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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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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술이 없는 밤의 중독자와 신경전형인의 세계를 건너는 신경다양인의 체감은 여러모로 유사하다. 우리는 어떤 결핍을 안고 일렁이는 물속 어둠에 잠겨 살고, 세계는 밤 너머에 있다. 쩍 벌어진 그 사이를 술과 허구가 채운다. ..... 하지만 소설을 읽든 술에 취하든 ‘도망치는’게 아니라 ‘다가가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소설을 읽든 술에 취하든 ‘빠져드는’게 아니라 ‘갖고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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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술이 없는 밤의 중독자와 신경전형인의 세계를 건너는 신경다양인의 체감은 여러모로 유사하다. 우리는 어떤 결핍을 안고 일렁이는 물속 어둠에 잠겨 살고, 세계는 밤 너머에 있다. 쩍 벌어진 그 사이를 술과 허구가 채운다. ..... 하지만 소설을 읽든 술에 취하든 ‘도망치는’게 아니라 ‘다가가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소설을 읽든 술에 취하든 ‘빠져드는’게 아니라 ‘갖고 놀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도망은 모멸이지만 놀이는 힘이다._p54



여기, #술없는밤 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가 있다. 혹은 밤의 술을 즐기며 기억을 쌓아가는 창작자도 있다. 또한 숙취로 짜증부리는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난다는 사람도 있다. 술을 못마시지만 술자리만은 너무 좋다고 고백하는 이, 그리고 찐득한 추억으로 사랑으로 술을 떠올리는 이도.....


이렇게 6명의 작가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술’에 관한 썰을 풀어놓고 있는 책 <술 없는 밤>, 받고 바로 펼쳐본 페이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서 오자마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술에 의지해 두려움에서 도망가다 마침내 맨정신으로 맞은 밤에 직면하게 된 자신, 이 생에서는 끝내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술 있는 밤에 대한 낭만적인 동경 같은 아쉬움이 느껴졌던 글, 술도 술자리도 썩 좋아하지 않지만 마침내 취향을 찾게 되어 오마카세에 크루그를 요청하게 된 썰, 술 없는 밤을 위해 낮부터 준비하고 일정표를 만들며 노력하며 부단히 애쓰는 - 중독일 것 같은 - 그리고 마침내 맞이한 술 없는 밤....



지독히도 술을 많이 마셨던 때가 있었다. 술 자체를 좋아했다기 보다는 술이 있는 분위기, 거기에서 오가는 이야기, 사람들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게는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이 술인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때로 돌아가 함께 있는 듯 느껴졌다. 공감도 되었다가, 웃었다가... ‘어쩌면 어두운 밤 우리에게는 술에 앞서 철학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밤의 술을 한껏 향유하고 술 없는 밤을 의연하게 건너기 위하여.’ 문장을 맞닥뜨리며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의 사람들은 술 없는 밤을 찾았을까?



모든 글이 그저 좋았다. 많은 페이지를 깃털 같은 단어로 채우고 있는 많은 에세이들 틈 속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책이였다.



_그와 있으면 삶은 전위적인 것이 되었기 때문에 나는 그와 일상을 함께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전위적이지 않은 삶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그와 일상을 함께하고 싶었던 것이지만....._p22



_술은 밤에 예찬하는 삶, 밤에 축하하는 사랑, 밤에 누리는 친교라는 근원적 역설이다._p41


_김 형과 김 형 싸움 파출소 병원

경찰서 합의 지끈 전두엽 한숨

그리워라 술 없는 밤_p85


_그러니까 결국 난 취한 사람들이 좋은 것이다. 주책맞고, 다정하고, 잘 웃고, 굳이 한마디 더 하고, 농담을 4절까지 잇고, 누군가를 더 잘 좋아하게 되고, 할까 말까 고민되는 행동은 그냥 해버리는 사람들. 주정뱅이들._p149



_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이. 그저 이렇게. 술 마시느라 잃어버린 것들이 생각난다. 마음이 저릿하고 서글퍼진다. 몸을 움직여 다른 곳을 바라본다. 술잔에 고여 있지 않고 흐르는, 개끗하고 선명한 밤이다. 그저 여기에 놓여 있는 밤._p199



이달의 사락 y******k 2024.1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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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이도 살아낼 수 있는 밤이기를
"술 없이도 살아낼 수 있는 밤이기를" 내용보기
‘술’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여러명의 작가들이 주로 술로 인해 겪었던 쓰라린 추억들을 풀어냅니다. 더는 ‘술’에 의존하는 밤을 보내지 않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고백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오늘 밤도 술을 드실 계획이신가요. 마시기 전에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전국의 모든 ‘애주가’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술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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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여러명의 작가들이 주로 술로 인해 겪었던 쓰라린 추억들을 풀어냅니다. 더는 ‘술’에 의존하는 밤을 보내지 않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고백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오늘 밤도 술을 드실 계획이신가요. 마시기 전에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전국의 모든 ‘애주가’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술 없는 밤’이라는 책제목에 걸맞게, 술로 인해 삶이 피폐하져 가는 과정들을 담아냅니다. 작가 개개인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술에 의존하는 삶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와, 도전과 실패의 과정들을 따라가다보면 책을 덮은 후 자연스레 술을 멀리하고 싶은, 술없는 맨정신의 밤을 맞고 싶은 충동이 생기게 됩니다. 

