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만난 때는 꽤 오래전이었다. 어느 날 저녁, 어머니께서는 복통이라도 일어났는지 배를 부여잡고 빌빌거리며 울듯이 신음하고 계셨다. 나는 깜짝 놀라 재빠르게 행동 대처 방안을 머리 속에서 강구하고 있었다. 잠시 후, 어머니의 꿈틀거림이 완화되자 신음 소리는 울음소리가 아닌 웃음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울음과 웃음은 숨 하나 차이임을 느꼈다. 내가 어머니를 통해 울음과 웃음의 거리 차이를 깨닫게 해준 책은 성석제의 「 재미나는 인생 」이었다. 여러 단편 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성석제 특유의 짧막하면서도 허파에 바람 넣는 문체가 특징이다. 책 자체도 분량이 적지만 성석제의 글은 문장이 짧막하고 이야기 진행이 질풍노도와 같아 10분만에 책을 다 읽을 수 있다. 아니, 10분만에 다 읽은 느낌이다. 실은 2분만에 다 읽을 수 있지만 웃느라 8분의 시간을 포복절도해야하기 때문에 10분이 걸린 셈이다. 그의 책에 수록된 단편 소설 하나 중 몰두라는 것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개의 몸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있다. 한번 박은 진드기의 머리는 돌아나올 줄 모른다. 죽어도 안으로 파고들다가 죽는다. 나는 그 광경을 몰두라고 부르려 한다.''' 이에 감명을 받았었다. 이 짥은 소설 하나로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그는 진정 이 시대의 이야기꾼이다. 성석제라는 이야기꾼의 맛을 아직 보지 못한 이라면 권하고 싶다. 덧붙임 : 책이 얇아서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읽으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지하철에서 포복절도하고 화장실에서 포복절도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
|
또다시 성석제. 근래 성석제의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장편 『아름다운 나날』, 과 단편집 『지금 행복해』 는 내게 책 읽는 즐거움과 아렷한 어린 날의 향수를 맛보게게 해 주었다. 이 책 『재미나는 인생』은 표지에 《성석제 소설》이라고 써 있어서 당연, 장편소설인 줄 알았다. 10장도 채 못 읽어서 나는 ‘어라~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초극세사 단편이라고 할까? 짧게는 1장 짜리 이야기 〈골볼〉부터 길어봐야 30장이 채 되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도대체 장르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도대체 소설의 형식이라거나 생김새에 관해 가타부타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소설이 관용의 폭이 아주 넓은 장르라는 것,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그 안에서 어슬렁거릴 수 있었다는 것은 말해 두고 싶다. 다시 생각해보면 문학이, 인생이 모두 그렇다. 무엇이든 내가 새로 시작하려 하면 그 무엇은 드넓은 품을 벌려 나를 받아들여주었다. 『재미나는 인생』의 초판은 관용의 선물이었다.” 다시 말해,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모든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애초에 소설이 글자 몇 자,원고지 몇 장 이상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 않은가? 전술한 극초세사 단편(이건 내가 만든 말이다^^) 〈골볼〉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시각장애 학교에서 하는 스포츠이다. 골볼 국가대표 선수도 있고(친한 후배 중에 국가대표 골볼 선수가 있다),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다. 암튼, 〈골볼〉에서 그는 기승전결이나 주인공, 등장인물 등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다. 한 마디로 골볼에서 받은 감명과 골볼에 대한 소개, 골볼 예찬이다. 이 정도면 이 책은 이미 소설과 수필의 경계를 허물었다 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번호〉나 〈수영〉같은 이야기는 남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군대 이야기에 나오는 소재이거나, 혹은 직장인들의 환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외에도 〈귀신 잡는 방위〉, 〈고수〉, 〈잡힌 사람〉, 〈감시〉 등 짧지만 유쾌하고,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가방 속에 넣어 두고, 손에 들고 다니면서, 화장실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작가는 소설엔 확고한 건 없다고 말한다. 소설 밖에서 확고한 걸 찾으라면 삼라만상과 그 얼과 틀은 항상 바뀐다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말 대로 ‘소설’ 이라는 틀을 벗어나고 있다. 아니 틀 밖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 모든 ‘처음’에는 반작용이 따른다. 어색함이 따른다. 그래서 성석제의 소설 『재미나는 인생』은 불친절하고, 어쩌면 재미가 덜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엔 독자가 새로운 시도로 손을 내밀고 있는 작가의 손을 한 번 잡아주는 것은 어떨까?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새로운 소설의 길입니다. 한 번 걸어보지 않으시렵니까?” 이제 공은 던져졌고,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
|
대하 역사소설은 참 싫어한다. 장길산이나 토지도 읽다가 포기했고, 태백산맥이나 한강은 손도대지 않았다.
