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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나무에 관심이 많아 사서 읽은 책이지만, 나무의 주제를 이렇게도 구상할 수 있구나 하는 점에 다소 의아했다. 여러 사찰을 다녀보았지만, 절 그 자체에만 관심을 두었을 뿐 묵묵히 절집을 지켜온 나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주지 못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건축물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는 우리의 옛 절집들과 함께 살아온 고고한 나무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물론 절집에 나무보러 가는 이들은 드물겠지만, 절집의 역사와 함께 한 흥미로운 나무이야기는 절을 이해하는데 좋은 소재인 것 같다.
다만 절집에 소개된 나무 사진이 좀더 확대되어 가까이서 보는 것처럼 디테일한 사진도 몇 컷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필자분께서 자주 사용하는 동의반복어가 읽는데 자꾸 걸린 점이다. 가령 '~을 볼라치면' 그리고 툭툭 나오는, 한자식 용어들...
여튼 이 책은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좋은 책같다. 이 책을 쓴 필자와 사진작가의 고생이 역력하게 보여 찬사와 존경을 보낸다. 아주 유익하게 잘 읽었다. [인상깊은구절] 자연은 사람과 가까이 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하지요. 자연과 인공은 나란히 잘 살아갈 수 없는 관계인 모양입니다. 절집은 어떤가요? 필경 우리의 절집은 사람이 만든 것이 분명한 인공의 결과물이지만, 자연 속에 어우러질 때 더 아름답습니다. 자연의 흐름을 제대로 포용하고, 인공인 자연인 자연 속에 잘 어울리도록 지어졌을 때 우리는 아름다운 절집으로 손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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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푸른 산들이 있다. 그 산의 색을 보면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푸른색도 계절 따라 그 짙고 옅음에 차이가 있고, 울긋불긋한 가을의 색도 차이가 있다. 골의 깊고 낮음에 따라 산의 색이 변하듯 하늘의 높이도 변한다. 그 산의 깊이에 빠져 산행이라도 하려면 반갑게 마주하는 것이 산사다. 고규홍의 『절집 나무』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인지 절에 관한 이야기인지 그 선후가 분명하지 못할 정도로 나무에 얽힌 이야기, 절에 얽힌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엔 애면글면 발품을 들여 모아 놓은 땀들이 빼곡이 젖어 있다.
'절 집마다 갖추고 있는 세 가지 문이 있다. 일주문과 천왕문을 거친 뒤 해탈문을 들어간다. 먼저 속세의 번잡함을 떨쳐 버리는 일주문(一柱門)을 들어서야 하고, 다음으로 사람의 본성에 자리잡은 그릇된 생각을 버리는 천왕문(天王門)을 지나게 되면 불이문(不二門)을 지나야 부처의 성스럽게 살아 있는 불지(佛地)에 들어서게 된다.' 이것은 절 이야기다. 절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을 일깨우면서 슬슬 절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 더 읽다 보면 그것도 아니다.
'소나무 비자나무 가문비나무와 같은 침엽수인 주목의 잎은 솔잎과 달리 납작하고 짧다, 각각 2센티미터 가량 되는 진한 녹색의 잎이 두 줄로 어긋나 불규칙하게 달리기 때문에 그리 단정한 이미지라고 할 수는 없다, 잎 이 뾰족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부드러워 가시처럼 따가운 감촉을 가진 비자나무 잎과는 구별이 된다, 꽃은 4월께 잎 사이에 연황색으로 작게 피어나는데, 화려하지 않아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아내기 힘들다.' 이젠 나무 이야기다. 그것도 나무에 관해 매우 박식한 정도다.
이렇듯 절집 이야기와 나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풀어져 있다. 그러한 절집 나무 이야기 33편은 나무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절집의 유래, 옛 신화나 설화 또는 전설들이 한 차례씩 곁들어 지고, 지금까지 지어지고 나서 흥망성쇠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아 왔던 나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그 절집을 찾아가는 답사 방법이 간략하지만, 곁에 사람을 놓고 설명하듯이 친절하게 나와 있다.
