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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비가 세차게 내렸다. 인생의 소나기가 내릴 때 잠시 이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봤다. 좋은 느낌이 든다.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말이 길거나 이것저것 잔소리 하는 그런 뉘앙스의 말이 아니다. 마음에 파도가 일렁이는 사람이 읽는다면 조금은 가라앉혀 주지 않을까. 그림약국은 전국 어느 곳에도 있습니다. 약국의 약사이름은 박후기. 약사의 이력을 보니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나왔네요. 고향은 경기도 평택. 저 그곳 압니다. 제가 아는 직장동료도 그곳에서 살고 있고요. 제가 잠시 일해 주었던 라면공장도 있습니다. 그곳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 곳의 자장면 맛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이 약사의 글귀가 이렇게 멋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시인이었네요. 시인들은 말을 해도 참 곱게 내뱉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동화에서 어떤 사람의 입에서는 개구리, 뱀, 올챙이가 튀어나오고, 어떤 사람의 입에서는 보석이나 아름다운 것들이 튀어나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그림 약국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나오네요. 『그림약국』이라고 해서 멋진 그림을 상상하셨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 간단한 그림에서 여러 가지 병에 대한 치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옆의 글귀와 함께 복용한다면 확실히 치유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번 속는 셈 치고 읽어보시라는 말 드리고 싶네요. 이렇게 말해서 저를 약장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겪어봐서 하는 말입니다. 왠지 마음이 가라앉고 평온해지는 것 같습니다. 좋네요. 아, 그림은 졸라맨을 떠올리시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정의 “사랑한다면 손 맞잡고 이야기를 들어줄 것. // 백지장도 함께 들어줄 것.” - 사실은 백지장을 함께 들어주는 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네요. 그냥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 중요한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백지장이야 그냥 혼자 들어도 되잖아요. 그렇지만 이야기는 무조건 들어주고 맞장구쳐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안 그러면 이런 거 서운하게 생각할 겁니다. 그런 서운함이 사랑이 무너지기도 하거든요. 뭐, 백지장도 함께 들어주면 좋아하겠네요. 들어줄 필요가 없다곤 했지만 힘든 거 아니니까. 왠지 이 글을 읽으면 세월호 사고 때문에 희생된 아이들이 생각이 나네요. 아직도 해결이 안 된 사고. 그 살아남은 선장은 지금 무슨 마음일까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선장이라고 한다면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고민이 되네요. “억울하게 죽어간 아이들의 슬픈 눈을 그려 넣으며 나는 생각한다. // 살려달라는 애절한 눈빛과 마지막 절규를 외면한 자, 함부로 용서 하지 마라. / 가장 치열한 용서는 잊지 않는 것이다.” - 이 사건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이거 잊지 못할 겁니다. 살아남은 사람은 특히나 잊지 못하죠. 이런 연고 있으려나 “ 너 라는 연고” “ 상처받지 않은 영혼은 없다지. / 난 온몸이 상처투성이야. 그러니 사랑이 주성분인 연고가 필요해.” - 이 연고 임상실험은 한 것이겠지요. 안 했다면 전량 회수시키세요. 사고 터지고 나면 늦습니다. 얼굴의 어원에 대해서 아십니까? 책을 들춰보세요. |