두세권까지의 장편을 읽어줄만 하다. 아무리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도, 그 많은 이야기를 하나의 틀로 엮으려하면, 어차피 작위라는 한계를 가진다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현실성을 그만큼 떨어뜨린다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대하소설들이 역사를 반영한다 어쩐다 하는게, 기본적으로 공감이 가질 않는다. 아무리 큰 거울로 세상을 비춘다고 하더라도, 그건 정말 그 거울에 비추인 정도의 세상일 뿐, 진짜 세상과의 거리는 여전히 무한이 멀 뿐. 오히려 크게 비추인 세상이 진짜 세상인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약간 싫다고나 할까?
그래서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이건 정말 일상이나 세상의 단면을 그릴 수 밖에 없고, 또 그런 스냅샷이 주는 인상은 오히려 지리한 다큐보다 강력한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데 하물며 성석제식의 단편이란~! 손바닥 장(掌)자의 장편이라고 하던가? 콩트라 해도 무방하겠지. 시를 먼저썼다고 하니, 뭐 운율이나 언어의 정제는 아니라 하더라도, 짧은 글속에서 인생과 세상을 담으려는 뜻은 시를 쓸대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이 작가는 스냅샷을 찍을때 나름의 테크닉으로 노출을 조절한다거나, 독특한 필터를 써서, 또는 아주 낯선 앵글에로부터 아주 새로운 광경을 표출해내곤 한다.
그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실력은 결국 이와 같은 회화적 혹은 사진작가적인 마인드와 통하는게 아닌가 싶다. 참 기가막힐 듯이 새로운 소재로 천연덕스러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 그의 글쓰기 자체가 재미있다.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 대부분이 제목대로 미소 또는 박장대소를 불어올 정도의 재미나는 이야기들이다. 강추!!! |
|
성석제 씨를 실제로 만난다면 바짓자락을 붙들고 질질 끌려가면서라도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나요!"라며 어떻게, 비결이라도 전수받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대신 네입어에서 성석제 씨의 인터뷰를 뒤졌다. 비결 같은 건 나와 있지 않았고, 대신에 성석제 씨가 소설의 필수 요소이자 중요 요소로 재미를 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부 잘하고자 하는 학생이 공부 잘하기 쉽지 않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자 하는 회사원 일찍 일어나기 힘들고, 무엇이건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가 이토록 쉽지 않은 세상인데 성석제 씨는 어떻게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으셨던 걸까.
아우, 정말이지 <재미>나는 책이었다.
작가 서문에도 쓰여있듯이 이 책은 흔히 생각하는 소설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음 뭐랄까 .. 산문집에 가깝달까 잡문집이라면 깔보는 것 같을까 여튼 그렇다. 평균 3~4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의 모음집인데 물론 개중에는 잔잔하게 평안을 유지하며 지나친 글들도 사실 적지 않지만 "크흑" "캬핫" "푸흡" 알 수 없는 소리들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바들바들 떨게 하는, "역시 성석제..ㅋㅋㅋ" 라는 감탄사를 불러일으키는 글 역시 적지 않다.
