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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기사를 보고는 대체 어떤 내용일까 싶어 관심 갖고 있다가 퇴근하는 길에 들러 사 보았는데.....이거....여자들 얘기다. 내 주변의 여자들---내 어머니의 이야기, 내 아내였던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내 아내와 살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필자들 가운데 몇몇은 내 아이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것도 같고, 필자들 가운데 몇몇은 내 어머니와 비슷한 경험을 한 어머니들의 자녀이기도 하고, 필자들 가운데 몇몇은 내 아내가 나와 연애하던 시절에 겪었던 일들을 겪은 거 같고....아무튼 복잡한 생각을 하며 읽었다. 내가 몰랐던, 사실은 알고 싶지 않았던,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던 여자들만의 이야기를 읽어 가며 많은 배움이 있었다. 그것은 내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기도 했고, 아내였던 사람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기도 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아이에 대한 죄스러움 때문이기도 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게 자리한 만큼 열심히, 앞으로는 열심히 살아보자!!! [인상깊은구절] 난감할 때면 간혹 거뭇거뭇 흰머리가 나 있는 진흑색 머리칼을 매만지던 약간 키가 큰 남자와 화가 나면 다소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두 입술을 굳게 다물어 버리곤 하던 아담한 체구의 여자. 그 둘은 까만 자동차를 타고 와서 아무 말 없이 법원 정문을 들어섰다. 여자는 이따금씩 가느다란 눈썹을 실룩거렸고 남자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묵묵히 땅만 보며 걸었다. 그 광경을 이렇게 자세하게 기억할 수 있는 건, 비단 내가 사람들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때 나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었다. 정작 서로에게는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으면서 애꿎은 내 머리를 쓰다듬던 그들은 나의 부모였다. |
| 그래 세상에 말들은 차고 넘친다. 말말말 힘있고 입김이 센 사람들의 말말말 듣기 싫어도 보기 싫어도 들어야 했고 보아야만 했다. 20대 여성으로서 고민되는 것들이 이렇게도 많을 지는 미처 몰랐던 것 같다. 꿈많던 10대에는 마냥 어른이 되는 것이 신기하고 좋아보였을 뿐. 나의 몸, 가족, 연애, 사랑, 결혼, 동성-이성친구, 옷 고민거리들은 정말이지 차고 넘치는데 어느 순간에는 아주 쉽게 정리 되는 듯 하다가도 늘 복잡하게 뒤엉켜 힘들게 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런 나에게 쥬이쌍쓰는 내게로 왔다. 소심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나와 닮기도 했고 조금은 다르기도 한 그녀들. 남성중심주의와 가부장제 세상의 거센 억압에 절대로/ 유순하고 착해질 수 없는 그녀들!!! 그녀들이 목소리는 정형화된 틀에 갖힌 여성을 양산해내고 있는 답답한 일상에 강렬하지만 편안한 휴식처럼 또다시 하루하루를 '살아내게'하는 힘을 지녔다. 쥬이쌍스의 두번째 단행본도 기대할게요+.+ |
| 세상에 참 다양한 책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지만, 어떻게들 그렇게 똑같은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다. 남성 중심주의, 힘있는 사람 중심주의, 그 속에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나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움직임은 찾아보기가 너무 힘들다. 사람들은 '아침형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재태크를 해야 하는 지를 배우고, 아이들은 순정만화 판타지에 빠져서 '그놈은 멋졌다'를 읽는다. 나는 좀더 다른 책을 읽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20대 여자들의 목소리, 그녀들이 보는 세상은 불안하고 이상한 것이다. 끊임없이 여자들에게 '더; 예쁘게, '더' 조용히 있으라고 강요하는 세상.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글들이 내면의 고백이란 사실이다.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나오는 이 경험의 언어가 온전하게 받아들여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 아주 좋았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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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쥬이쌍스(열락)란 이름처럼 춤추며 걸어가는 듯한 그 경쾌한 발걸음이 인상적인 글쓰기. 솔직해서 치열하고, 치열해서 즐거운 반란. 하지만 동시에 진지함.
2. '서울대'와 '발칙한'이라는 두 단어에 의해 과잉결정되고 있는 부제(서울대 학생들의 발칙한 글쓰기). 가뜩이나 선정적인데 "우리 엄마는 내가 뽀뽀도 못해 본 줄 알거야."라고 큼지막하게 새긴 책 겉지를 보며 씁쓸함... 잘 팔려서 많이 읽혔겠거니 하는 위안을...
3. "식민지 사람들은 지배자의 언어와 자기 언어, 두 개의 언어를 배워야 하지만 제국주의자들은 자기 언어만 알면 된다."는 프란츠 파농의 말. 그리고 여성에 있어서는 자신들 안에서 터져나오는 말을 담을 식민지의 '언어'마저 부재한다는 사실. 그렇다면 '남성'으로서 '여성주의'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세 단어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들.
