이때 불길하긴 했었지...)
쌍둥이들이 어느덧 자라고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아주 어릴때부터 훈련으로 무장한탓에 쌍둥이들은 본인들 나름대로
어느정도 경지에 이르렀으며,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할때 둘은 계획
된 이별을 한다. 한몸같이 생활한 그들이었기에 독자로써 난 그들이
하루속히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하지만 그들의 만남이 다가올수록 숨도 쉴 수 조차 없었다.
무서웠고 두려웠다.
2012. 3. 26.
허겁지겁 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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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의 일란성 쌍둥이는 아버지를 이용하여 지뢰가 깔린 국경을 한명은 넘고 한명은 할머니의 집을 지키고 남는다. 그들은 그렇게 태어 나서 처음으로 헤어지게 된것이다. 할머니의 집에 남은 루카스는 형제인 클라우스와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헤어짐으로 인해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고 이를 본 이웃은 그를 도와준다. 그리고 한해가 즈므는 날 강가에 고기를 잡으로 나갔던 루카스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떠나보내려는 야스민을 그녀의 아이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서 같이 살게 된다. 세월이 흘러 그는 성인이되고 어느날 야스민은 아이를 두고 도시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도시로 떠났다는 루카스의 말은 1권을 보았던 나로서는 서서히 믿지 못할 말이다. 더이상 나는 책 속의 주인공 루카스를 믿지 못한다. 1권에서 보았지만 불쌍해보이기만 한 두 형제는 서슴치 않고 잔인한 살인을 실행한것을 보아 왔던 것이다. 착해보이고 안되어 보이는 루카스지만 더이상 책속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의심을 하며 읽게 되는 것은 1권을 보았던 나로서는 어쩔수 없다. 루카스가 분명 야스민을 살해 했을 것이고 또한 그의 아이도 위험할수 도있다. 하지만 책속의 루카스는 언제나 처럼 사람들에게 친절했으며 야스민이 사라지기 전에도 그녀에게 친절했으며 아이에게도 더할나이없이 잘해준다.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굉장히 당혹스러운 일이며 그것에 익숙해져 갈때쯤 갑자기 아이 또한 살해 당하고 만다. 하지만 책속의 어디에서도 루카스가 그들을 살해 했다는 것은 나오지 않으며 증거 또한 없다. 굉장히 따뜻한 문장과 스토리 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잔임함이 이 책의 특징 인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루카스는 행방불명되고 그의 형제인 클라우스는 고향으로 돌아 온다. 클라우스를 위해 루카스는 노트에 자신의 일들을 꾸준히 기록했으며 클라우스는 그것을 보면서 루카스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지만 책 말미에 더더욱 나를 하여금 당혹하게 하는 것은 그동안 읽어 왔던 루카스와 루카스 주변의 일들이 사실이 아닐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30년을 기록했던 비밀노트가 거짓으로 밝혀지는 것이 말미에 있으니 과연 마지막 권에선 어떠한 결말이 일어날지 도저히 가늠할 수가없다. 이런 종류의 책은 그동안 본적도 없을 뿐더라 굉장히 인상깊은 것이어서 책속에 빠져들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굉장한 책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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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2부에서는 1부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쌍둥이 형제의 이름이 등장한다. 알파벳 배열만 다른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
태어나면서부터 한 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던 그들은 이제 각자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한 사람은 고향에 남고, 한 사람은 국경을 넘는다.
2부는 고향에 남겨진 루카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혼자 남겨진 루카스는 처절할 정도의 고독을 가슴에 품은채 살아가지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클라우스를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들은 함께 작성해 나가던 그들만의 비밀노트를 통해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하지만 2부의 끝자락에 등장하는 클라우스로 인해 모든 것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내가 지금까지 사실이라고 믿었던 쌍둥이들의 이야기는 진짜였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비밀노트 속의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
정말 쌍둥이 형제는 존재하는 것일까? 아예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은 아닐까?