그것도 휘발되어 소모될 뿐인 허무한 웃음만이 아니고 뭔가 뼈있는 웃음, 서글픈 웃음 등 웃음의 종류도 하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뭐니뭐니해도 <재미>를 찾는 분이시라면 이 책을 놓치지 않으시길 적극 권하고 싶다 ^.^
|
| 오방은 책을 골라 익는데 있어 매우 이중인격자스러운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상당 부분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그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대중적인 흥미와 재미를 겸비한 소설책은 일부러 잘 읽지 않고...처세술이나 경제경영서들...눈물이 절절 흐르는 에세이류만 고집한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그 내면에 가려진 실상은 상당부분 오도되거나 누락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 신성하고 거룩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운을 받아 살짝 고백하고자 하는 바이다...오방이 현재 녹을 먹고 있는 직장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도서관이 있는데...읽어제끼는 약 99%의 책들은 모두 이 도서관을 이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지식인 셈이지...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아리따운 모령의 사서는...도서 구입의 조건으로 직장인들이 읽어야만 하고 읽으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것 같은 류의 베스트셀러로 선정하고 있는 것이다...오호 통재라...새로운 인생이야말로 한 편의 감동적인 통속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결코 열릴 수 없는 것은 분명 아니긴 하지만...남들이 보기에...또 윗사람이 지켜보기에 어쩔수 없이 본인의 취향은 아니나 직장인의 취향으로 만들어 세뇌시킬 법한 책들만 구매하게 되는 속사정이다...그렇다고 얻어읽는 주제에 사서에게 이책을 사달라 저책이 재미있다(물론 일전에는 그렇게 말해본 적도 전혀 없진 않다 ^-^) 내 얼굴보고 딱 한번만 사주면 안되겠느냐고 말할 배짱이나 간판이 없는 오방이기에 그냥 군말 없이 나오는 족족 읽어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형편인 것이지...그렇다면 네가 네돈 내고 사서 읽으면 될 것 아니냐고 큰 소리로 말할 독자들 있을지 모르겠다...흠흠흠...미안하다 -_- 돈이 없어서 ㅋㅋㅋ 이런 속사정이 있는 덕분에...완전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여 만인이 소리높여 요구할 만한 초대박 베스트셀러 소설이 아닌 다음에야 도서관에 비치되는 경우가 없는 덕분에 재미난 소설책을 접하게 되는데는 고난과 역경의 가시밭길이 항상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하지만 소설가 성.석.제.의 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소설의 문외한 오방에게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오히려 반가운 이름이다...잘나가는 인터넷 서점에서 성석제를 키워드로 검색해 보았다...정확하게 기억되지는 않으나 생각보다 그가 등장하는 소설책을 많이 읽어보았음이 증명되고야 말았다...생각나는 책 제목만 열거하더라도...<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호랑이를 봤다="">, <홀림> 정도랄까...어떤가...어떤 소설가가(김진명氏 열외) 과연 이토록 오방에게 배려해 준 적이 있던가...소설의 문외한이라고 서두부터 꼬리를 내리고 눈을 아래로 깔았던 오방에게 이 정도로 강하게 어필하여 줄 수 있었던 소설가 성.석.제.는 대체 독자들에게 어떤 감지하지 못할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책 겉표지에 등장하는 다소 썰렁한 듯 진지한 표정의 그에게서는 느끼기 힘든 강력한 마약성분...그 냄새의 진위를 이제 파악하도록 해보자... 궁금하신 분들 적지 않으리라 믿어 살짝 소개하고자 한다면...사자성어로 풀어 ''박 장 대 소''...박수를 짝짝 치며 깔깔 대고 웃을 수 있는 그의 소설만이 주는 엄청난 폭소탄...''요 절 복 통''...독자들은 창자가 비비 꼬여 배가 아플 정도로 네버엔딩으로 풀어내는 성석제의 소설은 한 번 맛을 보면 결코 그 맛을 잊을 수 없는 강력한 향정신성 물질이 분비되고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ㅋㅋ 무엇보다도 과거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허무시리즈에 필적할 만한 몇 페이지를 넘지 못하는...단편이라고 말하기에도 뭣할 만큼 짧은 그의 이야기는 잘 쓴 시 한 편이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지 않아도 여러번 곱씹으면서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과 같은 엑기스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겠다...또한 그의 소설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해학''인데...과거 장터에서 마당놀이가 벌어질 때 만날 수 있었던 ''말뚝이''가 현세에 다시 부활했다고나 할까...체면과 위신을 목숨보다 귀히 여기면서도 제 입에 들어갈 재물에만 혈안이 되어있던 양반들을 특유의 재치로 까부수며 억눌려있던 민중들에게 십년을 앓던 이가 빠진 듯한 느낌의 쾌감, 소위 카타르시스, 를 제공하였던 말뚝이의 부활이라...얼마나 통쾌하고 신이 나는가...저자의 소설은 때론 배꼽이 떨어져 나가고 허리가 끊어질 듯한 엄청난 파괴력의 유머를 전달하는데 주력함과 동시에...밸이 꼴리는 세간의 행태를 배배 꼬아 비웃는 기술을 통해 독자들에게 성석제표 소설의 트레이드 마크가 어떤 것인가 하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우흐흐...