우선 내가 남성으로서, 스스로 여성주의자라는 이름을 붙임에 있어서의 머뭇거림. 내 의식, 무의식에 내재한 권력과 폭력의 코드를 아직도 완전히 부인할 수 없는 데다 자기지향만으로 쉽게 규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왠지 '여성주의'란 이름이 거대해 보이고 나는 한없이 위축되는 느낌. 그 느낌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 자신없음에 주저하게 된다.
또한 가뜩이나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나로선 특히 '여성주의'란 주제가 던져졌을 때 더욱 어휘의 빈곤에 시달리곤 한다. 늘상 딱딱한 개념어들만 잔뜩 나열해 놓고 자괴감을 느끼고, 스스로도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에 머쓱해져 버리고 마는... 참신한 눈으로 보고, 멋드러지게 글을 써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러울 따름.
4. <남성 페미니스트=""> 톰 디그비 엮음, 또 하나의 문화 얼른 읽어봐야겠다. [인상깊은구절] "객관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주관" "식민지인들은 지배자의 언어와 자기 언어, 두 개의 언어를 배워야 하지만 제국주의자들은 자기 언어만 알면 된다."남성> |
| 얼마전에 본 <여섯개의 시선="">이란 영화가 생각났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여섯 감독이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했는데, 그중 임순례 감독 작품은 말미에 영화속 영화 촬영현장을 보여 주는 장면에서 행인이 임감독을 몰라보고 진짜 감독이냐며 되묻는 장면을 연출한다. 감독이 여성이면 안돼나? 카리스마 넘치는 옷이 아닌 일상복 차림이면 안돼는 건가? 그 짧은 컷에 세상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을 닮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세대별, 성별식의 구분과 분석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한다. 그 잣대로 이책을 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 궁금하다. <쥬이쌍스....>는 그들의 생각을 닮았고, 그들의 행동에 닮긴 생각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한권의 책에서 다른 세대를 바라보는 왜곡된-또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선입견이 농후할 시선을 거두어 보자.쥬이쌍스....>여섯개의> |
| 언젠가 이들의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언젠가 읽어야지 결심하게 만든 힘은 기자의 포장술 때문인가 글에서 좋은 점만 제시해주었기 때문인가. 그 글에서도 특별히 강조했지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표지에 떡하니 써있는 ‘서울대’라는 글씨이다. 누가 강요했는지 모를 그 기대치 때문인지 단순히 즐기며 읽지 못하고 결점을 찾아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서울대 여학생이라는 것이 서울대에 다니지는 않는 여학생들에게, 또 서울대 남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유점을 가질 수 있을까? 명칭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구별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래서 어쩐지 책의 내용에서 드러나는 페미니즘은 그들만의 페미니즘이 아닐까하고 마음속에 선을 그어두고 읽게 되었다. 서울대 여학생들의 글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는 것이 서울대에 소속되어 있는 페미니즘 동아리에서 발행하는 잡지의 글을 모은 책이기 때문에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었고 어느 정도 마케팅에 효과를 주기도 했다면 그 반대급부로 위와 같은 부분을 잃었음을 그들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여성으로서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것에 동의는 하지만 글의 세세한 부분까지 들어가자면 공유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는 것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문장에 관한 것이다. 채팅언어나 이모티콘의 사용에 딴지를 걸려는 것은 아니다. 그런 부분은 오히려 대학생 이하 세대의 성격을 리얼하게 보여주어 공감을 얻어내는데 일조할 수 있을만한 부분이었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그들의 성격을 표현하려고 한 글이 아니라 진지함을 표방한 글이 문제다. 완결되지 않은 문장이나 쉼표가 왜 그렇게 많은지 그런 점에 있어서는 책을 다 읽고 내려놓을 때까지 마음이 불편했다. 언어에 있어서도 가부장제에서 통용되며 권력을 행사하고 억압하던 그 언어들에 대항해 여성의 입장에서의 언어를 만들어냈다면 그들만 읽고 이해할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고쳐서 사용하는 언어나 특별한 뉘앙스를 나타내는 단어, 그리고 외국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번역하는 정도의 수고는 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세세한 부분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페미니스트들은 들으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 싸움 걸기 좋아하는 피해의식으로 가득한 여성들이라는 이미지를 쉽게 벗지 못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사람이 쓴 글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글에는 각자의 개성이 참 잘 드러난다. 마음에 드는 문체, 사상, 내용을 발견할 때면 반가워진다. 그래도 우리는 같은 세대로서 같은 세상을 살고 있구나하고 안도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