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리뷰를 쓴 어느 영화의 원작을 쓴(그리고 내 블로그 메뉴의 한켠에 자리를 버젓이 잡기도 한) Herman Wouk도 그런 사람이지만, 미국에서 성공한 작가 중에는 해군 복무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R L 테일러도 그런 사람인데, 어드벤처 장르물이라고 해도 자신의 경험과 (작가다운) 비범한 상상력이 잘 스며든 걸작이기 때문에 함부로 통속물이라 폄하를 받지 않는다.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터무니없는 왜곡된 기준을 들이대는 모집인이 허세를 떨 때나 본격/통속의 거친 이분법이 나오기 마련이다. 모든 고전을 틀에 박힌 장르물로 자동 변환한 후 제대로 읽었다고 무작정 우기는 것도 해마가 마비된 저능한 독자만의 특권이며, 자신의 행동이 무슨 값어치를 가지는지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일단 장내 미생물의 충동에 따라 저지르고 보자는 식의 하층민이 감옥에서 맞이할 수 있는 혜택일 수도 있다. 막무가내식 이분법과 신랄(이런 것도 맨날 틀려. 못 배워먹은 흔적이 그렇게도 자랑스럽나?)한 비판이 동렬에 서는 줄 아는 것도 역시 이런 부류만이 점유할 수 있는 독점적 권역이다.
이 영화도 디즈니 社의 기획이고, 10년 전에 줄줄이 나온 <내셔널 트레저> 시리즈도 같은 회사에서 제작한 영화다. 디즈니 사의 컨셉이 보통 그렇듯 가족의 소중한 가치, 애국심, 건전한 재물욕과 자연스럽게 보조를 맞추는 모험심 등이 이들 장르물(영화 지칭)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주인공들이 그 부모 대에 형성된 다른 가문, 다른 세력, 심지어 다른 인종과의 좋은 인연 나쁜 인연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가문 고유의 믿음 덕에 결국은 횡재를 맛본다는 점, 이런 낙천적 기풍이 불건전한 사행심과는 큰 연을 안 맺기에 결국 富보다는 평판, 명성을 선택한다는 점 등이 거의 모든 작품에 공통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나온 지 40년이나 된 작품이라서 아무래도 촌스러움과 덜 다듬어진 플롯의 허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향점이 된 섬(섬이 아니면 또 이야기가 안 돼)의 이름은 매터컴. 마치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매케나의 황금>을 연상시키지만 후자의 경우는 지명이 아니라 주인공(그레고리 펙 扮)의 이름이라는 게 큰 차이점이다. 이 영화에서 배경이라며 제시되는 지역과, 실제로 촬영팀이 로케이션한 지역이 서로 극과 극으로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 이 사실은 월트 디즈니가 어떤 성향의 인물이었는지 잠시 불편한 주목을 한다면 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