책표지가 다소 다크하게 느껴져서 표지만 봤을 때 그렇게 끌리는 책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 물론 그리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더 밝은 분위기의 표지로 구성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4 2024.1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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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이 진솔한 밤을 보내고 싶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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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술은 어떤 의미인가.그들의 고난과 역경이 흥미로운 이유는 아마 우리도 같은 마음, 같은 밤, 같은 술을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금주를 권하는 책처럼 보이지만, 있던 것이 없어진 어느 날 밤의 공백을 함께 경험해 보자며 용기를 주는 책이다. 술을 마시진 않지만, 술 취한 사람들이 좋다는 작가의 글에 공감을 하며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술자리에 참석하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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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술은 어떤 의미인가.
그들의 고난과 역경이 흥미로운 이유는 아마 우리도 같은 마음, 같은 밤, 같은 술을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금주를 권하는 책처럼 보이지만, 있던 것이 없어진 어느 날 밤의 공백을 함께 경험해 보자며 용기를 주는 책이다. 술을 마시진 않지만, 술 취한 사람들이 좋다는 작가의 글에 공감을 하며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술자리에 참석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인정하고 말았다.

주변의 애주가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술이 없어진 어느 날 밤에 찾아올 권태와 고독, 그리고 불안과 해방을 마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술이 없어도 우린 이렇게 친해졌듯이 술이 없는 그 밤에 더 진솔하게 서로를 더 다정한 시선으로 마주하길 바란다.
k********5 2024.12.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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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나 외 5인 - 술 없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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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나 외 5인 - 술 없는 밤술이 존재하는 밤, 존재 하지 않는 밤. 술에 잠식 당한 사람과 그런 사람들을 지켜보는 사람. 그런 주정뱅이들을 맘껏 사랑하는 사람과 그들에게 선을 긋는 사람.총 6명의 작가가 그린 <술 없는 밤>은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글의 내용도 글의 전개 방식도. 하지만 술에 관한 입장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어쨌든, 너무 과하게는 먹지 말 것.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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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나 외 5인 - 술 없는 밤

술이 존재하는 밤, 존재 하지 않는 밤. 술에 잠식 당한 사람과 그런 사람들을 지켜보는 사람. 그런 주정뱅이들을 맘껏 사랑하는 사람과 그들에게 선을 긋는 사람.

총 6명의 작가가 그린 <술 없는 밤>은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글의 내용도 글의 전개 방식도. 하지만 술에 관한 입장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어쨌든, 너무 과하게는 먹지 말 것. 술로 인한 불법을 저지르지는 말 것.

기대했던 오한기 작가의 글 만큼이나 좋았던 것은 김선형 작가의 술에 취한 작가들의 이야기다. 많은 작가들이 그 험한 밤을 잊기 위해 술을 마셨다. 왠지 극복해내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부코스키,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등등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작가가 그토록 많은 밤을 술에 절어 보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는 안심이 되기도 한다. 술이 모든 기능을 완전히 마비 시키지는 않는구나.

1965년 헨리 밀러는 찰스 부코스키에게 후원금을 송부하며 이 명랑한 편지를 동봉했다. "자네가 죽도록 술을 마시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특히 글을 쓸 때는 마시지 말게. 영감의 원천을 죽이는 확실한 방법이니까. 되도록 행복할 때만 마시게. 절대 슬픔을 술에 묻지 말고. 절대로 혼자 마시지 말게."

슬플 때 마시는 술보다 더 나쁜 것이 혼자 마시는 술이라고 한다. 천재 작가 부코스키가 술로 인해 영감의 원천을 죽이지 않길 바라는 당부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가. 물론 예술가, 특히 창작자에게 술이 오히려 영감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런지 모르겠다. 글쎄,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또 자주 먹진 않는 내가 보기엔 술이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괜히 감정만 끓어오르게 할 뿐.

술보다 철학이 더 필요한 밤이라니, 술 적당히 마시란 소리를 이렇게 현명하게 할 수 있을까.

