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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쓴 가와카미 히로미의 "선생님의 가방"이란 책을 참 재밌게 읽어서 또 다시 손에 들게 되었다. 흔희 알려진 본 여류 작가들(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등)과는 2% 채워진 또다른 매력이 있는 작가다. 원래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 하고, 그와는 조금 또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니시노 유키히코라는 남자와 연애했던 열 명의 여자들이 서로 다른 개성있는 목소리로 니시노를 추억하고 있다. 솔직하고 쿨한, 그래서 너무나 매력적인 니시노- 좋아하지만 사랑하지는 못하는, 그래서 안타까운 니시노- 결국 그것을 못견뎌 니시노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먼저 떠나가고 만다.
쿨-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늘 고민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사랑'과 '연애'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부피가 작아도 다 읽고 나면 크게 여운이 남아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니시노 씨는 선물을 고르는 재주가 있었다. 나한테도 딱 한 번 선물을 준 적이 있다. 은으로 된 작은 방울이었다. 손에 들고 흔들면 딸랑, 하고 맑은 소리가 났다. 앞으로는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 웃으면서 니시노 씨가 말했다. 나쓰미 씨가 어디에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으니까. 알면 어쩔건데요. 내가 물었던가. 알면 도망갈 건가요? 고양이한테 방울을 달려고 했다던 쥐처럼. 아니. 나쓰미 씨를 잡는거야. 나쓰미 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항상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게, 나한테서 도망가지 못하게. -파르페 니시노의 주위에는 이상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 주위에는 결코 없는 공기. 그 공기를 아무리 눌러도 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누르면 누를수록 깊이 빠져들 것 같다. 아무리 밀어도 공기 저 편에 있는 니시노에게는 절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공기는 부드럽고 따뜻해서 아주 기분이 좋다. 어느새 공기가 곧 니시노 자신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공기. -풀숲에서 유키히코는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나를 얕잡아보고 있었던 것이다. 늘 그랬다. 나는 유키히코를 얕잡아보지 않았건만. 하지만 서로 얕잡아보지 않고 어떻게 사람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서로 받아들이고, 방심하고, 아주 조금씩 서로를 깔볼 수 있어야 사람은 비로소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한 번도 유키히코를 얕잡아볼 수가 없었다. -밤인사 |
|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이라니... 책의 제목이 너무 생뚱맞았던 탓이다. 게다가, 「파르페」. 일곱 살인 딸 미나미와 아직 이십대인 나, 그리고 내가 남편 몰래 만나는 열두살 연상의 니시노. 나는 가끔 미나미를 데리고 니시노를 만나러 나갔다. 하지만 미나미는 그 둘의 사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에게는 한 번도 그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둘은 헤어졌는데 미나미가 열 다섯이었던 어느날 미나미는 엄마에게 말한다. “니시노 씨와 엄마는 연인 사이였지?” 그리고 미나미가 스물 다섯인 어느 금요일 죽은 니시노 씨가 그 두 사람의 집 정원에 찾아와 한참을 머물다 해가 저물기 전에 떠나간다. 첫 번째 단편을 읽고 나니 어이가 없다. 하지만 점차 고조되는 호기심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이 남자 니시노 유키히코가 어쩐지 궁금하다. 「풀숲에서」. 열 네 살의 시오리에게 첫키스를 선사한 열 네 살의 니시노. 니시노보다 열두살 많은 누이는 첫아이를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어린 니시노에게마저 기댄다. 「밤인사」. 니시노의 직장상사이며 세 살 연상인 에노모토 마나미. 닫힌 회의실에서 니시노는 전격적으로 마나미에게 키스를 한다. 나는 ‘그만’이라고 말하고 니시노는 ‘그만두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3년 동안 연애를 했지만 마나미는 결국 니시노는 절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둘은 헤어졌다. 「두근두근해」. 나와 유키히코는 대학 때 사귀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면서 헤어졌다. 내가 헤어지자고 한 것이다. 나는 애인에게 사정이 생겨 애인과 묵기로 한 여관에, 대신 유키히코와 묵고 있다. 나는 마나미씨와도 만난 적이 있다. 나는 “가노코는 하늘의 새 같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헤어졌고 지금은 친한 친구 사이다. 「늦여름의 왕국」. 『언제나 그렇다. 남자(그의 나이가 어떻든지간에 욕망을 갖게 하는 남자는 나에게 모두 ‘남자’다)를 바라볼 때, 예를 들면 처음부터 이 아이가 좋아, 이런 식으로는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그보다 팔을 내 목덜미에 감아 주었으면 좋겠어, 갓 구운 뜨거운 빵을 둘로 쪼개 그 자리에서 나눠 먹고 싶어, 손가락을 입에 물어 보고 싶어 등등으로, 나는 처음에는 즉물적인 생각만 한다. 니시노의 경우는 솔직히 섹스하고 싶다, 였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다. “있잖아, 나랑 하자.” “어디서?” 하고 니시노는 되물었다. 뭘 하자고? 라고 되묻지 않는 걸 보면 제법 쓸만한걸,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게 나 레이는 니시노의 집으로 갔다. 