그 회상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터져나오는 매력을 당신은 느끼고 싶지 않은가...ㅋㅋㅋ 어디서 그런 괴담과 골때린 소설의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일까...오방 가능하다면 그의 머리속을 살짝 갈라 대체 뇌가 어떤 골때린 구조로 엮어져 있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전문의가 아닌 덕분에 일단 사양 -_- ㅎㅎ 재미난 단편을 맛깔나게 소개해 주고픈 생각 절절하지만 워낙에 수많은 단편이 청출어람 우후죽순스럽게 등장하고 있어...오방과 같이 고르고자 하는 마음을 먹은 이를 더욱 설레게 만들어 주고 있다...재미난 이야기 살짝 맛뵈기로 소개하고 마치마...오리지날 폭소해학탄은 직접 일독하여 정면승부해 보는 기횔 갖길 바라는 마음 매우 간절하다...''반말족''...대한민국은 단군의 단일민족 출신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법한 저자가 갑작스레 듣도보도 못해 족보라도 있을까 의심스러운 ''반말족''의 이야기를 꺼낸다...반말족의 특성은 그 이름답게 태어나면서부터 반말을 하도록 엄격한 훈련을 받고 자란 덕분에 아버지건 어머니건 집안의 어르신이건 상관없이 일단 싸가지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순식간에 까버려 듣는 이들을 당황케한다...주인공은 긴긴 밤을 보내기 힘든 나머지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차를 길가에 잠시 세우고 슈퍼에 들어가 맥주와 안주거리를 주섬 담아 나왔는데...이게 왠걸...조금전까지만 해도 길가에 비상 깜빡이를 휘날리던 자신의 자동차가 온데 간데 없어진 것이다...오옷...아닌 밤중에 홍두깨...혼비백산하여 오줌을 쌀 지경이 된 주인공은 이때 홀연히 나타난 반말족과 조우하게 되는데...다짜고짜 반말족이 던지는 한 마디...''이거 당신 차 맞아?'' ㅋㅋㅋ 흥미를 더하고 있는 ''반말족''과 신흥세력 ''목소리 큰 넘이 이긴다족''의 일촉즉발 정면대결은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흥미진진..개봉박두..직접 확인하시라.바이.홀림>호랑이를>번쩍하는>황만근은> |
|
성석제의 책은 처음 읽는다. 무슨 책을 읽을까~하며 yes24를 뒤적이다 성석제, 맞아, 그 분의 책은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어, 싶어서 선택하였다. 읽어보니 짧은 이야기들이 여럿 묶어 있어서 짬날때 잠깐씩 읽기에 딱 좋은 그런 책이다. 사람마다 재미있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나는 수영부분에서 막 웃었다. ㅋㅋㅋ. 중년이라 하기엔 아직 너무 젊은 우리 남편이지만, 혹시 우리 남편도 이런 상황이라면 이렇게 행동할까? 뭐 그런 상상을 하면서 웃었더랬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읽어보라고 했다. 무덤덤하게 읽다가 뒷부분으로 갈수록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다양한 웃음을 주고 가끔은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는 재미난 책이다. ^^ |
|
“처음부터 소설의 형식이라거나 생김새에 관해 가타부타 이야기할 생각을 없었다. 다만 소설이 관용의 폭이 아주 넓은 장르라는 것,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그 안에서 어슬렁거릴 수 있었다는 것은 말해두고 싶다“- 서문중 성석제에 대한 첫 경험이다. 다른 소설을 읽지 못했지만 들어서 알고 있던 명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볍게(?) 시작해 볼 요량으로 선택한 책이다. 재미나는 인생. 뭔가 재미를 줄 것 같지 않은가? 누군가 ‘요즘 사는 재미가 뭐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냥 웃지요’ 라고 할 것이다. 관조하는 인생이 나타난다고? 아니다 반쯤 포기한 삶이다.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거짓이다. 엊그제 고대학생 하나가 대자보를 쓰고 학교를 나왔다고 했다. 대자보를 읽어보니 마치 커다란 감옥에서 출소하는 사람의 느낌이다. 기대에 부푼 것이 아니라 매우 익숙하기만 했던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는 데에 대한 두려움과 그래도 자신을 위해, 희망을 찾아서 떠나겠다는 의지로 충만한 글이었다. (예슬님의 기사를 검색해보라)
글을 읽으면서 매우 우울해졌다. 마치 10여 년 전 10년을 넘게 죽을똥살똥 하며 들어갔던 대학을 나서면서 들었던 막막한 기분에 온몸을 흠뻑 담갔다가 꺼낸 듯 한 맛이 느껴졌다. 그땐 국가부도사태라는, 아이엠에프로 더 유명한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사는 게 재미있는가. 재미나는 인생은 낙서 같은 인생을 나열한다. 손바닥 하나에 들어올 만한 짧은 글들을 모아 나간다. 연속성도 없고 개연성도 없다. 반짝 반짝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인생으로 유려한 문체로 펼쳐진다. 킥킥대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외국인이 아닌 국내작가의 글을 보면서 킥킥대면 된장찌개를 먹으면서 ‘아 시원하다’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왠지 느껴지는 것만 같아서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이것이 즐거운 인생인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읽는다는 것이. 다른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누구 추천 좀 해주오. 이 책도 다른 책도 다 읽은 이들이여. |
|
재기 넘치는 위트와 풍자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성석제의 짧은 소설집. 1997년에 냈던 책의 개정판으로 1998년에 출간된 「쏘가리」의 몇 편을 덧붙인 것이다.