아무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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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내내 이어지는 루카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클라우스의 이야기는 어제 나올까~ 계속 궁금했다. 너무 너무 궁금한데~ 내가 얼른 읽어내지 않는 한 클라우스의 이야기를 알 도리가 없는지라.. 나는 조금 인내를 가지고 끈기있게 읽어야만 했다. 그렇게 기다린 클라우스의 이야기가.. 중권의 끄트머리에 등장했을 때, 나는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쌍둥이가 아닐수도 있다는 의혹에 깜짝 놀랐다. 왜? 어째서?? 클라우스가 떠나고 홀로 남은 루카스는 빅토르와 페테르의 도움으로 신분증을 만들었다. 그런데 K시의 당국이 작성한 조서에는 루카스가 K시의 호적 장부에 올라있지 않았다고 쓰여 있다. 그리고 클라우스는 여행자 여권을 가지고 있었고, 클라우스가 제시한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쓴 원고에 대해.. '그런데 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고 종이도 오래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글 전체가 한 사람에 의해서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쓰여진 것처럼 일관된 특징을 가지며, 그 기간은 6개월 정도, 즉 클라우스 T가 우리 시에 머물던 기간과 일치한다.' 라며 그 원고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루카스도, 클라우스도, 그들을 둘러싼 원고 속의 등장인물들 중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K시의 호적 장부에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그 존재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거다. 헐.. 나는 그동안 뭘 읽은 거지? 내가 읽은 것이 소설이니까.. 분명 이들의 존재 여부를 나는 확인할 길이 달리 없다, 재빨리 하권을 읽는 것 밖에는.. 그런데,, 빨리 하권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내가 여태까지 읽었던 루카스와 클라우스의 이야기는 뭐였나~ 싶은 왠지 모를 당혹감과 멍~함에 조금 많이 당황스럽다. 나는 정말 그동안 뭘 읽고 있었던 거지??..ㅡㅡ;;;
p.76 루카스가 말했다. -이별의 고통은 알 수 있어요. -당신 어머니의 죽음? -또 있어요. 하나뿐이던 형제가 떠났거든요. 클라라는 머리를 들어 루카스를 바라보았다. -토마스와 나, 우리는 완전히 한몸이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그를 죽였어요. 당신의 형제도 그들이 죽였나요? -아니요. 그는 떠났어요. 국경을 넘어갔어요. -당신은 왜 같이 떠나지 않았지요? -우리 중 하나는 여기 남아서 가축이랑, 채소밭이랑, 할머니 집을 지켜야 했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각자 홀로 살아가는 법도 배워야 했어요. 클라라는 루카스의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그의 이름이 뭐죠? -클라우스.
p.105 강아지는 나무 아래에서 자고, 아이는 손에 몽둥이를 들고 강아지에게 다가간다. 루카스는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는 몽둥이를 들어 강아지를 후려친다. 강아지는 신음하며 달아난다. 아이가 루카스를 돌아본다. -난 동물들을 싫어해. 난 채소밭도 싫어졌어. 아이는 몽둥이를 들고 토마토, 호박, 강낭콩, 꽃들을 마구 후려쳤다. 루카스는 말없이 아이가 하는 짓을 지켜보았다. 아이는 집안으로 돌아와서, 야스민의 침대에 누웠다. 루카스가 아이를 뒤따라 들어가서 침대가에 앉았다. -그러니까 넌 나하고 있는 게 그렇게도 싫단 말이구나? 왜지? 아이의 눈은 천장을 응시했다. -난 너를 미워하니까. -나를 미워한다고? -그래, 나는 오래전부터 널 미워했어. -난 몰랐어. 왜 내게 말해주지 않았니? -너는 어른이고 잘생겼으니까 그랬지. 그리고 엄마는 널 사랑하니까. 하지만 엄마가 떠난 건, 엄마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잖아, 너도 마찬가지이고. 난 너도 나만큼 불행해지기를 원해. 루카스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p.160 비웃지 말게. 난 심각한 고비를 넘겼다네. 난 우선 당에 탈당계를 냈고, 그 다음 이 마을에서 다시 나의 역할을 찾아보기로 했어. 난 이 마을을 사랑해. 이 마을은 영혼을 사로잡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어. 여기에 일단 살아본 사람은 여기에 다시 오지 않을 수 없어. 자네도 그렇지 않나, 루카스.
p.169 루카스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렇지만 이 모두가 제 소관이 아니라서. 다른 아이들과 꼭 같이 정상적인 학교교육을 받겠다고 고집을 피운 게 바로 마티아스였으니까요. 마티아스에게는 학교를 떠나는 것은 곧 자기가 남들과 다른 불구라는 걸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선생은 말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르다는 것, 물론 그 애는 남들과 다른데, 그것을 하루빨리 인정하게 해야 합니다.
p.221 우리 할아버지가 그런 이름이셨어요, 클라우스-루카스. 우리 어머니는 자신의 아버지를 무척 사랑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 이름을 나눠주신 거지요.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루카스가 아닙니다, 페테르 씨, 나는 분명히 클라우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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