서른 즈음인 두 사람은 그렇게 가끔 서로의 방에 들른다. 시간이 흐르고 레이는 니시노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헤어진다. 레이는 ‘사랑했어’라고 말하고,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할 수가 없어.’라고 말한다. 「통천각, 하늘로 통하는 문」. 스바루와 함께 살고 있는 나. 어느날 스바루는 졸려 죽겠다고 하기에 니시노를 자신의 집에 데려왔다. 그리고 이후 니시노는 아무 때나 불쑥 그들의 집에 찾아온다. 스바루의 애인처럼 지내는 니시노이지만 어느날 문득 나, 다마짱과도 섹스를 한다. 그리고 섹스가 끝나자마자 집에 들어온 스바루, 얼마 뒤 스바루는 일하는 가게의 주인에게 돈을 빌려 통천각(오사카에 있는 파리의 개선문과 에펠탑을 붙인 디자인 형태의 타워인 듯)으로 떠난다. 죽어 혼백이 되어서도 옛애인의 딸아이와 한 데이트 약속을 지키러 찾아오는 니시노 유키히코의 혼이 담긴 연애 이야기... 허투루 툭툭 던지는 대화며 묘사들이 가볍지만 혼탁하지 않아서 좋다. 길고 지루한 숙명의 연애담보다 백배는 담백해 보인다. 연애 소설이라면 이런 정도가 딱! 이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충실한 연애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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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이 가진 장점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조금 빈듯한 그러면서도 차 있는 듯한 느낌.. 무라카미 하루키나 야마다 에이미, 다이도 다마키, 요시다 슈이치 같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가란 생각도 든다.
출간당시 보기는 했지만 구입하지는 않았던 책인데, 우연히 도서관에 들렀다가 새로 들어온 책들 중에 끼여 있어서 빌려왔다. 제목이 좀더 친근감 있고 내용을 은유했으면 좋았으련만, 원서에 충실하려는 생각이었는지 원문을 직역해 놓은 것이 아쉽다.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니시노 유키히코'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책을 집을까?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처럼 우리나라 사람 이름도 아닌 '니시노 유키히코'를 그대로 살린 것은 오판이라고 본다. 좀더 세심하게 살폈다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껴안았다. 천천히...... 물처럼...... 그러나 물이 되지는 못했다. 우리는 불안했다. 우리는 황홀했다. 우리는 절망했다. 그러나 끝내 사랑은 하지 못하고 사랑하기 직전의 단계에 오래오래 머물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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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다른 일본작가의 당신곁에서를 재미있게 봐서 가와카미 히로미라는 일본작가는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일반적인 로맨스라기 보다는 어떻게 생각하면 있을 수도 있는 독특한 연애사가 주를 이루던군요.. (물론 일본스타일의 로맨스에 가깝지 국내에서는 보편적이지 않은 연애가 묘사되어 있어 감정몰입은 잘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이름들이 비슷하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하고 해서 읽는 내내 혼돈되었던 것도 있고 ...
로맨스 소설 치고 쭉쭉 읽혀나가기 보다는 답답하게 뚝뚝 끊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보고 나서 [아.. 기분 좋다.] 라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약간지루하지만 독특했어.] 라는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확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래도 작가님의 정성이 보이니 별점은 주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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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이 책제목으로 뭔가 없어보이는 무슨 모험 소설의 제목같지만 연애소설이다. 선생님의 가방, 뱀을 밟다 등으로 나에게만 잘 알려진 가와카미 히로미의 최근작. 니시노 유키히코라는 어떤 인물(굉장히 도화살이 꼈을것으로 추정되는)의 흔적들을 그와 관련되었던(이라고 쓰고 사귀거나 관계했던이라고 읽는다.) 여성들의 기억속에서 찾는다. 영화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의 남주인공과 같은 묘한 여유를 가지고 있는 녀석. (물론 한가족의 자매들을 모두 건들인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마치 단편들의 모음인 것 같지만 처음에 제목을 주의깊게 보지않고 니시노..유키히코..니시노씨..니시노군..등등의 이름들을 흘려보낸후, 책 마지막에 문득 같은 사람이란것을 깨닫고 그야말로 아연질색했다는 표현(맞나?)이 맞을정도로 당황. 중학교 2학년에서 사후(?)까지의 그의 모습이 시간순서와 상관없이 뒤죽박죽 흘러나온 그를 정확히 무어라 표현할지가 애매하다. 실은 실제로 존재한 사람은 맞는걸까 햇갈리기도 한다. 상대를 매혹시키거나 사랑에 빠지게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절대로 진정으로 사랑해주지는 않는 남자. 뭐 매마른 현대사회의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뱀을 밟다와 선생님의 가방등에서 보여준 일상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세계(판타지라고 불릴만한)로 넘어가는 작가의 재주는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그녀의 전작을 마음에 든 사람이라면 여전히 좋아할만한 책. 그녀를 몰라도 기본적으로 책은 흥미로우며, 굉장히 감정표현도 섬세하다. 그건그렇고 대체 왜 "연애와 모험"인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