오한기 작가의 글은 변함없이 솔직하다. 술 좋아한다는 연예인 두 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들에게 선을 긋는 모습 웃음이 나온다. 술에 강요 당한 청춘의 날이 많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이다.

우리는 왜 술을 마시는 걸까. 그리고 왜 우리는 술을 좀 덜, 적당히, 아니면 끊어야 하는 걸까. 나는 그 이유에 과학만큼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몸에 안 좋으니까. 우연히도 이 책을 읽을 때, 숙취로 고생을 좀 하던 때였다. 연례 행사처럼 드문드문 마시는 술이었는데, 하필 딱 이때 마셨고 숙취를 경험하며 읽는 이 글은 나에게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래, 술. 줄여야지. 그래 가급적이면 끊어야지. 가능하면 술 없는 밤을 만들어야지.
d*******0 2024.1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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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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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밤의 술을 한껏 향유하고 술 없는 밤을 의연하게 건너기 위하여. / p.61요즈음 나라부터 개인적인 일까지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들다 보니 술을 마실 때가 많다. 특히, 저녁에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하는데 줄여야 된다는 새삼스럽게 생각하지만 그게 막상 쉽지는 않다. 알코올이 아닌 다른 힘으로 이 혼란스러움을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러다 술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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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밤의 술을 한껏 향유하고 술 없는 밤을 의연하게 건너기 위하여. / p.61


요즈음 나라부터 개인적인 일까지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들다 보니 술을 마실 때가 많다. 특히, 저녁에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하는데 줄여야 된다는 새삼스럽게 생각하지만 그게 막상 쉽지는 않다. 알코올이 아닌 다른 힘으로 이 혼란스러움을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러다 술의 늪에 빠져 일상이 힘들 정도로 허우적거리게 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 상태이다.


이 책은 서한나 작가님, 김선형 작가님, 김일두 작가님, 오지은 작가님, 오한기 작가님, 김세인 작가님께서 참여하신 앤솔로지 에세이집이다. 그동안 앤솔로지 소설집은 많이 읽었는데 에세이집은 또 처음이다. 거기에 작가님의 성함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다른 작품으로 접한 글도 없다. 신선한 느낌을 기대하면서 선택했다. 그것보다는 좋아하는 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주제는 술이다. 그런데 "밤"이 또 공통적인 주제로 등장한다. 술에 관한 작가님들의 이야기. 거기에 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술 없이 밤을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작가님께서 술을 하신다는 점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지은 작가님과 오한기 작가님께서는 몸에서 알코올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으셔서 술을 하시지 않는다고 한다.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에세이라는 사실을 완독한 이후 책 소개를 보고 알게 될 정도로 장르가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한나 작가님의 글은 처음에 소설인 줄 알았고, 김일두 작가님의 글은 시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의 내용을 떠나 조금 더디게 읽혀졌다. 술 마시고 난 이후에 흐름의 순서대로 적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세 시간 정도에 완독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오지은 작가님의 <술 없는 술 있는 밤>이라는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작가님께서는 아예 술을 안 하시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술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듯하다. 주위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술자리가 재미없지 않느냐는 물음을 많이 받는다고 하시지만 재미있다고 답하신다. 술을 마신 지인들과 자리에서의 추억들과 술자리에 대한 예찬들이 담겼다.


술을 좋아하지만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조금 특이한 케이스라는 생각을 늘 하지만 작가님 역시도 흥미로운 케이스였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술자리에 끼게 된다면 '더치페이 논란'을 많이 접했던 터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술자리에서는 온갖 추태나 부끄러운 흑역사들이 자주 보여지게 되는데 술을 안 마시는 일행들은 이를 맨정신에 보게 될 테니 그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술을 마시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술 없는 밤에 대한 작가님들의 생각을 펼친 글이지만 술을 마시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저 술에 의지해 살아온 수많은 밤들로부터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과 술이 없는 밤도 충분히 살만하다는 용기를 주는 것처럼 읽혀졌다. 아마 술은 나쁜 것이니 무조건 끊으라고 했다면 조금 거부감이 느껴졌을 텐데 경험으로 우러나오는 작가님들의 역사들이 경각심을 주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6 2024.12.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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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는 밤》 이상하고 신기한 밤의 시간 속으로.
"《술 없는 밤》 이상하고 신기한 밤의 시간 속으로. " 내용보기
밤은 사이의 공간이다. 밤은 세계가 벌이는 까꿍 놀이, 세계와 인식의 좁힐 수 없는 간극, 세계고의 원천이다. 악마들은 이곳에서 암약하며 취약한 영혼을 노린다... 세계가 부재하는 밤의 공간, 불확정성의 공간, 그 미정의 공간을 우리 자아의 창조물로 채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공간을 장악하면 수동성의 모멸감이 사라지고 드디어 의도성의 세계가 열린다. 생애 서사를 주도적으
"《술 없는 밤》 이상하고 신기한 밤의 시간 속으로. " 내용보기

