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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월 26일은 Australia Day.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개천절인 셈이다.
재작년이었던가? 호주 총리 케빈 러드가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이들 원주민들에게 사과를 했다해서 국가적 이슈가 된 적이 있다.('National Sorry Day', 'Lost Generation'(도둑 맞은 세대). 수많은 원주민, 그리고 원주민의 피가 흐르는 후손들의 뺨으로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호주'하면 떠오르는 것? 영국의 식민지 중 하나로 시작된 나라, 워킹홀리데이의 천국, 초록빛 잔디, 캥거루, 코알라, 광물 자원이 풍부한 나라, 상습적인 가뭄, 척박한 땅 등의 이미지다. 원주민의 수탈당한 역사를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애보리진 aborigine'은 이들 원주민을 부르는 말인데, 오늘날은 여느 대륙의 원주민들처럼 예술품이나 수공예품을 팔아 생계를 근근히 이어가는 그 땅의 '원주인'들이다. 시티 주변의 공원에서 대여섯 명씩 둘러앉아 이야기 하는 모습이나, 버스 정류장 주변에서 노숙자처럼 처량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여러번 본 적이 있는데, 작은 키에 까만 피부, 헝클어진 머리카락, 맨발이 특징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노숙자'를 보는 그 눈으로 그들을 봤을 뿐이다.
호주 법원은 아직도 영국인들이 도착하기 이전의 호주 대륙을 테라 눌리우스, '주인 없는 땅'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주인 있는 땅이었음을 인정하면 그 주인인 원주민들에게 막대한 보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총리가 사과를 한 이후에는 특히 정책이 많이 바뀌었으며 현재는 체계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법은 영국인들에 의한 호주 대륙 점령을 '침략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아직도 그 침략이 계속되고 있다고 정의 내리고 있다.(이 책이 출판된 2004년이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호주, 그 짧은 문명의 역사 1788년 1,500명의 죄수와 관리를 태운 11척의 함대가 시드니 항에 도착하면서 호주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이때 함대를 지휘한 선장 아서 필립이 초대 총독이 되었다. 얼굴 흰 죄수들로부터 시작된 호주의 역사가 고작해야 2백 2십년이 조금 넘는 거다. 그런 그들이 이 대지에 수 천, 수 만년을 뿌리내리고 살아온 원주민들을 차별,분리, 학살, 삶도 역사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자연을 어머니라 여기고,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 믿으며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던 선한 태곳적 인간영혼은 섞여버린 피 만큼이나 얼굴 흰 사람들의 물질적인 삶과 뒤엉켜 이제는 스스로를 황폐화하고 있다. 비단 호주 원주민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어서 씁쓸하다. 이런 상황에 대한 자각과 위기의식이 반조 클라크를 더욱 현자로 이끌었을 것이다. 그는 평화는 필연적이라는 논리를 전개했으며 인간의 선한 영혼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비유하자면, 반조 클라크는 '호주의 간디', '중국의 공자' 같은 존재다.
책을 읽고... 문명에 의해 시련을 겪는 원주민의 삶을 통해 '과연 어떤 삶이 가치있고 의미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잠시 멈춰서는 시간를 가져본다.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삶의 본질과 원칙들로부터 멀어진 삶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일깨우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이 한 생을 온전히 내 것으로 느끼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추신 1. 이 책에서 원주민을 우리 인간의 '본성'으로, 얼굴 흰 사람을 '문명'으로 환치해서 읽으면 더 깊이 와 닿는다. 2. 최근 절찬리에 방영중인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은 이 책을 읽을 때 원주민의 삶을 생생하게 상상하는데 큰 재미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