-------------------------------------------------------------------------------------------------------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유머집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내용을 읽어도 이건 유머집이다. 사실, 서평의 분류에서 소설영역에서 찾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만큼 가벼운 기분으로 인생의 여러 장면에서 마주칠 법한 웃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수능 예문으로도 다뤄지는 작품이 여기 실렸음을 아는가? <오렌지 맛 오렌지>인데, 웬만한 고등학교참고서(18종 교과서에 언급되는 작품들을 싣고 있는 참고서로 디딤돌, 지학사 등 유명 출판사들의 참고서이다.)에 나오는 작품이다. 짧게 얘기하자면, 지적 허세를 좀 부리는 웃긴 직장 상사의 이야기다. 그는 항상 뭔가를 잘 아는 척~하는데 그가 말하는 말이 엉뚱한 것이다. 점입가경으로 그의 집에 100% 오렌지 주스를 들고 집들이를 갔는데 그 부인은 자신이 가져온 오렌지 쥬스가 아니라 또 다른 '오렌지맛' 주스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무척이나 짧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우리 주변에 인물이나 혹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인물들이 밉게만 보이지 않는다. 다소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야말로 우리 주변의 일상과 인물들의 모습이기에 피식~ 웃고 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조금 긴편이지만, 단 한 줄로 책의 한 페이지를 담담히 차지하고 있는 재치있는 단어 해석도 있다.
몰두- 개의 몸에 기생하는 진드기는 머리를 처박고 피를 빤다. 그것이 진정한 몰두(沒頭)
이 단 한줄을 읽고서 그가 그야말로 후천적인 이야기꾼으로 언어유희에도 참 능한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생활의 발견이랄까... 누구나 무심코 지나가는 상식도 생활에 쓰는 단어와 연계해서 생각하는 문학적인 면모도 보여준다.
그의 이야기들은 이렇게 가볍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크고 작은 웃음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예컨대, '외로운 인간' 편에서는 현대인의 외로운 초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권발급을 위해 동사무소로 가는데 그때마다 시비쟁이 직원을 만난다. 매번 그 직원에 의해서 여권발급이 팅긴다. 그 과정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종국에 문제가 해결되는 듯한 순간에 우린 뭔가 알싸한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그 시비쟁이의 시비는 다름 아닌 외로움의 표현이고, 관심의 표현이었다. 그 시비쟁이는 여권발급이 되지 않는 동안 말없이 업무만 하는 동사무소에서 그 사람과 말한마디를 더 건네는 것을 작은 즐거움으로 여겼단 사실을 알게 된다. 동사무소 직원은 너무나도 외로운 우리들, 현대 사람들로 외로움을 소극적이나마 행동으로 표현을 한 것이다. 외로움을 외롭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들.
그의 이야기에는 사회의 단편, 그 사회를 이루는 인간의 모습이 적나라하고도 해학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거기다 삶의 성찰하게 하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웃음을 준다. 우리들도 사회의 모습에 개탄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의식으로 사회에 눈길을 주고 넉넉한 웃음을 지으며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
|
꽤 많은 이들이 재밌다는 이유로 이 작가의 글을 추천하기에 읽어보았다. 딱히 꼭 집어 들춰내기는 뭣했던 부분들이 당황스럽고도 우스꽝스럽게, 해학적이면서도 풍자적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식 언쟁은 처음에는 문제 때문에, 다음에는 호칭 때문에, 마지막에는 서로의 버릇 없음 때문에 싸우는, 일련의 절차를 밟는다. 결과적으로 애초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p.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