밤은 사이의 공간이다. 밤은 세계가 벌이는 까꿍 놀이, 세계와 인식의 좁힐 수 없는 간극, 세계고의 원천이다. 악마들은 이곳에서 암약하며 취약한 영혼을 노린다... 세계가 부재하는 밤의 공간, 불확정성의 공간, 그 미정의 공간을 우리 자아의 창조물로 채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공간을 장악하면 수동성의 모멸감이 사라지고 드디어 의도성의 세계가 열린다. 생애 서사를 주도적으로 다시 쓰는 일이 트라우마 치유의 핵심인 이유다. 나이와 상관없이 그때 비로소 우리는 어른이 된다.               p.57~58

무엇이든 실제보다 좋게 느껴지게 만드는 술의 거짓말은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유효기간이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밤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무언가를 잊어 버리기 위해,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상대와 친해지기 위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맨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행동을 후기 위해 술을 마신다. 이 책은 작가, 번역가, 싱어송라이터,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6인이 통과한 술 없는 밤을 그리고 있다. 술을 즐기는 이도 있고, 그저 취한 사람들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도 있고,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이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밤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들은 매일 당연하게 찾아드는 그 시간을 술이 있거나 없는 상태로 보낸다. 누군가는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마시지 않는다. 처음 봤을 때 호감을 갖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타입의 남자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단 한 명의 인간이 되기도 하고, 술은 한 잔도 먹지 않는 나에게 자꾸만 술을 권하는 이들에게 거절을 늘어 놓기도 하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술자리에 있는 것을 좋아해 그 이유를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술이 없어 불안이 증폭되기도 하고, 술에 취해 맨정신을 챙기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 술 있는 밤이 구체적일수록 술 없는 밤의 형체는 모호하게만 느껴지는데, 이 책은 바로 그 모호함과 구체성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다. 

'관계의 진정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어떻게 쌓아갈 수 있을까. 그 순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마법으로도 돈으로도 할 수 없다(되는 듯 사실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술을 택한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택한다. 그건 마치 흑마술 같다. 이 신비한 음료를 너와 내가 같이 마시면 우리의 관계에는 진정성이 생겨난단다. 우리는 덜 어색해지고, 우리는 속 얘기를 더하게 되고, 우리는 친밀감을 더 느끼게 될 것이란다. 하지만 흑마술에는 대가가 있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내게 일어났던 비극이 그것이었을 것이다.                 p.139~140

개인적으로는 수록된 글 중에 문학평론가 김선형의 작품이 매우 아름답고 유독 인상깊었다. 유달리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였던 유년의 밤들이 춥고 막막하고 헛것들로 가득했는데, 책이 구명줄인 양 매달리며 헛것들을 쫓다 지쳐 잠이 들었다는 이야기부터 자신과 세계 사이의 인식의 괴리를 잊기 위해 술로 도망친 수많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매혹적인 밤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는 '밤이 내리면 세계는 소망과 두려움의 영역으로 물러나고 그 자리에는 꾸며낸 이야기가 난무하며 문명과 야만의 거점은 안팎의 경계를 무화한다'고 썼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밤을 감당할 자원을 제 안에서 발견하지 못한 자들은 정량의 광기를 외부에서 조달해 혈류에 주입해야 한다'고 말이다. 햄릿과 보르헤스, 스티븐 킹,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그리고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사유하면서 그렇게 밤의 시간이 시처럼 펼쳐진다. '밤에 걸쳐진 환상의 베일, 불안을 벗어던진 향연의 약속, 불투명한 지금 여기를 견디'게 해주는 글이었다. 책 자체가 판형이 작고, 굉장히 짧은 문량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유독 짧아서 아쉬웠던 작품이다. 

술은 마시지 않지만, 취한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오지은 작가의 글도 어딘가 사랑스러운 면이 있었다. '주책맞고, 다정하고, 잘 웃고, 굳이 한마디 더 하고, 농담을 4절까지 잇고, 누군가를 더 잘 좋아하게 되고, 할까 말까 고민되는 행동은 그냥 해버리는 사람들', 그러니까 주정뱅이들과 친해졌기 때문에, 술자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글이었으니 말이다. 술을 전혀 좋아하지 않아도 술 있는 밤을 이렇게 좋아할 수도 있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고, 타인을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에 담긴 온기가 참 좋았던 작품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분량이 작아서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만, 몇몇 글들은 이렇게 여러 번 읽고 싶고, 또 읽고 싶은 책이기도 했다. 자, 이 책과 함께 권태와 고독, 불안 그리고 해방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24.1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