저자 고규홍은 중앙일보 기자 생활을 했고, 1999년부터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서 나무와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책에는 갈피마다 두런두런 토속어들이 묘목처럼 심어져 있다. 그런 단어들을 눈여겨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책에 곁들여 있는 김성철의 사진은 참으로 고풍스러우면서 절집과 나무의 상관관계를 어우러지게 표현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우리의 문화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 출판한 경력이 있다. 이 두 사람이 우리의 산하가 가득 담긴 참으로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 냈다. [인상깊은구절] 지눌 스님은 자신과 송광사의 영원불멸을 기원하는 뜻에서 자신의 지팡이를 손수 절집 입구에 심었습니다. 바로 송광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고향수가 그 나무입니다. 15미터쯤의 높이로 자란 이 나무는 키에 비해 굵기가 무척 가늡니다. 그러나 곧게 뻗어 올라간 품이 꼬장꼬장한 노스님의 주장자를 떠올리게 할 만큼 도드라져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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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나무 나무 .. 우리 주변에는 나무가 많습니다.. 굳이 수목원 가고 산을 가지 않더라도, 거리에도 사무실에도 나무가 있습니다.. 흔한 나무이지만, 나무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느낌이 새롭습니다... 계절에 따라 나무의 색깔도 모습도 변하고 분위기도 변하고요 .. 절집나무 .. 절에 있는 나무를 찾아가는 여행책입니다.. 나무에 관한 책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여행책으로 봅니다. 어떻게 이런 주제를 생각했는지, 저자의 혜안에 감탄하기도 했었습니다.. 다소 두툼한 책이지만, 사진도 많고 설명도 친절하게 잘 되어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고규홍님이 글을 쓰고, 김성철님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고규홍님은 나무와 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내신 분입니다.. 나무칼럼리스트라고도 불리더군요 .. 최근에는 천리포수목원에 관한 책을 내셨더군요 .. 김성철님의 사진은 www.koreainkorea.com으로 들어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순수함이 함께하는 사진입니다.. 절집나무에서 소개하고 있는 절은 모두 33곳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셨더군요 ..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절도 있고,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보는 절도 많습니다.. 그리고 절에 갔었어도 나무를 보지 못했던 곳도 있고요 ..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여행지의 만남은 달라지는가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석사의 은행나무가 보입니다.. 지금가면 딱 일텐데 .. 하나의 절을 소개하고, 그 말미에는 찾아가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요즘은 네비게이션이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독자에게 절을 안내하고자 하는 저자의 꼼꼼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게 느껴진 부분입니다.. 나무와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아름다운 모습 .. "어쩌면 사람들이 남긴 한 줄 글귀보다는 더 담백하고도 깊은 이야기들이 나무 줄기 속에 깊숙이 배어 있을 것입니다." .. 산사를 찾아가는 여행도 좋고, 나무를 바라보는 마음도 좋고 .. '절집나무'책을 읽으면 부드러운 마음으로 마음의 풍성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다시 펼쳐들고, 여행을 다시 떠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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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조금씩 읽어오다 어제 다 읽게 된『절집나무』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느낌을 안겨준 책이다. 대충 아렇게나 선정했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던 33곳의 고찰들, 한참동안 눈길을 끌곤 했던 아름다운 나무와 절집의 풍경 담은 사진들, 그리고 조용조용 잔잔하게 들려주는 듯한 저자의 정갈한 이야기들. 거기다 중간중간 담겨 있는 나무에 대한 좋은 정보와 자세한 설명은 이 책을 더욱 풍성하고 밀도있게 해주고 있었다.
