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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워커의 [더 컬러퍼플]을 읽고, 너무 많은 감상에 며칠을 끙끙거리다 이제야 풀어내는 감상평이다.
독자의 의식 쯤이야 쓰레기 정도로 여기는 지, 답지 못한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같은 때에 사실 이토록이나 후기를 쓰기 힘든 작품을 보기도 힘든 요즘이다...
자신도 흑인이면서, 행동하는 여성작가인 앨리스 워커는 유색인종이 겪고 있는 아픔들을 가장 친절하고 온화한 목소리로 웅변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1980년대 초에 [은밀한 기쁨을 간직하며]라는 책을 통해 처음 만난 앨리스 워커와 흑인들의 처절한 삶을 그대로 다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 어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책속에 그려졌던 아프리카 어느 종족에서 행해지는(그것도 흑인여성에게만) 성인식의 일종인 '여성할례의식'으로 여성의 성기를 도려내는 일이 주었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역시, [더 컬러퍼플]에서도 그녀는 아프리카의 올링카 사람들 특유의 성인식에서 행해지는 '얼굴에 상처내기(살을 도려내는)'의식에 대해서도 위생상의 문제를 들어서, 또한 흑인들을 대하는 다른 민족들에게 미개하다는 선입견을 주게 된다는 주장으로 꼬집고 있다.
이런 지적들이 더 효과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다른 타인종이 단죄하는 흑인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유색인종인 그녀가 직접 전하는 그들의 삶의 모습이기에 쉽게 간과되지 않는 매력이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더 컬러퍼플]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우피 골드버그, 오프라 윈프리가 연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는데 난 아직 접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품의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었다.
'대충 안다'는 그 점이 또, 이 책을 너무 늦게 접하게 되는 부작용을 부른 것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이 책에서 화자는 "씰리"라는 주인공이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씰리와 그녀의 여동생 네티가 쓴 편지문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화를 내는 방법이라고는 모르는 채, 어떤 일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순종적이기만 씰리가 직면한 세상은 생지옥 그 자체다.
자신의 친아버지라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20세도 되기 전에 그의 아이를 둘이나 출산하는 씰리, 그녀에게서 동생 네티에게로 그 의붓아버지의 관심이 옮겨가는 것을 눈치채고 온몸으로 그녀를 지켜낸다.
또 동생 네티만을 탐내는 미스터___(책의 표현이다 ; 이름은 앨버트이다)에게 이젠 쓸모가 없어진 애물단지처럼 씰리를 시집보내는 의붓아버지에 의해 시작된 결혼생활.
전처소생의 아이들을 셋이나 키우게 하고, 어릴 때부터 서로 연모하던 병든 정부(슈그 에이버리)까지 데려다 놓고 가정부의 삶을 강요하는 남편.
자기가 낳았던 아이들이 죽었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이제 씰리의 소원은 그토록 사랑하는 여동생 네티와 함께 생활하는 일 뿐이다.
네티가 의붓아버지로부터 도망쳐서 잠시 씰리의 집에 머물게 되지만, 씰리의 남편 미스터___의 집요한 추근거림에 다시 이별을 맞는 자매.
다행히 씰리의 아이들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어느 선교사 부부에게 입양되어지고, 언니의 집을 떠나 우연한 기회에 그 선교사 부부와 함께 아프리카 올링카 부족의 선교를 위해 떠나는 네티에 의해 키워지게 되는 기막힌 우연.
네티의 생사여부도 모르는 채 아무런 희망도 없이 남편의 무자비한(이유도 없는) 폭력까지도, 배설과도 같은 잠자리 수발도 모두 묵묵히 견디기만 하고, 미워할 법한 자신에게까지 지극한 정성을 들이는 씰리에게 차츰 감동을 느끼는 슈그(Sugar ; 이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모른 채 살아가던 씰리는 "하나님도 백인이고 남자죠?"는 말로 그녀가 겪은 세상을 성토한다.
결국 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인간의 존재가치를, 여성의 삶(오르가즘으로 대변된다)을 가르쳐 주고 이끌어주는 것은 남편의 정부 슈그 에이버리이다.
네티로부터 오는 그 절절한 편지 마져도 남편이 가로채고 있었다는 것도,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동성애..?)도, 또한 남편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영위하는 한 인간으로 설 수 있는 힘도...모두 슈그로부터 배워나가는 씰리.
이 소설은, 한 흑인여성이 겪어가는 일생이자 모든 흑인들이 겪는 문제들을 말해주는 듯하다.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완전히 배제된 그들의 삶속에, 자신이 아니고는 누구도 믿을 수 없건만,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도 시각도 허락하지 않는 현실이란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그들이 백인들의 노예로 지내고 있지 않은 시대임에도 비껴가기 힘든, 세상의 이분법적 색깔 가름은 "세상에는 흑인과 흑인이 아닌 사람만 존재한다"는 것처럼이나 터무니없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씰리가 책의 처음부분에서 보여주는 어눌하고 비문법적인 부분을 어찌 번역을 했을까(사실, 읽기도 쉽지않다)...번역자 안정효님의 고충이 새삼 안쓰러운 기분이 들 정도로 엉망인 글솜씨로 시작된 씰리의 글쓰기는 중반부, 후반부를 거쳐가며 차츰 안정되어가는 의식만큼이나 괄목할 발전을 보여준다.