올 봄부터 나무와 관련된 책을 조금씩 찾아 읽고 있는데, 그간 읽었던 나무관련 책을 통털어 비교한다면 아마 가장 먼저 이 책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은 책이라 생각하고 있는『궁궐의 우리 나무』보다도 더 좋은 느낌을 전해준 것 같다. 이 책을 읽게 된 게 나로서는 다른 어떤 나무관련 책보다도 행운과 즐거움, 그리고 뿌듯한 만족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서 이 책은 내게 좋은 책이 가져다 주는 넉넉함과 흐뭇함 같은 걸 느끼게 해준, 그런 고마운 책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책 안에 담긴 절집에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곤 했다. 전등사, 백련사, 조계사, 용주사, 월정사, 부석사, 봉정사, 직지사, 내소사, 백련사, 무위사, 송광사, 선암사 가 특히 그랬다. 앞으로 한 해 한두 곳씩이라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인상깊은구절] 대나무를 이야기할 때 꼭 짚어볼 이야기가 바로 대나무 꽃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아마 살아 생전에 내나무 꽃을 보는 것은 대단한 행운에 속할 겁니다.대나무 하나의 수명은 길어야 20년인데, 꽃은 60년 또는 그 두 배인 120년 만에 한 번씩 피어납니다. 단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제 명을 다하는 나무도 있는 셈이지요. 신기한 것은 꽃이 하나의 나무에서만 피어나지 않고 그 주변의 모든 대나무에서 일제히 피어난다는 특징입니다. 더 신비로운 것은 그렇게 한꺼번에 꽃을 피운 대나무 숲의 모든 대나무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 말라죽는다는 것입니다. 대나무는 이파리가 나야 할 자리에서 이파리 없이 꽃을 피웁니다. 모든 나무들은 꽃을 피울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데, 대나무는 이파리 없이 꽃을 피우다 보니,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결국 한 번의 꽃을 피우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뒤, 말라죽고 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무성한 대나무 밭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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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숨을 쉬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과정을 통해 살아간다.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이고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숨, 곧 목숨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가 바로 나무이다. 나무가 내뱉는 산소를 들이켜 사람이 살아가고 사람이 내뱉는 이산화탄소로 나무가 살아간다. 나무와 사람은 목숨을 나누는 존재인 것이다. 나무가 우리에게 가장 매혹적인 존재인 것은 이렇게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본래적인 의미에서 출발한다. 나무가 나무답게 자라게 하는 장소가 절집만한 곳이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는 거의 인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이 만든 구조물 속에서 살아가거니와 자연도 사람의 뜻에 맞춰 바꿔버린다. 그리하여 나무든 풀이든 산이든 강이든 사람의 편리를 위해 바꿔버린다. 절집은 조금 다른 경우에 속한다. 우리네 조상들이 살아온 방식대로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추구한다. 나무의 생장을 존중하여 나무가 본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나무들이 절집에 있는 까닭이다. 이 책은 본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매혹적인 절집 나무를 다루고 있다. 비교적 유명한 절집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다루고 있어 낯익은 절집과 나무들도 만나게 된다. 이를테면 강화 전등사 대웅전 앞마당 한가운데 있는 느티나무, 조계사 대웅전 앞의 회화나무, 천안 광덕사의 호두나무, 영주 부석사의 보리수나무, 청도 운문사의 처진소나무, 부안 내소사의 할배 느티나무, 순천 선암사의 소나무, 순천 송광사의 삼나무 숲은 내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저자와 절집에 대한 생각이 일치하는 곳도 있다. 운문사를 말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곳이 비구니 스님들의 강원(講院)이라는 것입니다. 약 260명의 젊은 비구니 학인 스님들이 불법을 공부하고 있는 비구니 승가대학이지요. 특히 비구니 스님들이 모두 모여 예불을 올릴 때 무반주로 울려나오는 합창 소리는 그 어느 절집에서 듣기 어려운 기묘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250쪽) 비구니 스님들의 정갈한 운문사는 내게도 예불을 올리는 합창 소리로 남아 있다. 모난 곳 없이 둥그렇게 장엄한 처진소나무로 가슴 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가서 본 절집과 나무에 대해서는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가서 보지 못한 곳은 곳이나 나무에 대해서는 가방 하나 둘러메고 여행을 떠나고 싶게 한다. 절집에서 자나는 나무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유별나거니와 그것이 수십 년 동안 쌓여 곰삭은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도 강원도 고성의 건봉사에서부터 전남 해남의 미황사에 이르기까지 남녘 땅 전역을 망라한다. |
| 지은이는 절을 찾아 다닌 것일까, 나무를 찾아 다닌 것일까. 유서깊은 절마다에는 그 보다 오래된 나무들이 있다. 어쩌면 절이 세워질 때 이미 있었던 나무의 역사에 기대어 세워진 것들이 아닐까. 지은이가 찾아다닌 수 많은 절 중에서도 내력있는 나무들만을 엮어놓은 책. 절의 역사와 나무의 유래를 함께 풀어놓았고, 보너스라고 할 수 있는 절 가는 방법과 그 절에서 꼭 봐야할 포인트만을 찍어놓은 책. 절이 그저 절이 아닌 문화와 자연의 공존의 장소임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이제 절에 간다면 한번쯤 나무를 둘러보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역사의 손길을 되돌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