탄탄한 글쓰기와 번역에서 이미 독보적 위치를 갖고 있는 안정효님의 글이여서였을까...씰리의 글쓰기 실력이 자라고, 자아가 성장해 가는 속도가 걸림없이 단계를 넘어가는 데서 이 책은 더욱 흡인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소문난 앨리스 워커의 간결하고 독창적인 글쓰기의 매력을 제대로 알고 싶은 욕심에서인지 이 책을 꼭 원서로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짐을 느낀다. 이런 내게 "그 본디 깊은 맛을 번역이라는 기능의 약점 때문에 손상되었으리라는 점이 아쉽다."며 친절한 안정효님이 부추기고 계시다...
내가 아무런 의심없이 책을 집어들게 하는 이유가 되는 '퓰리처상'의 위력, 정말 틀림이 없다.
이렇듯 작가들의 역량이 남김없이 발휘되고, 능력있는 작가들이 배곯을 염려없이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보장되는 미국이란 나라의 그 탄탄한 기반이 늘상 부러움과 시기를 불러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들이 광고의 힘에 기대지 않고, 정작 자신의 제대로된 능력발휘로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얼른 오기를 또한 열망한다.
내 책도 아니면서 자랑만으로도 입에 침이 마르는 그 책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도, 모두들 고개를 끄덕여 마지않는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캐롤 쉴즈의 [스톤 다이어리]도, 그리고 이 [더 컬러퍼플]도 모두 퓰리처상이 보장하는 책들이다.
모두 어떤 누구에게도 마음놓고 권할 수 있는 수작들임을 강조하며 다시 권하는 바이다. [인상깊은구절] 끝으로 오프라 윈프리가 그녀의 토크쇼에서 독서클럽을 운영하는데 미국에서는 그녀의 선택하나에 출판계가 출렁거리는 위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오프라가 이 책을 선택하고 권하는 말로 나의 강한 권면의 말을 대신하려 한다. "결혼을 할 때 한번 읽어보세요. 아이가 생기면 또 한 번 읽어 보세요. 혹시라도 이혼을 하게 되면 또 한번 읽어보세요. 이 책은 이제껏 제가 읽어본 책들 가운데 최고의 책입니다!" |
| 너무 아픈 책입니다. 마치 책 페이지 한장 한장이 칼날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픈 책입니다. 흑인 사회 속의 여성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여성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솔직한 남자의 독백도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 여성 작가 특유의 내러티브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책의 스토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작가의 문체인데 저는 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의 문체가 사뭇 다르다고 봅니다. 앨리스 워커는 여성 특유의 미묘한 감정선을 고루 건드리면서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음으로써 공감대를 불러 일으킵니다. 이런 이유로 남성 독자들도 느끼시는 바가 많겠지만 여성이라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또 흑인 사회라는 점이 특기할 만 합니다. 한국에는 '한'이라는 정서가 있다면 흑인에게는 흑인만의 감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서 솔이나 재즈같은 음악 장르가 나왔다고 들었는데 과연 책에서도 흑인 영가 느낌이 물씬 납니다. 매력있습니다. 좋은 책입니다. 소장하셔서 두고 두고 읽으실 만합니다. |
| 읽고 나면 한 동안 가슴이 아립니다. 씰리와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해요 씰리와 그 외의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그것도 아주 가슴아프게... 책의 내용에 관해선 다른 분들의 리뷰가 좋아서 더 할말 없구요 번역에 관해서인데 처음에 씰리의 토속적인 흑인영어에 대한 번역이 낯설어서 읽기에 좀 불편했어요. 문법과 어순과 철자법 등등 다 흐트러져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한 번 또 해석해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게 약간 아쉬워요 생각을 한 번 더 해야 하니까 그래도 처음 몇장이 지나면 그런 말투에도 익숙해지고 오히려 주인공의 특성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었다고도 생각해요 그 어떤 것도 이 책의 감동을 막기는 어렵죠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실제 여자들의 이야기가 맞지만 남자분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남자 여자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이거든요 정말 오랜만에 깊은 감동 느낍니다 영화로도 봐야 겠어요...이 영화가 나왔을 땐 너무 어려서 못보았는데 이제 책을 읽고나서 영화를 찾아보게 되네요 참,..책의 뒷표지는 너무 흥미위주라서 오히려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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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선생님의 책에서 소개된 책이어서 읽어보다. 영화는 접해보지 못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피 골드버그가 정말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피의 표정으로 책을 읽으며 상상해갔다.
이해가 안되는건 아무리 씰리가 silly하다고 해도 어떻게 남편의 정부와 또 그 정부의 애인과 같이 있을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는지..미국적인 문화인가 아니면 이 흑인들은 또 그런 면에 있어선 자유로운 건가.. 내가 너무 경직되어 있는 건가.. 잘 머리속에서 그려지지 않아서 꼭 영화를 봐야겠다..다운받아봐야지^^;
씰리는 흑인에 여자에 순해서 딱 당하기 좋은 대상이다. 이런 착한 씰리는 소피아처럼 힘이 쎄거나 해서 다 뒤집어 엎으려 하지 않고 슈그처럼 팜므 파탈 이어서 남자들을 이용할 줄도 모른다. 다만 여성적인 힘- 현경선생님이 말하는 자매애로 자기를 괴롭힌 의붓아버지건 자기배에서 나오지도 않은 하포같은 자식들이건, 남편의 정부(슈그)이건 누구든간에 품는다. 품고 밥먹이고 씻기고 머리 만져주고 하는 참 바보같고 약해보이는 손길로 모두를 자기편으로 만들고 그들에게 생명을 주고 자신도 사랑을 받는다. 이는 예수의 사랑이다, 일맥상통한다!
또 하나 구성이 재미있었다. 마지막에 네티와 씰리가 만나지 못하면 어떻하나 참 답답했는데 마지막 2~3페이지에야 비로소 만나게 된다. 사랑스런 자매애!
...근데 제목은 왜 퍼플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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